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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도 너무나 마음에 드는 곳으로 정했고, 날씨도 한결 견딜만해지니 배고프다...
게다가 이곳에는 나의 단골식당도 있지 않은가...
'시안'이라는 곳에 단지 사흘을 머물렀을뿐인데... 마치 예전에 살던 동네에 온듯한 기분이다.
나는 대만처자에게 이곳에 내가 아는 아주 맛있는 식당이 있다고, 밥먹으러 가자고 하였다.
그렇게 '蜀香居'식당을 다시 찾았다. 주인아저씨는 보이지않는다.
언제나 식당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계셨는데... 안으로 들어서자, 이집 막내딸이 날 알아보고 놀란다.
나는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메뉴판을 들고 내 앞에선 막내딸의 수줍은 미소에 반가움이 비쳐서 고맙다.
메뉴판을 받아들고, 변함없는 나의 메뉴를 골라주자 웃는다. 대만처자는 자기가 알아서 잘 시키겠지...
대만처자와 막내딸이 자기들만의 대화를 시작할때, 주인아저씨가 얼굴에 웃음을 가득담고 들어온다.
이거야...원~!!! 단지 3일 단골손님이였건만, 그것도 단 1주일조금 넘어 다시 찾아왔건만....
이사람들 무슨 군대갔다 첫휴가나온 아들 맞이하는 우리나라 엄마들 같이 날 반겨준다.
주인아저씨... 알아들을 수 없는 중국어를 하시고... 난 그냥 웃어주고 있다.
담배를 권하시며, 뭐라하신다. 옆에 있던 대만처자가 번역을 한다. 어디갔다 왔냐고 묻는단다...
'상하이'에서 머물다, '청두'에 갔는데... 너무 추워서 하루만에 이리로 도망쳐왔다고 했더니...
이곳 '시안'도 며칠동안 굉장히 추웠는데 어제부터 추위가 누그러졌다고한다.
그동안 그리웠던 새우튀김과 볶음밥을 맛있게 먹었다. 정말로 맛있게...
어떻게 된게 20일 가까이 구경도 못해본 김치나 고추장보다, '시안'의 이음식들이 그리울까...???
나도 '시안'사람이 되가는 중인가 보다.
그렇게 저녁겸 점심을 먹고나와 천천히 '종루(Bell tower)'쪽으로 걸어갔다.
이번에는 '종루'에 올라보려고 했으나, 입장시간이 끝났다.
이곳'시안'은 폐장시간 정말 칼같이 잘지킨다. 그냥 그대로 걸어서 '남문'까지 같다.
'남문'의 퍼포먼스나 구경하려고...
아직 시간이 이른지, 광장에는 사람이 많이 모여들지 않았다.
손수레에 이런저런 군것질거리를 파는 장사아치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갔는데...
아주 고약한 냄새가 코끝을 찌른다. 그런데... 대만처자는 그 냄새에 열광을 하며 달려간다.
뭐지????? 그녀가 어느 손수레 앞에 멈춰서 수레주인과 신나게 떠들고 있다.
난... 냄새때문에 가까이 가기도 싫은데...
그것은 바로 '초두부'였다.
우리가 알고있는 썩은두부... 익히 알고있지만, 중국에 와서 보는건 처음이다.
정말 냄새가 장난 아니다... 대만처자는 정말 맛있게 먹는다.
나보고도 한번 먹어보란다. 됐네 이사람아...ㅡㅡ;;
나... 다른사람 음식 먹는거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사람아니다.
하물며 다른나라 음식문화가지고 어쩌구 저쩌구 떠드는 사람은 더더욱 아니다.
썩은두부 그게 맛있다면, 맛있겠지... 우리도 '삼합'이라고, 홍어 썩힌거 먹으니까...
그것도 그나라의 음식문화니까... 난 존중해줄수있다. 나는 안먹어도, 인정은 할 수 있다.
