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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참석 가능하니 이 산행에 참가할 분은 아래 코멘트에 이름을 올려 주세요.
차량때문에 선착순 9명만 산행가능합니다(연락처 산대장 이준철 010-9222-2567)
1. 출발장소 및 시각 : 범어동 우방궁전 정문(07:58)-성서 드림피아(08:30)
2. 산행지 :
3. 준비물 : 중식준비, 간식,
4. 산행예상경로
5. 순수산행시간(중식시간 제외) : 시간
6. 산행거리 gps도상거리 km gps 실거리 km
7. 회비 : 10000원
8. 아래 산행지와 산행코스는 상황에 따라 변동될수 있습니다
악견산(631m)
대병5악 중 가장 빼어난 바위산
합천군 서부의 합천호 둘레에는 황매산을 비롯한 월여산, 인덕산, 소룡산, 의룡산, 악견산, 허굴산, 금성산 등등의 아름다운 산들이 많다. 이중에서도 특히 황매산, 악견산, 의룡산, 금성산, 허굴산을 대병 5악이라 한다. 암봉으로 이루어진 대병 5악은 합천호의 푸른 물결과 어우러져 명경을 만들어 낸다.
또한 1,108m의 황매산 외에는 모두 500m에서 600m에 달하는 낮은 산들로 이루어져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5악 중 황매산을 제외한 4악은 제일 동쪽의 의룡산에서 시작해 악견산, 금성산, 허굴산 순으로 나란히 이웃해 있다. 이 4악에 악견산 북쪽에 위치한 소룡산을 더하면 합천호반 동쪽에 다섯개의 아름다운 산이 모여있는 셈이다.
특히 합천호반을 끼고 달리는 1089번 지방도에서 호수 맞은편에 솟은 의룡산과 악견산, 금성산을 조망하면 동양화에 등장하는 암봉처럼 깨끗하고 아름답게 비쳐진다. 때문에 고만고만한 암봉의 가족이 사는 합천호반은 대병면의 또다른 명물이기도 하다.
631m에 달하는 악견산은 온 산이 바위로 이루어진 산이다. 그렇다고 해서 나무조차 뿌리 박을 수 없을 정도는 아니며 바위덩이만으로 이루어진 산도 아니다. 이는 능선 곳곳에 엄청나게 큰 통바위가 솟아 있는가 하면 천길 단애를 이루는 곳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산 정상부와 산등성이 곳곳에 자리잡은 집채만한 바위들은 서로 쌓이고 흩어져 굴을 형성하기도 하고 좁은 바위틈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어려운 산길만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짙은 숲 속도 지나야 하며 때론 평탄한 흙길을 걷기도 한다.
악견산은 600m가 조금 넘는 낮은 산이지만 경사가 심하고 바위산이라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하지만 험하고 까다로운 산만도 아니라 차분하고 여유있게 산을 오르며 아름다운 풍경을 즐기다 보면 이내 정상에 서게 된다. 특히 들머리에서 시작해 일단 등성이로 올라서면 하산시까지 산행 내내 아름다운 합천호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점도 장점이라 하겠다.
악견산의 서쪽 산자락에는 김천에서 흘러온 황강을 막은 합천댐이 있다. 이 댐 인근에는 임진왜란 때 정인홍 의병장을 주축으로 한 의병들이 왜군들과 목숨을 걸고 싸운 것을 기리는 창의기념관이 있다. 결국 이 창의기념관과 댐이 모두 악견산 아래에 위치한 셈이다. 기록에 의하면 권양, 권해 형제와 박사겸, 박엽 등의 선비들이 의병을 모아 악견산에 산성을 쌓고 왜병과 치열한 혈전을 벌였다고 한다.
