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도 주민 시위(1/2)
2013년 6월 29일 토요일
위도의 어느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하던 중
식당 아줌마가 식사를 빨리 해달라고 성화이시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까
오늘 아침 9시부터 위도파장금 여객선 터미널에서
위도 주민 모두 모여 시위하기로 했으니 그러신단다.
무엇 때문에 시위를 하게 됐느냐고 물으니
선박회사와 항만청에 대한 불만을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서
모두 한 마음으로 모이기로 했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식사를 서둘러 마치고
나도 구경삼아 가도 되느냐고 물으니까
위도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라도 좋다는 말씀에 동행을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저기서 위도 주민들의 트럭이
빠른 속력으로 위도항구 쪽으로 향하고 있었는데
나는 은근히 우려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어떤 시위든 시위는 과격해지는데
이를 어쩌나 싶었지만 불상사가 없기를 빌 뿐이었다.
시위를 하는 곳에 당도해 보니
모든 곳곳에 선박회사와 항만청에 대한
불만의 표어들이 모든 장소에 걸려 있었고
많은 경찰들과 해경들,
그리고 소방서, 보건소의 자동차들도 보였다.
진혼제를 올리겠다고 상여가 나와 있었고
80세가 넘으신 분들과 환자만
임시 천막 농성장으로 들어가시고
그 이하는 밖으로 나와 질서를 유지하면서
자리에 앉으시라는 방송이 나왔다.
그러나 나이 드신 많은 노인 분들이
그 뜨거운 햇빛아래 쪼그리고 않아 계셨다.
다음은 몇몇 분들과의 나눈 대화를 요약한 내용이다.
1. 시위를 주도하시는 분들은 누구세요?
위도에 있는 각 마을의 이장님들이라네!
얼마나 분통이 터지면 저렇게 나섰겠나!
위도에서 어른이 되시는 분들은 모두 하나 같이
앞에 나오셔서 주민들을 격려하며,
이장님들을 돕고 계시지!
지금 마이크를 들고 울분을 토하시는 저 분은
위도노인회 회장님이시네.
올해 연세가 77세 할아버지인데도
저렇게 분함을 참지 못해 나서신 거지!
쓰러지시면 큰일인데 말이야!
2. 시위 한번 하는 데는 돈이 많이 드실텐데요?
위도의 각 마을 이장님들에게
위도의 모든 주민들이 일심동체로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드리고
그리고 시위 주최 여러분들이 힘내시라고 이렇게 모이잖아!
3. 시위 전에 먼저 관공서에 가셔서 민원을 해결해 달라고 하시지 그랬어요?
처음에는 위도의 각 마을의 이장님들이
선박회사의 횡포와 군산항만청의 관리부재로 인한
위도주민의 불편을 알리려
군청으로 항만청으로 항의방문도 하였고,
관계기관에 민원으로 청원도 했지.
4. 아무런 성과가 없었나요?
그 후에 선박회사는
처음 몇 개월만 자기들의 의지대로 해보고 난 후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약속을 했다네.
그러나 거짓말이었지.
위도 주민들이 시위를 하겠다고
관계기관에 집회신고를 하였더니,
선박회사는 6월 28일 오후 2시까지 답을 줄테니
집회만은 하지 말라고 했다는구먼!
그러나, 이것 또한 거짓말이 되어버렸지!
오늘 까지도 아무도 나타나질 않는 거야!
그래서 분통이 터지는 거야!
5. 불만이 많겠지만 제일 큰 불만이 무엇일까요?
일일 운항 시간표가 가장 큰 문제이지!
육지에서 위도 섬으로 몰려드는 관광객의 50% 이상이 등산객이다 보니,
선박회사로서는 주민의 편의는 도외시 한 체,
위도로 몰려드는 등산객들의 편의를 가장한 자기들 이익만을 생각하여
아침 새벽 6시40분에 첫 배를 띠우고,
오후 6시 20분에 육지로 가는 막배가 뜨지!
