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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발달과정과 부모의 의식성장의 과정
세상의 주인으로 살고 싶어하는 아이(24개월전후)
박미자 (인천 산곡중학교 교사, 공동육아 협동조합 ‘희망세상’ 교육이사)
내가 할거야
최대의 육아는 부모의 시간투자인가?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충분하게 갖지 못할 경우에는 잘못하는 부모인가?
이제 아이는 자기의 두발로 걷고 말을 하기 시작한다. 때로는 문장으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여 주변사람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어른들이 먹을 수 있는 음식물의 대부분을 먹을 수 있고, 자신의 두발로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주변사회에 대한 탐색을 하게 된다. 아이들은 이러한 자신의 모습에 대하여 많은 자부심을 갖기도 한다. 한두 마디씩 말을 시작하는 아이의 그 자부심 넘치는 표정을 보자.
아이를 성장하게 하는 최대의 육아는 부모의 시간투자가 아이라, 이제 아이의 마음에서 싹트기 시작하는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인정하고 올바른 방법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다. 아이가 말을 하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아이에게 무엇을 어떻게 먹일것인가하는 문제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아이와 무슨 말을 어떤 태도로 주고 받을 것인가하는 문제이다.
지난 겨울에 후배와 함께 잔칫집에 다녀온 적이 있다.
어린 아이가 있는 경우에는 자동차가 있는 동료가 잔치가 끝난 후에 집까지 데려다주곤 하는데, 규덕이는 작은 차에 그날도 두돌 무렵의 유림이와 유림이 엄마와, 나를 싣고 잔칫집을 나왔다. 우리는 각기 다음 약속이 있었던지라 서두르며 차에 올라탔다. 당연히 유림이 엄마가 유림이를 안고 차에 태웠다.
유림이는 차가 떠난 뒤에도 계속 울고 칭얼거렸다. 차가 속력을 내자 칭얼거리고 우는 정도가 매우 심했다. 유림이 엄마는 사탕을 꺼내어 주기도 하고, 껌을 주기도 하였으나. 아이는 계속 울었다. 유림이는 엉덩이를 두 대 맞았어도 그치지 않았다. 그냥 울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연신 “내가!”라고 소리를 치면서 울었다. 유림이 엄마에게 까닭을 물어보니, 아하 아이는 자기힘으로 차를 탈 수 있는데, 엄마가 안고 차를 탔다고 해서 계속 자기가 타겠다고 우는 것이었다. 우리는 적당한 곳에 차를 세웠다. 유림이는 내렸다가 다시 자기힘으로 차를 타고 나서야 울음을 그쳤다.
결국 아이는 자기힘으로 하겠다는 요구를 어른들이 들어준 다음에야 자동차에서 흘러나오는 동요를 따라 부르며 밝은 표정으로 재롱을 부리고, 어른들과 평화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어른이 도와주면 다시 원위치로 데려다 놓으라고 떼를 쓰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이가 자기힘으로 하겠다는 요구를 할 때에는 아무리 껌이나 사탕으로 달래도 듣지를 않는다. 혼을 내거나 소리를 지르면 더욱더 효과가 없다.
나는 말을 배우기 시작하는 두 돌 무렵의 아이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두 가지라고 알고 있다. “싫어!”라는 말과 “내가 할꺼야!”라는 말이다. 우리 사회에서 세상의 주인으로 살고자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속으로 외치는 말이다. 아이가 외치는 이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인간의 자주성은 본능이며 가장 자연스럽게 발달하는 능력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떼를 쓰는 아이
언어발달과 신체적인 움직임이 놀라운 속도로 발달한다. 언어가 발달하면서 동시에 앞서 말했듯이 자신의 힘으로 생각하고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려는 의지가 싹튼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아이가 나름대로 “나는 이렇게 행동하겠다.”라고 마음먹고 그렇게 행동하는 것을 흔히들 “고집을 부린다”고 표현하는 데, 이런 고집을 의지력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가 자신의 의지력이 생기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고집을 부리기도 하고 버둥거리고 떼를 쓰는 일이 자주 일어난다.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답답한 마음을 몸 전체로 표현하는 것이다. 가지고 놀던 장난감이나 물건이 생각만큼 조작되지 않거나 이동하지 않을 경우에는 던지기도 하고, 엄마가 도와주겠다고 해도 계속 짜증을 부린다. 그 이유는 자신이 스스로 하고 싶은데, 손이나 발이 생각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고, 자신은 계속 놀고 싶은데, 피로를 느끼기 때문인 경우도 많다. 아이가 자주 짜증을 부리면, 엄마가 노래를 불러주거나, 그림책을 읽어주는 등 주의를 환기시켜주는 것도 좋다. 집안에 오래 있었다면 밖으로 데리고 나가 산책을 하는 것도 좋다.
