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부동산 대책 이후 재테크 수단으로서 아파트의 매력이 사라지면서 상가가 새로운 투자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환금성과 수익률이 좋은 일부 신도시 상권에는 지난 10월말 이후 투자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평촌이나 중동 등은 여전히 불황의 늪에 빠져 있는 등 지역간 차별화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화정지구 기존 상권 재편, 행신지구 IT업종 등 소호사무실 급증〓일산 화정지구는 상권형성이 거의 완료됐기 때문에 개발할 수 있는 상업부지가 많지 않다. 인근 중개업 관계자들은 "화정역 인근 핵심상권을 중심으로 대로변은 대형매장에서 테마가 있는 중ㆍ소규모 상가로 변화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이면도로의 경우 하나의 빌딩에 하나의 아이템으로 상가 건물을 통째로 운영하는 대형화 추세가 이뤄지고 있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행신지구는 서울∼고양∼파주를 연결하는 수도권 서북부를 관통하는 지역으로 영종도 공항과의 연계가 수월하고 복선전철화 예정인 경의선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어 교통 요충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지역 `새롬 공인' 이무성 대표는 "최근 6평 기준 보증금500만원에 월25만원대의 IT업종 소호(SOHO)사무실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며 "임대료가 타 지역에 비해 저렴한 데다가 서울이나 영종도 공항 등과의 교통편의성이 양호하고 주거환경 또한 쾌적한 편이어서 소규모 IT 및 지식산업 종사자들이 이 곳을 선호한다. 앞으로 이런 추세에 맞춰 상권 재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상동지구 중동 신도시에 비해 상가 투자 문의 활발〓부천 중동은 지난해 상가 분양이 비교적 많았던 지역이지만 상권이 활성화되어 있지는 못한 편이다. C공인 관계자는 "약 3만5000세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나 상업지역이 제대로 발달돼 있지 않아 상권 유동인구 흡인력이 약한 것 같다"며 "대로변 상권은 비교적 활성화되어 있으나 이면도로의 상권은 침체상태에 빠져있어 대로변과 이면도로의 상권 차이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상동지구는 최근 들어 상가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K공인 관계자는 "대체로 3억∼5억원대 투자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 10∼20평형대 1층, 대로변 점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밝히고, "현재는 상가 가격이 보합세이나 아파트시장의 냉각으로 상가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가격 상승여지는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분당 서현ㆍ정자ㆍ초림ㆍ미금역 상권 등 핵심상권 인기 상승〓분당 정자역 인근 신축 J상가 빌딩은 최근 1층이 평당 4000만원에 분양 완료됐다. 10.29 대책 이후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상가는 가격 하락 없이 분양 완료되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동안 분당 지역의 일반적인 상가 투자 금액은 2억∼4억원대가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10.29 대책 이후 오히려 투자 금액대가 5억∼10억원대로 거의 두 배 가량 커졌다는 게 이 지역 부동산업계의 중론이다.
`명문공인' 우찬문 대표는 "최근 들어 아파트 투자자들이 상가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서현ㆍ정자ㆍ초림ㆍ미금 역세권을 중심으로 앞으로 몇몇 대기업 본사가 입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평촌 범계지역 매물은 많으나 거래는 미비〓평촌 범계역세권 상가는 올해 분양가가 평당 6000만원까지 올라 여타 신도시 상권에 비해 거품이 많았던 지역이다. 이러한 거품의 영향으로 올해 중반기부터 상가 매물이 비교적 많이 나왔으나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아 권리금이 많이 떨어져 있다. `대동 부동산' 조충식 대표는 "1층 상가 수익률을 연 7∼8% 수준으로 기대하는 투자문의가 많지만 현실적으로 그 정도의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투자금액이 적은 2∼3층 위주로 추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