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가 기냥 알파벳, 아래가 필기체 알파벳입니다. 차이점은 아래 손으로 필기체 알파벳은 펜을 가지고 종이에 사람이 글을 쓸때 알파벳끼리 서로 연결되기 때문에 속도가 빠릅니다. 한자의 초서와 비슷합니다.
1930년대 한글연구가들이 영어의 필기체 알파벳과 같은 필기체 한글자모를 만들게되었고, 작은 책자로도 나왔습니다. 한글필기체에 대한 책까지 있답니다. 문자를 사용하는 속도를 높이는 것이 문자생활의 유용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 영어 알파벳을 참조해서 만든것이지요. 속기록 작성하는 속기부호, 속기한글자모 와도 비슷합니다.
공병우 박사와 한글기계화
타자기가 도입되고 회사나 관공서 등에서 사용되면서 한글필기체 자모 쓰기 연구 내지 운동은 사라졌습니다. 손으로 글자를 쓰는 일이 줄어들면서, 타자기로 글자를 쓰는 일이 필기체 보다 훨씬 빠르거든요.
타자기의 자판이 3벌식 2벌식 이런 이야기 들어보셧는지요. 안과의사였던 공병우 박사님은 문자쓰기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생활이 향상된다고 보아, 한글 타자기를 직접 만들고, 자판 즉 한글 자모의 배치에 대해서 연구했고, 한글의 초중종성 구조에 맞는 3벌식 자판을 만들었습니다.
4벌식에서 2벌식으로 바뀐 현재의 자판은 영어자판을 단순 응용해 만든 자판입니다. 공박사가 자신의 3벌 자판을 보급하고자 한글연구원까지 만들어서 애썼지만 널리 보급되지 못했습니다.
컴퓨터와 한글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워드프로세서, 컴퓨터 키보드로 한글을 입력하게 되었습니다. 공병우 박사는 노령에도 불구하고, 한글연구원에서 컴퓨터에 맞는 한글입력을 연구하다가 돌아가셨습니다. 물론 3벌자판이 우수하나, 타자기와 달리 컴퓨터에서는 2벌식과 큰 속도 차이를 내지 않습니다.
한글 자체를 컴퓨터화 하는 연구가 계속되어서 현재는 손으로 쓴 글자들을 문자로 인식해서 입력하는 상용프로그램이 발달하고, 대충 키보드로 입력하면 틀린글자 고쳐주기, 등등 한글의 입력속도가 굉장히 발달했습니다. 돌아가신 공병우 박사님의 애씀에 새쌈 감사드립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의 발전은 곧 문자와 언어를 통합해서, 한글과 한국어, 외국어들을 서로 연결해서 자동으로 서로 번역되는 단계에 갈겁니다. 외국인과 서로 번역프로그램을 통해 대화하고, 음성이 문자로 변해 컴퓨터에 입력되고... 우리가 상상할수 있는 모든 편리한 형태들이 상용프로그램으로 연구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로 이야기해도, 서로 다른 문자로 글을 써도, 읽는이에 따라서 번역되어 보여지는 그런 번역프로그램이 점점 정확도를 높여갑니다. 성경에 서로 다른 언어를 쓰도록 인간에 벌을 내렸다 하는데, 서로 다른 언어를 쓰면서 컴퓨터를 통해 서로 번역되어 하나의 언어를 쓰는것 같은 그런 시대가 멀지 않았지요.
필기체-타자기-컴퓨터에 이르러 한글의 초중종성 3가지 음운체계의 과학적 구조가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다들 문자 생활의 속도를 향상시키고, 한번의 입력으로 여러번, 여러형태로 입력된 결과물을 활용할수 있게 하기 위한 노력들입니다. 너무 발전속도가 빨라서, 혼신의 힘을 다한 한글 기계화 연구결과들이 만들어지자 마자 사용하지 않게 되었지만, 그분들의 노력 덕분에 더 빠른 발전이 가능하기도 했습니다.
한글과 한자
한글은 소리글자이고, 한자는 뜻글자입니다. 그런데 문자생활의 속도를 추구하는 현대에서 현대 중국의 경우 한자를 간소화한 간자를 쓰고 있습니다. 한자글자의 형태를 간략하게 만든 간자는 중국말을 문자로 옮기는 일종의 소리글자화 된것입니다.
1930년대에 중국지식인들에 의해 문자생활의 속도 문제로 영어 알파벳을 도입하자는 연구와 운동이 있었습니다. 그때 한글 자모도 검토대상이었다 합니다. 현재 컴퓨터로 한자를 입력하는 과정이 한글에 비해 2배이상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한자를 자연스럽게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중국에 비해 한국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점을 하나만 들라고 하면, 문자생활의 속도를 말하겠습니다.
