#1 당사자와의 첫만남 : 강릉으로 여행가자!

[김근태]

복지관 차 타는 걸 설득할 PPT를 편집하는 보민

오늘은 복지관에 첫 실습 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실습 일지를 써야 할 날은 이번 주 수요일부터지만, 당사자들을 만난 오늘의 일을 기억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원래는 여행 사업을 함께할 당사자들을 오늘 만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시간 사정으로 오후에 바로 만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많이 떨렸습니다.

"내가 배웠던 자세, 태도가 실제 당사자들을 만날 때에도 잘 적용될 수 있을까?"

오전 시간에 배웠던 경청의 자세를 다시 되새겼습니다.

긴장 반 기대 반으로 당사자들을 만나게 되었고, 만나서 가벼운 소개와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오늘은 예빈, 노을, 보민 세 당사자 아이들과 마주했습니다.

처음이라 어색한 느낌이 있었지만, 이내 아이들은 어디로 여행을 가면 좋을지, 어떻게 가면 좋을지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다가 있는 곳으로 가자. 강릉 갈까?"

"난 산이 있는 곳은 별로야"

"에어비앤비로 하면 되게 좋아!"

"카라반이라는 것도 있어"

아이들은 자신이 가고 싶은 곳, 자신의 여행 취향을 스스로 이야기합니다.

그러면서 노을이의 강점을 발견합니다.

노을이는 에어비앤비, 카라반과 같이 생각하지 못했던 여행 아이템들을 잘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떨리지만 직접 숙소에 문의 전화도 하며 목표를 이룹니다. 

의견을 모아, 강릉으로 2박 3일 여행을 가기로 아이들이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여행을 위해 바자회를 열어 돈을 함께 모으기로 했습니다.

"그럼 어떻게 갈까?"

"기차타고 가면 인당 6만 원씩 나오는데?"

생각보다 만만찮은 이동 경비에 어떻게 가면 좋을지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그러다가 슈퍼바이저 선생님께서 복지관의 차를 빌려 이동할 것을 제안하셨습니다.

하지만 복지관의 차를 빌리기 위해서는 팀장님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그럼 우리가 팀장님을 설득할 PPT를 만들자!"

예빈이가 PPT를 만들자고 이야기하니, 아이들도 모두 다 좋은 것 같다 공감했습니다.

이처럼 예빈이는 여행을 가기 위한 설득 방식을 잘 이야기합니다.

선뜻 방법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아이들은 스스로 다 합니다. 당사자가 만들도록 하는 태도를 또 배웁니다.

그렇게 해서 아이들은 '차를 타야 하는 이유'에 관한 PPT를 제작합니다.

"여기에는 애니메이션(효과) 넣자"

"여기다가 차 사진 넣을래?"

"잠깐 나와봐 (이미지를 복사해 슬라이드에 넣으며) 봤지?"

PPT 슬라이드를 만들면서, 아이들은 즐거워합니다.

그리고 보민이의 강점을 발견했습니다.

보민이는 이미지를 복사하거나, 서식을 맞추는 등 PPT 프로그램을 다루는 걸 잘 합니다.

보민이의 도움 덕분에, 차 타는 걸 설득할 PPT도 아이들이 모두 만들었습니다.

그리하여 여행지, 숙소, 이동수단까지 모두 정했습니다. 

이제 바자회로 여행 경비를 모을 일이 남았습니다.

바자회를 준비할 다음 날을 정하기로 하고, 헤어졌습니다.

첫 날이어서 잔뜩 긴장한 상태로 당사자들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당사자와 저에게 주어진 '여행'에 집중하니 긴장감은 사그라들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의 생각, 말에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겠다고 실전에서 느꼈습니다.

오늘의 경험을 잊지 않고,

더욱 당사자 그 자체를 존중하는 자세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실습 첫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