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88년경 방초정 팔영 장유(張瑠,1649~1724)
■장유(張瑠,1649~1724)[진1705] 인동거주.字留玉 號안재(安齋).
연안인 이석조(李錫祚)의 조카이다.
저서로 안재선생문집(安齋先生文集) / [張瑠 著]. 대구 螢雪出版社, 1989.
*방초정 1625년 건립. >1689년 훼손 >1727년 재보수 >1736년 대홍수로 유실 >1788년 재건립
>안재선생문집(安齋先生文集) / [張瑠 著]. 대구 螢雪出版社, 1989. >김진곤 재번역
芳草亭八詠(방초정 팔영)
장유(張瑠,1649~1724)
제1영. 十里長亭 (春)
一路高低傍石汀(일로고저방석정) 높고 낮은 길 석정 옆에 있으니 / 높고 낮은 길가 석정 옆에
短亭何處是長亭(단정하처시장정) 작은 정자 어디인가 이곳은 큰 정자일세. / 단정은 어디에 있는가 이곳은 장정이네.
杜鵑啼罷春山曉(두견제파춘산효) 두견새 울음 그치니 봄 산은 맑은데 / 두견새 울음 그치고 봄 산이 밝아오니
多少行人日不停(다소행인일부정) 다소의 행인들 낮에는 머물지 않네. / 다소의 행인들 끊이지 않네.
*단정(短亭) : 옛날에 5리(里)마다 단정(短亭)을 두고 10리마다 장정(長亭)을 설치하였다. 《白孔六帖 卷9 館驛》
제2영. 一帶鑑湖 (春)
明沙白石護名區(명사백석호명구) 맑은모래 흰돌이 명승지를 도와주고 / 맑은 모래 흰돌이 명승지를 감싸안은
演漾春波是鑑湖(연양춘파시감호) 봄 파도 물위에 뜨니 이곳이 감호라네. / 봄 물결 아른거리는 이곳은 감호라네.
六七冠童歸詠處(연양춘파시감호) 육칠명의 어른아이 산수 읊으며 돌아가는 곳 / 육칠명의 어른아이 노래하며 돌아가는 곳
水禽山鳥不驚呼(수금산조부경호) 물고기와 산새들도 놀라지 아니하오 / 물고기와 산새들이 놀라지 아니하네.
*귀영(歸詠) : 공자가 제자들에게 자신의 포부를 말해 보라고 했을 때 증점(曾點)이 “늦봄에 봄옷이 만들어지면 관자(冠者) 5, 6인과 동자(童子) 6, 7인과 함께 기수(沂水)에서 목욕하고 무우(舞雩)에서 바람 쐬고 노래하며 돌아오겠습니다.” 하였는데, 공자는 세상사에 얽매이지 않고 천지 만물과 하나가 되는 증점의 기상을 칭찬하였다.
제3영. 牛坪牧笛 (夏)
山雨依依十里坪(산우의의십리평) 무성한 산비는 십리들에 뿌려지고 / 산속에 비가 내려 십리들에 자욱하고
播秧盈處綠煙生(파앙영처록연생) 모심은 논에는 푸른 경치 생기네. / 모심은 논마다 푸른 빛 생겨나는데
黃牛背上蓑衣子(황우배상사의자) 황소 등 위에 도롱이 입은 아이들이 / 황소 등에 도롱이 입은 아이는
短笛橫吹不叱行(단적횡취부질행) 옆으로 피리 불며 가도 꾸지람 아니하오. / 옆으로 피리 불며 호령하지 아니하네
제4영. 騾潭漁火 (夏)
石角杈枒百尺潭(석각차야백척담) 돌머리 목등달고 백척깊은 물속에서 / 돌부리 나무가지 우거진 백척의 맑은물
銀鱗玉甲此中涵(은린옥갑차중함) 물고기와 자라들이 이 못에 잠겨있네./ 물고기와 자라들 이 속에 가득하네.
夜來漁子知多少(야래어자지다소) 밤이 오면 낚시꾼 몇 사람 찾아오면 / 밤이 되면 어부들 많지 않은 걸 아는지
岸上疎星點兩三(안상소성점량삼) 언덕위에 생긴 별 두세개가 비쳐주리 / 언덕위에 성긴별이 두세개 비치네.
제5영. 松岑翠林 (秋)
潤翠東南百丈岑(윤취동남백장잠) 동남쪽 푸르름이 넘친 높은 산에는 / 짙푸르른 동남쪽 백척의 봉오리에
松風時動打深林(송풍시동타심림) 때맞춰 솔바람이 깊은 수풀 진동시키네. / 송풍이 때때로 깊은 숲에 이는데
初疑萬壑波濤響(초의만학파도향) 처음에는 만학속의 파도소리 의심하나 / 처음에는 깊은 골의 파도소리 같았는데
卻訝淸音蘿逕琴(각아청음라경금) 맑은 소리 만나보면 여라길의 거문고네 / 지극히 맑은 것은 오솔길의 거문고 소리네.
제6영. 屈臺丹楓 (秋)
萬意臺名流不窮(만의대명류불궁) 우연히 지은 굴대라는 이름 영원히 불리며 / 뜻 밖의 대 이름 끝없이 흐르는데
何人道屈對靑楓(하인도굴대청풍) 어떤 사람이 굴대길에서 푸른 단풍을 대할까. / 어떤 이가 허리 굽혀 푸른 단풍 대할까.
人亡臺古楓猶在(인망대고풍유재) 사람은 죽고 대는 오래 남았으니 / 사람은 가고 없어도 오랜 단풍 대에 있어
葉葉迎霜也自紅(엽엽영상야자홍) 잎마다 서리 맞아 스스로 붉어지네. / 잎마다 서리 맞아 스스로 붉어지네.
제7영. 金烏朝雲 (冬)
伯夷之後吉徵君(백이지후길징군) 백이선생 가신 후에 길재선생 계시는데 / 백이 선생 가신 후에 길재선생 께서는
登彼金烏臥白雲(등피김오와백운) 올라오니 금오산이 흰구름 위에 누워있네./ 저 금오산에 올라서 백운가에 계셨네.
人去百年雲自在(인거백년운자재) 선생 가신 백년에도 구름은 절로 있어 / 사람 가고 백 년 뒤에 구름이 남아 있어
朝朝巖畔護淸芬(조조암반호청분) 암반에는 아침마다 맑은 향기를 도와준다 / 아침마다 암반에서 맑은 향기 지켜내네.
제8영. 修道暮雪 (冬)
修道山名知也不(수도산명지야부) 수도라는 산 이름 아는지 모르는지 / 수도라는 산 이름 아는지 모르는지
山名修道道誰修(산명수도도수수) 산 이름은 수도인데 누가 도를 닦는가. / 산 이름이 수도이면 도를 누가 닦았는가.
可憐修道山人去(가련수도산인거) 가련하게도 수도하는 사람은 가버렸으니 / 가련하게 수도산에 사람이 가고나니
暮峀愁容雪裡浮(모수수용설리부) 해 저문 산의 슬픈 모습 눈 속에 넘치네./ 저문 산의 슬픈 모습 눈 속에 떠오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