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네이션 꽃바구니는 어째 하나일까*
(1편)
전동차 안은 비교적 한가했습니다. 갑자기 환승 역에서 한 무리의 남학생들이 우루루 탔습니다. 경로석 한쪽이 장애인을 위하여 의자가 없는 칸이었습니다. 전동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천정위에 달린 손잡이가 제 각기 흔들거렸습니다. 그 남학생들 중 덩치가 좋은 학생 하나가 그 손잡이에 매달려 오르 내리는 운동을 몇번 하는거였어요.그러자 다른 학생들도 번갈아 가면서 팔 힘자랑이 시작됬습니다.
그러나 전철안에 아무도 말리기는 커녕 관심을 갖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내 옆에 나 보다는 나이가 젊은 남자가 있었지만 그도 상관하지는 않았습니다. 참다 못한 내가 “이봐요 학생들 여기가 운동하는 데가 아니 잖아요? 운동일랑 체육관에 가서 해요. 그 공공기물이 다 망가지면 어떻게 해요? “ (마음속으로 칼 맞는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렸지요.
다행히 학생들은 두어 정거장을 지나니 내렸어요. 그중 한녀석이 꾸벅 인사를 하고... 나는 후유 한숨을 내 쉬었어요.
(2 편 )
초등학교 옆 쭉 뻗은 길로 제법 큰 아이들이 운동복 차림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어디를 갔다 오는지 서로 엉켜서 어깨 위에 팔을 걸치기도 하고 서로 머리를 쥐어 박기도 하고... 온 길을 독 차지하고 한마디로 과한 장난을 치면서 우리의 앞에서 길을 가로 지르며 가는 거였어요.
그런데 그중 하나가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로 “이 xx놈아”를 거침없이 내 뱉는게 아니겠어요. 보통 남자 아이들이 서로 심한 욕을 안하면 또래에 끼지도 못 한다는 소리를 종종 들어 왔었는데 그 실상을 보는 듯 했어요.
순간 나도 모르게 그 녀석의 등어리를 손 바닥으로 탁 치면서 “에이 그런 나쁜 욕을 하면 안 되지 ^^ ” 하고 곱게 눈을 흘겼지요. 그랬더니 이녀석 다행히도 “죄송합니다”하고 꾸벅 인사를 하더군요. 함께 가던 남편이 “전경 아이들이야”하고 알려 주었어요.우리 집 근처 산에 전경 훈련소가 있거든요. 이래서 “당신은 교장선생 같애” 하는 소리를 남편한테서 종종 들어요.
(3편)
우리 집으로 올라가는 에레베이타를 탔는데 고일 쯤 되어 보이는 한 남학생이 함께 탔어요.등에는 무거운 책가방을 메고 손에도 신주머니 하고 여러가지 것들을 함께 들고 있었어요, 물건 중에 카네이션 꽃바구니 하나를 한 손가락에 겨우 끼어서 들고 있었어요. 신통한 생각에 “ 어버이날이라고 카네이숀 꽃 바구니를 샀구나” 하고 말을 걸었어요. “얼마 주었어?” “만원이요.” “에그. 참 비싸구나, 착하네...“ 나는 중간 층에 내렸지요.
어째 하나만 샀을까. 부모님 중에 누가 한분 안계시나...하고 생각 하다가 아니야. 올해는 이상하게 꽃 값이 유난히 비싸더라. 그래도 카네이숀 꽃을 산다고 부모님께 돈을 따로 달라고는 못했을터이니까....
안쓰고 아낀 용돈으로 샀겠지? 두개 사기는 돈이 너무 버거우니까 하나를 사서 두분께 드릴 모양인게지... 괜찮아. 엄마 아빠는 한 마음 한 뜻이니까 함께 보면 되지 뭐 ....
그를 받고 기뻐할 그의 부모님은 누구일까? 하고 생각을 해 보았어요. (한 아파트이니까)
08년 5월 어느날 청초.(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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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하셨습니다. 알아듣게 잘 말했군요. 순순히 꾸뻑하는 것을 보니... 너도 나도 피하면 우리나라 장래는 어찌 되겠습니까. 꽃바구니가 아주 예쁘네요...
생각해 보면 길거리에서 길바닥을 쓸고 난후 그 쓰레기를 하수구 구멍으로 쓸어 넣는 행위는 우리가 보통으로 보아온 풍경이었지요. 이런 것들은 우리가 못 살던 시절 혼란기의 교육부재의 소치였었지만 이제 우리도 선진국에 들어 갔느니 하는 차제에 만약 외국인이 이런 광경을 보았다면 어떻할까 생각하면 아주 아찔하지 않아요? 모두가 관심을 갖어야 할테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은걸 보면서 어른들이 문제인것 같아요.선배님, 댓글 감사 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