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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 Love Soccer (축구동영상) 원문보기 글쓴이: 원바안
예선을 마친 시점에서 이번 대회에 두드러진 특징은 48경기 중 16경기가 무승부를 기록. 팀들간의 전력이 평준화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아프리카 축구가 남미와 유럽에 근접해 가고 있는 것도 무승부가 많은 요인의 하나로 꼽혔다. 축구의 전체적인 흐름도 바뀌어가고 있었는데 남미의 개인기, 유럽의 힘으로 상징되던 공식이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남미 팀은 힘에서도 결코 유럽에 밀리지 않았으며 유럽 팀들 역시 뛰어난 개인기를 겸비하고 있었다.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는 힘과 기술, 조직력이 결합한 축구가 새 흐름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었다. 이른바 아트사커, 멀티사커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브라질, 프랑스,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등은 힘과 기술을 결합한 수준 높은 플레이를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인기는 뛰어났지만 힘에서 밀린 아프리카 국가. 힘은 있으나 개인기를 덧붙이는 데 소홀한 잉글랜드와 독일이 예선에서 다소 부진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20세기 마지막 지구촌 최대 축제 98프랑스월드컵 16강전에 진출한 16개국이 최종 확정됐다. 브라질,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루마니아, 아르헨티나 등 톱시드 국가 중 스페인을 제외한 7개국이 16강에 올랐다. 스페인은 나이지리아, 파라과이 등 죽음의 조에 최대 희생양이 되며 20년만에 예선 탈락의 수모를 당했는데 톱시드 국가 중 유일하게 탈락하고 말았다. 이밖에도 유럽의 강호인 잉글랜드, 유고슬라비아가 16강에 오른 가운데 어김없이 새로운 국가들이 16강에 면모를 보였다.
86년 대회 단 1번 본선에 올랐던 덴마크가 예선에서 남아공, 사우디 등 비교적 손쉬운 상대국을 만나 승점 4점. 조 2위로 16강에 올랐고 칠레는 지난 62년 자국 대회 3위를 기록한 이후 36년만에 2회전에 진출했는데 칠레는 예선에서 3무를 기록하고도 올라오는 진기록을 연출하기도 했다. 칠레 수도 산티아고에서는 수백만명이 몰려나와 축제를 펼쳤고 89년 로하스 불꽃 사건을 잊게 해줄만한 대단한 성과였다. 아프리카의 검은 대륙에서는 나이지리아가 유일하게 예선을 통과했는데 96애틀랜타 올림픽 우승국이기도 한 이 나라는 이번 대회 제 3대륙으로는 최초로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노르웨이와 크로아티아의 16강진출이다. 노르웨이는 2무로 사실상 16강이 어려울 것으로 보였지만 마지막 브라질전에서 종료직전 레크달의 역전 페널트킥으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16강에 극적으로 합류했다. 결과적으로 모로코는 억울하게 탈락했다.
크로아티아는 이번대회 처음참가한 4개국 중 유일하게 16강진출에 성공했다. 처녀 출전국이 3개국이나 몰렸던 H조에서 아르헨티나에 이어 조 2위에 오른 크로아티아는 2년전 유럽선수권 8강에 진출하며 이미 이변을 예고하고 있었다.
또 하나의 죽음의 조였던 E조에서 멕시코는 예상을 깨고 벨기에, 네덜란드 같은 쟁쟁한 강호들과 잇따라 극적인 무승부를 연출하며 조 2위로 16강에 합류했고 파라과이 역시 불가리아, 스페인등과 비기는 선전 끝에 죽음의 D조 늪에서 살아남았다.
대륙별로 보면 유럽이 10개국으로 가장 많았고 남미가 4개국으로 역시 유럽과 남미의 대결이 됐고 제 3대륙에서는 북중미 멕시코와 아프리카 나이지리아가 이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아시아는 4개국이 본선에 진출했지만 이란이 미국을 이긴 것을 빼곤 한번도 이겨보지 못하고 뒷걸음질 쳤다. 기본기 부족과 엷은 선수층 등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남미나 유럽식 축구를 어설프게 도입한 데서 비롯됐다는 자성의 소리도 들렸다.
16강전 최고의 빅 경기는 12년만에 다시 포클랜드 전쟁을 성사시킨 앙숙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전이 초미의 관심을 끈 가운데 네덜란드와 유고슬라비아전도 빅게임으로 기대를 모았다. 전통과 신예간의 대결이 어느대회와 다름없이 이루어진 가운데 제16회 98.프랑스월드컵 16강대진표는 다음과 같았다.
16강대진표
① 브라질(A조1위) VS 칠레(B조2위)
② 나이지리아(D조1위) VS 덴마크(C조2위)
③ 네덜란드(E조1위) VS 유고슬라비아(F조2위)
④ 아르헨티나(H조1위) VS 잉글랜드(G조2위)
⑤ 이탈리아(B조1위) VS 노르웨이(A조2위)
⑥ 프랑스(C조1위) VS 파라과이(D조2위)
⑦ 독일(F조1위) VS 멕시코(E조2위)
⑧ 루마니아(G조1위) VS 크로아티아(H조2위)
☆ 16강전
1998년 6월 27일 마르세유 벨로드롬 스타디움 관중:55000
이탈리아[B조1위] 1 (1-0) 0 노르웨이[A조2위]
21. 크리스티안 비에리(이탈리아) 전반 18분
대회 전 득점력 빈곤이 최대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이탈리아는 예선 3경기에서 7득점을 기록. 한 경기당 평균 2골이 넘는 득점력을 보이며 지역 예선과는 전혀 다른 경기내용을 본선에 보여주고 있었다. 역시 전통의 강호답게 지역 예선에서는 부진했지만 경기를 거듭할 수록 나아지는 것이 눈에 띄였다.
노르웨이는 예선에서 브라질을 극적으로 물리치고 16강에 합류해 노르웨이 축구 역사상 첫 16강진출에 성공해 자신감에 차 있었다.
16강전 첫 번째 경기는 이 두 국가간의 대결이였다. 이탈리아의 근소한 우세가 점쳐졌지만 브라질을 물리친 노르웨이 역시 만만히 볼 수 있는 팀이 아니였다.
이탈리아의 장점은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였다. 전반 18분 수비 진형에서 디 비아조가 한번에 스루 패스로 뛰어 들어가던 비에리에게 정확히 패스. 이를 놓치지 않은 비에리는 30m의 단독 드리블 후 수비수를 달고 오른발 슛으로 반대쪽 골네트를 가르며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비에리는 5호골로 득점선두에 올랐다. 이 선취골이자 결승골은 빗장수비를 더욱 더 빛나게 했고 결국 1:0으로 승리한 이탈리아는 가장 먼저 8강에 선착했다. 노르웨이는 탈락하긴 했지만 막판 극적인 2회전 진출 등 많은 경험을 쌓으면서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1998년 6월 27일 파리 파르크 드 프랭스 스타디움 관중:45500
브라질[A조1위] 4 (3-0) 1 칠레[B조2위]
5. 케사르 삼파이오(브라질) 전반 11분, 전반 27분
9. 호나우두(브라질) PK 전반 46분, 후반 25분
11. 마르셀로 살라스(칠레) 후반 23분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은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노르웨이에게 일격을 당해 첫패배를 기록했지만 16강진출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조 1위로 16강 토너먼트에 진출. B조 2위로 36년만에 본선 2회전에 오른 같은 남미대륙의 칠레를 만났다.
