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6시에 모닝콜을 받기로 했는데,시계를 보니 5시다.한숨 더 잘까 하다가 혹시나 하여 내
시계를 보니 6시다.방의 시계가 한시간 늦게 간다. 커튼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안개로 흐릿하다.
섬들이 멀리서 가물 가물하다.비가 오는 모양이다.8시까지는 선착장에서 배를 타야한다니
늦장을 부릴 여유는 없다.식당에서 대부분을 만났다."나는 외국오면 잘 먹어서 살찌고 돌아
간다.여행체질인 모양"이라는 나의 얘기에 헌익이가 웃는다.
예상치 않은 비가 폭우처럼 쏟아지니, 갑자기 비옷 준비등으로 출발이 조금 지연된다.구경이나
제데로 할런지 걱정이다.선착장에는 비슷한 크기의 배가 수십척이고, 어선이 아니라 다 관광객
을 싫어 나르는 배들같다.선실내부에는 6인승 태이블이 6개(8개 인가?)있고, 선실지붕에는
갑판이 있어서 갑판위에서 밖을 바라보면 좋은 구조다.배들이 얽힌 복잡한 틈새를 빠져나오니 바로 월남수상의 별장이 있다는 ..섬을 지나간다. 월남의 별장은 "집은 볼품이 없어도 정원만 훌륭한가?"라는 같은 감상이 ,호지명 기념관을 들렸을 때와 마찬가지로 스쳐간다. 선실내에서 창
밖으로 지나가는 듯한 섬들의 모습이 제각기 다르고, 전부가 대형 수석작품이다. 선실밖 지붕밑
에 담배꾼이 하나 둘 모여 들더니 풍경을 보다 잘 보려는 일행으로 이내 만원이고, 여기 저기서
camera shutter누르는 소리가 들린다. 비가 조금 수그러드는 기미가 보이자 태현이가 대뜸
선실위 갑판으로 올라가고 다들 따라 올라간다.보이는 풍경이 한결 낫다.모두가 감탄인데,
글로써 제데로 표현할 수가 없으니 유감이다.halong bay는 50만년전에 형성이 됐는데 석회암이
물에 조금씩 녹아서 바위섬의 밑부분이 침식을 당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섬마다 나무가 잘
자라고 있는데, 어떤섬은 밑부분이 완전히 침식당하여 부너져내린 것들도 있다.
첫날 boat를 타고 2시간 왕복했던 곳을 "육지의 halong bay" 라고 하던데, 감히 비교가 안된다.
빗발이 수그러 들고 기온이 뜨겁지 않으니 이내 걱정이 "오늘 날씨가 덥지도 않고 최고다"하는
찬사로 바뀐다. 풍경소개는 병호의 사진이나 다른분들의 사진으로 대체되기를 바랍니다,병호의
사진도 몇장 안 나온 것 같던데.
오늘 일정에는 다금바리, 새우, 게로 선상파티를 한댄다.한시간 정도 항해후에 배가 양식장(?
양식은 아니고 잡아온 고기,어류둥울 가두리 하여 일시적으로 보관하며 판매하는 곳인 모양)
에 정박한다. 가두리안을 배위에서보니, 거북이도 보이고, 보이는 고기들이 다 대형이다. 주변
에는 직원들의 거주용인지 주거용으로 보이는 선상가옥들도 몇채보이고, TV 안테나까지
보인다. 여기서 파티용 재료를 구매하는 동안 밖의 풍경도 둘러보고 사진도 찍고 하는데,
여기도 쪽배를 탄 꼬마들이 나타나서는 "one dollar! one dollar!"하고 웨친다. 육지에서야
이해가 가지만 "설마 바다위까지?" 하던 생각이 무너졌다. 측은한 마음에 1달라 지폐를 2개
꺼내서 보이는 2개의 쪽배에다 하나씩 던져주었다. 순간 선장실에서 선장이 고함을 지른다.
바라보니 "주지말라"고 손짓을 하고있고,어데서인가 순식간에 쪽배들이 몰려든다.인방이가
지폐를 꼬깃 꼬깃 접어서 몇개 던져주니, 쪽배들이 필사적으로 달려들면서 집어가고, 선장의
고함소리가 계속된다.아마 선장은 쪽배와의 사고를 염려했던 듯한데, 아닌게 아니라 사고날까
봐 겁도난다. 동냥도 이정도면 필사적인 것인가? 다들 어렸을 때 못먹고 어려웠던 때를 한번씩
떠올려보는 모양이다.
가두리를 떠나 석회암굴을 둘러보러 간다.관광선에 3시간짜리, 6시간짜리가 있는데 우리는 6시
간용이라 큰 동굴을 보러간댄다.이런섬들에 무슨 굴이 있겠나하는 의구심도 들고 작은 토굴정도
아니겠나 하는 생각이 굴을 본 순간 완전히 바뀌었다. 섬의 크기는 제주의 산방산정도의 크기로
보이는데 계단을 따라 10분정도 올라가니 굴속이 완전히 딴 세상이다.동해안의 성류굴,천동굴
등보다 비교가 안될만큼 대형이고, 동굴의 이름이 현지어로 "우주"를 뜻한댄다. 한국의 석회암
동굴에서는 석순, 돌고드름이 1cm자랄려면 몇만년이 걸린다는 얘기였는데, 여기의 동굴은 50만
년전에 형성된 그모양 그데로란다. 몰에 녹아 형성된 돌기둥,고드름이 아니라 처음부터 이렇게
만들어졌댄다. 아닌게 아니라 물이 흐르거나 떨어지는 흔적이 없다.드넓은 광장처럼 생긴 곳이
있고, 천장에는 움푹 움푹 패인 자국이 많은게 우주를 연상케 하는데, 매달렸던 돌덩이가 떨어
지면 그런자리가 하나씩 생긴댄다. 실로 장관이다.