집밖에 나갔다가 집 앞 가게에서 과자를 집어들고 사달라고 떼를 쓰는 습관이 생기는 시기도 이때부터이다. 엄마가 안된다고 말을 하면서 단호하게 제자리에 가져다 두고, 가게밖으로 나와서 엄마가 평소 준비하고 다니는 간식으로 달래주거나 노래를 부르며 손을 잡고 달리기를 하는 등 주의력을 환기시키며 아이가 자제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도록 해야 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길을 가다가 다른 아이들이 무엇을 먹거나 가지고 는 장난감만 보아도 샘을 내면서 사달라고 떼를 쓰기 때문에 아이를 데리고 외출을 할 때에는 물과 간단한 간식거리와 아이가 좋아하는 작은 장난감을 챙겨 가지고 나가는 것이 좋다.
마음 약한 엄마들은 하루종일 떨어져 있었는데, 이런 문제까지 너무 엄격하게 하면 아이가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시도 때도 없이 군것질을 허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길러진 습관으로 아이가 요구하는 것을 사주지 않을 때 길에서 뒹굴거나 가게에서 악을 쓰며 울고 체면도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어떤 부모들은 이런 행동을 하는 아이를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인간은 정서가 안정되어 있고, 다른 사람에 대한 신뢰와 협력의 힘을 바탕으로 효과적인 자기주장을 할 수 있다. 인간의 정서가 안정되는 것을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과 신념을 행동으로 실천할 수 있었을 때이다. 아이들도 마찬가지이다. 인생을 길게 보았을 때, 정서가 안정된 아이가 지식이 많은 아이보다 행복한 인생을 살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참아야할 때 자제할 수 있는 능력은 어느날 아이가 자랐을 때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자기 고집이 생겨나는 시기에 함께 길러주어야 하는 것들이 주변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능력과 자제력이다.
관계를 이해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에게 행동으로 애정을 표현한다. 가까이 다가와 엄마를 껴안기도 하고 엄마의 귀를 만지기도 한다. 엄마들은 아이가 늘 엄마를 만지려하는 것은 혹시 심리적으로 무슨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닌가 염려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아이가 스스로 다가가서 애정을 표현하는 것은 아이와 맺은 관계에서 신뢰감이 잘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아이는 가족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호감과 관심을 갖게 된다.
아이가 놀다가 갑자기 생각난 듯이 다가와서 엄마를 껴안거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부비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 이런 행동은 나중에 자유롭게 말을 하게 되면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으로 발전한다.
아이들은 어른을 대할 때 어떤 과정으로 친해졌는가에 따라서 신뢰감을 느끼고 친밀감을 느끼는 정도가 다르다. 음식을 제공하는 사람보다 함께 눈을 맞추며 놀아주거나, 부드럽게 안아주거나, 손을 잡고 함께 산책을 했던 사람에게 더 신뢰감과 심리적인 친밀감을 느낀다. 따라서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은 아이를 자주 안아주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격려하는 것이 가장 좋은 관계를 형성하는 기본적인 태도가 된다. 친구들하고도 함께 춤을 춘다든지 몸을 움직이며 함께 어울리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자아개념이 발달한다
두돌 전후한 시기의 아이가 자기자신에 대한 자아개념을 습득해가는 과정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직접적인 경험을 통해서 자기개념을 습득한다.
자신의 주변 세계에 대한 관심이 많다. 직접 만지고 경험해보고자 하는 의욕과 실천력이 대단하다. 아이가 자기의 힘으로 넘기 어려운 물체를 넘으려하거나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다가 굴러떨어질 때 아이는 신체적 한계를 느낀다. 이때의 울음은 신체적 통증에 의한 것이기도 하지만, 좌절을 경험하면서 느끼는 정서적 호소의 성격을 띄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거내려고 노력하다가 안되면 울거나, 넘어져서 별로 다친데가 없는 데도 오랫동안 그치지 않고 울기도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격려해주고 안아주며 달래주고 위로해주는 것이 좋다.