남미와 유럽세의 대결에서 남미의 또 한 국가가 탈락하는 건은 남미 대륙으로써 조금은 손해였지만 어쩔수 없었다. 브라질은 예선에서 호나우두, 히바우두, 베베토의 3각편대를 앞세워 예선에서 막강한 공격력으로 칠레 수비진들을 긴장시키고 있었지만 막상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삼파이오였다.
대회 1호골을 기록하며 개막전에서 어깨로 골을 뽑았던 삼파이오가 이번에 머리와 발로 2골을 터트리며 브라질의 8강행을 이끈 것이다. 전반 11분만에 왼쪽 코너킥을 둥가가 오른발로 감아차는 준 공을 칠레가 오프사이드 미스를 범한 것을 놓치지 않은 삼파이오가 혼자 뛰어올라 헤딩슛으로 선취골을 뽑아냈고 전반 27분 카를로스의 강력한 프리킥이 수비벽 막고 흐리자 다시 삼파이오가 오른발 인사이드로 골기퍼 역방향으로 볼을 밀어넣어 추가골을 성공시켜 2:0으로 달아나 사실상 승기를 굳혔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호나우두의 페널트킥으로 3:0로 달아났고 뒤늦게 추격전을 펼친 칠레가 후반 23분 사모라노 머리 맞고 골기퍼가 처낸 공을 살라스가 제차 헤딩으로 받아 넣어 만회골을 터트렸지만 브라질은 다시 2분만에 데니우손의 왼발패스를 받은 호나우두가 골기퍼 넘어지는 것을 보고 반대쪽으로 정확히 차 넣어 4:1로 달아났다.
관중석에서 브라질을 응원하던 호나우두의 애인은 기뻐했고 결국 4:1로 낙승한 브라질은 8강에 진출했다. 칠레는 36년만의 2회전 진출에 만족해야했지만 귀국 후 칠레 대표팀은 큰 환영을 받았다.
1998년 6월 28일 랑스 펠릭스 볼레르 스타디움 관중:38100
프랑스[C조1위] 1 (0-0,0-0,1-0) 0 파라과이[D조2위]
5. 로랑 블랑(프랑스) 연장 후반 8분
개최국 프랑스는 16강전에서 죽음의 조에서 예상 밖으로 살아남은 파라과이를 만났다. 프랑스는 예선 3전전승의 파죽지세로 8강진출을 자신하고 있었지만 파라과이는 예선에서 보여준 철벽 수비와 간간히 이어지는 날카로운 공격력으로 대이변을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파라과이의 철저한 상대팀 분석은 세계 축구팬들을 놀라게 했는데 불가리아와 스페인전에서 완벽한 수비력은 프랑스의 긴장시켰다.
역시나 프랑스의 우세 속에 파라과이는 수비중심의 축구로 프랑스 공격을 막아내는 양상으로 이어졌다. 파라과이 역시 틈틈히 기습으로 공격을 펼치며 프랑스 국민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프랑스는 결정적인 슛찬스가 번번히 수비수 몸에 맞고 나오거나 빗나기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파라과이의 수비는 그야말로 필사적이였다. 칠라베르트 골기퍼도 여기에 큰 몫을 해냈다. 결국 0:0 득점없이 양팀은 연장으로 들어갔다. 파라과이로써는 절반의 성공이였다. 만약 승부차기까지 간다면 승리는 파라과이 쪽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승부차기를 예상하던 후반 8분. 프랑스에 극적인 골이 터졌다. 피레가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센터링 해준 공을 트레제게가 수비에서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블랑에게 헤딩으로 떨궈줬고 이를 블랑이 오른발슛으로 골기퍼 칠라베르트를 피해 굳게 잠겨있던 파라과이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1:0 프랑스의 극적인 승리. 이번 대회 처음 적용된 골든골의 첫 주인공은 프랑스의 블랑이였다.
프랑스 선수들은 극적인 승리에 서로를 안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고 파라과이 선수들은 모두 그라운드에 누워 눈물을 흘리며 아쉬워했다. 칠레베르트는 동료들을 격려했고 프랑스의 8강진출을 축하했다.
1998년 6월 28일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랭스 스타디움 관중:77000
나이지리아[D조1위] 1 (0-2) 4 덴마크[D조2위]
18. 페테르 묄러(덴마크) 전반 3분
11. 브리안 라우드럽(덴마크) 전반 12분
19. 에베 산(덴마크) 후반 15분
6. 토마스 헬베그(덴마크) 후반 31분
13. 티자니 바방기다(나이지리아) 후반 33분
아프리카 국가로는 90년 카메룬에 이어 나이지리아의 8강진출이 가능성 높은 것으로 보였다. 96년 올림픽 우승도 그렇지만 예선에서 스페인에게 역전승 하는 등 세계 축구계와 근접한 실력을 가졌다는 나이지리아의 전력이 덴마크보단 한 수위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덴마크의 대한 평가는 낮았다. 92년 유럽선수권 우승국이긴 했지만 2년 전 유로 96에서는 예선 탈락했고 이번 대회 예선에서도 사우디에게 겨우 이기고 남아공과 비기는 등 유럽 국가 치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상대국들이 약체였기 때문에 올라왔다는 것이 대체적인 말이였다.
게다가 86년 멕시코대회에서는 16강에서 스페인에게 1:5로 대패당하는 등 토너먼트에 유난히 약한 면도 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경기의 양상은 정반대로 흘려갔다. 전반 3분만에 요르겐센이 오프사이드를 피해 뛰어들어가던 M.라우드럽에게 연결된 공을 중앙에 있던 묄러에게 패스. 묄러는 왼발 아웃사이드로 나이지리아 루파이 골기퍼가 꼼짝할 수 없는 구석으로 공을 집어 넣어 선취골을 터트렸다. 너무 일찍 골을 내준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당황해 예선전과 같은 경기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고 9분뒤 중앙 20m지점에서 묄러의 프리킥을 골기퍼가 처낸 공을 달려들던 B.라우드럽이 오른발로 밀어넣어 2:0으로 달아났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급한 마음에 시종일관 개인기로 경기를 망쳤고 결국 덴마크에 두뇌 싸움에서도 밀리고 말았다. 후반 15분에는 교체해 들어간지 체 20초도 되지 않아서 에베 산이 M.라우드럽이 왼발로 올려준 공을 헤딩으로 나이지리아 수비수 웨스트를 제치고 오른발슛으로 3:0을 만들었는데 이 골은 월드컵 역사상 교체 선수 최단시간 골로 기록됐다.
후반 31분 요르겐센의 오른발슛을 골기퍼 잡아다 흘린 공을 에베 산 - 요르센겐 - 헬베그로 이어지는 3각패스로 나이지리아 수비수를 교란시키는 환상적인 플레이로 4번째골을 넣으면서 8강을 확정지었다. 나이지리아는 후반 33분 바반기다가 한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덴마크의 4:1 대승. 누구도 예상못한 나이지리아의 대패에 억울한 건 스페인이였다. 나이지리아는 예선에서의 플레이를 전혀 보이지 못하며 제 3대륙 최초 우승도 물건너가고 말았다. 덴마크는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8강에 진출하고 최고성적을 갈아치웠다.
1998년 6월 29일 몽펠리에 라 모송 스타디움 관중:29800
독일[F조1위] 2 (0-0) 1 멕시코[E조2위]
15. 루이스 에르난데스(멕시코) 후반 2분
18.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후반 30분
20. 올리버 비어호프(독일) 후반 41분
전차 군단 독일이 유고와 치열한 조선두 싸움끝에 예선을 통과해 무서운 상승세로 16강에 오른 멕시코와 만났다. 멕시코는 네덜란드와의 최종전에서 극적인 무승부로 내심 월드컵 최고 성적인 8강진출을 12년만에 다시 노리고 있었다.
