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5시 30분에 알람 소리가 울리고 있다. 시문학의 거장 정지용 시인을 만나러 간다는 설렘에 잠을 설쳤다. 알람 소리에 눈을 떴다.
오늘은 올들어 최고 추운 날씨라고 뉴스에서 보도되었다.
나는 15살부터 내복을 입지 않았다. 내복은 어쩐지 몸을 답답하게 한다는 강박관념때문이랄까? 내복을 입지 않는 것이 26년정도 이어졌다. 그런데 작년부터 겨울에는 내복을 입기 시작했다. 내복을 입어보니 바람이 불어도 많은 방지가 된다. 이 좋은 내복을 왜 안입고 있었지? 나의 우직함에 질문을 던져 본다.
버스는 오전 7시에 미금역을 출발해서 7시반에 태평역에 도착했다. 태평역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가죽장갑을 끼고 몸을 칭칭 동여 감았는데 손이 시려웠다. 23명을 실은 관광버스는 2시간쯤 지난 9시 30분에 옥천 안터마을에 도착했다. 아침 일찍부터 빙어 잡이를 온 사람들이 꽤 많았다.
우리는 바람막이 의자를 몇개 빌리고 눈썰매를 대여해서 즐겁게 놀았다. 얼음 빙판 위로 매서운 칼바람으로 눈발이 흩날리고 있었다.
너무 추운데 옆을 보니까 몇몇 사람들이 빙판 위에서 깡통 위에 불을 피우고 있었다. 우리는 그곳으로 가서 언 몸을 녹였다. 눈썰매를 조금 타다가 너무 추워서 포장마차에서 오뎅을 먹었다. 우리는 조금 후에 버스에 탑승했다.
이제 점심을 먹을 시간이다.
우리는 안터마을에서 42 km 떨어진 선광집이라는 곳으로 갔다. KBS 6시 내고향에도 나온 아주 유명한 맛집이었다. 우리는 이곳에서 생선국수와 빙어 도리뱅뱅을 주문했다. 생선국수란 생선을 갈아서 국물을 만들고 그 위에 국수를 넣은 음식이다.
겉보기에는 비린 것처럼 느껴졌는데 먹어보니까 아주 맛이 좋았다. 빙어 도리뱅뱅은 빙어를 멸치 볶듯이 볶아서 둥그렇게 펼쳐놓은 음식이다.
막걸리 한사발에 빙어 도리뱅뱅 한개! 정말 이게 바로 신선의 세계라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는 점심을 먹고 난 후 정지용 생가 및 문학관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우리는 시인 정지용의 생애 관련 비디오를 보고 해설사님으로부터 정지용에 관한 여러 가지 설명을 들었다.
정지용은 이미지즘과 한국적 모더니즘을 아주 잘 결합한 시인이다.그는 흘러나온 감정 그대로를 시에 담지 않은 시인이다. 그는 일본 동지사 대학에서 <<윌리엄 블레이크의 시에 있어서의 상상력>>으로 학위 논문을 썼다.
윌리엄 블레이크는 영국 낭만주의 시인으로 "WIthout contrary is no progress."(반대되는 것이 없으면 진보가 없다) 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는 긍정과 부정의 이분법적 이미지를 사용한 낭만주의 문학에서 독특한 족적을 남긴 시인이다.
우리는 정지용 생가를 둘러본 후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했다.이곳은 1600년대부터 정승이 살던 집이었는데 육영수 여사의 아버지이신 육종관 어르신이 이 집을 사셨다고 한다.총 면적은 2777평이라고 한다.
우리는 마지막으로 향교에 갔다. 향교란 시골에 있는 학교라는 뜻이다. 이곳에서 조상들은 선현의 위패도 모시고 공부도 하셨다. 향교를 다 감상하고 4시 30분에 버스에 탑승했다. 길에서는 눈발이 휘날리고 있었다. 버스는 7시 20분에 태평역에 도착했다.
대청호가 둘러싸인 청정 지역, 충청북도에 있는 섬 옥천,
비옥한 하천 옥천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가고 싶다.
홍시 -정지용-
어적게도 홍시 하나
오늘에도 홍시 하나
까마귀야, 까마귀야.
우리 남게 웨 앉었나.
우리 옵바 오시걸랑.
맛 뵐라구 남겨뒀다.
후락 딱딱
훠이 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