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부동산 직접투자 한도가 300만달러로 늘어나면서 외국부동산 투자가 크게 늘고 있다. 최근엔 동남아시아 부동산 투자가 인기다. 1억~2억원 정도로 소액투자가 가능한 데다 거리도 상대적으로 가깝다. 여행이나 출장 등으로 자주 가보면서 익숙한 측면도 있다.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 중에서도 싱가포르 다음으로 투자가 많은 곳. 특히 말레이시아 정부가 올해 초 양도소득세를 폐지하는 등 투자매력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투자를 하려면 현지답사는 필수. 따라서 최근엔 투자여행도 늘고 있다. 말레이시아 조호르(Johor)주 수도 조호르바루(Johor Bahru)시 인근 리조트 투자여행단을 따라가 봤다.
◆ 투자보단 아직은 `간보기` =
조호르바루 투자여행에 참여한 사람은 회사와 기자단을 빼면 모두 6명. 이중 개인투자자는 4명이고 2명은 은행PB와 외국계 부동산전문회사에서 왔다. 참가자 규모도 작은 데다 투자보다는 시장조사차 온 듯한 인상이다. 실제로 얼마나 투자가 될지 의문이다.
용인 수지에 사는 50대 여성은"봄에는 필리핀에 갔다"면서 "아이도 다 컸고 해서 은퇴 후 정착할 곳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겨울에 골프를 즐길 수 있다는 데 얼마나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외국부동산이라 안정적인 투자가 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외국계 부동산회사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는 김 모씨는 "개인 투자도 생각하고 있지만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부동산시장을 둘러보는 게 투자여행단에 참가한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배선주 조인SJ 사장은 "투자여행 중에 실제 투자를 결심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도 계약체결식 등 사업차 방문한 터라나쁘지 않다"고 귀띔했다.
여행이라고 보면 비용상 이점이 크다. 참가자는 60만원 안팎의 항공권만 자비로 부담한다. 호텔 2박과 골프장 및 부대시설 이용료는 무료다. 점심ㆍ저녁과 현지 교통편도 회사 측이 제공했다. 결국 항공비만으로 말레이시아에서 2박4일간 골프와 쇼핑을 즐긴 셈이다.
◆ 안정성이 최우선 과제 =
11일엔 오전 10시부터 리조트 투어가 시작됐다. 투자자들은 호텔과 스포츠센터, 36홀 규모의 골프장 등을 차례로 둘러봤다. 케빈 나츠시 풀라이 스프링 리조트 판매담당 매니저는 "9월부터 한국인 프로골퍼가 강의를 진행하며 한국식당과 노래방 및 바비큐 파티장이 개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림 초우인 풀라이 스프링 리조트 대표는 "조호르바루에서 골프장에 호텔을 갖춘 리조트는 풀라이 리조트가 유일하다"면서 "13년간 골프장을 운영한 노하우가 충분하며 올해 초 완공한 호텔도 휴일엔 공실이 전혀 없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회사 직원들은 리조트 개요는 물론이고 회사 재정 상황이 담긴 결산보고서까지 준비해 나눠 줬다. 외국계 부동산회사에 근무하는 한 투자자는 "평균 객실운영률이 60%를 넘어 고급 리조트치곤 괜찮은 편"이라고 밝혔다.
오전 11시 반에는 조인SJ와 풀라이 스프링 리조트 간 독점계약 체결식이 열렸다. 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질문 공세가 쏟아진다. 소유권 이전은 가능한지, 투자 손실 가능성은 없는지, 회사는 안전한지, 재매각은 쉬운지 등을 꼼꼼히 따져 묻는다.
매매가는 전용면적 400스퀘어피트(37.16㎡)인 스튜디오를 기준으로 7900만원 선. 3.3㎡당 700만원 정도다. 리조트 측은 매입금에 대해 3년간 연 8% 수익을 나눠 매월 말레이시아 은행에 입금한다.
투자자는 연간 7일 동안 객실을 이용할 수 있으며 회원권도 부여된다. 3년 뒤엔 시세에 따라 재계약할 수도, 매각할 수도 있다. 매각은 리조트 측이 중개한다. 관리비는 스퀘어피트당 0.3링깃. 스튜디오 기준으로 100링깃(약 2만8000원) 정도다. 연 300링깃(8만4000원)의 보유세는 회사가 대신 납부하고 매월 입금액에서 제외해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