한자어와 한글
한문 즉 한문 글자는 쓰지 않지만, 한자어는 많이 씁니다. 약 70%정도의 한글어휘가 한자어휘라고 합니다. 여기 홈페이지의 메인 메뉴들을 보세요. 전부 한자어입니다. 왜 그럴까요? 한자를 그동안 많이 써왔기 때문일까요? 한자라는 뜻글자가 포함하는 풍부한 뜻때문일까요?
한자를 중국고대에 동이족이 만든 글자다 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한글과 한자 모두 동이족이 만든것이라는 겁니다. 사용용도가 다른 두개의 글자. 소리를 표현하는 한글과, 뜻을 표현하는 한자. 이 두개다 서로 다른 필요성에 의해 하나의 문화부족이 만들었다는 주장입니다.
고대 갑골문에 나오는 한자들은, 생활양상이나 자연의 실제등을 본따서, 또는 경제생활, 자연현상과 인간의 관계에서 만들어 졌습니다. 사람이란 말, 人이란 글자는 사람이 서있는 모습을 형상합니다. 사람들끼리 뭔가를 지칭하는 언어 생활의 단어로 사람도 있고, 사람 그자체를 글자가 표현하고 있는 人이란 한자어가 있습니다. 둘다 필요하다는 겁니다. 추측컨데 人이란 글자는 공동체의 공식문서, 법과 사회규칙을 묘사하는데 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문자생활과 언어 생활이 서로 다르고, 그 용도에 따라 한자가 필요했다. 중국고대가 약 4천년 이전이라면, 그때 한자가 만들어져서 사용되었고, 언어생활을 언어생활에 맞게 옮기는 한글은 세종대왕에 의해 15세기에 만들어 졌습니다.
한자를 교육할 필요가 있는가?
현재 컴퓨터를 주로 사용하는 문자생활에서, 한자어는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30대 이상의 사람들은 학교에서 한자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자라나는 세대들을 보면 학교교육이 아니라 컴퓨터로 인터넷으로 공부를 합니다. 입력하기 힘든 한자글자의 특성상, 한자글자를 점점 모르게 됩니다.
한글로 표현된 한자어만 알경우 원래 한자가 갖는 뜻글자라는 인식이 점점 옅어져서 뭔말인지 모르게 되지 않을까요? 순수 우리말로 한자어를 대체해 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개인적 의견은, 어원을 가지고 있는 한자어, 갑골문 등 고대 금석문에 나오는 한자어 중에서 생활과 자연, 인간의 인식을 반영하는 한자들을 학교에서 교육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고대한자어 중 많은 량을 차지하는 사람이름은 대부분 제외해야 겠습니다.) 재미있고, 고대 사람들의 생활과 사고방식을 알수 있기 때문에, 종합적인 교육도 됩니다.
그다음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한자를 공부하면 되겠습니다. 한자어로 쓰여진 역사적 문헌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외국어 공부에 준하는 공부를 선택해서 하면 되겠고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한자공부하는 상용프로그램도 나오게 되겠습니다.
중국에서 지난 5천년간 한자는 나름데로 중국말과 더불어 발전해 오면서, 뜻을 가지는 한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의 소리글자화한 한자도 많이 만들어 졌습니다. 이는 중국말을 배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지, 한국인이 학교교육으로 전체가 배울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컴퓨터가 등장하고, 인터넷으로 서로 연결되어, 언어와 문자생활의 속도와 교환량이 무지 무지 늘어나고 편리해진 2003년 한국. 세종대왕이 주도하여 만들어진 한글이 본 모습을 자랑합니다. 세계의 모든 언어와 문자를 서로 번역하고 연결하는 메인 문자로 한글이 사용되는 날을 그려봅니다.
달러화가 세계의 기둥되는 기준되는 돈이듯이, 한글이 문자교환의 기준이 될것이라 저는 봅니다.
2003.10.9 한글날 아침에
가야산에서 빵장사
추신:
한글전용론자 분들에게
중국고대 지금으로 부터 4천년이전의 갑골문, 비석, 청동기 등에 쓰여진 한자글자 연구들을 함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한글을 옳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원래 한자가 발생한 시대를 언어생활과 문자라는 관점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세종대왕이 만든 한글은 언어생활을 문자로 표기하기 위한 겁니다. 중국고대, 갑골문과 그 이전의 금석문에서 보여지는 한자는 법과 제도 즉 공동체에서의 규칙을 위해서 만들어 졌습니다. 사회적 약속을 문자로 표현했습니다. 물론 언어 생활은 이 규칙하고 일부만 상관있고, 따로 있습니다.
