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인터넷 장터를 보면 "국가대표가 사용하는 러버 판매합니다"란 제목과 함께 스라이버 C53, C54 러버를 파는 경우를 가끔 봅니다. 그 글을 본 많은 동호인들이 국가대표 러버라는 말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구입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저는 사실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이 세계 탑 클래스 선수들에게 공급되었던 스라이버가 이미 상품화 돼서 나와 있으므로 그 러버에 눈을 돌리라고 자문을 구한 동호인들에 말하곤 했습니다.
그 러버가 바로 스라이버 EL입니다. 엄선된 스펀지만을 골라서 만든 제품으로 요즘도 일류 선수들이 많이 사용(주로 셰이크 백핸드에 사용)하는 러버인 스라이버 EL에 대해서 나름대로 사용 기를 올리고자 합니다.
우선 스라이버는 버터플라이의 대표 러버 답게 많은 종류가 출시되고 있습니다. 하이텐션 G2, G2 FX 말고도 EL, FX 그리고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L(연질, 경질), S, 안티 러버인 Sriver-Killer, 그리고 Super-Sriver 까지 다양합니다. 에궁 아직 구경도 못한 러버들도 있군요...........
스라이버 EL은 스펀지 경도 35도로 38도의 L보다 부드럽고 1.3mm부터 max까지 5종류의 스펀지 두께를 시판하고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화에 사용하실 것이면 max를 백핸드에 사용하실 것이면 1.9나 2.1mm 정도가 동호인들에게 가장 적합한 두께라고 생각합니다. 무게는 경질를 제외하고는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즉, 경도가 무른 것이 적게 나갈 것 같았는데 실제 거의 비슷하게 나오더군요 EL 역시 표준 셰이크 크기로 자르고 난 후 무게를 제어 보니 44g 정도의 무게가 나갔습니다. (단, 같은 두께라도 무게 표준 편차는 존재합니다...^^)
제가 스라이버 EL를 예전에 사용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스펀지의 균일성이 좋아서 러버 간 무게 편차가 적었고 드라이브가 참 편하고 쉽게 걸린다는 점과 스라이버와 마찬가지로 라켓을 가리지 않고 두루 잘 맞는다는 점을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세이크 백핸드에 사용 시 백핸드 드라이브 확률이 월등히 높아진다는 점과 블록의 안정성에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럼 단점은 무엇일까요........거의 느끼지는 못했지만 드라이브는 걸기는 편하나 상대적으로 스라이버(연질)에 비해 스핀은 그리 강력하지는 않는 것 같고 볼 끝도 약간 가볍다는 점입니다. 이 점은 드라이브 공격 시 반드시 상대방 블록을 대비하여 준비해야 한다는 점으로 즉, 한방 드라이브를 추구하시는 분들은 글루잉을 잘 하시거나 아니면 카본처럼 잘 나가는 라켓이나 다른 러버를 사용하셔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보스커트나 커트 서비스 시 강력함이 하이텐션보다는 많이 떨어집니다. 평소에 고탄성 러버를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별 문제는 없지만 하이텐션을 사용하셨던 분들이라면 금방 느낄 수 있는 부분이면서 아주 예민한 사항이기도 합니다.
일단 새로 장만한 프리모라츠 카본-ST 화에 붙여서 사용하기로 하고 우선 글루잉을 현역 선수들이 즐겨하는 방법으로 한 후 시타에 들어갔습니다. 요즘은 글루잉을 거의 안 하다 해서인지 컁컁하는 소리가 기분 좋게 귓전을 울립니다. 아직 새 러버라서 길이 좀 들들은 감이 있지만 드라이브를 걸어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엄청난 스피드 쭉 뻗는 볼 끝....회전은 그리 많이 먹는 것 같지는 않지만 매우 위력적인 볼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약간 감는 방식으로 연한 드라이브를 코스 코스 걸어보니 적당한 포물선에 회전 량도 아까보다는 월등히 많이 먹으면서 참 편하게 걸립니다. 아마도 이래서 글루잉을 한 번 맛을 들이면 못 벗어나나 봅니다.
하지만, 글루잉이란 것이 보통 번잡스럽고 까다로운 작업이 아닙니다. 러버를 사용 안 하는 날도 스펀지의 균일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글루를 발라줘야 하고 또한 글루를 듬뿍 발라서 마르기 전에 붙여 옆구리에 끼고 다니는 것도 귀찮고 어차피 내년 9월이면 글루잉을 못하므로 지금부터 안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여러모로 날것 같습니다.
백핸드에 사용하는 TI 45도랑 비교해보면 드라이브 회전은 적지만 탁구대를 벗어나면 확실한 차이가 눈에 보입니다. 즉 탁구대 근처에서는 TI 45가 회전도 많고 스피드도 더 좋지만 탁구대를 벗어나면 TI 45도는 쭉 뻗지를 못하고 종속이 급격히 떨어지는 반면 스라이버 EL은 훠씬 더 뻗어갑니다. 역시 직진 성이 좋아서 선수들이 거의 고탄성 러버를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서비스에서는 특별히 강력함을 느끼기는 힘이 들었습니다. 제 기준으로 볼 때 좀 밋밋하다는 쪽에 가까운데 쉽게 넣고 공격하기는 편한데 때로 강력함을 원할 때는 좀 답답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주로 서비스는 TI 45도를 이용하여 넣는 편이고 공격도 라켓을 돌리면서 사용하는데 스라이버 EL의 경우 화백 8:2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돌리면서 두 러버간 회전 차이와 속도 차이를 좀 이용하는 편인데 의외로 효과를 볼 때가 종종 있습니다.
스라이버 EL 역시 스라이버와 마찬가지로 최고 수준의 고탄성 러버임에 틀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그 사용자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현재도 세계 탑 랭커들이 많이 사용하는 것 그 자체로도 호기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프로악당
사용용구
블레이드 : 프리모라츠 카본-ST
화 : 스라이버 EL MAX
백 : TI 45도 MAX
글루 : J.O. FLASH GLUE
첫댓글 '유두준'님의 사용기 입니다.
비슷한 러버로는 발트너가 있습니다... 스리버EL, 발트너 등은 셰이크 밴핸드 기본 기술을 익히는데 좋은 고탄성 러버입니다... 처음부터 모리스토2000 등의 하이텐션 러버로 셰이크 백핸드를 연마하면 기술발전의 한계를 분명히 느끼게 될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