중간에 대형 남근석이 달려있는데, guider가 아줌마들만 보라며 설명이다.나중에 "대수야,
남근석 구경할때 보니 니네 마누라가 제일 좋아하더라"며 농을 하니, 옆에서 태준이왈 "희철이
자식 많이 터프하여졌댔다" 남근석도 반대방향에서 보면 전혀 다른 모양이다.
여기에 오니 사진찍어주겠다고 나서는 친구가 한명없다.다들 끼리끼리 시진찍기에 바쁘고
마누라와 서방 챙기기에 바쁘다. camera를 가져올걸 하는 후회가 슬며시 든다.굴밖의 전망대
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영주에게 간신히 한장 얻어 찍었다. 이 굴은 10여년전 3명의 어부들이
우년히 발견했는데, 섬에 올라간 첫째가 3일째 돌아오지않아서 2째와 3째가 찾아나섰다가 구멍
안에 떨어져 죽어있는 첫째 어부를 발견하면서 비로서 알려졌다는 살명이다.
인방이에게 "인방아, 너도 돌아가면 다 때려치우고 산방산의 굴이나 잘 조사해보라, 니가 사흘
간 안 돌아오면 내가 니 시신을 거둘고고 그 굴에는 인방굴이라고 작명허여주마" "하는 농에
"응 알았져, 산방산의 고망이란 고망은 다 조사해보켜"라며 맞장구친다."산방산에 인방굴이라..
어울리는 이름이네"라며 능모도 거든다.
다음행선지는 titop섬이다. 승선을 하니 party 준비가 되었다며 6인용 태이블마다 큰접시로
다금바리회, 게, 새우가 하나씩이다.게를 부수는 뺀찌도 준비되어있다.새우와 게는 필리핀과
indonesia에서 실컷먹어보았지만, 제주출신이면서도 다금바리는처음이다. 계는 다듬어 먹는게
약간 귀찮고, 예전에 그리 맛있었던 새우는 약간 느끼하게 느겨지는데, 다금바리는 맛이 제법
이다. 아니 맛있다.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다금바리가 난류성어종이라면 이쪽에서가
더 많이 잡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여본다.나중에 따져보니 여기서 25인이 먹은 다금바리의
가격만도 제주시세로는 몇백만원어치일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고 반본전은 건진셈이 아닌가?
포식후 어느덧 titop섬이다. 전망대가 있는섬으로, 섬의 한쪽으로 인공모래사장이 형성되어서
백사장에서 수영이 가능하다.소련의 두번째 우주비행사인 티톱이 이곳을 호지명과 같이 방문
한우에 섬의이름을 그리 부르게 되었다는 설명이다.이곳까지 오는 도중의 경치도 그만이고,
이곳 주변도 그지없이 아름답다.전망대까지는 가파른 계단으로 20분정도 걸린다.95kg의 거구
인 태현이는 부담스러운지 오르기를 포기한다. 쉬엄쉬엄 올라보니, 망망대해에 사방으로 절경
이다. 여기서도 일행은 서방과 각시만 찾고 카메라없는 홀애비는 찬밥이다.그 의리가 좋다는
창만이까지 마찬가지다. camera를 안가져온 내 고집을 탓 할수 밖에. ". 하산길에 첫날 저녁
한식점에서 만났던 모슬포팀을 다시 만났다. 이제는 이런 벽지에서 한국인도 아니고 제주사람
들끼리 만나다니, 관광도 그만큼 흔해졌다는 증거인셈이다.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길에 선실에서는 다시 점심식사랜다. 다금바리 지리에 배가 불러도 조금씩
은 맛있게 다시 먹는다. "내가 여기서나 아니면 어데서 그 비싼 다금바리를 먹어보누?"하며
국물만 잔뜩 먹었다. Halong bay가 역시 이번 관광의 백미다."제발 꿈에 여기 풍경이나 다시
나타나라!"라는 나의 얘기에 "이런건 꿈에 안 나타나"라고 병호가 찬물을 끼얹는다. 맞다.꿈은
일반적으로 악몽이다.
천하 제일경이라는 명칭이 여기에 맞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다음에는 가족과 같이 꼭 다시
와 봐야지 하는 생각이들지만, 글세 이루어질려나?
첫댓글 시러미님도 남들처럼 마누라와 함께 여행해야죠, 카메라도 반드시 챙기고 ㅉㅉㅉ
야행사진은 나중에 잘 안봐지고 따라서 카메라 안 갖고 사진 안 찍은지 오래됐읍니다.마루라야 같이 가고 싶지만 8자가 기구하야...아들도 고3이니 뒷바라지 해줄 사람이 필요했고 , 카메라안들고 다닌것이 후회된게 halong bay가 처음입니다.
역시 희철이다 같이 간 거나 다름없이 잘 써줘서 고맙고.. 이런 게 다 친구들에게 좋은 일 하는거구 그래서 천당 가는데 큰 몫으로 작용 할끼다
천당은 관심이 없고 , 양마담의 눈총이 무서워서...이제 거의 다 써간다.나는 앞으로 반년간 글 안올려도 된다고 면제좀 시켜주라.
다금바리맛이 좋앗다니 다행, 그 쪽 동네 물고기들은 써넝허지 않고 도똣허영 고기가 좀 비작비작허지 안했는가요. 좌우지간 자세하게 이야기 해 주어서 전에 갔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 솟아 나오네요
난 장이 예민해서 탈날까봐 몇점 먹고 말았지..그러케 맛 좋았구나.에구 더 먹을껄..ㅉㅉㅉ 대신에 눈치없게 게만 무지 먹었지롱. 맛있드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