재야사학자들 중 일부는 중국고대의 지배부족이 동이족이고, 피지배부족이 한족이다. 이런 주장도 하는데, 구지 지배-피지배가 다른 부족이라고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의 부족생활에서도 사회경제적 생활이 복잡해지면, 사회규칙이 필요하고, 이를 표현하는 사회적 약속이 필요하고, 언제든지 확인가능한 문자가 필요합니다. 모든 언어를 문자로 표현할 필요성은 적습니다.
여튼 세종대왕은 모든 언어생활, 소리를 글자로 표현하는 한글을 만들었습니다. 한자의 원래 발생원인이 사회규칙을 표현하고 문서로 작성해서, 열람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것이었다면, 그 이후 누구던지 그 한자규칙을 언어생활로 기록할수 있게 된 것입니다.
공자이래 한자는 토지사유재산권을 옹호하는 대지주들이 자신들을 합리화하는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사회경제의 토대인 토지제도가 공자가 주장하는 토지사유재산권제도로 기울어졌다가, 농민반란과 역성혁명으로 중국고대로 부터의 원칙인 토지공유제로 기울어졌다가, 왔다 갔다 했습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한자는 지배계급의 문자로, 토지사유재산권을 주로 옹호하는 문자로 지난 2천년간 기능했습니다.
그러나 한자가 발생한 중국고대, 요순우 시절은 토지공유제였습니다. 지배-피지배가 억압이나 착취가 아니라 정상적인 사회였습니다. 지대를 사회유지비용=토지세로 사용한다는 원칙은 4천년전 중국고대의 서경이란 책의 기록에서도 확인되며, 오늘날 까지 동양사회의 대원칙입니다.
중국고대의 전통을 오늘날 한국에서 많이 찾아볼수 있는 것처럼, 한자문화 자체에 원래 발생이 보존되어 있습니다. 간자체를 쓰는 중국보다 한국에 더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를 분별한다면, 한자에 대한 무조건적 미움을 버릴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컴퓨터를 활용하는 현재의 문자생활을 보십시요. 한자어는 훌륭한 한국어입니다. 토지사유재산권을 옹호한 한자사용자들이 사용하던 어휘들은 사라져갑니다. 물론 현재 토지사유재산권제도가 다시 강화되는 형국이므로 사라지기도 하고, 새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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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장사 :
인드라님 한글날 글을 읽고 새벽에 몇자 적어봤습니다. 공병우 박사님 생각도 나고요. 대단하신 분이었지요. 타자기를 연구한 분으로 컴퓨터가 나오자, 고령에도 곧장 컴퓨터를 배웟고, 워드프로그램연구를 위해 한글연구원을 만들어 사재를 털어 연구인력을 지원했답니다.
한글에 대한 과학적 문법연구가 미흡하여... 이는 기술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거든요..
검색해 보면, 언어, 번역, 문자인식... 등등 상용 프로그램들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글과 우리말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기술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양한승님 글을보니 노태우때 부터 한글날이 빨간날에서 까만날로 바뀌었다고 하는 군요. 벌써 그렇게 오래되었습니까? 세계에 자랑할, 세계 문자교환의 기준이될 한글만든날을 축하하기에는 공휴일로도 모자라는데... 일상의 노동, 돈벌이에서 하루 벗어나 우리말과 우리글을 가족끼리, 친구끼리, 또는 자연속에서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날이 한글날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2003-10-09ⓧ
빵장사 :
제가 대학입학 기념으로 타자기를 샀답니다. 컴퓨터가 보급되기 전이었지요. 큰 맘먹고 대학입학 반강제로 타자기를 선물 받았는데요.
악필이라서 그렇지요. 제가 편지 보내고 나중에 그 편지글을 직접 만나서 해석해 준 일도 있답니다. 흠냐~
한글 자동 맞춤법, 자동 띄어쓰기 프로그램이 어서 상용화되길 바랍니다.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한글자체에 대한 연구가 부족해서 잘안되는 걸로 압니다. 있는 문자, 있는 언어생활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사회의 투자, 관심만으로 가능합니다. 위에서 제시한 몇가지 한글연구에 대한 사례들은 거의 개인적 차원에서 진행된 것들입니다. 제도권이나 국가가 한일이 아닙니다. 한글이 워낙 과학적이라서, 연구가 미비해도 기계화,컴퓨터에 적합한 언어, 문자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2003-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