독일은 전반 조심스러운 경기 내용으로 멕시코보다 우세한 경기 내용을 보였지만 득점을 올리지 못한 체 전반을 마쳤다. 후반 시작 2분만에 선취골이 터졌다. 선취골은 당연히 독일 되야 했지만 멕시코가 먼저 터트렸다. 블랑코가 절묘하게 밀어준 공을 에르난데스가 수비수 2명을 제치고 골기퍼 나온 것을 보고 침착하게 반대편 골문을 향해 오른발 슛한 공을 꽃히면서 멕시코가 먼저 앞서나갔다. 독일 축구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것들이 점점 현실로 다가오는 듯했다.
멕시코는 이어 아렐라노가 50m를 단독 드리블 해 수비수 3명을 제치고 슛을 날리며 골퍼스트를 맞추는 등 독일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멕시코의 위협적인 공격은 독일에게 압박을 가해왔고 대이변이 일어나는 듯 보였다.
그러나 후반 30분 하만이 오른쪽에서 문전으로 찬 공이 멕시코 수비수 라라가 다리사이로 어이없이 빠지는 실수로 뒤에 있던 클린스만이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차 넣어 1:1 동점골을 터트렸다. 역시 독일은 쉽게 지지 않는 팀임이 분명해보였다.
이제 경기흐름은 독일 페이스였다. 후반 중반의 이 황금같은 동점골은 독일에게 힘을 불어넣었고 종료 4분전 묄러가 왼발로 올린 공을 비어호프가 감각적인 헤딩슛으로 결승골을 작열했다. 독일의 8강진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우승을 노리는 독일에게 이날 경기의 고전은 앞날의 불길한 예감을 들게 만들었다. 독일은 최대 이변은 면했지만 더 이상 예전의 독일팀이 아님은 분명해 보였다. 멕시코는 비록 아쉽게 패했지만 이번대회에서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 유럽에 내놓으라는 강호들과 당당히 맞서 접전을 펼치는 등 인상적인 경기 내용을 보이며 역시 북중미의 맹주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1998년 6월 29일 툴루즈 뮈니시팔 스타디움 관중:33500
네덜란드[E조1위] 2 (1-0) 1 유고슬라비아[F조2위]
8. 데니스 베르캄프(네덜란드) 전반 38분
13. 솔로보단 콤례노비치(유고슬라비아) 후반 3분
16. 에드가 다비즈(네덜란드) 후반 47분
네덜란드는 대회 전 크루이프가 있던 74년 대회 멤버 이후 최강이라고 자부하고 있었지만 예선에서 한국전 대승을 제외하곤 벨기에, 멕시코와 잇따라 무승부를 기록하는 등 별다른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멕시코와의 최종전에서는 2골을 먼저 넣고도 막판 2실점하며 2:2로 비겨 8개조 1위팀 중 가장 저조한 승점 5점으로 예선을 통과했다.
이에 반해 유고는 예선에서 독일과 접전 끝에 아쉽게 비기는 등 이란, 미국을 연파하며 강력한 복병으로 16강전 최대의 명승부를 예고하고 있었다.
네덜란드는 주전 공격수였던 클루이베르트 대신 베르캄프를 기용해 공격에서의 변화를 시도했다. 벨기에와의 첫 경기에서 퇴장을 당해 컨디션 조절에 난조를 보였던 클루이베르트 대신 출전한 베르캄프는 부상에서 회복되 한국전에서 골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는 점이 히딩크 감독의 마음을 바뀌놓은 것이다.
접전이 이어지던 전반 38분 마침내 네덜란드가 선제골을 터트렸다. 수비 진형에서 F.데부르가 달려 들어가던 베르캄프에게 정확한 로빙 패스를 연결했고 이를 놓치지 않은 베르캄프가 유고 수비수 미르코비치와의 몸싸움에서 승리하며 오른발 슛으로 왼쪽 구석에 정확히 차 넣어 선취골을 뽑아냈다.
전반에 1골 뒤졌던 유고는 후반 들어 반격을 시도해 후반 3분 왼쪽 페널트 라인 바로 앞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스토이코비치가 오른발로 올려준 공을 반대편에 있던 콤례노비치가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후반 10분경 유고가 결정적인 역전 기회를 맞았다. 네덜란드 수비수 스탐이 유고비치 유니폼을 잡아당겨 페널트킥이 선언된 것이다. 키커는 이번대회 무득점으로 제몫을 하지 못하고 있던 스트라이커 미야토비치가 나섰다. 그러나 미야토비치의 강한 오른발슛은 윗골퍼스트를 튕겨 나가버리면서 유고는 역전 찬스를 무산시키고 말았다.
1:1의 팽팽한 균형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기우는 듯 보였다. 그러나 후반 막판 유고 수비의 집중력이 떨어졌다. 오베르마스의 오른쪽 돌파에 이은 왼발 터닝슛을 골기퍼가 가까스로 쳐내면서 골대를 살짝 빗겨가는 위기를 맞은 데 이어 데부르의 코너킥에 의해 패스된 공을 다비즈가 멋진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성공시켜 네덜란드를 8강에 올려놓았다.
수비수들이 몰려 있어 골기퍼 시야가 가렸던 것도 실점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네덜란드는 경기막판 극적인 골로 유고를 꺽고 8강에 진출하며 지난 대회 이어 2회 연속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유고는 후반 초반 미야토비치의 페널트킥 실축의 아쉬웠던 한판승부였다.
1998년 6월 30일 보르도 파르크 레스퀴르 스타디움 관중:31800
루마니아[G조1위] 0 (0-1) 1 크로아티아[H조1위]
9. 다보르 수케르(크로아티아) PK 전반 47분
예선에서 잉글랜드를 제치고 시드로써 조 1위로 16강에 오른 루마니아와 처녀 출전해 16강까지 진출한 크로아티아가 만났다. 크로아티아는 같은 처녀 출전국이였던 자메이카, 일본을 연파하며 유로96 8강진출에 이어 또다시 크로아티아 축구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었다. 루마니아는 지난대회 8강진출을 재현하기 위해 크로아티아전 필승 각오로 지난 튀니지전부터 선수 전원이 머리를 노랗게 물들이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누구보다 경기에 강한 집념을 보인 것은 삭발을 단행했던 루마니아의 이오르다네스쿠 감독으로 크로아티아전 필승을 다짐했다.
그러나 경기는 시종일관 두 팀 모두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됐다. 결승골도 페널트킥이였다. 전반 종료직전인 전반 47분 루마니아의 포페스쿠가 크로아티아 아사모비치를 잡아 넘어뜨리면서 페널트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수케르는 크로아티아 선수들이 키커가 차기 직전 페널트 라인 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다시 차야하는 부담에도 불구하고 대담하게 똑같은 지점으로 성공시키면서 결승골을 뽑아냈다.
