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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Focus 특집 10호>
세계의 농업환경 변화와 대응
1. 점점 힘들어지는 농업
현대 농업에 대한 목가적 환상을 떨쳐버리기 위해서는 돼지가 많이 사육되는 아이오와 주(州)를 방문해 보라. 아이오와 북쪽으로 10마일이나 펼쳐진 이 농촌지역에서는 미국 돈육의 1/10이 생산된다. 그러나 동물이라고는 한 마리도 눈에 보이지 않는다. 철로 만든 커다란 창고 안에서 4천 마리의 암퇘지가 도축을 위해 사육되고 있다. 그들이 먹는 음식은 철저하게 감시되고, 분뇨는 정기적으로 버려지며, 사육하는 사람은 돼지를 감염시키지 않으려고 외과 의사처럼 샤워를 하고 가운을 입는다.
브라질 남서부에 위치한 마토 그로소(Mato Grosso) 농장을 한번 방문해 보라. 여기에서는 한 농가의 콩밭이 60,000ha나 뻗어있어 콤바인으로 한 고랑을 왕복하는데 하루가 걸린다. 암스테르담 남부에 있는 거대한 온실에서는 280,000개의 장미다발이 컴퓨터 시스템과 특수한 원예기술로 보살펴지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농업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불문하고 점차 대규모화, 집약화, 특화되어 왔다. 농업은 13억 인구를 고용하고 연간 1조 3천억 달러 가치의 상품을 생산하는 지구상 가장 큰 산업 중의 하나다. 지난 40년 동안에 토지사용은 10%밖에 늘지 않았고 세계인구는 무려 90%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1인당 총 식량생산량은 약 25%나 늘어났다. 식량의 실질가격은 2/5가량 떨어져 미국의 부유한 소비자들은 가계소득의 14%만을 식품소비에 지출하고 있다.
이것은 하나의 성공담일까? 다 그런 것은 아니다. 현대 농업은 지금 다른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기술과 똑 같은 첨단 기술로 인해 그 형태가 바뀌고 있으나, 동시에 독특한 정치ㆍ경제적 제약을 받고 있다. 농업은 많은 식량을 값싸게 생산하도록 요구받고 있지만, 환경을 고려해야 하며 농촌경관, 동물복지, 그리고 소비자건강을 보살펴야 한다.
농민들은 시장의 힘에 따라 움직여야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너무 고립되어 있고 일부 국가에서는 사회적으로 소외되어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 유전자조작(GMO) 식품에 대한 최근의 논쟁은 훨씬 더 광범위한 긴장의 징조에 불과하다.
1950년대 말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레이 골드버그(Ray Goldberg) 교수가 만들어낸 용어인 농업관련산업(agribusiness)은 종자, 비료, 농기계 등 농자재의 공급에서 식품가공 및 소매업에 이르는 일련의 기업과 시설을 가리키는 의미로 사용되어 왔다. 이렇게 농자재 생산업에서 농산물 소매업까지 연결된 기업은 각기 자신의 전후방에 있는 기업들과 대부분의 사업을 같이 했고, 나머지 기업들과는 사실상 사업상의 관계가 거의 없었다.
가족농(家族農)은 이 시스템의 중심에 있었다. 그들은 위험을 고려하고 공정한 몫의 수익을 거두면서 무엇을 심고 어디에 팔 것인지를 결정했다. 1950년에 세계의 농업관련산업은 4,200억 달러의 가치에 해당되었고 농민들은 그 중 1/3 이상을 생산했다. 2028년까지 이 산업은 10조 달러에 이를 것이지만, 이에 대한 농민들의 점유비율은 10%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골드버그 교수는 내다보고 있다.
세계적인 경쟁과 새로운 기술은 상이한 단계의 농업관련산업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농업 관련 산업을 수직적 연결체인에서 복잡한 거미집 모양으로 변형시키고 있다. 잘사는 나라의 농업은 부피가 큰 농산물의 생산에서 점차 고도로 특화된 상품을 생산하는 '작고 아름다운 농업'(boutique agriculture)으로 나아가고 있다.
