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백’과 ‘아이스티’에 숨은 경제 상식
티백이 없었다면 영국은 오늘날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영국의 차 문화를 보존시킨 티백이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끓는 물을 부으면 5초 만에 차를 마실 수 있게 만든 티백은 바쁜 현대인들이 여전히 차를 즐길 수 있게 해 준 일등 공신이었다.
영국의 6월13일자 더 타임스는 역사상 많은 위대한 발명품들처럼, 티백도 우연의 산물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의 차 거래상인 토머스 설리번은 미국 내에서 여러 종류의 차 샘플을 보낼 때, 비용을 아끼려고 찻잎을 작은 비단 주머니에 넣어 고객들에게 보냈다. 그런데 일부 고객이 설리번의 ‘비용절감’의 취지를 모르고, 찻잎이 든 비단 주머니를 그대로 뜨거운 물에 우려낸 것이 티백의 유래가 됐다. 이후 티백은 그 간편함 때문에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하지만, 티백이 대서양을 건너는 데는 근50년이 걸렸다. 영국 최대의 차 제조업체인 조지프 테틀리 사가 티백을 들여온 건 1953년, 영국인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1960년대 초까지도 티백의 점유율은 3%에 불과했다. ‘전쟁도 티타임(teatime)을 즐긴 뒤에 한다’는 영국인들에게 티백은 경박한 미국식 인스턴트 문화로 천대받았다. 1964년 테틀리사가 티백의 작은 구멍을 크게 늘려 차 맛을 개선한 뒤에야 수요가 늘었다. 현재는 영국 내 1일 차 소비량의 96%가 티백이라고 타임스는 보도했다.
차 문화 진흥을 위한 비영리단체인 영국 차 협회의 윌리엄 고먼 회장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옛날처럼 찻잎을 우려내서 마시는 것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티백이 차 산업과 문화를 살렸다”고 말했다. / 2008년 6월 14일 조선일보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닌 teabag의 높은 점유율.
10년 전, 새 천년을 맞아 미국 라이프지에서 인간에게 영향을 미친 100대 사건을 뽑은 일이 있었다. 그 100대 사건 중에 차가 유럽에 전래되어 삶의 양식을 바꾼 일이 28위에 오르고, 커피의 보급을 78위로 꼽았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인들의 차 소비량이 월등하다. 하지만 우리 주변에도 차의 기능성이나 향, 맛을 따르는 마니아들이 날로 늘어난다.
티백이 만들어지게 된 것은 애초에 음료의 수단보다, 저장의 수단이었다.
날로 더워지는 이즈음 즐겨 찾는 아이스티도 예외가 아니었다. 20세기 초 한여름 무더위에 센트루이스 박람회장에 우연히 얻어낸 발명품이었다. 영국인 리처드 프래진댄은 인도인 스텝과 함께 인도의 뜨거운 차 시연을 보였다. 하지만 날씨가 더우니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다. 그는 절망이 되어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얼음을 넣은 컵에 이 뜨거운 차를 부었다. 그런데 이게 뜻밖의 대 호응을 얻어 아이스티가 탄생하게 되었다.
여름철이면 대형마트나 백화점에선 과립을 물에 타서 마시는 아이스티가 선보이곤 한다. 티의 농축액을 과립으로 만든 것도 미국인의 상품 마인드에서 나왔다.
차 한 잔에서 얻어낸 경제 산물, 차의 색과 향과 맛에 숨은 또 하나의 비결이다.
첫댓글 우연히 시작된 필연이군요. 요즘은 보리차도 티백으로 우려 먹습니다. 가끔은 그 티백에는 형광물질이 안 들었을까 걱정도 살짝 해보며... 요즘은 이렇게 숨겨진 이야기들을 보고 듣는 재미로 살아요. 고맙습니다.
친절한 복희씨를 위한 정보 하나 더 올리고 가지요. ^^ 답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