후반 루마니아는 동점골을 위해 안간힘 썼지만 크로아티아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결국 루마니아의 노랑 머리 효과는 거의 찾아보지 못한 체 지난 대회보다 못한 16강진출에 만족해야했다. 크로아티아는 처녀 출전해 8강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1998년 6월 30일 생테티엔 죠프리 귀샤르 스타디움 관중:30600
아르헨티나[H조1위] 2 (2-2,0-0,0-0,4PK3) 2 잉글랜드(G조2위)
9.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 PK 전반 6분
9. 앨런 시어러(잉글랜드) PK 전반 10분
20. 마이클 오웬(잉글랜드) 전반 16분
22. 하비에르 자네티(아르헨티나) 전반 46분
승부차기
아르헨티나(선축) 4:3 잉글랜드
16. 세르지오 베르티(O) 9. 앨런 시어러(O)
19. 에르난 크레스포(X) 4. 폴 잉스(X)
11. 후안 베론(O) 15. 폴 머슨(O)
20. 마르셀로 갈라르도(O) 20. 마이클 오웬(O)
2. 로베르토 아얄라(O) 8. 데이비드 배티(X)
82년 포클랜드 전쟁으로 앙숙이 된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가 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12년만에 다시 만났다. 이 세기의 대결은 16강전 마지막 경기로 펼쳐졌다. 예선 3전전승으로 무실점을 자랑하며 승승장구하고 올라온 아르헨티나와 예선 최종전에서 콜롬비아를 꺽고 올라온 잉글랜드의 대결은 16강 최대의 빅경기로 관심을 모았다.
"새로운 아르헨티나 운동(NAM)"이라는 우익 단체 200여명이 잉글랜드의 응원단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해 놓은 상태이며 잉글랜드 언론들도 아르헨티나 출신 훌리건 수백 명이 잉글랜드가 출전하는 경기에서 포클랜드의 영유를 주장하는 전단을 뿌리는 등 시위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의 경기였다. 유럽의 강력한 파위와 남미의 섬세한 기술이 맞붙은 이 대전은 포클랜드 영유를 둘러싼 양국의 대립도 그 배경에 있었지만 16강전 가운데 가장 치열하고 접전인 명승부였다. 이날의 하일라이트는 양 팀이 2골씩 주고받은 전반전이였다.
경기 시작 6분만에 아르헨티나는 오르테가가 오른발로 올려준 공을 바티스투타가 헤딩 백패스로 달라들던 시메오네에게 연결 시켜줬고 시메오네가 골기퍼를 제치고 슛할 순간 시먼골기퍼가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트킥이 선언됐다. 아르헨티나는 바티스투타의 성공으로 선취골로 앞서 나갔다. 바티스투타는 대회 5번째 득점을 올리며 득점 공동선두에 나섰다.
선취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가 예상되던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최고의 신예스타로 떠오른 18살의 오웬이 스콜스의 헤딩패스를 받아 25m의 번개같은 드리블에 이은 돌파로 아르헨티나 수비수 아얄라에게 페널트킥을 얻어내 시어러의 성공으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전반 15분 센터 서클에서 베컴의 패스를 받은 오웬이 35m를 단독 질주하며 수비수 차모트와 아얄라를 차례로 제치고 환상적인 대각선 슛팅을 성공시키면서 2:1로 달아났는데 이 골은 이번 대회 최고의 골로 기록됐다.
잉글랜드의 우세로 전반이 마무리 되 가던 전반 47분 아르헨티나는 베론의 중앙패스를 받은 로페스가 켐벨에 중앙에서 프리킥을 얻으면서 전반 마지막 동점 찬스를 맞았다. 이 프리킥은 아르헨티나의 준비된 세트 플레이가 기가 막히게 맞아 떨어졌다. 바티스투타가 찰 듯 하다가 페인팅한 공을 베론이 수비벽 오른쪽으로 튀어 나온 자네티에게 절묘하게 이어준 공을 자네티가 왼발 아웃사이드로 그림같이 차 넣어 2:2 동점을 만들었다.
잉글랜드는 생각치도 못했던 아르헨티나의 완벽한 세트 플레이에 허를 찔리는 결과가 됐다.
후반 들어 양팀의 공방은 계속됐고 결국 승부는 연장으로 들어갔다. 잉글랜드는 연장전에서 켐벨이 헤딩으로 골든골을 성공시키며 경기를 마무리하는 듯 했지만 파울이 선언되면서 아쉽게 무의에 그쳤고 결국 120분간의 사투에도 이 두 국가간의 대결은 승부차기로 승패 여부를 가리게 됐다.
이번대회 첫 번째 승부차기. 선축은 아르헨티나였다. 양 팀 첫번째 키커로 나선 아르헨티나 베르티와 잉글랜드 시어러의 성공으로 1:1. 아르헨티나 2번째 키커로 나선 크레스포의 오른발 인사이드킥이 시먼의 선방에 막히면서 잉글랜드가 리드할 기회를 잡았지만 잉글랜드 2번째 키커 잉스 마저 똑같은 방향에 로아 골기퍼의 손에 걸리고 말았다.
양 팀 3번째 키커로 나선 베론과 머슨의 성공. 4번째키커 갈라르도와 오웬의 성공으로 스코어는 3:3. 오웬의 골은 골퍼스트를 맞고 들어가 잉글랜드 팬들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동점으로 마지막까지 온 승부는 5번째 키커 발에 달려 있었다. 아르헨티나 마지막 선수인 아얄라가 침착하게 성공시키면서 4:3. 잉글랜드 마지막 선수였던 배티는 부담감과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오른발로 반대쪽으로 노린 슛팅이 아르헨티나 로아 골기퍼 손에 걸리고 말았다. 아르헨티나의 8강진출!
12년 전 마라도나의 부정직한 신의 손이 아르헨티나에게 승리를 안겨 주었다면 이번경기에서는 로아의 정직한 신의 손이 아르헨티나를 지켜준 결과가 됐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축제가 펼쳐졌고 잉글랜드 국민들은 좋은 경기를 펼치고도 아쉽게 패한 잉글랜드 대표팀을 격려했다. 우려했던 훌리건의 난동은 없었다. 아르헨티나는 이 승리가 마지막으로 8강에 안착하며 3번째 우승을 향해 한발 더 전진했다.
☆ 8강전
1998년 7월 3일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랭스 스타디움 관중:77000
이탈리아[B조1위] 0 (3PK4) 0 프랑스[C조1위]
승부차기
프랑스(선축) 4 : 3 이탈리아
10. 지네딘 지단 (O) 18. 로베르토 바조 (O)
3. 비샹테 리자라쥐 (X) 9. 데메트리오 알베르티니 (X)
20. 다비드 트레제게 (O) 5. 알렉산드로 코스타쿠르타 (O)
12. 티에리 앙리 (O) 21. 크리스티안 비에리 (O)
5. 로랑 블랑 (O) 14. 루이기 디 비아조 (X)
8강 첫 번째 경기는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대결이였다. 16강전까지 안정된 전력을 보인 유럽의 두 강국이 우승을 위한 최대고비를 맞은 셈이였다. 이탈리아는 16강에서 노르웨이를 1:0으로 꺽었고 프랑스는 파라과이와 연장까지 가는 접전끝에 블랑의 월드컵 사상 첫 골든골에 힘입어 프랑스를 12년만에 다시 8강에 올려놓았다.
경기는 이탈리아의 빗장 수비와 프랑스의 막강 공격력의 싸움이였다. 이탈리아는 말다니-카나바로-코스타쿠르타-알베르티니가 버틴 빗장수비로 4경기에서 10득점을 올린 프랑스의 공격력을 무력화시켰다.
프랑스의 공격이 먹혀들지 않으면서 전반이 마무리 되가던 전반 47분 데샹이 한번에 찔러준 공을 죠르카예프가 파고 들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지만 오른발 슛이 빗맞으면서 아쉽게 골문을 빗겨가며 7만 홈팬들의 탄식을 자아냈다.
