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한 학교급식의 개선을 촉구하는 경기여고 학생들의 ‘사이버 반란’이 주목을 끌고 있다.
이 학교의 한 학생이 지난 8일 나온 급식을 문제삼아 네이트의 톡톡>10대이야기에 '이게 강남의 급식'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누리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 학생은 사연을 널리 알려, 다른 학교들처럼 맛있다고 자랑은 못하더라도 학생들이 열 받는 일은 없게 해달라며 글을 올린 이유를 밝혔다.
네이트에 실린 글에 따르면 스파게티가 나온 날의 메뉴판에는 토마토소스 스파게티, 가쓰오부시국, 샌드위치, 아세로라 쥬스, 야채 피클, 배추 김치가 나온다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메뉴판의 아세로라 쥬스와 가쓰오부시국은 배식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스파게티면 대신 라면, 소면으로 교체되었고 소스도 하이라이스소스, 돈까스 소스로 대체돼 ‘토’나올 정도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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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라면+스파게티소스, 라면+돈까스소스, 소면+돈까스소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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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탁급식 때의 스파게티 | 또 부실한 반찬에 밥 먹으라고 밥이 나왔으며 메뉴에 적힌 샌드위치도 딸기잼을 조금 바른 빵조각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경기여고의 급식비가 중식 3,400원, 석식 3,600원으로 정해져 있다는 것이 학생의 설명,
열악한 급식상황은 급속도로 전파되면서 한 학생은 네이트판에 ‘급식혁명 선언’을 내용으로 칠판 가득 적은 글과 사진을 올려 공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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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에 가득 적어 놓은 '급식혁명' 문구 |
이어 자신이 3학년이라고 밝힌 다른 학생은 네이트에 올라온 글에 공감, 오늘의 유머에 “학교급식 개선이 시급합니다. 추천 좀 부탁드려요”란 글을 올리고 링크를 걸어놓았다.
그러나 네이트의 글이 명예훼손을 이유로 삭제된 사실을 알고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학교에서 현재의 급식 상태에 대한 심각성을 좀 더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추천이 더해져 베스트에 오르길 희망했다.
이 학생은 “저희라고 모교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싶겠습니까마는 오죽하면 재학생이 그런 글을 올리겠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저는 이제 졸업하는 3학년이라 학교에서는 더 이상 급식을 먹지 않지만, 남아있을 후배들이 저런 급식을 먹고 수험생활을 해 나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 않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글에 대해 한 학생은 “내가 언젠가는 글 올라올 줄 알았지. 용기 있게 글 올려준 후배 누군지 몰라도 고마움”이란 댓글을 달았고 “이때 저 김치랑 면만 먹었어요. 그리고 우리를 두고 음식실험 좀 하지 말아요. 생판 듣도 보도 못한 맛없는 음식 개발해서 우리한테 먹이고…”란 공감 글도 실렸다.
또 학생들은, “이번 계기로 급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길 바람. 큰 걸 바라는 것도 아니고 딱 작년 재작년 수준만 맞춰줘도 감사할 텐데….”
“돈까스소스+소면 조합은 미처 생각을 못했음”
“그렇게 밥이 맛이 없으니 애들은 굶주린 배를 부여잡고 매점으로 달려감. 이 매점이 전국 2위(매출 규모)한 건 이유가 있슴.”
“작년까지는 '아워홈'이라는 사설급식업체와 계약을 해서 먹었는데(이땐 괜찮았음). 올해 들어서 자가급식으로 바뀌고 나서 이렇게 된 것임”
등등 개선을 원하는 급식에 대한 여러 가지 불만들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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