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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1] 와인바에서 벌어지는 커플 들의 유쾌한 에피소드
한스 반 마넨의 <블랙 케이크 (Black Cake)>
<블랙 케이크>는 네델란드 댄스 시어터(NDT)의 창단 30주년 기념작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당시 NDT의 예술감독이었던 ‘이리 킬리안’은 30주년에 어울리는 작품을 원했고 그때 요청한 컨셉이 바로 ‘케이크’. ‘한스 반 마넨’은 컴퍼니의 생일을 축하하는 작품인 만큼 유쾌하고 축제 분위기에 맞는, 무엇보다 관객들이 이해하기 쉬운 작품을 구상했다. 의상 디자이너 케소 데커 (Keso Dekker)는 파티 분위기에 어울리는 블랙과 실버 톤의 세련된 드레스를 제작했고, 그 블랙 의상을 본 순간 ‘블랙 케이크’라는 제목이 결정된 것.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Relationship)’에 초점을 맞추는 한스 반 마넨의 주제 의식이 이 작품에서는 매우 코믹하게 나타나고 있다. 작품의 배경은 상류층의 와인 파티. 초대 받은 커플들이 점차 만취상태가 되어가면서 벌이는 코믹한 에피소드이다. 우아하게 차려 입은 커플들이 서로 춤을 추고, 술기운에 따라 남과 여의 관계에 있어서의 모든 감춰진 감정이 들통난다.
20분 남짓 되는 발레 안에 차이코프스키, 야나첵, 스트라빈스키, 마스카니, 마스네의 음악이 담겨있고, 음악마다 서로 사랑하는 커플, 여성상위커플, 애증으로 점철된 커플 등 여러 관계가 드러난다. 비장하기 그지없는 차이코프스키, 난해하기로 유명한 스트라빈스키, 우아하고 아름다운 마스네 등 이들의 음악이 주는 기존 이미지가 한스 반 마넨의 엉뚱한 발상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데서 관객들의 폭소가 터진다.
[안무가1] 한스 반 마넨 Hans van Manen
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및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상임안무가
전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 예술감독
1973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Het Nationale Ballet) 상임 안무가
1991년 소니아 가스켈(Sonia Gaskell Award) 상 수상
1992년 네덜란드 여왕으로부터 작위 수여
1993년 독일 무용상(German Dance Prize) 수상
1998년 에딘버러 페스티발 비평가 상 수상
2000년 에라스무스 상(Erasmus Prize)
2005년 브누아 드 라 당스(Bnois de la danse) 수상
그랑 파 어워드(Grand pas Award) 수상
한스 반 마넨은 1951년부터 소니아 가스켈(Sonia Gaskel)이 창단한 ‘발레 리사이틀 Ballet Recital’의 멤버로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1952년 네덜란드 오페라 발레단(the Nederlands Opera Ballet)에 입단하여 1957년 그의 첫번째 발레인 <Feestgericht>를 안무하였다. 후에 파리의 ‘롤랑 쁘띠 발레단’에서도 작업하였다. 1960년부터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에서 일하기 시작하여 1963년까지는 무용수로서, 1971년까지는 상임안무가겸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다. 1973년부터 ‘네덜란드 국립발레단(Het Nationale Ballet)’의 상임안무가로 활동하다가 1988-2003년까지는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의 상임 안무가로 활동하였다. 그 동안 그는 120편 이상의 작품을 안무하였고, 예술적인 재능을 사진 분야로도 넓혀 사진 작가로서도 세계를 순회하며 전시를 열어 찬사를 받고 있다.
