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 그대를 사랑합니다”
지난 주 설 연휴 마지막 날 밤 11시 TV에서 설특집 영화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아내와 함께 밤늦게까지 시청하였다.
과거에는 영화구경을 꾀 좋아하여 아마도 이런 화제의 영화는 진즉 보았을 것이지만 최근 들어 영화를 본 기억이 별로 나질 않는다.
요즘 인기가 있다는 영화가 대부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스피드가 있는 극장안에서 웃고 즐기는 그런 부류들의 영화에는 별로 취미가 없는 것도 영화관에 자주가지 않는 이유가 될 것 같다.
옛날에 우리들이 기억하는 줄거리가 있고 구성이 탄탄한 불멸의 영화와 같은 재미있고 아름다운 그런 영화는 없다고 생각한 나머지 이제는 영화와는 멀리하고 살고 있는 실정이다.
요즘은 외국영화를 볼 때면 영화면 보다가 자막을 읽으려들면 벌써 자막이 사라지다 말고 어쩌다가 졸기라도 하면 영화 본전생각에 사로잡히는 등 재미가 없어진다.
나이 들어가면서 신경이 둔해져 영화가 주는 감동도 받지 못하고 우리나이에 맞는 취향의 영화들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영화관에 가지 않는 또 하나의 이유도 될 것이다.
이제는 복잡한 극장에서 영화구경하는 것 보다 는 어쩌다 내 구미에 맞는 TV 주말영화를 그저 무감정으로 한편씩 보는 것이 지금의 나의 영화구경법이라고 할까.
사실 나는 영화 “ 그대를 사랑합니다” 를 개봉극장에서 보고 싶었으나 한번 가보아야지 하고 마음에 두고서 차일피 미루다가 그만 기회를 놓쳐버려 뒤 늦게나마 안방에서 볼 수 있게 됨을 큰 다행으로 생각하였다. 영화의 줄거리를 이렇게 간추려 본다.
우유배달하는 그런대로 부유한 할아버지 김만석(이순재분)은 오토바이를 타고 아침 일찍 달동네 좁은 골목을 누빈다.
눈이 오는 어느 새벽 파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할머니 송씨(윤소정분)의 손수레와 접속사고을 내면서 만남의 인연을 갖는다.
그 후 두 사람은 골목길에서 자주 마주치면서 서로에 대한 호감을 키워 나간다.
평소 입만 열면 까칠하고 버럭 화를 내던 김만석 할아버지도 송씨만 생각하면 얼굴에 따뜻한 미소가 벌어진다.
홀아비로 오랫동안 비워두었던 김만석의 가슴속에 송씨의 아름다운 미소가 자라잡기 시작한다.
여기에 같은 동네에서 치매인 아내 순이(김수미분)를 보살피기위해 주차관리하는 과거 택시운전사였던 할아버지 장군봉(송재호분)의 이야기와 함께 펼쳐진다.
장군봉의 눈에는 치매가 든 아내가 벽에 낙서를 하고 방을 어질러도 옛날 젊었을 적의 순진하고 사랑스러웠던 아내만으로 생각한다.
장군봉은 파지 담는 손수레를 주차장에 보관해 주면서 송씨와 알고 지내는 사이지만 김만석은 잠시나마 두 사람사이를 오해하고 질투한다.
김만석은 몰래 집 나가 골목길에서 해메는 장군봉의 아내를 볼봐주기까지 하면서 네 노인네들은 사랑이란 이름의 인연을 엮어가면서 인생 황혼기를 함께 보낸다.
영화는 전반부에서는 김만석은 주민등록증도 없이 사는 송씨를 데리고 동사무소에 가서 주민증 발급은 물론 기초 생활대상자로 지정받게하는 등 송씨에게 무척 관심을 갖는다.
송씨 생일날에는 예고도 없이 생일케익을 들고와 송씨에게 “그대를 사랑합니다” 사랑고백까지 하는 등 우충좌돌 노인들의 얽혀진 일들에 웃음이 나오나
후반부에서는 장군봉이는 그의 아내의 건강이 좋지 않자 그의 자식 3남매를 집으로 불려들어 “너희들은 이 엄마 맷속으로 낳았다”는 의미있는 그 한마디만을 하고 자식들을 돌려보낸 다음날 장군봉은 치매로 고통받는 아내와 함께 약을 먹고 자살한다.
장군봉부부의 죽음에 충격받은 송씨가 아름다운 노년의 사랑, 젊었을 적 본 남편과도 이루지 못했던 따뜻한 사랑, 김만석과 또 죽음으로 맞을 비극을 피하기 위해 자기 고향 영월로 가서 살겠다고 한다.
김만석은 아쉬움 속에 고향 영월로 송씨를 대려다주면서 포옹하며 죽기 전에 다시한번 꼭 만나자고한다.
그 후 얼마되지 않아 김만석은 마지막 임종 전 꿈속에서 영월 송씨와 함께 오토바이를 함께 타고 하늘을 날면서 영면에 들어간다.
영화가 큰 배경도 없고 복잡한 사건도 없이 2시간 동안 노련한 배우들의 연기 속에 노인들의 속 감정이 들어나 보이는 생활이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준다.
만년의 독거노인들의 외로움이며 또 그들만의 젊은이들 보다 더 순수한 사랑에 눈물을 뻬게한다.
나는 아직 살아 홀로계시는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내가 불효하고 있지 않는가 싶었다.
내 나이 벌써 칠순을 바라보며 말년에 홀로되면 얼마나 외롭고 고통스러울까 생각하면서 노년의 방정식에 내 자신을 대입하고 나니 결코 남의 할아버지, 할머니 애기가 아니었다.
자꾸 아프다고 비실비실하는 아내를 옆에 두고 그래도 함께 산다는 것이 그렇게 다행일 수가 없어 좀 더 마음을 가까이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다짐도 해본다.
이 영화는 앞으로 계속 노인사회화 되고 있는 우리들 현실에서 노인들 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져놓고 앞으로 노인들 자신 뿐 아니라 나아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인가 한번쯤 생각게 한다.
무엇보다도 노부모를 모시는 자식들로서 노인들의 애환를 파악하여 마지막 인생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자식들이 보다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는 교훈의 멧세지를 보내고 있다.
2012. 2. 2. 금 치
첫댓글 명절날 밤 늦은 시간에 노부부가 함께 브라운관앞에 앉아 장면을 상상해 보네...
아직 마음만은 로망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젊음이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이 카페의 동영상 영화도 명작이 많은데 한번 찾아 보면 어떨까 ?
내가 본 영화중에는 < 에블린>이 참 감동적 이던데... <<영화와 동영상>> 게시판에서 <추억의 명화- 에블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