그런데... 썩은두부 먹고... 내 얼굴에다 대고 큰소리로 떠드는건 참을수가 없다.
난... 대만처자와 가능하면 얼굴을 마주보지 않으려 애썼다.... 안그러면.. 질식해서 죽을거 같으니까...ㅡㅡ
그렇게 남문에서의 퍼포먼스를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지난번처럼 아쉬움 남기지말고, '시안'구석구석을 돌아보자고 마음먹는다.
며칠사이에 두번씩이나 방문한 '시안'이지만, 사실 가본 곳이 별로 없다.
그만큼 가볼곳이 많다는 이야기이니 기쁘다...ㅡㅡ;; 일단 내일은 '화청지'와 '진시왕릉'을 보기로했다.
지난번에 '병마용'만을 보고 갔는데...이번에는 '병마용'만 빼고 보게 생겼다.
그렇게 중국의 고택에서의 첫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나는 나의 단골식당을 가려고 했다.
어차피 '화청지'방면으로 가려면 '시안'역 앞에서 306번 버스를 타야하니까...
그런데 이 대만처자는 그 식당의 음식은 먹어봤으니 다른 식당에서 다른음식을 먹어보고싶은가 보다.
숙소 길 건너편에 있는 '면(面)'전문점을 가자고 한다.
여행을 하면서, 다른나라의 다른음식들을 먹어보는 것도 분명 커다란 여행의 즐거움이다.
그런데... 나는 사실 먹는거 만큼은 철저하게 내 입맛을 기준으로 먹는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같이 가줘야지...
그렇게해서 들어간 식당에서 난 면요리를 시켰다.
그런데 이게 정말 맛있다. 이름도 모르고 먹은 음식이였는데...
분명히 면이라는데.. 우리네 기준으로 보면, 영락없는 수제비 이다.
원래 수제비를 좋아하는 나는 정말 맛있게 먹었다.
아침을 해결하고, 걸어서 '시안역'을 갔다.
306번 버스를 타기 위하여 걷는 동안, 역시나 수많은 호객꾼들이 달라붙는다.
그런데... 이 대만처자 중국어가 되다보니... 계속해서 그 호객꾼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지금 시간이 10시를 넘어서고 있다.
오늘의 계획은 '화청지'와 '진시왕릉'을 보고, 다시 '시안'으로 돌아와서는
'남문'의 성곽에 올라가 자전거로 '시안'의 동서남북 4대문을 돌아보려는 계획인데...
입장시간을 맞추기가 어려울 것 같아보인다.
그래서 난 대만처자에게 말을했다.
'내 생각에 이곳의 투어가이드는 전부 사기꾼같다. 지난번에 내가 이곳에 와봤으니 안다.'
그런데도 대만처자는 계속 무언가를 알아보려는듯 요지부동이다.
나도 포기했다. '그래 나야 '화청지'와 '진시왕릉'만 보면 되니까... 시간 맞춰서 돌아오면되지...'
그때 대만처자 나에게 오더니 20위안에 '병마용'부터 5군데를 돌아보는 투어가 있단다.
그래서 '나도 알고있는데... 그거 사기다. 틀림없이 추가비용이 들어갈거다. 난 안가련다.'고 대답을 했다.
얘... 표정이 변한다. 자기가 그렇게 멍청해보이냐고 따진다. 자기도 다 알아봤다나...ㅡㅡ;;
그럼 너나 가라.. 난 별로 가고싶지 않다. 그리고, 난 '화청지'하고 '진시왕릉'만 보면 된다...
말이 안통한다. 내가 무슨 실수를 했나???
알고보니 이 처자 두사람을 한팀으로 묶어서 40위안에 거래를 한거였다...ㅡㅡ;;
그렇게해서 봉고차에 올랐다. 출발하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대만처자 조수석에 앉은 남자와 한참을 얘기하더니 차가 유턴을 한다. ????
그러더니 다시 '시안역'으로 돌아왔다.