2007년 9월, 유럽 무용계에서는 한스 반 마넨의 탄생 75주년을 기념하여 ‘한스 반 마넨 페스티벌’을 개최하였다. 살아있는 안무가에게 이러한 행사가 헌정되는 일은 거의 드문 일이다. 이 페스티벌은 3주 동안 치뤄졌으며 네덜란드 댄스 시어터(NDT), 네덜란드 국립발레단(HET),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舊 키로프 발레단),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등 10여개의 발레단이 스물 다섯 개 이상의 작품을 공연했다. 한스 반 마넨은 자신에게 헌정된 페스티벌을 보며 “이 모든 것이 제게는 감동적이고 영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무대에선 무용수들을 바라보며 제가 이렇게 아직까지 왕성하게 활동을 할 수있는 것은 젊은 무용수들이기 때문에 제게 계속적으로 작업할 수 있는 젊은 감각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것 같습니다.”라고 감격해했다.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여왕으로부터 영예로운 상인 에라스무스 상(Erasmus Prize)도 받았다.
[작품2] 금속성 강한 사운드, 긴장감 넘치는 명품 테크닉
윌리엄 포사이드의 <인 더 미들…In the middle, somewhat elevated>
<인 더 미들..>은 ‘무용수라면 한번쯤 꼭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며 ‘세련된 발레란 바로 이것’ 임을 당당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세계 최고의 발레단인 ‘파리 오페라 발레(Paris Opera Ballet)’을 위해 탄생되어 오늘날 거장 ‘윌리엄 포사이드’을 있게 한 바로 그 작품으로, 세계 메이저 무용단에서 앞다투어 레파토리로 삼을 만큼 사랑을 받고 있다.
<인 더 미들..>에는 하나의 테마와 여러가지 바리에이션이 정교하게 조합되어 있다. 이 작품은 우리가 ‘고전적’ 이라고 인식할 수 있는 전통적인 클래식 적인 자취를 가지고는 있으나 이를 발전시키고 개발하고 압축한다. 수직적인 상승과 정렬의 변환, 그리고 스텝들의 배합으로 이루어진 안무로 인해 관객이 예측하지 못한 강렬한 힘과 충동을 발산한다. 때문에 사람들은 이 작품을 더 이상 클래식이 아닌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으며, 포사이드는 ‘클래식 발레를 해체하고 21세기로 끌어온 장본인’으로 평가받기에 이른다.
3명의 남성무용수와 6명의 여성무용수들은 타이트한 점프, 날카로운 발동작과 뚜렷하게 각진 라인의 형성, 팽팽한 긴장감의 하체동작과 그에 상반되는 유연한 상체의 움직임을 조합시키며 28분 동안 무대를 장악한다. 건조한 광선 같은 조명, 심플하기 그지없는 무대와 의상은 무용수들의 몸 자체를 순수한 악기로 인식하게끔 만든다.
금속성의 느낌이 강한 음악은 작곡가 톰 뷜렘(Thom Wilems)의 곡. 시끄러운 전자 음향 사이 사이에 신디사이저 클라이막스를 흩뿌리며 다소(‘somewhat’) 상상력을 억제하는 듯이 사용된다. 특히, 끝부분으로 가면서 큰 도약과 열정적인 점프 등 상승하는(‘elevated’) 동작들이 음악과 일치되면서 비로소 예측이 가능해진다. 마지막까지 무용수는 물론 관객마저도 긴장감을 놓칠 수 없는 작품, 바로 <In the Middle, Somewhat Elevated>이다. 국내에서는 몇 년전 ‘세계 발레 스타 갈라’를 통해 파리오페라 주역무용수에 의해 2인무가 소개된 적이 있다. 국내에 작품 전체가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안무가2] 윌리엄 포사이드 William Forsythe
전 슈투트가르트 발레단 상임 안무가
전 프랑크프루트 발레단 상임 안무가 (20년 재직)
1987년 이사도라 던컨 상 (Isadora Duncan Award) 수상
1988년 베시 어워드 안무상 (Bessie Award) 수상
독일 비평가 상 (Deutscher Kritikerpreis) 수상
1992년 로렌스 올리비에(Laurence Olivier Award) 상 수상
1996년 국제 비디오 댄스 그랑프리 수상
1998년 뉴욕타임즈 선정 최고의 발레작품
1999년 베시 어워드(Bessie Award) 수상
로렌스 올리비에 상 (Laurence Olivier Award) 수상
이브닝 스탠다드 상(Evening Standard Award) 수상
2002년 벡스너 상(Wexner Award) 수상
2004년 포사이드 컴퍼니 설립, 런던 라반 센터 명예 기금 수상
뉴욕 줄리아드 스쿨 명예 박사학위 수여
Mr. Forsythe, the American-born choreographer, is regarded by many in the dance world as the most important influence on ballet since Balanchine.– The New York Times April. 7. 2008
‘발레를 미래로 쏘아올린 안무가’, ‘클래식 발레를 해체하고 21세기로 끌어온 장본인’, 바로 윌리엄 포사이드에 대한 유럽 무용계의 평가이다. 그의 안무는 신체 각 부위를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극단적인 형태를 추구하였으며, 허무주의나 초현실주의적 성향을 덧붙였다. 발레 고유의 성격을 유지하였으나 발레의 기교를 현대적인 파격으로 재해석하여 발레를 다이나믹한 21세기의 예술 형식으로 승화시켰다.
