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의 세계관, 그리고 사업이나 투자를 판단하는 틸의 방식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 사람은 스탠퍼드 대학 교수이자 저명한 프랑스 철학자인 르네 지라르다. 틸은 지라르의 대표작 <세상이 만들어질 때부터 숨겨져온 것(국내 미출간)>을 철학 학부 과정 때 처음 읽었다.
모방 이론과 경쟁을 핵심 사상으로 삼는 지라르에 따르면 모방은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에게는 남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을 자신도 갖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이유로 모방은 경쟁을 낳고 경쟁은 더 큰 모방을 낳는다는 것이다. 틸은 <포춘>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자르에 대해 열변을 토하며 우리 인간은 모방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피터 틸> p. 28 에서 발췌
피터 틸은 지라르의 이 모방에 대한 강의와 저서를 읽고 훗날 경쟁보다 독점할 수 있는 영역을 발굴하는 것,
자세히 관찰해서 무엇을 다르게 할 수 있으며 어떻게 다른 것을 발굴할 수 있는가를 스타트업의 중요한 능력으로 삼는다.
'독점이 좋으냐 나쁘냐' 그것을 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철학 강좌가 IT 산업과 거리가 멀 것 같지만 인간의 본성과 인간의 사고 체계 더 나아가서는 생각하는 훈련을 하는데 있어, 철학이나 역사학은 굉장한 훈련의 틀이라는 점에서 피터 틸을 인용한다.
나는 오래 전에 KBS 에서 방송한 그의 공개강연을 보았다.
그 강연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아무리 어설픈 질문에 대해서도, 본질과 핵심을 간파하고 깊이 있는 답변을 하는 부분이었다. 이 프로그램 이후, 피터 틸의 <제로 투 원> 을 찾아서 읽었다. 그리고 <제로 투 원>은 나를 <피터 틸> 이라는 제목의 책으로 이끌었다.
그렇지만,
이런 사고력은 누군가 가르치면 생기는 것일까?
오히려 나는 <피터 틸> 과 <제로 투 원>을 읽으면서 이런 ‘비범함’은 가르쳐서 나오는 건 아니라 내재되어 있어서 언제든 시기가 맞으면, (비범함이) 잘 키워지면, 기다렸다 ‘튀어나오는’ 것 같다고 느꼈다.
https://youtu.be/Rp2EyAwolLY?si=vujHWnL2_iDCwYf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