지금도 이 악견산 정상 부근에는 돌을 쌓은 산성 흔적이 남아 있다. 전설에 의하면 왜병들이 진을 치고 오랜동안 물러가지 않자, 악견산과 이웃해 있는 금성산의 바위에 구멍을 뚫고 두 산 사이에 줄을 매 그 줄에 전립과 붉은 전포를 입힌 허수아비를 매달았다고 한다. 의병들은 이 허수아비에 연결된 줄을 당겨 하늘에서 내려오는 신장(神將)처럼 보이게 했으며 왜군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고 한다. 때문에 왜군들은 이 허수아비를 '천강홍의장군' 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 '삼가현 편'에는 '악견산이 현 동쪽 40리 지점에 있다' 고 했으며 '성지'에는 악견산성에 대해 '둘레가 2208척, 가운데에 개울이 있는데 천연적으로 험한 곳이다' 라고 했다. 이 기록을 참고해볼 때 악견산성은 임진왜란 이전에 쌓은 것으로 보여지며 임진왜란시 보수한 것이 아닌가 싶다. 지금도 산 아랫마을에선 산성 가운데를 흐르는 개울을 '산성도랑'이라 부르고 있다.
어떤 기록에는 남쪽의 허굴산과 중간의 봉화산(금성산), 북쪽의 악견산을 합쳐 삼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삼산이란 의미는 삼성봉, 삼기(삼기현이 있었음), 삼가(삼가면이 있음) 등 이 일대에서 삼(三) 자를 많이 쓰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 아닌가 싶다.
9월의 첫 일요일인 3일, 대전교원산악회원(회장 이무영) 40여명이 악견산 산행에 동참해 주었다. 대전과 합천 대병면 모두 세찬 빗줄기가 내리고 있었지만 모두들 망설이지 않고 산으로 들어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산행을 시작하자 빗줄기가 가늘어지고나중에는 그나마 비가 그쳐 주었다는 점이다. 특히 벌초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악견산 산행의 안내를 맡아준 대병산악회의 전종성 부회장과 문외환 총무가 너무가 고마웠다.
등산로를 안내하는 안내판을 지나자 경운기길 같은 넓은 길이 펼쳐진다. 이 길은 이내 오솔길로 변하고 암봉으로 이어진다. 안전을 위해 설치한 밧줄과 철계단을 이용, 천길 단애 위에 오르면 합천호반의 맑은 물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후론 집채만큼 커다란 바위들이 널려 있어 이 바위들의 좁은 틈들을 비집고 올라야 한다. 경관이 좋아 다리 품을 파는 일도 즐겁기만 하다. 1시간 정도를 올라서니 전종성 부회장이 정상이라 표시한 정상에 서있다. 바위들이 뒤엉킨정상은 그리 평탄하지 않다. 정상에서 하산은 동쪽의 의룡산으로 이어진 능선을 타고 통천문을 지나 만나는 갈림길에서 북쪽의 투구바위 쪽으로 난 능선길을 따라야 한다.
*산행길잡이
악견산 산행길은 용문사에서 오르는 길 등 여러 갈래가 있지만 교통과 안전, 주변경관을 고려할 때 악견산과 황강 사이를 지나는 12번 시군도에서 시작해 산등성이를 타고 정상에 오른 후 다시 등성이를 타고 12번 시군도로 하산하는 길이 가장 좋다.
악견산의 산행 들머리는 비교적 찾기가 쉽다. 합천과 대병(합천댐 소재지~화양리)을 잇는 1026번 지방도로부터 댐 바로 아래에서 갈라지는 12번 시군도(용문정을 지나 용주로 가는 길, 1026번 지방도와 용주에서 만난다)에 들어서서 불과 200m만 올라서면 훌륭한 등산안내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주차장 150m, 용문정 3km, 등산로 1.6km'란 안내표시판 옆으로 널찍한 경운기길이 이어진다.
악견산의 들머리인 이 길은 산 주가 지은 납골당에서 끝나고 이내 오솔길로 변해 버린다. 이 오솔길은 점차 경사가 심해져 인조통나무로 만든 계단에 들어서게 된다.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밧줄도 설치해 놓았으며 그리 힘들지도 않다. 이 계단 끝지점에서 합천호를 돌아보면 물을 막아 놓은 거대한 댐이 바로 눈앞에 다가온다.
이어 첫번째 암벽지대를 지나면 길은 평지처럼 산비탈을 가로질러 이어진다. 이후 왼편으로 크게 꺾이면서 다시 커다란 바위 아래를 지나 등성이로 올라서게 되는데 녹색의 철계단이 놓여있다. 이곳부터는 악견산의 아르다운 경관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암벽 위로는 또 하나의 철계단이 놓여 있으며 철계단 위의 반석에 올라서면 낙락장송도 멋있는 단애 위에 올라서게 된다. 밑으로 낙락장송과 어우러진 천길 낭떠러지를 이룬 골짜기가 펼쳐지며 위쪽으론 천야만야 단애를 이룬 암벽지대가 펼쳐져 감탄이 나온다. 철계단들은 암벽지역마다 걸쳐져 있으며 철계단이 있는 곳은 한결같이 경관이 아름답다.