미국 태생으로서 20대 초반에 무용수로서 유럽 무용 무대에 등장하여 젊은 나이에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의 상임 안무가가 되었다. 같은 시기에 그는 뮌헨, 헤이그, 런던, 바젤, 베를린 프랑크프루트, 파리, 뉴욕, 그리고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발레단의 신작들을 안무하면서 왕성한 창작력을 보여주었다. 1984년 그는 ‘프랑크프루트 발레단’과 20년 계약으로 상임 안무가로 임명되어 창작의 힘찬 날개를 펴게된다. 작곡가 톰 뷜렘과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의 공동 작업인 <사소한 것들의 망각 (The Loss of Small Detail)>을 비롯하여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않지만 유럽에서 사랑받는 현대 작품 들을 만든다.
2004년 프랑크푸르트 발레단과의 20년간의 계약을 종료한 후 포사이드는 새롭고 더욱 독창적인 앙상블인 포사이드 발레단을 설립한다. 그의 전작들이 마린스키 발레단, 뉴욕시티 발레, 샌프란시스코발레, 캐나다국립발레단, 영국 로열발레단, 파리 오페라 발레 등 많은 주요 발레단의 레파토리로 활발하게 공연되는 동안, 포사이드는 최근 신작들은 모두 이 새로운 컴퍼니에서 공연하여 발전시켰다. 포사이드의 안무적 사고는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현 시대의 예술적인 시류로 주목을 받으며 무용은 물론 시각 예술 (Visual Arts)로부터 건축, 멀티 미디어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확산되었다. 지난해 ‘스프링 웨이브’를 통해 포사이드의 다원 예술작품인 ‘흩어진 군중(The Scattered Crowd)’이 소개된 바 있다.
[작품3] 발레 공연, 그 우아한 무대 뒤에 숨겨진 코믹한 리얼 스토리
크리스토퍼 휠든의 <백스테이지 스토리 Variations Serieuses>
<백스테이지 스토리>의 원제는 <베리에이션 세리외즈 Variations Serieuses>로서 이 작품에 사용된 음악인 멘델스존의 ‘엄격 변주곡’을 그대로 딴 것이다. 국내 관객에게는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기에 안무가의 양해 아래 작품의 내용을 암시하는 <백스테이지 스토리>로 바꾼 것. 제목 그대로, 공연장에 갔을 때 막이 오르기 전 대부분의 관객들이 떠올릴 수 있는 궁금증에서 안무의 모티브를 따왔다. 따라서 관객들이 공연 시간 내내 관람하게 되는 것은 바로 백스테이지의 상황들이다.
스태프들이 분주하게 무대와 조명 시스템을 점검하는 가운데 콧대 높은 주역 발레리나가 등장한다. 이 발레리나는 부딪히는 모든 사람들과 다투게 되는데 발레교사, 피아니스트, 같이 춤을 추는 남자 파트너 등 모두들 주역 발레리나의 이기심에 난감해한다. 이러한 모습 속에 갓 입단한 어린 무용수는 주역 발레리나의 모습을 바라보며 남모르게 연습을 하는 중 주역 발레리나가 연습 도중 부상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덕분에 하루 아침에 신데렐라가 된 준비된 신예 발레리나. 그리고 무사히 올려지는 공연.
