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의 어느 철인이《나는 당신의 관점을 찬성하지 않는다. 그러나 당신이 자기의 관점을 발표할수 있는 권리는 견결히 옹호한다.》라고 말했던지 알수 없지만 미안한대로 졸문의 머리글로 삼으려 한다.
차설, 정인갑선생님은 《(언어) 출판물에 한자를 섞어써야》에서 처음에 한국의 모학자의 간곡한 부탁을 받은것이 조한자혼용주장을 펴게 된 계기, 동기로 되였다고 주명하고 있는데 한국의 그 학자로 말하면 자다가 봉창두드리는 격이라고 생각한다.
단일민족국가인 한국에서 자국의 정치, 경제, 문화발전의 실제수요에 립각하여 법적으로 언녕 조한혼용을 페지한터이고 그후 서양의 문화홍수에 뒤미처 조선말이 영어잡탕말로 되여 지성적인 한국언어학자들이 안타까워하고 대성질호하고 있는차에 이미 력사의 뒤안길에 문화의 락엽으로 깔려있는것을 다시 뒤적이니까 하는 말이다.
한국 동국대학의 한상범교수는 일찍 이렇게 주장했다. 《흔히 쓰이는 외래어나 필요에 따라 들어온 학술용어는 큰 무리가 없는한 우리것으로 정착할수 있다. 그러나 우리 말이 있거나 우리 말로 쉽게 바르게 표시할수 있는것은 구태여 한자로 쓰거나 외래어를 쓸 필요는 없다.》고.
지난세기90년대 중기의 한국 전임 총리였던 강영훈선생도 《남의 나라 문자에 의존하는 문화적사대주의를 물리치고 독창적인 민족문화를 개발하고저 하는 자주정신과 백성을 위하는 민본정신, 그리고 실용성을 중시하는 합리주의정신속에서 한글의 진정한 가치를 보아야 할것이다.》라고 피력하고 이어서《…배타적민족주의자가 아닐지라도 우리의 일상생활주변에 순화되지 않은 외래문화의 말과 글이 잡연하게 혼재하여 민족고유문화를 훼손하고있는 현상에 무관심할수는 없는것이다,》라고 그루 를 박았다. 그리고 1985년에 한국법제처에서는 《법령용어순화편람》이란 책까지 펴내기도 하였다.
한국고려대학교 김인환교수도 《요즈음 새삼스럽게 한자를 섞어쓰자는 사람들이 더러 보이는것은 리해하기 어려운 현상이 아닐수 없다.》라고 했고 한글학회에서도 1995년 김영삼대통령에게 《국민학교에서 한자교육을 해서는 안된다.》는 청원서를 5천여명의 이름으로 제기했다는 점에서 더구나 그렇다.
어찌 국내학자들만이랴! 도이란트 마인츠대학의 최락구교수도 《오늘 날 우리 말은 백의민족이란 말을 꺼내 기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더러운 꼴이 되여있다. 문제는 우리 말만으로 말하고 글로 쓸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굳이 한자말. 일본말, 영어나 다른 서양말을 섞어쓰고 있는것이다. 그것도 남이 하는짓이 과연 옳은지 그른지를 잘 생각해보지도 않고 마구 흉내를 내는것이 문제이다.》라고 개탄했다.
한국의 전국농업기술자협회 정장섭부회장은 《옳바른 가치관을 뒤집어버린 상업 주의 황금만능의 탁류속에서 익사직전에 놓여있는 배달겨레의 얼을 되살리내야 한다.》고 민족의 운명을 걱정하면서 절절하게 호소하였으며 외국말을 마구 흉내내는 한치보기들의 사상에 《…사대주의, 봉건주의와 지식인의 특권의식이 결합된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침까지 놓았다.
필자가 본제로 들어가지기전에 지루할 정도로 인증하고 있는것은 조한자혼용설이 발붙일자리도 없고 싹이 다시 틀 습도나 온도가 주어지지 않은 한국실태라는것을 밝 힘으로써 타산지석으로 조한혼용설같은 《금과옥조》를 깨뜨려버리려는데 있다.
각설하고, 정인갑선생님은 첫주장의 글에서 《本文은 韓國人을 相對로 쓴 글이 지만 中國朝鮮족에게도 적용된다. 中國朝鮮族 出版物에 왜 漢子를 섞어쓰지 않는지 도저히 리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분명히 글의 취지를 밝히고 있는데 조한혼용설의 재제기가 얼마나 새삼스러운 일인가를 깨치기 위하여 잠간 세월을 거슬러 우리 중국 조선민족의 언어문자의 발전행정에 있었던 불필요한 시도들을 돌이켜 보기로 하자.
