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갈뻔도 했던 10월 산행을 미뤄 30날 갔다.
이번 달 산행은 손님 회원 두 분이 참석해서 모두 6인이 다녀왔고, 계획대로 우두산 행이었다.
회장이 최근 오랜 소원이었던 MTB를 장만한 관계로 변 고문과 백신디자인 김태경 소장님, 김태헌 님이 그 전날 만나 성주 모처에서 자전거를 실컷 타고 밤에 가조로 넘어왔다 한다. 전해 들은 이야기에 의하면 전날 가조에 도착한 이들은 자전거를 탄 피로를 가조온천에 몸을 담구며 풀고 저녁은 가조 중심가의 모 식육식당에서 삼겹살을 엄청 맛있게 먹고 저녁 열시경에 잠이 들어 아침 일곱시까지 숙면을 취했으며, 회장은 지난번 산행에서 선보였던 주먹밥을 더 업그레이드 해서 준비했다.
30날 아침 출발한 등반대장과 나는 회원 톨게이트에서 8시 29분 만나 새로 장만한 차를 몰고 가조로 달려갔다.
의상봉 주차장에 도착하니 회장은 짐을 챙기고 앉었고 고문과 기타 2인은 산악자전거로 유유히 아침햇살을 맞고 있었는데 보기가 좋았더라.
어제의 캠핑에 대해 물으니 회장 왈 어제 오늘이 근래에 들어 제일 행복했단다.
다른 날과 비슷하게 산행을 시작하여 고견사까지 올라가는데 늘 그렇지만 우두산에서의 산행 중 이 워킹구간이 난 제일 힘들다. 이때 그동안 내가 몸을 얼마나 혹사 혹은 호강을 시켰는지를 구체적으로 느끼게 된다.
1봉 밑에서 다들 벨트와 신발을 착용 후 배낭끈을 조여매고 출발했다. 1봉 지나 2봉, 3봉까지 무사히 지나 솔가지 우거진 길섶에 앉아 점심을 먹다. 오늘 출발자들은 김밥을, 캠핑족들은 회장이 만든 주먹밥을 꺼내놓고 사과에 배, 감 등등 과일을 곁들여 다들 배불리 먹었다. 게다가 소주도 한 모금씩 하고.
4봉 지나 수직 하강도 무사히 마치고 6봉에서 조금 헤맨 후 7봉 앞까지 무사히 도착. 이날 우리 산악회의 젊은 일꾼 주근이 안 오는 바람에 아침부터 두통으로 고생하던 병도 대장이 하루종일 선등에다 확보에다 자일지기에다 고생이 많은 날이었다. 회장도 마찬가지..
이제 어렵진 않지만 조금 번거러운 7봉을 남겨두었는데 김태경 소장님이 갑자기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6봉에서 변고문과 김태헌 손님 그 다음 내가 등반하고 7봉쪽으로 이동했는데 김 소장님이 등반 후 혼자 7봉으로 오다가 길을 잃은 것.
우리 모두 조금씩만 더 관심과 애정을 기울였더라면 없어도 될 사건이었다.
우리 산악회의 특성상 다들 40 전후이고, 너나할 것 없이 몸 무겁고 힘도 드는 게 사실이지만, 그럴수록 우리 서로 조금씩 내가 더한다는 마음으로 등반에 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10월 산행이었다. 고문이다 회장이다 이름은 정해 놓았으나 그렇다고 뒷방 늙은이처럼 놀아도 될 입장에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니면 우리 오래된 바람대로 젊은 남자를 대거 영입하든지..
아무튼 이런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7봉을 올라 정상에 섰다. 정상에서 밥을 굶고 등반하던 대구클라이밍센타 멤버들에게 남은 도시락도 나눠주고 기념촬영하고 내려왔는데 함께 등반했던 손님들이 다들 분발하여 해가 기울기 전에 하산할 수 있었다.
마지막 하강 후 장비를 벗고 등산로로 내려오는데 올해로서는 마지막이라 할 숲의 가을 풍경이 참 고왔다. 김소장님과 나, 김태헌 님이 함께 하산하는데 누군가 그 하산길을 지루하다는 표현을 하였다. 우와 이런 풍경 앞에서 지루하다니.. 그의 정신 세계가 궁금해졌다.
주차장에 내려와 짐 챙기고 어제 갔다는 중심가 식육식당에서 저녁을 맛있게 먹다. 고기도 맛 있었지만 고들빼기 등 촌반찬들이 맛있었고 다들 술도 한 잔 걸치고 기분좋게 헤어졌다.
11월 산행은 아마도 유학산 학바위 혹은 울산 문수암 그도 아니면 마산의 해병대 바위라나 뭐라나..
태경 형님, 다음 달 산행에도 꼭 오세요.. 우두산 보다 힘 안들고 재밌을 거예요..
첫댓글 정정합니다,김태헌이 아니고 태언(선비언)이고요,등반대장님 고생 하셨고요,내년에는 좀더 회원들이 단합해서 멋진등반을 할수있게 노력하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