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발간된 ‘절대 확신(Dead Certain)’ 이라는 책에서 부시 대통령은 “대통령 직무를 수행하면서 정말로 셀 수 없이 울었다. 앞으로도 더 많은 눈물을 흘릴 것이다.”라고 실토했다. 이 책은 ‘월간 텍사스’지의 전 편집장 드레이퍼가 부시 대통령과 인터뷰를 통하여 저술한 것으로 부시의 대통령직무 수행에 관한 일화를 담고 있다.
1865년 4월14일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워싱턴 D.C.에 있는 포드 극장에서 피격 당시 그의 호주머니 속에는 두벌의 안경과 안경 닦는 천, 주머니칼, 시계주머니, 아마포 손수건 그리고 5달러짜리 남부연합 지폐 한 장이 든 갈색 가죽지갑 그리고 몇 장의 신문기사를 자른 조각이 들어 있었다. 신문기사를 자른 조각은 링컨의 대통령 재임 중 업적을 칭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대통령이라는 직책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국민으로부터 위임 받아 행사하는 영광의 자리로 보이지만 동시에 국가경영에 대해서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매우 고독한 자리이기도 하다. 부시 대통령도 ‘절대 확신’이라는 책에서 “적들이 나를 지켜보고 있으며, 이라크 인들이 나를 보고 있고, 우리 군대와 국민들이 보고 있다는 걸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자신이 느끼는 국가경영에 따른 중압감을 피력한 후 “나는 눈물을 흘린다. 하느님의 어깨에 기대어 운다.”고 토로했다. 링컨대통령이 포드극장에서 피격 당시 호주머니에 지니고 있었던 신문기사 자른 조각은 대통령직무를 수행하면서 평소 고독을 느낄 때 자신이 바른길로 가고 있다는 확신을 얻기 위해 자신의 치적을 칭찬하는 신문기사에서 위로를 얻고 있었음을 이해 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경우는 어떤가? 대통령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대통령 못해 먹겠다고 국민들을 향하여 투정을 부린 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저조한 가운데 틈 만나면 자신이 하는 일을 국민이 몰라준다고 격정을 토로하며 소용돌이 정국을 만들었다. 고독이 엄습할 때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하느님의 어깨에 기대어 울었고, 링컨대통령은 기도와 자신을 칭찬한 신문기사조각을 읽고 위로를 삼으면서 안정을 찾은 반면 한국의 노대통령은 국민을 향해 화를 내고 신경질을 부리는 때로는 정서가 불안하고 때로는 무례한 모습을 노정 하였다.
한나라당의 이명박 후보가 당내경선을 거쳐 지난달 대선후보로 결정 되였다. 대통합 민주신당의 예비경선결과 5명의 후보가 ‘컷오프’를 통과하였다. 한편 민주당에서도 지금 후보 경선을 진행하고 있다. 문국현 전 유한 킴벌리 사장과 국민중심당의 심대평 후보도 대통령출마 선언을 공식화 하였다. 노대통령 임기 중 국민들이 경험한 바를 거울삼아 적어도 이번 대선에서는 자신의 감정을 다스릴 줄 몰라 국민들에게 화를 내고 스트레스를 주는 후보는 소속당을 불문하고 제발 뽑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 있다.
대체로 국민들은 한번 가졌던 우상은 두 번 다시 원치 않는다. 이점을 잘 알고 있는 진보진영에서는 노대통령의 이미지를 한사코 탈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무리 다른 포장으로 변신하고 위장하더라도 당선이 되면 본색을 더러 낼 것으로 보이는 핏대 형의 오만한 후보는 국민의 선택을 받지 못할 공산이 크다. 그리고 국민들의 정치심리의 관점에서 보면 오랫동안 진보진영이 정권을 잡았으므로 이번에는 보수진영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사리에 맞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무리가 아니다.