결국 승부는 후반에서도 가려지지 않았고 연장으로 들어갔다. 연장 전반 11분 이탈리아는 경기를 끝낼 뻔했다. 알베르티니가 안쪽으로 띄워준 공을 달려들던 R.바조가 반대쪽 골문을 노리고 논스톱으로 슛한 공이 골대를 살짝 벗어나고 말았다. 120분의 접전에서도 득점을 내지 못한 양 팀은 승부차기로 들어갔다.
양 팀은 나란히 똑같이 마지막 키커째까지 갔다. 프랑스가 선축으로 2번째 키커였던 리자라쥐가 왼발 인사이드킥이 골기퍼에 막혔지만 이탈리아 2번째 키커 알베르티니도 프랑스 바르테즈 골기퍼에 막히면서 3:3 동점에서 5번째 키커 프랑스 블랑은 성공. 이탈리아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디 비아조의 슛은 윗 골퍼스트 한중간에 맞고 튕겨나갔다. 4:3 프랑스의 승리.
이탈리아는 최근 3번의 월드컵에서 모두 승부차기로 패하는 비운의 팀이 되고 말았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말다니 감독의 소극적인 수비 위주로 졸전 끝에 패했다고 맹비난했고 "가제타 델로"지는 칼럼을 통해 승부차기는 악마의 창조물" 이라며 "그러나 우리 팀이 승부차기를 혐오할 입장이 되는지 매우 의문스럽다" 고 대표팀을 비난했다.
1998년 7월 3일 낭트 라 보주아르 스타디움 관중:35500
브라질[A조1위] 3 (2-1) 2 덴마크[C조2위]
21. 마르틴 요르겐센(덴마크) 전반 2분
20. 베베토(브라질) 전반 11분
10. 히바우두(브라질) 전반 27분, 후반 15분
11. 브리안 라우드럽(덴마크) 후반 5분
강력한 우승 후보 브라질이 8강에서 북유럽의 복병 덴마크를 만났다. 덴마크는 16강전에서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나이지리아를 4:1로 대파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8강에 올라 관심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92유럽선수권을 우승한 덴마크의 저력이 토너먼트에서 서서히 제 모습을 찾고 있다며 브라질과의 경기에서도 접전을 예고했다.
역시나 덴마크는 갈수록 강해지고 있었다. 나이지리아전에서와 마찬가지로 전반 시작 2분만에 선취골을 터트린 것이다. 브리안 라우드럽의 번개같은 프리킥을 받아 왼쪽에서 땅볼로 중앙으로 밀어준 공을 달려들던 요르겐센이 왼발로 밀어 넣어 브라질에 일격을 가했다. 눈깜짝할 사이에 덴마크가 선제골을 기록하며 브라질을 무너뜨린 것이다.
그러나 브라질은 당황하지 않고 전반 11분 호나우두의 중앙으로 찔러준 스루패스를 받은 베베토가 드리블 후 오른발로 반대편 골문을 향해 찬 공이 골대를 스치며 동점골로 연결되면서 역시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9분만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전반 27분 호나우두가 정면에서 슛하는 척 하다 왼쪽으로 뛰어 들어가던 히바우두에게 연결해준 공을 히바우두가 골기퍼 나온 것을 보고 왼발로 살짝 찍어 차 역전골을 성공시켰다. 경기는 이제 브라질의 우세였고 브라질의 4강진출은 유력해보였다.
덴마크는 후반들어 요한손 감독이 라우드럽 형제를 투톱으로 내세우며 반격에 나서 후반 5분만에 요르겐센의 오른쪽 로빙 패스를 받은 라우드럽이 오른발 아웃사이드로 멋진 동점골을 터트리며 다시 2:2 재동점을 만들었다. 라우드럽은 골을 넣은 후 재치있는 골 세레머니를 연출하며 팬들을 기쁘게했다.
하지만 브라질은 10분 뒤 히바우두가 중앙선에서 둥가의 패스를 받아 드리블 후 왼발로 찬 20m땅볼 중거리슛 반대쪽 구석에 정확히 꽃히면서 3:2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브라질은 이번 대회 들어 가장 힘든 경기 끝에 돌풍을 일으킨 덴마크를 힘겹게 잠재우고 4강에 안착했다. 덴마크는 지난 86년 대회와는 반대로 예선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16강. 8강을 거듭할 수록 중요한 경기에서 힘을 발휘하며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특히 라우드럽 형제의 플레이는 기대 이상이라는 평을 받았다.
1998년 7월 4일 마르세유 벨로드롬 스타디움 관중:55000
네덜란드[E조1위] 2 (1-1) 1 아르헨티나[H조1위]
9. 파트릭 클루이베르트(네덜란드) 전반 12분
7. 클라우디오 로페스(아르헨티나) 전반 17분
8. 데니스 베르캄프(네덜란드) 후반 44분
16강전에서 극적인 승리로 올라온 네덜란드와 아르헨티나가 78년 대회 결승전 이후 20년만에 다시 만났다. 네덜란드는 16강전에서 경기 막판 다비즈의 극적인 결승골로 8강에 오르며 상승세에 있었고 아르헨티나 역시 라이벌 잉글랜드를 꺽고 올라와 상승세는 네덜란드에 뒤지지 않았다.
8강 최고의 빅경기로 불려진 이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이였다. 전반 12분 네덜란드가 먼저 선취골을 기록하며 기선을 잡았다. R.데부르가 수비수 2명을 제치고 문전으로 연결해준 공을 베르캄프가 헤딩으로 옆에 있던 클루이베르트에게 떨궈줬고 이를 놓치지 않은 클루이베르트가 로아 골기퍼 나온 것을 보고 오른발로 살짝 들어차 선제골을 뽑았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6분후 베론의 중앙 스루패스를 받은 로페스가 오프사이드를 완벽하게 피하면서 만든 골기퍼와 1:1 단독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을 1:1로 마친 양 팀은 후반 들어서도 접전을 계속했다. 아르헨티나는 후반 초반 바티스투타가 수비수 1명을 제치고 오른발로 반대쪽 골문을 보고 찬 공이 골퍼스트를 맞고 튕겨나오는 등 불운이 잇따랐다. 네덜란드도 후반 20분 오베르마스의 오른쪽 센터링을 받은 클루이베르트의 감격적인 헤딩슛이 골기퍼가 몸을 날리는 선방으로 무산되고 말았다.
네덜란드는 후반 누만이 퇴장당하는 위기를 맞았지만 아르헨티나의 오르테가 역시 후반 40분 헐리우드 액션을 하다 반데사르 골기퍼 턱을 머리로 박는 비신사적인 행위로 퇴장 당했다.
팽팽한 균형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고 연장 승부 예상되던 후반 44분 중앙선에서 한번에 길게 올려준 F.데부르의 패스를 받은 베르캄프가 절묘한 볼 컨트롤로 수비수 1명을 제치고 오른발로 반대쪽 상대구석에 정확히 차 넣어 극적인 결승골을 터트렸다. 2:1 네덜란드의 4강진출.
20년전 패배를 말끔히 설욕한 네덜란드는 설욕과 함께 20년만에 4강진출이라는 기쁨을 맛봤다. 아르헨티나는 바티스투타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는 아쉬운 경기였다.
1998년 7월 4일 리옹 제를랑 스타디움 관중:39100
독일[F조1위] 0 (0-1) 3 크로아티아[H조2위]
17. 로베르트 야르니(크로아티아) 전반 48분
19. 고란 블라오비치(크로아티아) 후반 35분
9. 다보르 수케르(크로아티아) 후반 40분
16강전에서 멕시코에 힘겨운 역전승을 거두고 올라온 독일은 천자 군단으로서의 위용이 떨어졌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8강 상대는 루마니아를 꺽고 올라온 처녀출전국 크로아티아였다.