중국에서 조선문을 재래식으로 국한문혼용체로 쓸것인가 말것인가를 두고 두차례 큰 겨룸이 있었다. 1952년도에 연변주정부에서 조선문에서 한자혼용을 페지한다고 선포한후 조선문단일서사체로 사용였다. 그런데 60년초 다시 일부 사람들이 혼용을 정치적수요거나 민족의 운명, 전도에까지 련계시키면서 정부차원에서 인위적인 언어 재난을 예고하는 검은 바람을 일으켰다.
물론 그 정치배경은 50년대 말 인민공사가 건립되면서 극좌적사조의 영향하에 마차나 공산주의대문에 다 들어나선듯이 언어도 대동의 세계로 진입해야 한다면서 각 소수민족언어는 한어에서 공통점을 증가하라는 지시를 내렸는데 이때 조선문에서 한자를 페지한것을 실책으로 보면서 다시 한자혼용을 주장하는자들이 있었다. 이런 주장의 선봉들은 물론 연변을 관할하고있는 성일급정부관원들로서 특히 한족간부들이 였다. 그리하여 조사조가 파견되고 사회조사를 한후 중앙에 한자혼용을 회복할데 관한 보고를 올렸다.
혼용주장을 고집한 사람들의 다음 같은 리유를 내들었다. ① 조선족군중들이 한어문을 배우는데 유리하다. ② 민족문화유산을 계승하는데 유리하다. ③ 한어를 음차하는데 유리하다. ④ 군중의 서사생활에 편리하다.
량자의 주장에서 후자를 채택 하였는데 그 리유라면 ① 당의 민족어문정책에 부합된다. ② 조선문자체발전에 유리 하다. ③ 민족호상간의 언어학습에 유리하다. ④ 군중의 언어생활에 편리하다.
당시 반기를 든 사람들은 다음 같은 리유를 내들었다. ① 한자혼용을 페지한지 이미 10년이 더 된다. ② 한문은 장차 라틴화방향으로 나아간다. ③ 음차하여야 할 문제는 규범화를 통하여 해결한다. ④ 군중의 문자생활에 불편하다.
이 보고를 접한 중앙해당부문 에서는 아주 신중하고 명지한 결책을 내렸는데 이미 한자혼용을 페지한 이상 다시 혼용하지 않는것이 좋겠다는것이였다. 그리하여 《對不起!》지만 《不了了子》 가 되여버렸다.
두번째 흑풍은 1980년대중엽 조선족교육질이 한족학교교육질보다 낮아진 주요한 원인을 쓸데도 없는 조선문을 오래 배우고 한자를 배우지 않은데 있다고 오도한데서 기인되였는데 급선봉들은 조선족교육지도층, 정부계통과 로지식인층에서 한어일변도주의자들이였다.
제창자들은 다음 같은 근거를 내세웠다. ① 한자페지는 정부차원의 실책이다. 한자를 취소하였기에 조선족학생들의 질이 낮아졌다. ② 조선문에서 한자를 취소하면 문화유산을 계승할수 없고 한족들의 선진적문화과학기술을 받아들임에서 한자병용의 작용을 무시할수 없다. ③ 모든 학과목에서 한자를 섞어 쓰면 조선족의 이중언어 학습에 유조하다. ④ 한자를 섞어쓴 글을 보면 열독속도가 빠르다. ⑤한자어휘를 한자 그대로 써놓고 조선말로 읽을수 있는것이 조선어의 우월성인데 왜 배척하는가? ⑥ 한자혼 용하면 조선족출판물의 판매부수가 내려가고 있는것은 한자를 섞어쓰지 않는 탓으로서 조한자를 혼용하면 독자의 환영을 받아 판매부수가 올라갈것이다.
