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원이 죽었다. 부음은.놀랍지.않았다..
늘.이승을.저승으로.사셨던.분..
ㄴㄱ.늦은.절.두.번.올림..
날개 안상수교수에게서 전화가 왔다. 송기원선생과 날개와의 생전 인연에 대한 이야기였다.
부음이 놀랍지 않았다고 했다.
송기원선생의 시 ‘푸른 불빛’을 읽어주셨다. 핸드폰을 통해 듣는 기계적 울림으로도
슬픈 목소리였다. 20여년을 함께 하면서 이렇게 긴 통화는 처음이었다.
늘 ‘아무 일 없다’는 표정으로 낭만적 삶을 견지하는 날개의 몸 한쪽이 떨어져간 슬픔이었을까 나.
전화를 끊고 나자. 몸이 알아챘다. 많이 아팟다.
. . .
송기원선생의 ‘인도로 간 예수’를 읽고 나의 기독교적 세계관이 뒤틀린 것은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도 나는 예수가 인도로 갔다는 걸 믿는다.
그러지 않고서야 예수가 어찌 ‘고통의 신비’를 이룰 수 있었겠는가.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기 싫어.”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기 싫다는 말을 한 번 더 반복한 뒤 “만약 다시 태어난다면 고양이로 태어나고 싶어.” 웃으며 이유를 묻자, 그는 무심하게 대답했다. “(인생이) 재미가 없어요. 염세가 아니라 혐세라고 할까.”(작가 이승하는 생전 송기원과의 인터뷰에서 들었던 이 말을 송기원선생의 추모글에서 적었다.) 고양이... 그것은 길고양이 일 것이다.
마지막 인간이 죽었다. 그 홀로 어제가 되었고 나머지들은 살진 오늘에 남게 되었다.
내 생산처의 고양이들이 선생으로 환생하여 나에게 ‘할’ 한다.
“예(藝)는 애(愛)인 것이니
예술가 인척. 예술 한다고 ‘티’ 내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