그러면 등산객들은 당일코스로의 위도 산행은
전국 최고의 코스가 되어
전국 각지에서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지만
그들의 대부분은 음료수 하나, 밥 한 끼조차
위도에서 안 사먹고 떠나지!
쓰레기만 남기고, 대소변은 여기저기에 보고,
위도에는 도움이 안돼.
다 그렇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위도에 와서
위도의 산과 바다를 뒤져 모든 산나물과 해물을 자기 것인 양
다 가져 가버리면 어떻게 하나!
섬사람들의 삶을 빼앗는 거지!
반대로, 섬지역인 위도에서는
육지인 격포항으로 가는 배가 8시 10분에 첫 배를 출항하여
오후 5시에 섬으로 가는 막배가 뜨면
위도 주민들은 생활권이 부안이나 군산지역인데
부안에는 10시나, 군산에는 11시에 도착하여
공사(公私)의 볼일을 보려면,
격포항에서 그 다음날의 배를 타야하는
경우가 허다하게 발생하게 되지.
왜냐하면, 오후 5시에 위도로 향하는 막배를 타야하기 때문에
공사(公私)의 일들을 다 처리하지 못하고서라도
급하게 격포항으로 돌아와야 하니까
결국 일을 마무리 하려면 이틀이 소요되는 거야!
노인분들이 병원에라도 갔다 오시려면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 조바심에 서두르게 되고
그러나보니 여유 있는 진료를 받지 못하고 그냥 돌아오시거나
아예 육지에 나가려고 하시질 않게 되지!
그러면 병을 더 키우고 마는 거지!
그래서 위도 주민들은 화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한 거야!
격포(육지)와 위도(섬)의 일일 운항시간표를
지금과 반대로 하든지, 아니면 똑 같은 운항시간표를 요구하는 거야!
6. 왜 등산로를 전면 통제한다는 현수막이 있는 건가요?
그런게 아니야!
저것은 선박회사에게 보내는 경고장이야!
주민들의 편의는 조금도 생각지 않고
선박회사 자기들의 이익만을 앞세워 운행하는
선박회사가 미워서 그런 거지!
위도에 관광지로서의 자연의 경관은
전국 어디를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곳이야!
하루라도 위도에서 숙박하면서
위도 주민들과의 친목과 위도 섬의 비경에 감탄해 주면
우리로서는 상당한 긍지를 느낄 수가 있지!
그것이 섬에서 살아가는 보람이 아니겠어?
수많은 등산객들이
위도를 방문하는 것은 누가 뭐랄 수도 없지!
위도도 대한민국 땅이니까!
7. 그럼 두 번째 불만이 무엇일까요?
격포와 위도 간의 훼리호는 두 척인데
한 척은 위도항구를 귀항지로 삼아 달라는 것이야!
어느 날 갑자기 두 척 다 귀항지를
격포에다만 두는 것은 속보이는 짓이야!
아침 일찍 두 척 모두에 차량을 가득 싣고
위도로 떠나야 많은 이익이 생기는 거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한 척씩 육지와 섬에 각각 귀항지를 삼으면
일일 운항시간표를 똑 같은 시간표를 가질 수 있고
해상날씨에 따라 갑자기 운항이 중단될 수도 있지만
모두가 인정하는 날씨에
선박회사 마음대로의 운행중단 상황은 일어나지 않지.
그러면 위도 주민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고
그 배를 위도의 배라고 모두 아끼게 되지!
이런 제안에 합의를 해주지 못할 바엔
김영삼 대통령이 하사하신 위도 훼리호를 돌려달라는 거야!
8. 대통령이 위도에 배를 하사하신 적이 있다니요?
서해 훼리호 사건(위도 앞바다에서 292명 사망)이 있은 후
당시 대통령이신 김영삼 대통령이 위도를 방문하시어,
위도의 선박사고의 원인이
미미한 선박으로 정원 초과를 하였고,
관리감독을 행정적 책임이 있는 항만청의 부실한 관리체계가
이런 해난사고를 냈다는 비보를 보고 받고난 후
선박 한 척(훼리호)을 위도에 주시어
선박회사로 하여금 관리하도록 하였지.