반대파들의 반대 리유는 과학적이였다. ① 조선글자만 쓰면 쉽게 배워낼수 있기에 문화를 보급할수 있다. ② 한어문을 따로 배우고 있는 중국의 유리한 언어환경 하에 한어문에서 한조문을 배우기에 학생들은 곧 잘 조선문한자를 알고있다. 한어에 조선식한자를 배워야 하고 외국어까지 배운다면 학습부담이 과중해진다. ③ 한자를 섞어쓰면 빨리 읽을수 있다는것은 과학성에 맞지 않는 리론이다. 뜻글자보다 소리 글자가 읽기 쉽고 음절문자보다 자모문자가 읽기쉬운것이 일반적인 법칙이 아닌가? ④ 한자를 섞어쓴다 하더라도 어려운 한자어는 의연히 문제로 된다. ⑤ 문자발달사를 놓고보아도 한자혼용주장은 부당한 유론이다. 어려운 문자사용으로부터 쉬운 문자사용에로 나아가는것은 일반적법칙인바 한족들도 앞으로 한자를 버리기 위해 첫단계로 병음문자를 보급하지 않는가? ⑥ 민족교육의 질이 상대적으로 낮아진것을 한자혼용을 하지 않는데 귀결시킨다면 한자르 페지한 50년대의 조선족교육질이 전국적으로 자랑 스러울만큼 높았던것은 어떻게 해석할것인가? ⑦ 한자혼용을 하여야 한어학습에 유리 하다는것은 근거 불충분이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문제는 어떻게 해석할것인가? ㄱ) 조선어의 한자어가 일본 에서 들어온것이 많은데 례컨대 조선말 한자어《都賣所, 放送局》을 배워 《批發站, 廣播電台》를 배우는것과 무슨 관계가 있으며 어떤 도움이 있는가? ㄴ) 간체자와 번체자의 관계를 여하히 처리할것인가? 례컨대 《가격》이란 한자어단어를 《价格》 이라고 쓸것인가? 아니면 번체자 《價格》이라 쓰겠는가? 만약 《价》로 쓴다면 조선말음으로 《개》로서 《하인, 심부름군》의 뜻이 되며 만약 《價》로 쓰면 조선말로 《가》이고 《값》이라는 뜻을 나타내니 이런 경우엔 부득불 번체자를 써야 하겠으니 간체자만 쓰기로 규정된 중국정황에서 한어학습에 무슨 좋은 점이 있겠는가? 조선말 한자를 장악한다해서 한어의 성조를 정확히 장악 하는것이 아닐뿐만아니라 오히려 정확한 표준한어발음에 방해작용을 놀고있다는 실천경험이 총화된바가 있다.
그러지 않아도 우리 조선족학생들이 한자어장악도 리상적이 아니지만 구두어 특히 발음법에서와 문법조성에서 애를 먹고있던 차이다. 일괄하여 한자를 섞어쓰면 현대조선어 한자어체계를 헝클어버리고 조선어어휘 구성마저 혼란하게 만들것인바 오히려 긁어부스럼이 된다, 동기는 좋았다고 한걸음 물러서서 리해해보겠지만 현실에 적응되지 않는 때지난 생각이며 명지하지 못한 발상으로서 편면적이라고 재언 명하고싶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복고주의라고 할수도 있다.
당시 정부기관에서 매체에 지상토론을 벌리고 해당인사들의 좌담회를 가지였는데 좌담요지와 신문지상의 토론경향이 맞아떨어져서 아쉽게도 역시 《不了了子》가 되여버렸다. 하긴 아집을 부린 사람들이 있어서 시험을 한참 진행하였으나 생명력이 없어 얼마후 흐지부지해지고 말았던것이다. 일언이페지하고, 이제 정인갑선생님의 세번째 주장을 두고 담론해 보자.
1:섞어쓰는것이 오히려 우리 말 지키는데 리롭다? 정선생님말처럼 정말 리로울가? 자기의 훌륭한 언어부호체계가 엄연히 존재하고 잘 쓰고 있는데 민족언어문자를 계승, 발전, 지키는데 유리하다는 론점은 그야말로 궤변에 가까운 론조이다. 가령 빌어온 옷을 입고 행세하면 그옷이 자기 옷이라도 된단말인가? “언어동화위기”시대에 그것을 막는 한가지 방도가 한자를 섞어쓰는것이 라면 무엇이나 자칫 쉬여빠지는 무더운 여름날에 이밥을 쉬우지 않으려면 감자나 열콩을 섞는게 좋다는 말이 수긍될것인가? 비유가 타당하지 않을지 모르나 도리는 마찬가지로서 혼용설은 아무리해도 절대 다수가 접수하지 않을것이다.
