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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스크랩 미국 교외도시 몰락론
산미 추천 0 조회 5 08.04.26 17:3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미국 교외도시 몰락론
분류 연구분석 전문가 차학봉 등록일 2008/04/10
공백

한국에서는 수도권에서만 10개의 신도시가 동시 다발적으로 건설되고 있다. 신도시 주변에도 수 많은 아파트 단지들이 개발 중이다. 그러나 한국의 신도시에 해당하는 미국 교외주택 단지는 서브 프라임(비우량 신용자 대출)위기를 계기로 집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몰락론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의 시사지 더아틀란틱은 최근 치솟는 기름값, 집값 하락, 가족구조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한때 ‘꿈의 주거단지’로 불리던 미국의 교외주택단지가 슬럼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 전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대체 미국 교외주택단지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지난 1월 미국의 주요 도시의 집값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7%(케이스·실러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 하락했다. 특히 서브 프라임 사태로 인해 교외 주택단지에는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플로리다의 교외도시 리카운티는 25%의 집이 가압류 등으로 집이 비어 있으며 빈집이 늘면서 강도·절도가 급증하고 있다. 더아틀란틱은 교외 주택단지의 빈집이 늘어날 경우, 범죄가 늘어나고 주택가격 낙 폭이 더 커질 것을 우려해 주민들이 빈집의 정원을 가꾸는 등 등의 자구 노력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교외주택의 집값 하락이 일시적으로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집값이 급등하면서 지어진 1000만 가구의 주택 대부분이 교외 주택단지에 자리 잡고 있다. 저소득층이 서브프라임을 활용, 내 집을 마련한 곳도 대부분 교외주택단지이다 보니 매물로 나온 집들이 몰려 있다. 특히 유가가 급등하면서 출퇴근 비용이 급증, 주택시장이 회복된다고 해도 교외주택단지의 수요가 늘어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유가로 인한 출퇴근 비용이 증가가 교외주택에 저렴하게 주택을 마련한다는 장점을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교외주택단지가 본격화된 것은 1960년대. 대도시 도심지역이 흑백 갈등과 범죄가 빈발, 교육 등 생활 여건이 악화되면서 백인 중산층들이 교외 주택단지로 이주했다. 학교·쇼핑센터·교회 등을 잘 갖춰 미국 중산층에게 ‘꿈의 주거단지’라는 평가를 받았다. 주말이면 가족이 모여 정원을 가꾸고 이웃을 초청해 바베큐 파티를 벌이는 모습은 중산층 누구나가 꿈꾸는 모습이었다. 정원 가꾸기 관련 잡지나 홈데포와 같은 집 가꾸기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할인점이 인기를 끌었던 것도 교외주택의 성장을 반영한 것이다. 이들 단지는 범죄의 공포를 막기 위해 폐쇄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했다고 해서 미국에서는 케이티트 타운(gated town)이라고 불리운다.

그러나 이혼율이 높아지고 고령화와 함께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교외의 넓은 주택을 선호하는 수요는 줄어 들고 있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교외주택단지가 무분별하게 건립되면서 교외주택의 주요 수요자가 중산층에서 중하층과 외국이민자들로 바뀐 것도 문제이다. 미국은 지난 5~6년간 주택가격이 급등하면서 도심 외곽에 도로를 따라 수많은 주택이 건설됐다.미국 LA의 경우, 사막지역에 까지 주거단지가 들어서 있을 정도이다. 도심에서 거리가 멀면 멀수록 주택 가격이 저렴해 저소득층의 내 집 마련에 큰 기여를 했다.

미시간 대학의 조나단 레빈교수의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3분의 2가 넓은 생활공간을 갖춘 교외형 주거단지보다는 도심편의시설을 갖춘 지역에 살기를 원한다고 답했다. 버지니아 공대의 대도시연구소 아서 넬슨(Arthur C. Nelson)교수는 인구 구조의 변화와 주택공급 호수 등을 통해 전망한 결과, 2025년 교외주거단지를 중심으로 2200만가구가 과잉공급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도심 주거지의 재개발이 본격화된 것도 교외주택단지의 몰락을 부추기고 있다. 한때 범죄의 상징이었던 LA, 뉴욕 등 도심의 슬럼가가 재개발돼 고급 상업·주거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교외로 나갔던 중산층의 도심 유턴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중산층이 선호하는 꿈의 주거단지가 교외에서 도심 주거시설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미국만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는 꿈의 전원도시로 알려진 일본의 타마뉴타운도 젊은층에게 인기 없는 ‘노령자 도시’로 바뀌고 있다. 일자리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젊은 세대가 외면하면서 노인 인구의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고 취학 연령층이 급감, 상당수 학교가 노인복지관으로 바뀌어 있는 실정이다. 프랑스도 교외에 지은 저소득층 중심의 아파트가 슬럼화된 상태이다. 주로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교외 아파트는 높은 실업률과 범죄에 폭동까지 발생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일본 교외 신도시의 지방자치단체는 연금에 의존하는 노인들의 비중이 급증, 재정 수입이 감소해 복지시설 등에 투자할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미국의 지방자치단체들도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이후 주택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고 집값이 하락하면서 세금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미국의 지방 자치단체는 치안과 교육을 주택 보유세로 대부분 충당한다. 주택가격 하락과 빈집이 늘어나면 보유세가 줄고 그만큼 교육과 치안에 투자할 돈이 줄어 드는 악순환이 발생하는 것이다. 60~70년대 도심이 슬럼화되면서 세수가 줄면서 치안과 교육 여건이 악화됐던 미국 대도시 도심의 몰락이 교외 지역에서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물론 미국의 교외주거단지가 모두 몰락하는 것은 아니다. 도심과 가깝고 철도교통이 좋은 지역편의시설을 잘 갖춘 지역?직장을 함께 갖춘 지역 등은 상대적으로 낙폭이 적고 수요도 탄탄하다. 이같은 변화의 근저에는 고령화 문제가 깔려 있다. 고령자가 늘어나면서 자동차를 이용하지 않고 걸어서 생활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갖춘 교외 주택단지가 인기 있는 것도 고령화 때문이다. 미국의 대부분 교외 지역은 자가용을 이용하지 않고 서는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중교통이 불편하다. 그런데 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자동차를 이용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쇼핑몰개발도 자동차를 이용 해야하는 초대형 쇼핑몰 중심에서 교외주택단지에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라이프 센터’로 바뀌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이다. 라이프센터는 교외 주택단지에 위치한 중소규모의 고급 쇼핑몰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의 신도시도 도심외곽으로 확산되면서 당장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의 교외주택단지나 일본의 신도시의 겪고 있는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직장을 갖춘 신도시개발이 필수적이다. 신도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직장도 만들어지기 전에 한꺼번에 아파트가 입주한다는 것. 건설산업연구원 김선덕 소장은 “한꺼번에 개발하기 보다는 산업구조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했다”며 “산업시설 유치에 맞춰 주택을 공급하는 등 개발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경원대 소진광 교수는 “신도시를 주거위주가 아닌 산업위주로 개발하지 않으면 우리 신도시도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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