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기가 어려워지면, 살기 좋은 곳으로 이사하고 싶어진다. 그러나 어디로 이사를 해 보아도 살기가 어렵다고 하는 것을 깨달았을 때 거기에서 시가 생기고 그림이 그려진다.
세상을 만든 것은 신(神)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다. 역시 근처에 사는 허술한 사람들이다. 허술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세상이 살기 힘들다고 해서 찾아갈 나라도 없을 것이다. 그런 나라가 있다며는 사람이 아닌 것들의 나라로 갈 수밖에 없다. 사람이 아닌 것들의 나라는 사람의 세상 보다도 더욱 살기가 어려울 것이다.
이사할 수 없는 세상이 살기 어려워지며는 살기 어려운 곳을 어느 정도 고쳐서 잠시 동안의 생명을 잠시 동안이라도 살기좋게 할 수밖에는 없다. 여기에서 시인이라고 하는 천직(天職)이 생기고, 여기에서 화가라고 하는 사명이 주어진다. 모든 예술인들은 이 세상을 너그럽게 만들고, 사람의 마음을 풍부하게 하기 때문에 귀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