크로아티아는 한때 독일에 식민통치를 받은 적이 있었던 나라로 독일에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다. 2년 전 유럽축구선수권 8강전에서 1:2로 패해 이번 경기에서 설욕을 다짐하고 있었다.
경기는 일반적인 예상 대로 독일이 리드를 하는 가운데 전개됐지만 전반 41분 독일의 수비수 뵈른스가 크로아티아의 스트라이커 수케르에게 백태클을 하다 퇴장당하는 순간부터 독일의 조직력은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전반 로스타임이 적용되던 48분 스타니치가 오른쪽 돌파후 중앙으로 몰고 나와 왼쪽으로 패스해 준 것을 야르니가 20m 되는 지점에서 왼발 중거리슛으로 크로아티아가 선취골을 뽑아냈다. 이 골은 16강전 오웬의 골과 함께 가장 멋진 골로 기록됐는데 왼발 아웃사이드에 맞은 공이 그림같이 휘면서 골문 반대편 구석으로 원바운드되면서 작열 되 독일 선수들의 혼을 빼놓았다.
후반 들어 독일은 10명 선수들이 몸을 던져가며 크로아티아를 맹추격했지만 심리적 조바심과 체력의 열세를 들어내며 후반 35분 보반의 중앙 돌파 후 이어 받은 블라오비치가 오른발 땅볼 아웃사이드슛으로 반대쪽 네트를 정확히 가르면서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40분에도 아사노비치의 오른쪽 프리킥을 스티마치가 백헤딩으로 뒤에 있던 수케르에게 연결해준 공을 수케르가 독일 수비수 헤이리히를 따돌리고 골기퍼 다리사이로 3번째를 집어넣으면서 독일을 녹슨 전차로 만들어버렸다. 3:0 크로아티아의 4강진출
독일은 지난대회 이어 또다시 8강에서 탈락하며 더 이상 예전의 독일이 아님을 새삼 깨달아야했다. 크로아티아 국민들은 1991년 이후 최대규모의 축제를 벌이며 자국의 4강 진출에 환호했다. 5백만 국민들이 TV앞에 매달려 쥐 죽은 듯 고요했던 거리는 경기가 끝나자 승리의 나팔을 불며 쏟아져 나온 사람들로 가득 차 불야성을 이루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에게 점령당한 경험이 있는 그들에게는 월드컵의 승리 이상의 감회가 있었던 것이다. 크로아티아는 지난 66년 잉글랜드대회 당시 포르투갈이 처녀 출전해 4강에 오른 이후 32년만에 처녀 출전국 4강이라는 기념비적인 역사를 세웠다.
☆ 4강전
1998년 7월 7일 마르세유 벨로드롬 스타디움 관중:54000
브라질[A조1위] 1 (0-0,1-1,0-0,4PK2) 1 네덜란드[E조1위]
9. 호나우두(브라질) 후반 1분
9. 파트릭 클루이베르트(네덜란드) 후반 42분
승부차기
브라질(선축) 네덜란드
9. 호나우두(O) 4. 프랑크 데부르(O)
10. 히바우두(O) 8. 데니스 베르캄프(O)
11. 에메르손(O) 11. 필립 코쿠(X)
8. 둥가(O) 7. 로날드 데부르(X)
쌈바 축구의 브라질과 오렌지군단 네덜란드가 4년후 다시 만났다. 지난 대회 8강에서 5골을 주고받으며 3:2의 명승부를 펼쳤던 두 팀은 다시 한번 치열한 접전을 예고하고 있었다. 16강. 8강 연이은 막판 극적인 역전승으로 기세등등한 네덜란드는 이번대회 강력한 우승후보 0순위 브라질과 이번 대회 결승진출을 놓고 최대고비를 맞고 있었다.
팽팽한 접전은 전반 초반부터 시작되 막판까지 이어졌다. 전반을 득점없이 마쳤던 브라질은 후반 시작 20초만에 선취골을 터트리면서 먼저 기선을 잡았다. 히바우두가 왼발로 중앙으로 달려 든던 호나우두에게 연결된 공을 호나우두가 놓치지 않고 네덜란드 코쿠를 달고 들어가 반데사르 골기퍼 다리 사이로 볼을 밀어 넣어 귀중한 선취골을 올렸다.
동점골을 뽑기 위해 맹공격을 퍼붓은 네덜란드는 너무 중앙 공격만을 고집하면서 브라질의 수비를 뚫지 못한 체 어느덧 시간은 종료를 향해 가고 있었다. 중앙에서의 세밀한 패스를 살리지 못하던 네덜란드는 경기종료 3분전 로날드 데부르의 오른쪽에서의 센터링을 중앙에서 받은 클루이베르트가 멋지게 뛰어 올라 천금같은 동점 헤딩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가는데 성공했다. 중앙 공격에서 이어지는 양쪽 측면 돌파에 이은 공격이 먹혀든 결과였다.
연장전에서도 득점을 내지 못한 양 팀은 승부차기로 결승티켓을 다투게 됐다. 1. 2번 키커까지 모두 성공하며 2:2 동점. 브라질의 3번째 키커로 나온 교체 선수 에메르손의 성공을 3:2로 앞서나간 체 나선 네덜란드 3번째 키커 코쿠는 왼발로 감아 오른쪽으로 찬 공이 타파렐 골기퍼 선방에 막히면서 브라질이 승기를 잡았고 결국 4번째 키커로 나선 로날드 데부르 마저 타파렐에 손에 걸리면서 4:2 브라질의 승리.
2회 연속 결승진출에 성공하는 순간이다. 브라질은 통산 5회우승의 단 한경기만을 남기며 역시 우승후보다운 저력으로 결승까지 진출했다. 네덜란드는 20년만에 노리던 결승진출에는 아깝게 실패했지만 전성기였던 70년대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며 제2의 황금기임을 알렸다.
1998년 7월 8일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랭스 스타디움 관중:76000
프랑스[C조1위] 2 (0-0) 1 크로아티아[H조2위]
9. 다보르 수케르(크로아티아) 후반 1분
15. 릴리앙 튀랑(프랑스) 후반 2분, 후반 24분
4강전에서의 최대의 관심은 크로아티아와 프랑스의 대결이였다. 프랑스는 홈팀으로써 월드컵 사상 첫 결승진출과 함께 우승에 도전했고 크로아티아는 루마니아, 독일을 격파 이번 대회 최고의 이변을 일으키고 있었다.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아기자기한 예술 축구를 하고 있는 프랑스와 수케르를 중심으로 미드필드를 생략한 과감한 공격 축구를 펼치고 있는 크로아티아였다. 지단이 이끄는 프랑스와 수케르가 버티고 있는 양 팀의 대결은 한치의 양보도 없었다.
8만 관중의 일방적인 성원을 받은 프랑스는 초반부터 크로아티아를 거세게 밀어붙였고 크로아티아는 프랑스의 공격을 막으면서 기습으로 공격을 시도했으나 전반은 양 팀 모두 득점없이 끝냈다.
크로아티아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아사노비치의 중앙으로 날카롭게 찔러준 로빙패스를 수케르가 오프사이드를 피해 바르테즈 골기퍼와 맞서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시켜 예상밖의 선취골을 터트렸다. 과연 월드컵 사상 최초의 처녀 출전국 우승은 가능할 것인가.