정선생님이 례를 들고 있는 인명 《金鑫》《盧春艶》에서 이름을 옳게 발음하지 못했다면 그 선생이 한자에 감감이였거나 아니면 한족인데 조선말음을 잘 몰라서 그렇게 했을수는 있다고 가정해 본다. 적어도 교원이면 글자를 잘못 쓰는 경우는 있지만 남의 소중한 이름을 막 고쳐부를수는 없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 선생이 둔재가 아니면 학생이 저능아라고 생각한다. 세상에 나서 자기 부모(조부? 친척? 이름공사?)가 지어준 제이름을 다 크도록 어떻게 번지는지도 몰라서 선생에게 물어서야 그런줄 알고있다면 그게 무식자이지 학생인가? 필자가 말하려는 취지는 이런 보편성이 전혀 없이 조작된 감을 느끼는 개별적 실례로는 기실 아무것도 설명 할수 없다는것이다.
아래에 실례를 든 말도 그렇다. 《징차가 따이부해갔어. 스넨판했대. 》《선양에 쌍발해, 한국 허즈치예서 미수한대, 궁즈 꽤 높다더라》《단우이(單位)에 반처 (班 車)가 있어 쌍발(上班), 쌰발(下班)이 다 뻰리(便利)해》를 조선족들의 입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일부겠지요? 필자)“조선말”례로 든다는것은 너무나 한심하다. 이건 한어 도 아닌건 물론이고 더구나 “한어식조선말”도 아니다.
소위 “한어식조선말”이란 화자 나 글짓는이가 한어의 사유방식으로 한어식표달방식에 다 조선어로 외피를 씌워서 하는 그런 말이다. 례컨대 “그럼 그렇게 하도록 띵 (定)합시다.” “우리 엄만 쌍발 (上班)하고 아버진 쌰발(下班)하지 않았어요”와 같은 기지부수의 례문들은 음차 혹은 한자독음으로 한두개 끼여 쓴것으로서 결코 오인하고 있는 “한어식조선말”이 라고 할수 없다.
그러나《해방군친인들에게 보내는 편지…》라거나 《그는 아직 대상도 구하지 못했습니다.》《이번 사건에서 실직한 간부들에게 벌금 1만원을 안겼다.》《탐오행위 를 검거하다.》《합동을 맺다.》《마음속에 수자(數)자가 있다.》《정치를 돌출(突出) 하게 내세워…》《열렬한 환영을 표시합니다.》등과 같은 표현은 엄격한 의미에서 한어식조선말이다. 왜 그러냐는 략한다. 두가지 사전을 찾아보면 곧 알릴것이다.
중국에서 살고있는 조선족들로 말하면 매일 매시각 한어텔레비방송과 한어라디오 방송과 접하게 되며 상점, 사업터에 가서도 한어로 구사하고 사무를 처리여야 하는바 조선어사용범위가 날로 축소되는 판이다. 특히 제한된 민족지구나 민족학교들에서만 우리 말로 제한된 교제를 하게 된다. 정부의 크고 작은 회의도 백프로 한어말을 하고 모든 정부문건이 한자로 찍혀나온다. 출판물도 중국의 내용을 조선어로, 그나마 한어화된 어투로 번역하고 말이 모자라면 직접 음역, 음차하거나 한자를 직접 혼용하는 형편이다. 이러한 형편에서 한어를 강화하라고 누가 지시하지 않아도 자연히 한어화 되고있다. 다시 말해서 한어의 망망대해속에 포위되여 날따라 한어화 되고있는 막무가내한 우리들의 현실이다. 그리고 안타까운 마음이다.
중소학교에서 조선어과를 내놓고 한어로 강의할것을 요구하며 그렇게 실시하고 있다. 강의는 조선어로 하고 판서는 한자로 판서하는 경우도 보편적이고 민족대학인 연변대학도 조문계를 내놓고 한어강의이다. 이런 현상은 우리 말의 어음, 어휘뿐만아니라 문장, 문형에 이르기까지 다 한어화되도록 자극하고있는 엄혹한 실정이다.
이젠 우리 말만 알고 한어를 모르던 1~2세대가 거의 없어지고 조선어를 위주로 조한어를 공동히 구사할수 있는 3~4세대가 날로 줄어들고 있으며 한어를 위주로 조한어를 구사할수 있는 세대가 급증하고있다. 우리 말은 전혀 모르고 한어로만 구사 하는 세대가 급증하고있으며 그것을 선호하고 지어 자랑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도 한어학습진전에 불만족인가?
어쨌거나 이러한 단어사용에서의 한자어선택과 표기혼용의 “한어화”는 우리의 사유방식과 표달방식에서도 “한어화”를 초래할수 있으며 나아가서 자기도 모르게 “한인화”될수 있다. 이런 상황이고 그런것들을 일일히 시정하지 못해 안타까운데 이젠 부호까지 한자화하자니 금상첨화인가? 설상가상인가? 심사숙고해보고 고집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동조할 사람들이 얼마일지는 알수 없지만 위험한 신호이다.