다소 편안한 흙길을 지나면 철책이 설치된 긴 암반지대를 지나 밧줄을 잡고 암벽을 기어올라야 한다. 이어 암벽 위의 천길 벼랑 위에 서면 발 아래에 거대한 합천댐과 창의기념관이 내려다보인다. 푸르고 넓게 펼쳐진 합천호의 물이 시원함을 더해준다. 합천호 서쪽 편으론 황매산 등의 주변 산들이 호수면 위와 아래로 펼쳐져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이후론 집채만한 바위들이 널려 있어 또 다른 경관을 만들어 내며 이 바위들 사이사이로 성터가 보이기 시작한다. 산행을 시작해 1시간 정도면 성터를 만날 수 있으며 이후론 정상까지 그리 멀지 않다. 성터를 지나 바위틈을 이리저리 돌아 오르면 숲 사이에 평탄한 흙길이 이어진다. 이 숲길이 끝나고 나면 집채만한 크기의 바위들이 쌓인 고스락에 닿게된다.
가장 높은 바위 위에 '악견산 631m' 란 표지석이 세워져 있으며 그 밑으론 악견산의 개관과 이진왜란 때의 의병활동에 대한 설명이 적힌 안내판이 있다. 악견산의 고스락은 크고 작은 바위들과 나무들이 엉켜 있어 주변의 조망을 관망할 수 없다.
하산은 동쪽의 긴 능선길을 좇아야 한다. 크고 작은 바위틈을 비집고 나오거나 바위 밑을 돌아 나와야 한다. 굴을 지나기도 하고 바위 아래에 들어앉은 듯한 통천문을 지나기도 한다. 이 통천문을 지나면 길은 북쪽으로 틀어지며 급경사를 이룬 곳이다. 이곳 역시 큰 바위들이모여 있고 층을 이루고 있어 매우 아슬아슬하고 재미있다.
안전을 위해 밧줄을 설치해 놓았으나 철게단은 없다. 가파른 바위등성이를 내려서면 소나무 숲 속으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평탄하던 길은 용의 머리처럼 살짝 솟아 오른 바위 봉우리를 넘게 되며 이후론 마사토로 된 등성이 길이 이어진다.
마사토 길은 정상에 커다란 바위가 솟아 있는 작은 봉우리를 넘게 되며 이후론 평탄한 흙길이 이어진다. 편안한 이 길은 잠시 후 잣나무 숲으로 이어지고 망두석이 있는 광산 김씨 묘를 지나게 된다. 광산 김씨 묘를 지난 후부터는 쌍묘를 지나 평학마을 앞의 표지석으로 내려오게 된다. 악견산의 산행은 3시간~3시간 30분이 걸린다.
합천 의룡산(485m)
황강 가에 치솟은 바위산...용문정 일대는 캠핑과 천렵의 명소
의룡산(485m)은 경남 합천군 대병면 북동쪽에 솟아 있는 바위산이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합천호 남쪽 황강 가에 나란히 솟아 있는 금성산(592m), 악견산(631m), 의룡산 3개의 산 가운데 가장 동쪽에 위치한 산이다.
의룡산 북쪽 황강 가에 있는 용문정쪽에서 이 산을 남쪽으로 바라보면 매우 가파른 바위산이 강기슭에서부터 표고 400여m나 치솟아 있어 어디 한 군데 마땅히 발붙일 곳이 없을 것처럼 보인다.
의룡산은 '소월출산' 이라 불릴 정도로 천야만야한 절벽 바위와 기암괴석 등이 곳곳에 널려 있는데, 특히 황강을 막아 만들어 놓은 북쪽 기슭의 조정지와 어울려 한 폭의 산수화 같은 멋진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사실 이번 의룡산 실버산행은 두 달 전에 가졌던 악견산 산행 때 내심 정해 놓았던 것을 실행에 옮긴 것이다.