둘째, 주변에서 자신을 대하는 태도에 의해서 자기개념을 습득한다.
이시기의 아이들은 부모와 주변사람들이 자신을 향해서 환하게 웃는 얼굴이나 부드러운 표정이나 목소리를 통해서 주변사람들에게 자신이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느끼고, 자기에 대한 개념을 정립해간다. 아이가 자꾸 몸을 기대거나 목을 껴안는 행동을 귀찮게 여겨서 “저리좀 가거라!”하면, 아이는 마음의 상처를 받고 의기소침해진다.
셋째, 주변사람들이 하는 말을 통해서 자기개념을 습득한다.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대하여 관심이 많고, 말하는 사람의 표정에 의해서 말의 내용을 알아차리고 상대방에 대한 신뢰감의 여부를 결정하기도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마음에 담고 기억을 했다가 똑같은 말을 되풀이하는 자기 대화능력이 매우 순수하고 성실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또한 인상깊었던 단어나 문장을 기억했다가 불쑥 흉내내기도 한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매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말을 구체적으로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엄마는 너를 참 사랑한다.”“네가 태어나서 참 기뻤단다”“고맙구나”등 적극적인 표현을 통해서 아이는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개념이 자리를 잡게 된다.
두 돌 전후한 아이를 기르면서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 우리나라 부모들 중에는 아이가 두세돌 무렵부터 아이에게 매를 들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고민하는 부모가 많다는 사실은 적은 노력으로 아이에게 많은 결과를 기대하는 부모가 많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진심으로 아이를 이해하는 부모들은 “설득하고 또 설득하라”는 말을 진정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부모가 된다는 것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이해하는 과정이다.
** 대소변가리기-바지에 똥싸는 일을 반가워하라**
보통 아기가 17-18개월 되는 때부터 대소변 가리기를 시작한다. 마음을 느긋하게 먹고 시작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누구나 배설을 했을 때 시원한 해소감을 느낀다. 자신은 개운하고 시원한데, 어른들이 반가워하지 않거나 혼을 내면 아이들은 시원한 감정을 가졌던 사실에 죄의식을 느끼기도 한다.
평소에 기저귀를 갈아줄 때에도 환한 얼굴로 웃으면서 “우리 아기 쉬했구나!” 우리 아기 예쁜 똥 쌌네!“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고 아기가 걸어다니고 말을 한마디씩 알아들을 무렵에는 바지에 쉬를 하더라도 박수를 쳐주면서 반가워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면 자신이 바지에 쉬를 하고나서도 혼자서 박수를 치고 다닌다.
아이는 자신이 오줌이나 똥을 싸는 것을 부모가 기꺼이 반가워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면, 자랑스럽게 자신이 변을 보았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그러면 배변 훈련의 50%이상이 진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느긋하게 진행하면서 팬티를 여러개 준비하고, 부드러운 면제품의 값싼 바지를 여러개 준비해서 넉넉히 마련해두고, 집에서 놀 때에는 기저귀를 빼고 팬티와 바지만 입혀주면 좋다.
아이들이 보통 18개월에 시작해서 24개월정도 되면 어느정도 대소변을 가리게 된다. 부모들은 아이가 대소변을 가리는 시기가 빠르거나 늦는 것에 대하여 발달이 더디지 않나하고 예민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몇 개월 늦거나 빠른 문제보다 부모가 아이를 여유있게 지켜봐주고 믿어주면서 신뢰감을 형성해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두 돌 전후해서 대소변을 가리고 기저귀를 떼엇다가도 동생을 보게 되면 동생처럼 사시 기저귀를 하겠다고 떼를 쓰기도 한다. 이런 때에는 억지로 말리는 것보다는 고생이 되더라도 한 두달 기저귀를 해주면서 잘 설득하여 깨우쳐주는 것이 좋다.
우리 조카 중에 한 아이는 네돌까지 기저귀를 하고 다녀서 좀 똑똑하지 못하거나 깔끔하지 못할까봐 주변 어른들이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아주 상식이 풍부하고 독서를 좋아하는 깔끔한 고등학생으로 자랐다.
첫댓글 아이가 요구하는 것을 사주지 않을 때 길에서 뒹굴거나 가게에서 악을 쓰며 울고 체면도 없는 행동을 하기도 한다.-난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였던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