그런데 한자어를 발음함에서도 구체언어환경에서 꼭 천자문식으로 읽게 되는것도 아니다. 례하여 우리 조선말에 모음탈락현상이 있는데 가령 한자어 《의사, 의문》 같은 단어들에서는 그대로 읽지만 《회의실(會議室)》이나 《사회주의 (社會主義)》같은 단어들에서 모음 《-》가 탈락하여 《이》로 읽히고 《계급, 혜택》등은 《게급, 헤택》으로 발음된다. 비록 순수 조선말에서 많이 생기고 한자어에는 상대적으로 적지만 련음현상도 있는것은 사실이다. 례하여 《각오(覺悟), 합영(合影),》은 《가고, 하병》으로 읽는다. 동화현상도 있다. 례하여 《혁명(革命)ㅡ직접동화→형명, 십년 (十年)ㅡ간접동화→심년, 단련(鍛鍊)ㅡ역행동화→달련, 진리(眞理)→질리, 년로자 (年老者)→녈로자, 진렬(陳列) →진녈, 선률(線律)→선뉼, 폭발→폭팔→폭빨》등이다.
한자어에서 일부 접미사적형태들이 된소리 현상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례를 든다면 원가→원까, 물가→물까, 문간→문깐, 사건→사껀, 문건→문껀, 관점→관쩜》 등, 한자어에서 바침소리《ㄹ,ㄴ》의 탈락현상도 있다. 례하여《부자연(不自然) → (불×)→ 부 》,《녀자→ 여자, 련결→연결, 량식→양식, 례사→예사》등에서 서사어 에서나 구두어에서 그 음대로 발음되는것이 아님을 잘 알수 있다. 그런데?……
정인갑선생님이 례를 든 사람처럼 말한 사람은 분명 한족들속에서 제 민족말조차 제대로 배우지 않은 전형적인 얼간이로서 사실론거로서의 가치도 없다고 단정한다. 그래 그가 조선말을 어휘구성 문법규범에 맞게 말하지 못한것이 한자어의 음을 잘 장악하지 못해서인가? 아니다. 그가 가령 한자어의 조선말 발음을 잘알아서 옳게 구사했다고 하자. 그러면 이렇게 될것이다.《경차가 체포해갔어. 십년 판했 대.》《심양에 상발해, 한국 합자기업서 비서한대, 공자도 꽤나 높다더라.》여기서 “경차” “판” “상발” “공자(우리 연변에서 다듬은 말로는 로임임)”가 조선말인가? 정선생님 말처럼 한자에 대한 우리 말 독법에 익술할만큼의 공력을 조선어단어의 의미장악에 넣는다면 이것도 저것도 아닌 말을 하지 않을것이며 한어를 모르는 로인들에게는 밤도깨비 여울건너는 소리로 들릴 그런 표달을 하지 않았을것이다.
아래의 여러가지 례문들도 기실 어상반한것들이다. 례를 든것은 모두 구두어이지 서사어가 아니다. 례하여《사실(事實)의 진상(眞相)을 잘 모르는 일부(一部)사람들을 선동(煽動) 하여…》라고 썼다 할 때 얼핏 보면 조선문장같지만 “선동”은 한어에서는 부정적인 뜻에서 쓰이고 우리 말에서는 긍정적인 의미에서 쓰이기에 역시 한어식 조선말인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조선말 단어선택에 얼마나 엄밀성을 요청되는가 하는 것을 알수 있다. 그러니 조선말 음역을 잘 장악한다해서 조선말을 표준적으로 할수 있다는것은 아닌것이다.