그러나 아직은 비록 소수 설에 불과하지만 보수진영에서 한가지 경계해야 할 요소와 인물이 있다. 범 여권의 후보가 될 만한 사람은 그간의 행적으로 보아 국민들이 어떤 사람인지 겉과 속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그러나 전 유한 킴벌리 문국현 사장은 아직도 미지수이다. 알려진 것은 최근까지 매출규모 8,340억원(2006년 기준)규모의 소비제품생산업체(유한 킴벌리)의 최고 경영자였다는 사실뿐이다. 이명박 전시장이 경제회생을 내세우면서 한나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되고 여론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으니까 일부 진보진영에서 그들의 경제통을 이명박 전시장의 대항 마로 내세우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 같다. 아마 그들은 지난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미지 선거전략으로 강금실 후보를 밀다 뒤늦게 뛰어든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에게 시장선거에서 패배한 경험을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말하자면 강금실 후보가 오세훈 시장을 만들었듯이 이명박 후보가 진보진영의 경제통 후보에게 영광의 자리를 만들어줄 실낱 같은 가능성을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같은 기업 최고경영자라 하더라도 경륜의 폭과 깊이에 있어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본다. 말하자면 이명박 후보는 대한민국 굴지의 기업인 현대라는 Big Pond에서 Big Fish 역할을 성공적으로 해 냈다. 행정경험과 실적 면에서도 엄청난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아무리 마음이 급하더라도 실적이 부족한 사람은 단계적으로 쌓아가야 기초가 튼튼하여 가능성이 높아 진다. 10Km의 건강 달리기를 우수한 기록으로 마친 사람이라고 해도 마라톤 풀 코스를 뛰기 위해서는 당연히 거쳐야 할 수련과정이 남아 있다. 적어도 하프코스 그리고 30KM 달리기의 관문을 거쳐야 비로소 풀 코스 완주에 도전 할 수 있는 기초 체력이 만들어 지게 된다.
지난 5일 KBS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문국현 후보가 출연하여 대담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이상에 치우친 이야기를 거침없이 쏟아 내었다. 그리고 자신의 참신한 이미지를 과시 하기 위해 기업경영의 대 선배이자 서울시장을 하면서 많은 실적을 쌓은 이명박 후보를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구체적인 사실에 입각하지 않고 무참하게 모독하는듯한 발언을 해 매우 실망스러웠다. 오늘날 한국의 정치환경이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문국현 후보와 같이 정치에 때묻지 않는 분은 처음부터 네거티브의 유혹을 뿌리치고 오로지 자신의 정책과 노선을 다른 후보와 차별화하여 국민들에게 호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논어 양화 편 24장과 William J.H. Boetcker의 The Ten Cannots를 인용하였다. 앞으로 대선과정에서 난무 할 것으로 보이는 상대후보에 대한 네거티브공격을 경계하고 국민의 갈등을 부추기고 유권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실효성이 없는 공약을 제시하는 기준미달의 후보를 솎아내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논어 양화편 24장: 자공이 여쭈었다. “군자도 미워하는 게 있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남의 흉을 보는 것을 미워하고 아랫자리에 거하며 윗사람을 비방하는 것을 미워한다. 용맹스러우면서도 무례한 것을 미워하고 과감하지만 앞뒤가 꽉 막힌 것을 미워한다.” 그리고 (공자 께서)물어 보셨다. “사(자공의 이름)야, 너 역시 미워하는 것이 있느냐?” “가혹하게 비판하면서 지혜롭다고 여기는 것을 미워하고, 불손 하면서 용기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미워하며, 들추어 내어 고자질하면서 곧다고 여기는 것을 미워합니다.”
● The Ten Cannots By William J.H. Boetcker(1873-1962):
□ You cannot bring about prosperity by discouraging thrift.
□ 검약을 위축시켜 번영을 성취 할 수 없다.
□ You cannot strengthen the weak by weakening the strong.
□ 강자를 약화시켜 약자를 강하게 만들 수 없다.
□ You cannot help little men by tearing down big men.
□ 거인을 깎아내려 소인을 도울 수 없다.
□ You cannot lift the wage earner by pulling down the wage payer.
□ 급료를 주는 사람을 끌어내려서 급료를 받는 사람을 끌어 올 릴 수 없다.
□ You cannot help the poor by destroying the rich.
□ 부자를 파멸시켜 가난한 사람을 도울 수 없다.
□ You cannot establish sound security on borrowed money.
□ 빌린 돈으로 건전한 담보로 삼을 수 없다.
□ You cannot further the brotherhood of man by inciting class hatred.
□ 계층간 증오를 자극하여 형제애를 발전 시킬 수 없다.
□ You cannot keep out of trouble by spending more than you earn.
□ 수입보다 많은 돈을 지출하면서 곤궁에서 벗어 날 길은 없다.
□ You cannot build character and courage by destroying men’s initiative and independence.
□ 진취 성과 독립심을 파괴하여 품성과 용기를 구축 할 수 없다.
□ And you cannot help men permanently by doing for them what they can and should do for themselves.
□ 다른 사람 이 할 수 있으며 또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대신해 주어 항구적으로 도울 수 는 없다.
오늘은 절기상 백로(白露)입니다. 이제는 밤 기온이 제법 내려 가고 풀잎에 이슬이 맺혀 완연한 가을을 느낄 수 있습니다. 편안한 주말을 맞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