악견산과 의룡산은 능선이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악견산 정상에서 동쪽으로 3.5km 정도만 산행을 연장하면 의룡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따라서 합천호와 황강을 굽어보면서 악견산과 의룡산 두 산을 연속산행하면 그만큼 산행의 멋과 맛이 배가될 수 있다.
한데, 두 달 전의 악견산 산행 때는 당초 계획했던 대로, 새 개척코스로 바로 하산했기 때문에 의룡산까지 밟아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던 그때의 찜찜함을 씻어버리기 위해 이번에 의룡산을 찾게된 것이다.
그리고 굳이 이 겨울에 합천호 가의 산을 또 찾게 된 데에는 지난 번 악견산 산행 때 난생 처음으로 맛본 합천호의 빙어회 맛이 은근히 작용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달의 실버산행도 일출산악회의 안내를 받기로 하고 2월1일 오후에 김천에 도착했다.
2일 오전 8시15분. 대형 전세버스가 김천을 출발, 합천의 의룡산으로 향했다. 인원을 점검해 보니 모두 24명이나 되었다. 웬만한 산악회의 정기산행 때만큼이나 되는 대부대였다.
김천을 떠난 지 약 2시간. 우리는 아름다운 합천호 가의 호반도로를 달려 합천댐을 지났다. 그리고 악견산 등산로 입구를 지나 잠시 산굽이를 돌아 내려가자 황강 상류를 건너가는 시멘트 다리가 보였다. 용문교다. 이 용문교 앞에서 하차했다(10:35). 이곳은 용문사 입구이기도 하다.
일출산악회 회원들은 용문교를 건너 황강을 오른쪽에 끼고 아스팔트 길을 따라 용문정쪽으로 내려갔다. 용문사로 해서 바로 의룡산으로 오르려나 했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5분쯤 걸어 내려가자 용문유원지가 길가 왼쪽 송림 속에 나타났다. 황강가 송림에 자리잡은 용문정 일대는 댐과 도로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합천, 거창 등 인근 지방에서는 최고의 캠핑지이자 은어를 낚는 천렵장소로서 손꼽히던 명소다. 아예 유원지로 개발(?)해 놓은 오늘날에도 여름철만 되면 이 일대의 소나무 숲속과 물가는 피서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뒤덮이곤 한다.
오전 10시40분. '애국지사 유인수 행적비' 앞에서 남쪽으로 황강 상류의 징검다리를 건넜다. 말이 강이지 황강 상류는 큰 개울이나 다름없다. 우리는 산기슭을 따라 200m쯤 서쪽으로 거슬러 오르다가 왼쪽(남쪽)에 뚫린 산길로 접어들었다. 이 코스 역시 일출산악회가 개척한 코스다. 입구에 표지리본이 매달려 있다.
이 지점서부터 본격적으로 등산이 시작됐다. 제법 가파른 등산로를 잠시 오르자 덩굴이 무성히 뒤덮인 너덜지대가 나왔다. 덩굴을 끊고 큼직한 너덜들 위로 교묘하게 등산로가 나 있다. 너덜지대를 지나 소나무 숲길로 오르니 전망 좋은 지능선이다(11:10). 북쪽으로 용문정 일대가 내려다보였다. 여기서 잠시 휴식했다. 동쪽으로 건너편 산사면에 있는 초가지붕 같은 큼직한 기암이 시선을 끌었다.
잠시 오르니, 이번엔 절벽 바위가 발길을 가로막는다. 나무 밑둥에 안전로프가 설치돼 있다. 일출산악회가 2년 전 코스 개척 때 메어 놓은 것이다. 이 로프를 잡고 절벽 왼쪽 기저부를 돌아 올라갔다. 조심만 하면 그냥도 올라갈 수 있지만, 왼쪽이 급한 바위 비탈이라서 안전을 기하기 위해 줄을 묶어 두었다는 설명이다.
로프 지점을 통과하자 이번엔 이끼가 두텁게 덮여 있는 바위비탈이 나왔다. 우리는 이 이끼들을 발디딤과 손잡이 삼아 급사면 바위를 기어 올라갔다. 길이 오른쪽으로 도는가 싶더니 능선 어깨부의 기암괴석 밀집지대가 나왔다. 북서쪽 밑으로 용문사가 아스라이 내려다보였다.
