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행주산성으로의 드라이브는 이럴 때 제격이다. 도시를 떠나 새하얀 세상의 운취에 빠져보기도 하고 나루터 인근에 줄지어 있는 음식점에 들러 출출한 배도 채울 수 있다. 하나같이 군침이 절로 도는 꽤나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들 중에서도 15년 간 한곁같이 전통의 맛을 고스란히 유지해온 곳이 있다. 바로 통돼지 바비큐와 황토냉면으로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아온 ‘ㅌ’ 음식점이다.
이곳의 특징은 뭐니뭐니 해도 고즈넉한 자연에서 즐기는 이색적인 요리들이다.
3개월 된 암퇘지를 아무런 양념도 하지 않은 채 숯불에 7시간 가량 구워내는 통돼지 바비큐는 사시사철 맛볼 수 있는 이 집만의 자랑거리. 나이 먹은 돼지가 아니라 맛이 가장 뛰어난 새끼 중돼지를 잡기 때문에 고기가 빡빡하지 않고 입안에서 한없이 부드럽고 살살 녹는다. 기름이 쏙 빠져 담백하면서도 솜처럼 연하게 부서지는 살코기를 취향에 따라 새우젓이나 카레소스에 찍어 먹는다. 주문을 받은 후 직접 굽기 때문에 20명 이상 단체로 예약해야 맛볼 수 있다. 한 마리에 70만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단체로 주문해 먹기 때문에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다.
또 있다. 오염되지 않은 황토에 소주와 물을 부어 만든 육수에 면을 말아낸 황토냉면은 인공 조미료로는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맛을 뽐낸다. 차가운 얼음을 동동 띄워 먹는 한겨울 냉면 맛은 개운함과 시원함 그 자체다. 황토라는 말에 텁텁할 만도 한데 국물이 맑다 못해 털털하기까지 하다.
귓불까지 꽁꽁 얼어붙는 냉면 맛을 잊지 못하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매일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다. 큼지막한 그릇에 담겨 나오는데 가격은 5,000원.
불고기와 장어구이도 빼놓을 수 없다. 불고기는 배 사과 등 다양한 과일을 갈아 만든 육수에 생불고기를 주물러서 갖은 야채를 곁들여 내놓는다. 달콤하면서도 연한 고기 맛에 회식 자리에서 자주 찾는 메뉴다.
직장 생활에서 받는 온갖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생활에 활력을 주는 장어구이도 별미. 전라도 지역에서 매일 공수해온 맛좋은 장어가 1인분(1kg)에 4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