겸하여 말하거니와 한자를 섞어쓴다해서 열독이 빨라진다는것은 아무런 근거도 없다, 례하여 “養豚業을 發展시키자. 聰明한 學生은 漢語를 잘 배울수 있다.” 등에서 열독이 빨라지는 요소가 那邊에 있는가? 좁쌀에 보리쌀을 섞은 밥이 잘 넘어간다는식인가? 번체자를 모르면 오히려 낫놓고 기윽자도 모르는 눈뜬소경이 되기 십상이다. 조선어에 해당하는 한자어를 임의대로 척척 찾아쓰자면 상당한 수준의 문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지금 한자로 표기하자는 단어는 기본상 기본어휘이다. 기본어휘는 전민성을 가진다. 하다면 우리의 언어는 어학자, 문필가, 교원, 학생들만을 위한 언어란 말인가?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한 세종의 말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나라의 말소리가 중국과 달라 문자로써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이런 까닭으로 어리석은 백성이 말하고저 할바가 있어도 마침내 제 뜻을 펴지 못할놈이 많으니라. 내 이를 위하여 딱하게 여겨 새로 스믈여덟자를 만드노니 사람마다로 하여금 쉽게 익혀 날로 씀에 편안케 하고저 할따름이니라.》
세종대왕의 훈민정음을 만든 동기는 이렇듯 명백하다. 무엇보다 상하귀천을 가림 없이 누구든지 쉽게 익혀서 일상생활에 편리하게 한것이다. 하나의 문자체계로서의 훈민정음은 그 독창성과 과학성으로 하여 우리 민족문화사에 빛나는 한페지를 엮어놓았다. 세종의 그 뜻을 이어가는것도 중요하려니와 절주가 빠른 21세기에 와서 문자 의 간편성에서 오는 실용성을 길이 이어받아 쓰는것이 얼마나 의로운 일인가?
문자가 눈으로 보아서 알 수있는, 음성언어의 서사적기호라는 이것은 사람들에게 문자의 좋고 나쁨을 구별하는 한가지 기준을 주게 된다, 비슷한 글자가 많아서 어느게 어느것인지 종잡을길이 없거나 글자의 회수가 많아서 쓰기 번거로운 문자는 훌륭한 문자로 간주될수 없다. 하여 우리 나라에서 문자간소화에 착수하였고 일률로 략자만 허용하기에 략자인 한자에 한해서는 정자를 승인하지 않는다. 싱가포르에서도 중국략자를 법정략자로 규범화하였다고 한다.
어느 한나라에 문맹자가 많고 적은것은 그 나라의 사회제도에도 관계되지만 또한 문자체계에도 많이 관련된다. 조선글자는 아무리 복잡해도 그 필순이 《뚫》자첨 12 획에 그치나 한자는 변수 (部首)만 해도 398개, 필획순이 26획이상인것만도 1000개가 넘는다. 이리하여 한자는 볼줄 알고 쓸줄 알아도 읽기 힘든 글자로서 세상에 소문이 나있다. 하여 1918년 중국교육부가 독음을 통일하기 위하여 북경음을 표준음으로 주음자모(注音子母)를 내왔으나 국제화방향과 거리가 멀고 과학적이 못된다는데서 1958년에 표음문자 (拼音字母)를 내와서 한어학습에 새길을 열어놓았 지만 여전히 음평, 양평, 상성, 거성의 제약을 받고있기에 여전히 한자공부에서 애로가 첩첩하다.
따라서 문자가 좋은것으로 되려면 반드시 기호와 기호가 명확히 구별되여야 하며 쓰기 편리하여야 한다. 문자의 체계성 역시 문자의 좋고 나쁨을 구별하는데 하나의 기준을 제공한다. 문자의 체계가 복잡하고 자수가 너무 많아서 기억하기 어렵고 읽기 어려운 문자도 훌륭한 문자로 여겨질수 없다. 이는 문자습득에 커다란 장애로 되는것 은 두말할것 없다.
여북하면 로신선생께서 《넓적글자인 한자는 한심한 우민정책의 쟁기이다. 한자 는 로고대중들로 하여금 배울수 없게 하며 배워낼 가능성마저 없어지게 한다. 뿐만아 니라 돈 많고 세력이 대단한 특권계급들까지도 20여년 애써봤자 배워내지 못하는것이 너무 많다…그러므로 한자는 중국사람들의 몸에 달라붙은 결핵병이라고밖에 볼수 없다. 때문에 우리의 오장륙부에 잠복해있는 병균과 같은 한자를 없애버리지 않는다면 중국이 망하고말것이다.》라고까지 날카롭게 지적했으랴! (《로신선집) 한문판 제 6권 《새로운 문자에 대하여》인민문학출판사 1981. 160페지》
모택동동지도 일찍 중국문자는 반드시 개혁해야 한다면서 《인민대중과 청년학생들에 대하여서는 주로 뒤를 돌아보도록 그들을 인도할것이 아니라 앞을 내다보도록 그들을 인도해야 한다.》하였다. (《모택동선집)제2권 민족출판사 1965. 제 1018 ㅡ 1019페지》
조선어문은 말그대로 조선어문을 배우는것이므로 한어로 조선어문을 이끌것이 아니라 조선어문으로 한어를 이끌어야 순서가 맞다. 동북에서 한자혼용을 취소해버린지도 반세기가 넘었는데도 혼용설이 다시 제기된다면 호랑이 담배 피울적에로 돌아가 자는것이 아닌가?