그러나 그 기대는 1분만에 깨졌다. 프랑스는 곧바로 1분 후 수비수에서 공격에 가담한 튀랑이 보반의 공을 가로채 죠르카예프와 2:1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동점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후반 24분 이번에는 오른쪽 돌파에 이은 앙리와의 2:1 패스를 받아 왼발로 그림같이 휘어차 반대쪽 네트를 갈랐다. 오늘 경기 히어로는 프랑스의 수비수 릴리앙 튀랑이였다.
프랑스는 후반 31분 주전 수비수 블랑이 퇴장당하면서 결승전을 뛸수 없는 동시에 10명이서 싸우는 수적우세에 놓였지만 막판 야르니가 붕대투혼을 발휘하며 맹추격전을 펼친 크로아티아의 돌풍을 2:1로 잠재우고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결승에 진출했다.
☆ 3.4위전
1998년 6월 11일 파리 파르크 드 프랭스 스타디움 관중:45500
네덜란드[4위] 1 (1-2) 2 크로아티아[3위]
8. 로베르트 프로시네츠키(크로아티아) 전반 13분
12. 보데빈 젠덴(네덜란드) 전반 21분
9. 다보르 수케르(크로아티아) 전반 35분
이번 대회 최대 돌풍을 일으켰던 크로아티아는 비록 3.4위전으로 밀렸지만 그동안 보여줬던 그들의 전력은 그야말로 이변을 일으키기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
3.4위전에서도 오렌지군단 네덜란드를 맞아 다소 밀린 경기 내용에서도 불구하고 2:1로 승리하며 66년 잉글랜드대회 포르투갈이 처녀 출전해 3위에 오른 이후 32년만에 처녀 출전해 3위에 입상하는 역사를 세웠다. 발칸 돌풍이 오렌지군단마저 날려버린 것이다.
크로아티아는 스트라이커 수케르만 최전방에 내세우고 전원 수비로 8강전 독일전 때와 마찬가지로 역습에 승부를 걸었다. 네덜란드는 클루이베르트, 베르캄프를 중심으로 초반부터 강력한 공세를 펼쳤지만 선취골을 크로아티아의 몫이였다. 전반 13분 수케르가 중앙 센터서클 에서 왼쪽을 돌파하던 야르니에게 스루패스 한공을 네덜란드 수비수 스탐을 제치고 중앙으로 달려들던 프로츠네시키에서 패스. 프로츠네시키는 돌면서 네덜란드 누만을 제치고 반대쪽 골문전으로 선취골을 터트렸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곧바로 반격에 나서 21분 젠덴이 야르니를 달고 오른쪽 돌파 후 중앙으로 약 20m를 단독 드리블한 후 그대로 왼발 아웃프런트로 제대로 맞은 공이 환상적으로 휘면서 크로아티아 골기퍼가 방향 판단 미스를 범하는 그림 같은 슛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1:1 균형을 무너뜨린 건 역시 크로아티아의 영웅 수케르였다. 전반 35분 아사노비치의 중앙돌파에 이은 보반의 패스를 받은 수케르가 왼발 인사이드로 반대쪽 구석을 정확하게 겨냥한 슛팅이 네덜란드 수비수 스탐 다리 사이로 흘려 반데사르 골기퍼 시야를 흐트린 뒤 골을 성공시켜 결승점을 따냈다. 수케르는 이 골로 6골을 기록하며 이번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후반 우세한 경기내용에도 불구하고 네덜란드는 크로아티아의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2:1 크로아티아의 3위확정!
크로아티아의 이번대회 돌풍은 앞으로 일어나기 힘든 신화의 한 역사가 될 것이다. 지구촌 축구팬들은 독립한지 불과 7년밖에 되지 않은 인구 5백만의 신생 약소국가가 해난 일에 대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시합이 끝난 후 골기퍼 라디치는 가슴에 십자가를 긋고 국기를 흔들며 감격 어린 목소리로 "이 영광을 5백만 국민에게 돌린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크로아티아는 승부 그 자체보다도 독립한지 얼마 되지 않은 불안한 상태에 있는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줘야한다는 사명감이 그들로 하여금 돌풍을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독립 투쟁의 아픔을 함께 겪은 선수들은 다른 어떤 팀보다도 강력한 팀워크를 구사했고 브라질 축구가 기아의 탈출에서 즉 헝그리 정신에서 출발해 세계를 제패했다면 크로아티아의 이변의 쾌거는 독립한 지 몇 년 되지 않는 약소 신생 독립국으로서의 국제 사회에 대한 어필이었던 것이다.
☆ 결승전
1998년 7월 12일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랭스 스타디움 관중:75000
브라질[준우승] 0 (0-2) 3 프랑스[우승]
10. 지네딘 지단(프랑스) 전반 27분, 전반 46분
17. 엠마누엘 프티(프랑스) 후반 48분
1998년 7월 12일 프랑스 수도 파리의 외곽에 위치한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랭스 스타디움에서는 10억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금세기 마지막 월드컵의 주인공을 가리는 제16회 98.프랑스월드컵 결승전이 열렸다. 이번 결승전은 세계 최고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브라질과 이번 대회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는 개최국 프랑스와의 대결이였다. 두 팀은 개최국과 전 대회 우승국으로써 지역 예선을 거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 날 경기장에는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한국의 김종필 총리, 일본의 미야자와 전수상, 프랑스 축구영웅이자 이번 대회 조직위원장인 플라티니 등 60여 나라의 지도자들이 관전했다.
프랑스는 줄 리메가 월드컵을 창시한 이래 우승은 커녕 결승전에도 처음 오른 팀이였다. 유럽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로 극찬 받던 지네딘 지단의 존재를 비롯해 역대 최고의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는 프랑스로써는 그만큼 기대도 컸으나 프랑스의 우승을 점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브라질에는 당시 올해의 유럽 최우수상을 받고 FIFA가 선정하는 최우수 선수상을 2번이나 수상한 호나우두가 있었기 때문이다. 드리블의 속도가 상대 선수보다 더 빠르다는 21살의 이 젊은 선수는 한때 플라멩고 팀 훈련장에 갈 차비 조차 없었지만 정규 교육도 거의 받지 못하고 어린 시절을 보냈다. 월드컵 대회 기간 중 그를 따라다닌 기자만도 1,000명이 넘었으며 시합을 마친 후 그는 "브라질 국민 모두가 나에게 기대오는 것 같았다"고 할 정도로 브라질 국민들이 그에게 거는 기대는 컸다.
경기는 예상과 달리 브라질이 초반 수세에 몰렸다. 단단한 수비를 자랑하는 프랑스는 전반 초 브라질의 공격을 차분하게 막아냈다. 호나우두는 프랑스의 르뵈프가 전담 마크했으며 지역 방어 전술로 브라질의 예봉을 차단했다. 전반 27분 프티가 오른쪽에서 찬 코너킥을 지단이 번개 같이 뛰어 들어 헤딩으로 골문을 갈라 브라질을 당황하게 했다.
전반 종료 직전에는 또다시 지단이 죠르카예프의 왼쪽 코너킥을 역시 골문을 지키고 서있던 브라질의 카를로스 다리 사이로 헤딩슛을 작열하며 두번째 골을 터트렸다. 4강전까지 단 한골도 넣지 못하고 예선 2차전 사우디전에서 비신사적인 행위로 퇴장당하는 등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던 지단이 1980년대 프랑스의 전설적 축구 영웅 플라티니의 후계자답게 이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었다.