지능선 끝머리의 전망대 같은 바위에 올랐다. 등산로 입구로부터 약 1시간 거리다. 동쪽으로 의룡산 정상부가 한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 악견산의 491.7m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솟아 있다. 그리고 북쪽으로 용문정과 황강 일대의 아름다운 경치가 발 아래 펼쳐져 있다. 황강에서 투망을 하는 천렵꾼들의 모습도 시야에 잡혔다.
이제부터는 완만한 능선길이다. 잠시 오르니 널따란 대지가 나오고, 이곳에 오래된 무덤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문외한이 보아도 한눈에 명당자리로 느껴졌다. 무덤을 지나 평탄한 길을 잠시 걸으니 능선이 좌우로 갈라지는 삼거리다. 오른쪽 길은 악견산쪽에서 올라오는 길. 우리는 왼쪽 길로 접어들어 의룡산 정상으로 향했다.
능선길이 슬그머니 내리막길로 바뀌었다. 그런데 경치가 갑자가 삭막해졌다. 이 일대의 나무들이 온통 시커멓게 그슬려 있는 것이다. 산불이 났었던 모양이다. 산불이 났던 지대를 지나자 오른쪽(남쪽)으로 오동골 부락이 가까이 내려다보였다. 소류지까지 갖춘 아늑한 산골마을이다.
의룡산은 북쪽 용문정에서 오르려면 정상까지 표고차 450m를 힘겹게 극복해야 하지만, 남쪽의 오동골에서는 표고차가 200m도 채 안되는 데다가 거리도 무척 가까워 마치 뒷동산을 오르듯이 오를 수 있다. 대신 그만큼 등산의 묘미를 제대로 맛볼 수 없는 것은 두 말할 것도 없다.
안부를 지나면서부터 왼쪽(북쪽)이 절벽을 이룬 능선길에는 다시 기암괴석이 줄지어 이어졌다. 정상을 향해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갔다. 길도 가파르지만, 그보다는 겨울 날씨 같지 않은 따뜻한 기온이 더더욱 땀을 흘리게 만들었다.
12시50분. 집채만한 바위가 얹혀 있는 의룡산 정상에 섰다. 서쪽의 악견산과 그 너머 멀리 황매산(1,108m) 줄기가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북쪽으론 용문정, 북동쪽으로는 황강에 만든 조정지댐과 그 댐 안에 담겨 있는 짙푸른 호수물이 발 아래 내려다 보였다.
그러고 보면 이 조정지댐이 만들어짐으로써 이곳에서 전설적인 의룡산 용이 안심하고 살게 되었는지도 모른다. 댐으로 인해 산이름과 전설이 한결 돋보이게 된 신기한 경우가 바로 의룡산인 것이다.
12시55분. 대인원인지라 두 패로 나누어 점심을 했다. 일부는 정상에 남고, 나머지는 북쪽 가까이 빤히 내려다보이는 암릉상의 평평한 암부로 내려갔다. 왼쪽(서쪽)이 칼로 자른듯이 천길 절벽을 이룬 단애의 가장자리를 밟고 내려갔다. 그리고 제법 널따란 능선상의 반석에 이르러 점심보따리를 풀었다(13:00).
오후 1시30분.다시 배낭을 챙겨 북쪽 능선으로 하산을 시작했다. 길도 없을 듯싶은데 선발대는 잘도 길을 찾아 내려간다. 요소요소에 매달려 있는 일출산악회 표지리본이 길잡이 구실을 톡톡히 해 주었다. 10여 분 후 지능선상의 나지막한 한 암봉에 섰다. 뒤돌아보니 정상부와 그 오른쪽(서쪽)으로 이어진 암릉의 실루엣이 정밀 멋지다.
암릉 끝 즈음에서 왼쪽으로 급사면을 지그재그로 내려갔다. 용문정 앞으로 내리뻗은 북서쪽 지릉으로 붙기 위해서다. 오른쪽으로 황강을 향해 곤두박질치듯이 내리뻗은 암릉이 개척등반의 욕구를 자극한다.