2. 섞어쓰는것은 한어를 장악하는데도 리롭다? 정선생님은 한자를 혼용하면 오자를 없애는데 유리하다고 하였다. 례문에서 든 《絶對正確》에서 《絶》인지 《決》인지 아리송할 떄가 많다고 하였는데 엄격한 의미에서 우리 조선 말로는 한어식인《絶對正確》로 쓰는게 어색하다. 우리는 흔히 “절대적으로 정확하다.”거나 “절대로 정확하다”로 쓰고있는것이다. 그건 그렇다치고, 이렇게 한어문을 구사할 수준이라면 절대 《절ㅡ인지 결ㅡ인지》를 아리숭해 할 경우가 없다고 본다. 농촌에 있을 때 함북도 유읍치는들속에서 간혹 《결대 그러면 안된다.》라는 식의 말을 들어본 기억이 있지만…
그리고《向領導反映問題》는 철두철미 한어문인데 왜 조선어로 그 뜻의 오해를 말리려 하는가? 가령《問題向領導反映》이라고 조선말식으로 한어문을 짜는 수준이라 도 결코 《반영》에 《반응》과 같이 완전히 다른 글자를 떠올릴수 없다. 《甚至》 於라는 부사를 알고있는 정도라면 절대 《심치》를 떠올리지 않는다. 우리 입말에도 곧잘 《심지어》를 쓰고 있으니 말이다. 역시 례문의 전형성이 문제고 그러다보니 설득력이 안가는것이다.
다음 한자음을 잘 장악하며 한어 어음을 장악하는데 리롭다는 말도 수긍이 가지 않는다. 필자의 경우 농촌에서 한어를 학습하느라고 《조한사전》을 외우다싶이 하며 한자음을 익혔지만 한어발음에는 락제생이여서 심히 부끄러울 때가 많았다. 아무튼 한자어의 음을 새겨서 한어발음에 유조하다는 말은 금시초문이다.
설사 《來日ㅡ래일》,《로인ㅡ老人》, 《락원ㅡ樂園》같은 말들이 어상사한 감을 주지만 정말 그 어상사한 발음으로 《한어》를 한다면 남을 웃기는것은 둘째치고 전혀 알아못들을것은 뻔하다. 더구나 우리 여기와 한국의 발음은 왕청같다. 례하여 한국에서는《량식(粮食)》과 《양식(樣式)도 다《양식》이 되고 《련습 (練習)》과 《연습(演習)》도 다 《연습》으로 되며 《련대(聯隊)》와 《년대(年代)》및 《연대 (演臺)》《련대(連帶)》도 《연대》로 되고 성씨의 《류(柳, 劉)가나 유(兪)가나 다 《유》가로 되는판에 어느 음을 기준한단 말인가? 《사탕(沙糖)》은 《사당》이 되여야 하는가? 《패배(敗北)》는 《패북》이 되여야 하는가? 이런 일련의 발음문제들이 있는데 한자음을 기하여 쓴다면 얼마나 많은 오해를 자청해올지 모른다.
3. 《도우미》좋은 방법이 아니다? 정선생님은 우리 출판물에서 막부이한 경우에 한자성구를 쓰고 독자의 리해를 돕기 위해 괄호안에 한자를 써서 도움을 주고있는것을 좋지 않다고 하였다. 하긴 리상적인것은 아니다. 그러나 어느 언어에나 제약성이 있듯이 조선어도 자기의 제약성을 이로써 미봉하여 왔다. 사실 《백문불여일견》이나 《일사천리》나《유구 무언》이나 수많은 한자어성구들을 직역해서 써왔고 웬간히 공부한 사람이면 알고 넘어들간다. 《백문불여일견》을 비롯해서 많은 한자어성구들이 우리 말 속담사전에 도 올라있는데 그대로 쓰고있고 혹 더 잘 알게 하기 위해 괄호안에 주명하는데 그렇다고 한자그대로 쓰면 언어를 절약하고 리해가 쉬워지는것은 아니다.