그 당시에는 획기적인 훼리호였고,
올해 초까지 20여년을 운항해 왔었지만,
그 당시의 훼리호로서는 노후화되어
지금에 밀려드는 관광객의 수요를
다 감당하기가 벅찬 정도가 되어
더 큰 새로운 선박이 필요하게 되었지!
지금까지 그 선박을 운영해오던 선박회사는
좀 더 큰 선박으로 새로 건조하여 위도에 들어오게 되었어!
이에 위도 주민이나 그 외 관계자
모든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환영해 했었지.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서서히 선박회사는 위도 주민의 의사와는 전혀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수시로 시간표 변경을 하는가 하면,
일일 운항시간표의 불합리성과
위도를 왕래하는 두 척의 선박 모두를 격포항으로 정박시키고 있는 것이야!
그리고 관계기관인 군산 항만청이 나 몰라라 하는 식이야!
9. 그럼 마지막 세 번째로 불만이 있다면요?
당연히 선박회사는
위도 주민대표들과 상의 내지는 합의하에
훼리호 운항일정과 운항시간표 및
정박지 선정 등에 관한 사항들을 정하게 해야지!
위도 주민을 완전히 배제하고
지금 이런 식으로 선박운항의 이익에만 급급하여
요금의 불합리한 인상과
그 세세한 것까지도 요금을 청구하는 행위는
앞으로의 위도 관광객의 감소로 이어지고
그로 인해서
위도와 선박회사 모두 공멸할 것이 뻔한 거야!
상생해야지! 안 그래?
서로 이성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방법으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위도 주민이면 다 가지는 생각이지!
섬의 생활이라는 것이
주민이나 지방행정재정도 그렇게 여유 있는 것이 아니잖나!.
부안군 지방재정이 힘겨운 상황에서
섬이라는 곳까지 주민과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 시설이나 위락시설은
부안군에서도 어떻게 하지 못하고 안타까워만 할 뿐이야!.
그나마 갈수록 섬의 기존 시설물들도 노후화되고 낙후되어
방문객들은 등을 돌리게 마련이어서
섬에서의 씀씀이가 없게 되고,
섬은 더더욱 낙후되어만 가는 악순환이 계속될 뿐이야!.
위도는 육지와의 연결선이 없다면
완전한 자급자족을 할 수 없는 섬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육지와 연결시키는 선박이야말로 주민들의 발이요, 생존수단인 것을!
10. 시위는 과격한 건데 위도주민의 시위는 축제 비슷한 것 같은데요?
우리가 언제 시위라는 것을 해 본적이 있었겠는가?
우리는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고,
그 참 뜻을 알아달라는 의미에서
이렇게나마 질서 있게 소리치고
위도주민의 염원을 전달하는데 의의가 있지!
섬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노인들이
섬에서 태어나 크고 자랐는데,
누가 위도 섬이 잘 못되길 바라겠어!
단지 세상물정 모르고 섬에서 순박하게 살아온 것뿐이라,
시위라는 것은 모르지!
지금까지 모든 일은 관공서에서 알아서 해주었지!
지금까지 선박회사를 믿고 따라왔었고,
또 관리 감독하는 군산 항만청을 믿었었지!
그런데 아무리 소리쳐도 들어주는 사람이 없어!
결국 우리 노인들부터 일어나게 된 것이야!
그러나, 자네가 보는 것처럼
모두가 함성을 지르고 난 뒤에는 농악놀이 하잖나?
자네가 보면 우습기도 하지만,
이 뜨거운 불볕더위 땡볕에 나와 노인들이 소리칠 땐
관계기관의 누군가라도 귀담아 듣는 사람이 있겠지? 안 그래?
결론적으로 말해서
위도 주민들의 생활권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는
선박회사의 횡포(?)에 가까운 운항시간의 빈번한 변경과
격포(육지)와 위도(섬)에서의 일일운항시간표의 불합리,
관광객에 대한 무리한 요금부과에 따른 관광객 감소등,
이런 불편부당한 상황을
지도 감독을 해야 할 군산 항만청의 무관심이
이번 시위의 발단이 된 것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