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7월 28일 토요일 (맑음)
-오토바이 일본일주 18일차-
주행거리 : 235km (지금까지 총이동거리 4305km)
이동구간 : 누카타군 코우타쵸(나고야에서 50km) ~ 비와코(호수이름)
이동국도 : 1번국도, 8번국도, 21번국도, 361국도
이동시간 : 8시간 (9시 ~ 17시) ~ 교통체증
숙 박 : 비와코 호수 캠핑장(운좋게 아저씨가 공짜로 텐트 빌려줌)
경 비 : 주유 1200엔, 식사 900엔, 담배 300엔, 음료 120엔
합 계 : 2520엔
아침부터 아쉬은 작별을 고한다.
친히 오토바이 있는 곳 까지 배웅해 주시고,
조심히 가라며, 손을 흔들어 주시는 고마운 분들...
한국의 어머니 생각이 날 정도다.
아쉬운 작별... 여기까지 배웅을 나와 주셨다. 일본인 친구와 그의 어머니...
"아쯔이..~~~~ "
나고야를 빠져나가는데 3시간이 걸린다.
주변에 그다지 볼것 없는 평범한!
한국과 비슷한 공장과 상점과 도로뿐...
차가 막히고 붐빈다.
아침 9시가 조금 넘어 출발했는데,
2시간째 나고야다! 아직이다.
온도가 벌써 34도다.
헉.. 역시 남부지역은 덥구나...
겨우겨우 오늘의 목적지 비야코로 가는 뻥뚫린 길까지 와서
정성스레 싸주신 오니기리를 먹는다.
정말 감동이다.
3가지 종류의 오니기리 김밥과 김...
더울까봐 꽁꽁 얼려주신 물 두통!
거기에 포장까지 이쁘게!
케이스까지....
헉..... 눈물 나온다.
오토바이옆에 서서 이런 감동의 오니기리를 먹다니...
다른 사람이 쳐다보든 어쨌튼 맛난게 먹는다....
이것이 감동의 도시락....
에미카의 어머니는 정말 일본 드라마에서 나오는
점잖고, 조용하시고, 차분하신.. 그런 스타일이다.
남을 너무 많이 배려해 주시고 친절하고..
너무 고마우신 분이다...
더위와 싸워가며 이렇게 졸린 눈을 비비며
비야코 호수에 도착을 했다.
오랜만에 라이더들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이었다.
호수가 이렇게 큰가!!!
바다같다. 이쪽에서 저쪽 끝이 안보인다.
아마 수십킬로의 둘레일까나?
비와코호수 전망대에서 본 호수..
역시 도심보다 시원했다.
조용하고, 새소리가 선명하게 울리고
바다의 파도소리 비슷한 강물소리!!
오.. 좋은 곳이야! 명상하기엔 최고의..ㅋ
이제부터 고민이 들어간다.
어정쩡한 시간... 오후 5시!
'여기서 노숙을 할것인가?' '철야로 돗토리까지 갈것인가?'
예정에 없던 오키나와에 가기위해서는 아마 6일 이상은 노숙을 해야 한다.
경비절약!!!
캠핑장을 아무리 뒤져봐도 무료는 없거니와
텐트 빌리는데만 삼천엔이다.
도둑넘들...
그럼 싸구려 호텔에 가지.
마지막 무대포 심정으로
한 곳을 봤다.
동태를 살핀 후
음 노숙하기 좋은곳...
거기에 주인 아저씨에게 살짝 말해본다.
나 왈 "텐토오.. 렌타루가 데끼마스까...?"
주인 아저씨 왈 "나이........"
헛...
하지만 주인 아저씨는
한국의 털털하고 과묵하지만 정있는 아저씨같은 분이셨다.
어딘가 뒤지더니
쉭 던져준다. 텐트를...
"이꾸라데스까....." 와.. 아저씨는 그냥 쓰란다.
와! 대박이다..
노숙이 아니다. 첫 캠핑이다... !!!
자꾸 "와까랑" "와까랑"(왓까라나이의 사투리)하면서 유유히 사라진다.
이 정있는 아저씨는 텐트를 치는 것까지 손수 도와 주셨다.
이렇게 혼자서 보기엔 너무 아까운 비야코 호수와 텐트와
내 레드씽 사피라와 내가 어우러져 동숙을 한다.
처음으로 모닥불을 피워본다.
어설픈 실력이지만 여기저기 나무를 주워서, 모닥불을 피웠다.
정말 운치있다.
홋카이도도 정말 멋졌지만,
비와코 호수에서의 모닥불...
지금은 모닥불 앞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노트북을 들고 일기를 쓴다.
이렇게 혼자 비와코 호수 앞에서 모닥불을 피우고, 홀로 명상의 시간을.....
노숙 + 캠핑을 했던 현장! 비와코 호수와 나와 거리는 5m!!!
호수의 물이 철렁 거리는 소리가 정겹기만 하다.
오... 이제야 진정한 여행속으로 점점 빠져드는구나....!!!
지금 돌이켜 보면 이곳 비야코에서 캠핑했던 날이 기억이 많이 남는다.
호수와 함께 몇시간동안 모닥불을 피우며 홀로
많은 생각을 할 수도 있었다.
첫댓글 우와~ 죽이네요! 일본에서 제일 큰 호수 시가현(滋賀県)、 비와코(琵琶湖)에서 캠핑이라니 넘~ 멋집니다-! 역시 여행하면서 현지사람들과의 만남도 큰 즐거움인 것 같아요-! 아저씨 텐트까지 쳐주는 센스!
역시 일본도 "정"이라는 것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