물론 한자는 뜻글이여서 함축성에 들어가서 조선어가 미칠바가 아니다. 그러나 실례로 든 《백문불여일견》같은 여섯자가 풀어써서 23자처럼 되는 경우가 절대대부 분인것도 아니다. 한자로 쓴 성구를 음역이 없이 알아볼수 있는 사람이면 직역한 한자어성구를 터득할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필자는 아직 성구따위로 쓴 시를 보지 못하였다. 이런 대비는 실제적이 못된다고 생각한다.
출판물에 한자을 섞어쓰는 경우 간체자를 쓴다해도 문제가 해결되는것도 아니다. 간체자에는 음과 뜻이 서로 다른 옛글자를 약자로 한 한자들이 적지 않다. 여기 서 음독이 문제로 나선다. 아닌가 보자.
정자 한자음 의 미 략 자 한 자 음 의 미 價 가 값 价 개 착하다 乾 건 마르다 干 간 방패 極 극 다하다 极 겁 길마 僅 근 겨우 仅 부 付 와 같음 ( 부치다) 機 기 틀 机 궤 책상 壞 괴 무너지다 坏 배 날기와 關 관 빗장 关 소 笑와 같음 廣 광 빗장 广 엄 집 櫃 궤 궤 柜 거 고리버들 寧 녕 편안하다 宁 저 정문과 병풍사이 達 달 통하다 达 체 미끄럽다 膽 담 쓸개 胆 단 침 臺 대 돈대 台 태. 이 별, 나 臘 랍 랍향 腊 석 마른 고기 獵 렵 사냥 猎 사 랍향 僕 복 종 仆 부 엎드리다 讐 수 원쑤 仇 구 짝 術 술 꾀 术 출 삽주 勝 승 이기다 胜 성 비리다 藉 자 깔개 借 차 빌다 適 적 가다 适 괄 빠르다 摺 접 접다 折 절 꺽다 種 종 종자 种 충 어리다 徵 징 부르다 征 정 치다 廠 창 고간 厂 엄 바위굴 隻 척 새한마리 只 지 다만 廳 청 듣다 听 은 웃다 醜 추 추하다 丑 축 소 斗 두 싸우다 斗 두 콩, 말 이외에도 더 례를 들수 있다. 豊 풍 풍년 丰 봉 예쁘다. 废 페 페하다 废 밭 초가집 虧 휴 이지러지다 亏 우 于의 고자 夥 과 덩이 伙 화 불목하다 劃 획 긋다 划 화 상앗대 確 확 굳다 确 각 자갈땅 環 환 두르다 环 배 산통 兒 아 아이 儿 인 어진 사람 業 업 업 业 북 北 과 같음 葉 엽 잎 叶 협 화협하다 鬱 울 답답하다 郁 욱 문채나다 隸 예 종 隶 이 근본 이하:략,
도표에서 한자음과 의미는 조선과학원출판사에서 출판한 《새옥편》1963년판에 기준하였음 (김해수)
략자를 쓰는것은 현행 언어문자사업의 확고부동한 방침이다. 그러므로 우에서 례를 든 그런 한자들에 대하여 두가지 음독, 두가지 의미를 다 승인해야 한다고 인정 한다. 만약 이것을 승인하지 않으면 《计划委员会》는 《계화위원회》로 될것이며 또
《机械工业部》는《궤계공북부》로,《物价局》은《물개국》으로,《环境保护局》은 배 경보호국》으로,《种子商店》은《충자상점》으로,《幼儿圆》은《유인원》으로,《台灣》은《태만》으로, 《广州》는 《엄주》로, 《宁安》은《저안》으로 읽어야 할것이다. 그러니 간체자로 표기했다가 공연한 웃음거리를 만들수도 있지 않을가싶다.
여기까지 쓰고나니 연변대학 박사도사이며 언어학자인 리득춘교수님의 십년전에 하신 말씀이 떠오른다.《모두다 알다싶이 지난세기 두만강, 압록강을 건너온 우리 조선족이 력사의 수레바퀴가 돌고 돌아 21세기를 바라보는 오늘 현재까지 세대에서 세대를 이어 자기 말과 글을 고스란힌 지켜오고있다는 사실은 바로 훈민정음이 이곳에서 강한 생명력을 갖고 뿌리박고있다는것을 말해주는것이다. 만약 훈민정음이 없었던들, 한문과 리두에 얽매인 문자생활만 있었던들 오늘 우리는 이민족의 언어와 문자속에 휘말려들어 민족으로서의 자기를 잊었을는지도 모른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훈민정음이 우리 문자사에 금자탑을 쌓아주었을뿐만아니라 조선족의 이민사에도 변하지 않는 락인을 찍어준것으로 보아야 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