어찌 된거냐니까... 기본 5곳에 두곳을 더 추가하여 한사람당 50위안을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럴줄 알았다... 참 한심한 처자다... 그러게 왜? 사람말을 안믿는건지...ㅡㅡ;;
괜히 시간만 허비했다. 결국 11시가 넘어서야 '화청지'로 출발할 수 있었다.
'시안' 중국역사에 있어서, 이곳만큼 중요한 곳이 있을까 싶다.
중국이 공산당으로 통일된 이후에 중심에서 멀어졌지만, 언제나 역사의 중심에 있던 곳이였다.
'시안'을 중심으로 해서 13개의 왕조가 있었다. 최초로 중국을 통일한 진나라의 시황제부터... 당나라까지..
언제나 그 중심이 '시안'이였으며, 실크로드의 시작점으로서 상업과 무역의 중심이기도 했다.
만주족이 중국을 통일하고, 공산화가 되면서 그 중심이 동쪽의 '베이징'과 '샹하이'로 옮겨갔지만...
요즘은 중국정부도 균형있는 발전을 부르짓으며, 서부지방의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그 서부지역개발의 중심도시가 '시안'이다. 그만큼 '시안'이라는 곳은 중국의 요지인 것이다.
현재 중국의 수도인 '북경'은 중국지도를 펼쳐놓고 보면, 너무 동쪽으로 치우쳐 있다.
이래서야 내륙과 서부지역을 완전하게 장악하기 어려운 형세이다.
즉, '북경'은 한족의 도읍지가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
'베이징'이 처음으로 수도의 기능을 수행 한때는 금나라때이다.
그러나 당시는 중국의 도읍이라기에는 무리가 있다. 금나라의 도읍이였을 뿐이다.
그러나 그 이전시대부터 '북경'은 상당히 중요한 도시였다.
몽고가 세계정벌을 시작하고 대원제국을 건립하면서부터 '북경'은 왕도로 떠오른다.
원나라의 대제국의 지도를 본다면, '북경'의 위치는 정말 도읍으로서 최적의 위치다.
게다가 원나라의 근거지인 몽고와도 가깝다.
원나라때 '북경'은 드디어 대규모의 왕도로서 건설되어진다.
결국 '북경'은 한족의 왕도라고하기에는...
청제국이 막을 내리고, '중화민국'시대에 '난징'으로 천도를 했으나,
'중화 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 정권을 잡으면서, 다시 '베이징'시대를 열어, 지금에 이르렀다.
그러니 중국서부지역의 진정한 한족의 후예들은 참 억세게 운이 없는거다.
중국정부에서 서부지역의 발전을 위한 정책을 속속 발표하고, 시행하고 있지만, 엄청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어쩌면 십수년사이에는 요원할지 모른다. 중국인들은 '미국도 서부를 개척하는데 50년이나 걸렸다'라고 말한다.
앞서도 말했지만, 중국시장을 노리는 분들이 계시다면, 서부지역을 주목하시라...
그건 그렇고... '화청지'... 여기는 목욕탕이다... 커다란 목욕탕...이곳 온천물이 피부에 무쟈게 좋단다... ㅡㅡ;;
진시왕이 이용하던 목욕탕이였으며, 당현종과 양귀비가 놀아나던 곳이였다.
근대에 와서는 유명한 '시안사변'의 현장이였으며, 장개석 국민당 주석의 근거지였다.
이곳에는 당현종의 목욕탕도 있고, 양귀비의 목욕탕도 있으며, 장개석이 묵던 곳도 보존되어있다.
음... 웬지 나도 여기서 온천욕이 하고 싶어진다... 애들 수준이 나와 비슷하니... 더 땡긴다. ㅡㅡ;;
목욕비도 지불했잖아... 60위안.. 온천비용으로 비싼거아냐..???
'화청지'를 돌아보고, '진시왕릉'을 보기위해 버스를 탓다. 시간은 벌써 3시가 되어간다.