이 작품에 임하는 실제 무용수의 느낌은 어떨까? 콧대높은 주역 발레리나역의 강예나는 “작품 속의 콧대높은 주역 발레리나를 연기하면서 대리만족을 느껴요. 대인관계에서 완전히 해방이 되서, 마음껏 성질을 낼 수 있으니 얼마나 재미있는지 몰라요. 실제 발레단에서 이러면 왕따 당하기 일쑤죠. 크리스토퍼 휠든은 제가 영국 로열 발레 스쿨 재학시절 선배였어요. 그 때도 인기가 최고였죠.“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전한다. 반면 신예 무용수역을 맡은 황혜민은 “항상 무대 위에서 갖추어진 모습만 보여드리다가 실제 저희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 같아서 좋아요. 무대 뒤의 숨차는 모습, 주역무용수의 부상으로 인한 캐스팅, 무대 위에 소품을 빼먹고 올라가는 등 실제 모습과 똑같아요.”라며 재밌다는 모습이다. 이 작품은 유니버설발레단이 지난 2005년 국내 초연하여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았었다.
[안무가3] 크리스토퍼 휠든 Christopher Wheeldon
전 뉴욕시티발레단 상임안무가
1991년 영국 로열발레스쿨 졸업, 영국 로열발레단 입단
스위스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 1등
스쿨 오브 아메리칸 발레(The School of American Ballet) 안무상
1993년 뉴욕시티발레단(NYCB) 솔리스트, 스쿨 오브 아메리칸 발레 워크샵 공연
1997년 마틴 시걸 어워드(Martin E. Segal Award) 수상
1999년 뉴욕시티발레단 50주년 기념 작품 안무
2000년 미국 안무가 상(American Choreography Award) 수상
2001년 런던 비평가 협회상(London Critics' Circle Award) 수상
2002년 로렌스 올리비에 상 (Laurence Olivier Award) 수상
2005년 댄스 매거진 상 수상(Dance Magazine Award)
2008년 뉴욕시티발레단 역사상 최연소 상임 안무가로 위촉
크리스토퍼 휠든은 2001년 27세의 나이로 세계 최정상의 뉴욕시티발레단 상임 안무가가 된 젊은 천재이다. 뉴욕 무용계에서는 그의 스타일을 두고 ‘HOT & FRESH’로 표현하는데 발란신이 남긴 ‘신고전주의 발레(NEO Classical Ballet)’ 기법을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해 새롭고 신선한 작품 들을 쏟아내기 때문이다.
영국에서 태어난 휠든은 11세 영국 로열발레스쿨에 입학하면서 발레 수업을 시작했다. 졸업 후 1991년 로열발레단에 입단하였고 로잔 국제발레콩쿠르에서 금상을 수상하였다. 1993년에 휠든은 뉴욕시티 발레단(NYCB)에 입단한 후 1998년 솔리스트로 승격된다.
1997년 뉴욕시티발레단의 젊은 안무가를 발굴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다이아몬드 프로젝트’에서 슬라브 춤을 갖고 첫 안무작을 발표한다. 1999년에는 뉴욕시티발레단 부설 발레학교인 ‘스쿨 오브 아메리칸 발레’ 워크샵 공연과 뉴욕시티발레단 50주년을 기념하는 단막 작품을 만들었다. 2000년 봄 또다시 ‘다이아몬트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안무가의 길로 들어선다.
그의 많은 작품들은 뉴욕시티 발레단(NYCB)을 위해서 안무되었으나, 그 외에도 영국 로열발레, 샌프란시스코 발레, 보스톤 발레단 등을 위해서도 많은 작품들을 안무하여 미국과 유럽에서 수많은 안무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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