브라질은 후반 들어 2:0으로 리드 당하자 신경질적이 된 선수들이 개인에 의존하는 플레이를 펼쳤다. 후반 호나우두의 결정적인 슛이 골기퍼 바르테즈의 가슴에 안겼고 종료 직전 데니우손의 슛이 크로스바를 때렸지만 프랑스의 수비를 뚫는 데 실패했다. 전 세계의 기대를 한 몸에 모았던 호나우두는 경기 내내 몽유병자처럼 그라운드를 방황하고 있었다. 그는 시합 약 3시간전 발작을 일으켜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였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과도한 경기로 무릎의 진통을 없애기 위한 진통제의 과다 사용. 또는 음식물에 독극물 투입설이 나돌았다.
프랑스는 후반 23분 중앙 수비수 드사이가 경고 2회로 퇴장당하는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후반 47분 뒤가리에서 비에이라-프티로 이어지는 환상적인 3각패스이 이은 프티의 왼발슛이 반대쪽 골네트를 흔들면서 프랑스는 세계최강을 자부하던 브라질을 3:0으로 격파하며 20세기 마지막 FIFA컵을 거머쥐었다.
프랑스 선수들은 금빛 찬란한 월드컵에 입을 맞추며 우승의 기쁨을 누렸고 브라질 선수들은 눈앞에서 놓친 우승에 땅을 치며 눈물을 흘렸다. 자크 시라크 대통령과 미셀 플라티니 조직위원장. 자케 감독. 선수들. 8만 관중도 모두 하나가 돼 손벽치는 가운데 그룹 퀸의 "We are the champion"의 노래가 스타디움에 울려 퍼졌고 그 한 가운데 지네딘 지단이 프랑스의 영웅으로 우뚝 서 있었다.
승리의 감동은 프랑스 전역으로 퍼져갔다. 파리와 마르세유를 비롯한 프랑스 전역에서는 자동차 경적이 울리고 거리로 뛰쳐 나온 축구 팬들은 샴페인을 터뜨리며 서로 끌어안고 춤을 췄다. 개선문이 위치한 샹젤리제 등 파리 중심가에서는 목청 높여 프랑스 국가를 부르는 축하 행진이 밤새껏 이어졌다. 프랑스 혁명 기념일인 다음날도 축제는 계속됐다.
1944년 독일 점령에서 해방된 이후 최대의 인파라는 60여만명에 달하는 프랑스 시민들이 다시 한번 샹젤리제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우승 트로피는 프랑스를 하나로 묶는 구심점이 됐다. 프랑스 사람들이 스스로 사회적 계층과 직업, 연령과 성별, 정치적 신념과 인종적 차이를 떠나 요즘처럼 통합과 결속을 이룬 적이 일찍이 없다고 말한다.
극심한 인종 갈등을 겪고 있던 프랑스에서는 이번에 이민 2세들의 대활약으로 국민화합을 이루게 되었다. 이민 규제를 주창해 온 프랑스 극우정당국민전선(NF)도 "알제리계 2세인 지단의 역활이 빛났다"며 정강에 반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시민들은 알제리와 프랑스의 국기를 함께 흔들었다.
같은 시각 브라질 국민들은 세계 최강으로 믿었던 자국 팀이 너무나 일방적으로 무너지자 할말 조차 없다는 듯 풀이 죽은 모습들이였다. 중심가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경기를 보려다 갑작스런 폭우로 돌아갔던 리우데자네이루 시민들은 "악천후가 불길한 전조였다"고 말끝을 흐리며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언론은 연일 "사상 최악의 사건"이라며 대표팀을 질타했다. "폴라 데 상파울루"지는 목을 맨 호나우두의 합성사진을 실었고 부상으로 출전을 못한 호마리우가 TV해설 도중 연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방영되었으며 "트리부나 다 임프렌사"는 자갈로의 위털루라는 헤드라인 아래 "자갈로 감독이 월드컵의 결정적인 전쟁에서 패했다"고 질타했다.
20세기를 마감하는 프랑스 월드컵의 우승은 월드컵을 창시한 프랑스의 줄리메의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줄리메가 "축구가 세계를 행복한 한 가족처럼 단합시켜 줄 것이다" 고 한 것처럼 이번 월드컵이 적어도 다인종 국가 프랑스를 단합시켜 준 것은 틀림없었다. 또 패배한 국가들은 4년 후의 승리를 위해 둥근 축구공을 구심점으로 해서 힘을 모아갈 것이다.
득점왕[골든슈] 다보르 수케르(크로아티아) 6골
2위[실버슈] 크리스티안 비에리(이탈리아),가브리엘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 5골
3위[브론즈슈] 호나우두(브라질),루이스 에르난데스(멕시코), 마르셀로 살라스(칠레) 4골
MVP[골든볼] 호나우두(브라질)
2위[실버볼] 다보르 수케르(크로아티아)
3위[브론즈볼] 릴리앙 튀랑(프랑스)
최우수 GK상[야신상] 파비앙 바르테즈(프랑스)
페어플레이상 - 잉글랜드,프랑스
인기상 - 프랑스
참가관중 2,775,400명/64경기(경기당 평균 43,366명)
총 171골 한경기당 평균 2.67골
제16회대회 최종순위
1. 프랑스 6승1무0패 15득점 2실점 +13 승점 19
2. 브라질 4승1무2패 14득점 10실점 +4 승점 13
3. 크로아티아 5승0무2패 11득점 5실점 +6 승점 15
4. 네덜란드 3승3무1패 13득점 7실점 +6 승점 12
5. 이탈리아 3승2무0패 8득점 3실점 +5 승점 11
6. 아르헨티나 3승1무1패 10득점 4실점 +6 승점 10
7. 독일 3승1무1패 8득점 6실점 +2 승점 10
8. 덴마크 2승1무2패 9득점 7실점 +2 승점 7
9. 잉글랜드 2승1무1패 7득점 4실점 +3 승점 7
10. 유고슬라비아 2승1무1패 5득점 4실점 +1 승점 7
11. 루마니아 2승1무1패 4득점 3실점 +1 승점 7
12. 나이지리아 2승0무2패 6득점 9실점 -3 승점 6
13. 멕시코 1승2무1패 8득점 7실점 +1 승점 5
14. 파라과이 1승2무1패 3득점 2실점 +1 승점 5
15. 노르웨이 1승2무1패 5득점 5실점 0 승점 5
16. 칠레 0승3무1패 5득점 8실점 -3 승점 3
17. 스페인 1승1무1패 8득점 4실점 +4 승점 4
18. 모로코 1승1무1패 5득점 5실점 0 승점 4
19. 벨기에 0승3무0패 3득점 3실점 0 승점 3
20. 이란 1승0무2패 2득점 4실점 -2 승점 3
21. 콜롬비아 1승0무2패 1득점 3실점 -2 승점 3
22. 자메이카 1승0무2패 3득점 9실점 -6 승점 3
23. 오스트리아 0승2무1패 3득점 4실점 -1 승점 2
24. 남아공 0승2무1패 3득점 6실점 -3 승점 2
25. 카메룬 0승2무1패 2득점 5실점 -3 승점 2
26. 튀니지 0승1무2패 1득점 4실점 -3 승점 1
27. 스코틀랜드 0승1무2패 2득점 6실점 -4 승점 1
28. 사우디아라비아 0승1무2패 2득점 7실점 -5 승점 1
29. 불가리아 0승1무2패 1득점 7실점 -6 승점 1
30. 한국 0승1무2패 2득점 9실점 -7 승점 1
31. 일본 0승0무3패 1득점 4실점 -3 승점 0
32. 미국 0승0무3패 1득점 5실점 -4 승점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