이러다가는 '시안'으로 돌아가서 남문입장시간을 맞추는게 아니라, 병마용 입장시간도 못 맞추것 같다.
진시황릉을 가야할까 말아야할까...잠깐 망설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여유있게 '시안'을 둘러보자고 마음먹었기에 입장하기로 했다.
진시왕릉의 입장료는 40위안이다. 쩝...봉분한번 올라가는데 40위안이라니...
그런데 입구에서 공연을 한다.
그래... '남문'은 다음에 보자... 내일도 모레도 난 '시안'에 있을거니까...
여유있는 여행이 이래서 좋은거 아니겠는가...
공연은 진시황제가 중국을 통일하게되는 과정의 여러가지 퍼포먼스다.
공연은 약30여분간 진행되었다. 공연을 구경하고, 진시황릉을 올랐다.
멀리에 산자락이 보이지만 이곳 황릉이 있는곳부터는 말그대로 지평선이 보이는 평야이다.
이래서 그 오랜세월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냥 산자락으로 알고 지나쳐 왔었나보다...
진시왕릉에서 내려온 시간은 4시가 넘어있었다.
대만처자는 병마용을 가야하는데 시간이 빠듯하다. 6시까지가 개장시간인데...
나도 버스를 타고 병마용으로 갔다. 병마용이 종점이다보니 좌석은 병마용에서 다 차버린다.
1시간30분을 앉아서 가기위해 2위안을 지불했다. 대만처자와 함께 병마용에서 버스를 내렸다.
병마용 입구를 알려주고, 난 다시 버스를 타고 '시안'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내내 머리가 무겁고, 콧물이 흐른다. '청두'에서의 후유증이 오는것 같다.
감기약을 먹고싶은데... 불안한다. 중국약을 먹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ㅡㅡ;;
'청두'의 약국에 가서 감기약을 달라고 했더니, '타이레놀'을 줬었다... 난 깜짝 놀랐었다.
'타이레놀'이 감기약이였던가??? 다른건 없냐고 물으니 내주는게 '콘텍600' 그리고 중국제품...
먹기가 좀 그래서 안샀다...
그런데 지금 머리가 아프고, 콧물이 흐르고, 몸이 으슬으슬 춥다.
딱~!!! 종합감기증상이다.
'시안역'에서 버스를 내려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나의 단골식당 '촉향거'에 들어갔다.
메뉴판을 들고오는 막내딸에게 '북경'에서 식당주인아저씨가 적어준 메모지를 내밀었다.
그때 먹었던 사골국물을 먹어야 될 것 같았다.
감기약보다는 몸보신을 해서 감기를 이기자고 맘먹었다.
(여행기간 : 2006년10월17일 ~ 12월09일)
'화청지'에 세워져 있는 당현종과 양귀비의 벽화
'화청지'모습...
'화청지'전경...
'화청지' 전경... 여기도 무쟈게 넓다...
알다시피 중국을 돌아다니는 동안 난 '광장 공포증'이 생겼다.
'화청지'의 전체모습을 만들어놓은 미니어쳐...
'시안사변'의 현장에 세워져있는 당시의 상황을 설명한 사진과 글...
'화청지'의 수원지이다.
'양귀비'란다... 정말 저렇게 생겼을까...?? 그럼 별론데...ㅡㅡ;;
'양귀비'언니가 목욕하던, 목욕탕이란다...
이건 '대중탕'인가 보다...ㅡㅡ;;
'진시왕릉'에서 펼쳐지는 공연.
음...예쁘네...ㅡㅡ;;
진시왕... 그렇게 오래살고 싶었을까...
왕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입구의 모습.
이 엉아가 진시황이란다...
중국애들 콘크리트로 뭐 만드는 걸 너무 좋아한다...ㅡㅡ;;
이 당시에 난 감기몸살로 정신이 조금 몽롱했었기에...
뭘 찍었는지도 몰랐는데... 요런 사진들을 찍었나보다...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