소비자들이 점점 더 많은 정보를 소유하고 더 많은 것을 요구함에 따라 기업들은 새로운 효율과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면서 합병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식품체인의 양 끝, 즉 종자와 슈퍼마켓에서 확연히 나타난다.
○ 종자산업의 변화
1920년대 교배작물(hybrid crops)이 개발된 이래 상업농들은 좋은 품질과 높은 생산성을 가진 종자에 대해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 구입해 왔다. 생명공학이 나타나기까지 세계의 200억 달러에 달하는 상업용 종자시장은 크게 분산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난 4년 동안에 아벤티스(Aventis)와 듀퐁(Dupont) 등 생명과학 기업들의 일련의 빅딜로 인해 형태가 바뀌고 있다.
그들의 원대한 계획은 유전자를 조작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농업에 적용하여 전통적인 품종개량을 통해서는 쉽게 만들어 질 수 없는 특성을 가진 새로운 유전자식물 품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들은 수백만 달러의 연구비와 많은 특허권을 가지고 있지만, 전문지식을 적용할 종자와 그 종자를 심는 농민들에게 접근하지 못했다. 그래서 생명과학 기업들은 엄청난 프리미엄을 지불하면서 종자회사들을 통째로 사들이기 시작했다.
가장 전형적인 사례가 몬산토라는 기업이었다. 이 기업은 지난 몇 년 사이에 85억 달러에 달하는 기업인수와 합작사업을 이루었다. 그래서 이 기업은 미국과 같이 발달된 시장에서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였고, 인도나 브라질 등의 역동적인 시장에서도 사업기반을 구축했다. 한편, 소규모 기업들도 두각을 나타냈는데, 예를 들어 멕시코 기업인 세미니스(Seminis)는 보잘것없는 기업에서 1990년대에 채소종자 분야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전략은 1998년까지는 승리하는 것처럼 보였다. 세계의 주요 곡물 생산지역은 새로운 종자로 대체되었다. 지난해 미국 옥수수의 33%, 면화의 55%, 아르헨티나 콩의 90%가 GMO 품종이었다. 그리고 전통적인 농약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몬산토와 같은 기업들은 엄청난 판매고를 올렸는데, 이는 많은 GMO 작물이 제초제에 저항성이 있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었다.
GMO 종자에 대해 농민들이 지불하는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한 번 수확한 후에는 그 종자를 사용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농민들은 그 새로운 기술로부터 큰 수익을 얻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GMO 면화인 Bt cotton을 심어서 얻은 이익은 1997년에 2억 달러에 달했는데, 그것의 42%는 농민에게 35%는 특허권을 가진 몬산토 기업에게 그리고 7%는 소비자에게 돌아갔다.
그러나 이것이 이야기의 끝이 아니다. 기업들은 상호간에 특허권이나 허가권에 대한 법정분쟁을 제기했다. 그린피스와 같은 압력단체들은 기업이 지적재산권을 소유한다면 가난한 농민들은 그러한 기술과 종자를 얻기가 점점 더 어려워 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과 일본의 소비자들이 GMO 식품을 거부함에 따라, 거대 생명공학 기업들은 크게 실패했다. 그리고 최근까지 GMO 식품을 별다른 생각 없이 수용해 온 미국의 소비자들까지도 지금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GMO 식품에 대한 저항은 이미 미국 금융가인 '월 스트리트'에 반영되고 있다. 제약(製藥)과 농작물을 연계하고자 했던 기업들은 잘 나가던 제약사업의 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음을 목격했다. 지난해 12월 한 제약회사와 합병을 발표했던 몬산토는 농업분야를 팔아치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심기가 불편한 주주들을 달래어 제약과 농업분야를 함께 유지할 수 있는 기업들은 끝내는 약속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것은 여전히 먼 장래의 일이다.