능선길이 조금 완만해지는가 싶더니 곧 지능선상의 안부다(14:30). 그 오른쪽 옆에 제법 격식을 갖춘 무덤 1기가 있다. 유 아무개 부부의 무덤이다. 이 무덤 앞에서 계곡쪽으로 내려가는 옛길이 있지만, 우리는 그대로 능선길로 직진했다. 계곡쪽으로 내려가면, 황강가에 내려선 다음, 물을 건너기 위해 상류쪽인 용문정 앞까지 다시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곧이어 반석 같은 넓은 바위가 나왔다. 여기서 후미에 처져 있던 우리는 자시 망설여야 했다. 지도 체크와 사진촬영에 정신을 팔다가 그만 선두를 놓치고 만 것이다. 우리는 경사진 넓은 바위의 오른쪽으로 직진하여 그 끝머리에서 왼쪽 협곡으로 내려갔다. 빛바랜 일출산악회의 표지리본이 보였다. 많은 인원이 방금 지나간 길 치고는 도무지 흔적이 신통치 않았다.
곧 이어 협곡의 절벽에 매어놓은 슬링이 보였다. 남회장이 이를 보자 "이 슬링도 일출산악회가 개척 때 매어 놓은 것인데, 오늘은 회원들이 이 길로 내려가지 않고, 조금 전의 넓은 바위에서 왼쪽으로 내려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는 슬링을 타고 세 길쯤 되는 협곡의 절벽을 내려섰다. 그리고 왼쪽으로 바위 밑을 가로지른 다음 야트막한 지능선을 넘어갔다. 그리고 잠시 비탈진 사면을 내려가자 왼쪽에서 내려오는 한 가닥 등산로가 보였다. 일출산악회의 새 표지리번도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었다. 다른 일행들은 이 길로 내려간 게 분명했다.
그러고 보니, 용문정 앞 물가에 이미 도착하여 쉬고 있는 회원들의 모습이 내려다보였다. 우리는 제법 뚜렷해진 산길을 따라 서둘러 강가로 내려섰다. 그리고 산기슭을 따라 강가를 조금 거슬러 오른 다음 일행이 기다리고 있는 용문정 앞으로 갔다(15:20).
일단의 천렵꾼들이 황강에서 잡은 물고기로 매운탕을 끓여 놓고, 모닥불가에 둘러앉아 소줏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산과 강이 조하를 이룬 모닥불의 술자리. 실로 오래간만에 보는 운치 있는 풍경이었다.
*산행길잡이
의룡산은 높이는 485m에 불과하지만, 해발 약 50m의 황강가에서부터 바로 치고 올라야 하는 만만치 않은 바위산이다.
등.하산의 기점은 용문정 앞이다. 등산을 하려면, 일단 황강 상류의 물을 징검다리를 밟고 건너야 한다. 물이 불었을 경우, 용문사 앞의 용문교를 건너지 않고 바로 등산로로 진입할 수도 있다.
등산로 요소요소에 이 산에 등산로를 개척한 김천 일출산악회의 표지리본이 매달려 있기는 하지만, 북서릉 하산시에는 이들 표지리본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산 정상만 밟는 것이 목적이라면, 산 남쪽의 오동골 부락에서 힘 안들이고 다녀올 수도 있다. 표고차가 200m도 채 안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룡산 산행의 진미를 제대로 맛보려면 용문정에서 시작해 용문정으로 돌아오는 순환코스의 산행을 권하고 싶다.
용문정 앞에서 출발, 정상까지 오르는 데 약 2시간, 정상에서 북서릉을 통해 다시 용문정 앞으로 내려오는 데 약 2시간이 걸린다. 천천히 쉬엄쉬엄 걸어도 점심시간을 포함해 4시간 내지 4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다만, 등산로상에는 샘이 없으므로 산행하기 전에 식수를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건각이라면 악견산에서 산행을 연장하여 의룡상 정상까지 오른 다음,북서릉을 타고 용문정 앞으로 하산을 하면 멋진 하루산행이 될 것이다. 건각들의 도전을 기대해 본다.
첫댓글 이창기 이준철 김형순
참석해요
저도 참석입니다 넘 빡시면 안되는데 일요일날 대구대회에 좋은 기록 나와야 되는데 ~~ 살 살 데리고 가주세요
기록경신을 위해 특별히 산행시간도 짧게 잡았네요 ㅎㅎ (상 타면 입 닦기 없습니다)
산행합니다.
참석합니다.
참석합니다
갑자기 집안의 행사가 있어서 불참 해야될것 같아요.. 죄송합니다.즐산 하십시요
경상마님 불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