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는 잠시도 가만있지 못한다. 그래서 이런 원숭이의 행동은 흔히 하루에도 수 백 번 요동치며 변덕을 부리는 우리 마음에 비유된다. 원숭이를 길들이는 과정을 우리 마음을 다잡는 수행의 여정으로 소개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수행이나 명상은 요동치는 마음을 한 곳에 붙잡아 두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최종 목적지가 깨달음이고 열반이다.
이 책의 주인공 몽이는 원숭이다. 원숭이의 우당탕탕 좌충우돌 수행의 여정을 불교계를 대표하는 용정운 명상 카툰‧불교그림 작가가 글과 그림을 함께 담아 펴냈다. 용 작가는 붓다의 가르침을 글과 그림으로 회향하겠다는 원력을 품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수행자로 책 또한 그의 품성을 닮아 글과 그림이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다.
책의 장점은 쉽고 편하며 쏙쏙 들어온다는 점이다.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까지 숨 한번 돌릴 새 없이 끝이 난다. 그러나 이내 책의 첫 페이지로 돌아가 찬찬히 음미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그만큼 여운이 묵직하다. 책은 불교 교리를 논리적으로 설명하거나 가르치려 들지 않는다. 그냥 주인공 몽이의 생각이나 느낌, 깨우침 등을 따라가면 된다. 그러다보면 어느 순간 몽이가 내가 되고 몽이의 생각에 젖어들게 되면 몽이의 깨우침이 또한 나의 깨우침이 되는 희유한 경험을 하게 된다.
불교는 괴로움의 종교다. 우리는 매일을 수많은 괴로움 속에서 살아간다.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것이 바로 불교 가르침의 핵심이다. 그래서 이에 대한 수많은 가르침과 깨달음으로 향하는 번잡한 길들이 생겨났다. 그러나 책은 불교의 교리를 말하지 않는다. 원숭이 몽이를 통해 어떻게 마음의 평안을 얻고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는지를 너무나 쉽게 말하고 있다.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삶에 지친 현대인들이 꼭 한번은 봐야할 책이다. 무거운 삶이 많이 가벼워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