○ 소매분야의 변화
농약과 종자회사에 대한 압력은 주로 소매업자로부터 오는데, 농업관련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소매업자들의 힘은 그들의 사업규모와 함께 성장해 왔다. 소매업 분야에서도 슈퍼마켓 체인의 합병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져 왔으며, 이는 그들에게 더 큰 구매력을 부여했고 국제적인 세력을 한층 증대시켰다.
슈퍼마켓 분야의 집중은 유럽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특히 독일에서는 다섯 개의 슈퍼체인이 시장의 2/3를 장악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 최대의 소매기업인 월-마트는 영국의 슈퍼체인인 아스다(Asda)를 110억 달러에 인수함으로써 독일에 진출했다. 두 개의 프랑스 선두 슈퍼마켓의 합병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식품소매기업을 만들어 냈다. 미국에서는 슈퍼마켓 합병이 다소 늦게 시작되었으나 지금은 지배적인 추세가 되었다.
슈퍼마켓의 규모가 커질수록 가격뿐만 아니라 품질이나 배달시기와 같은 문제를 교섭하는데 있어 상품을 공급하는 기업에 대한 교섭력이 커진다. 실시간에 판매상황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상품에 부착된 바코드 덕택에 슈퍼마켓은 그들의 고객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갖고 있다. 식품 제조업자가 소매업자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세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그리고 슈퍼마켓은 점차 중간업자를 배제시키면서 생산자들과 직접 계약을 맺고 있다.
우유를 배분하고 쇠고기를 포장하며 곡물을 수집하는 중간업자들 또한 통합되고 있는데, 이는 특히 미국에서 분명한 추세다. 도축장으로 가는 소의 4/5가 4개 기업에 의해 취급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4개의 회사가 기름을 만들 콩의 80%를 분쇄하고 있으며, 다른 4개의 회사가 바비큐용 닭의 50%를 생산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이러한 중간업자들은 생산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지금 선진국에서 대부분의 닭은 통합된 기업이 생산하고 있으며, 돼지고기 사업도 소규모 생산자들을 압박하고 사업을 특정 지역에 집중하면서 이와 동일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수직적 통합은 기업으로 하여금 위로는 기술발전과 아래로는 소비자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예를 들어, 만일 한 소매업자가 특정 색깔의 지방(脂肪)이 붙은 돼지고기를 원한다면 돼지를 직접 사육하는 기업의 유전공학자는 바로 그 작업에 착수할 수 있는 것이다.
통합은 또한 기업으로 하여금 생산과정의 모든 시점에서 보다 엄격하게 위생관계를 통제할 수 있도록 하며, 정부와 식품안전청에 의해 부과된 기준을 지킬 수 있게 한다. 이것은 식품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또 다른 요구이다. 지난해 다이옥신에 오염된 동물사료가 1,700명의 벨기에 농민들에게 팔렸고 닭, 돼지, 소 등이 이를 먹은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벨기에 농민들은 6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영국은 아직도 광우병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이로 인한 수출 감소와 도축으로 55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2. 생존을 위한 몸부림
세계의 가족농들은 행복하고는 거리가 멀다. 그래서 그들은 항상 불평을 한다. 이 시점에 새로운 사실은 그들이 불평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착실한 이미지와는 달리 농민들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때 아주 재빠르다. 현대 유전학의 발달은 수세기에 걸친 농민들의 육종(育種)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지금 농업에는 생물학적 정보, 분자공학기술, 현대의약, 유전자 구조학의 혁명 등이 홍수처럼 밀려들고 있다. 이 모든 것은 농업에 대한 새로운 요구를 만들어내고 있다. 농업은 더 경쟁력 있고 보다 환경 친화적이며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많은 선진국에서 많은 수의 농민들이 농촌을 떠났다. 예를 들어, 프랑스와 독일에서 농업인구는 1978년 이래 절반이하로 줄었다. 그 결과 농민 수는 적지만 더 크고 더 생산적인 농장이 형성되고 있다. OECD 회원국 내에서 농장수는 매년 1.5% 줄어들고 있고, 현재 농민들과 농업 노동자들은 전체 취업자 수의 단지 8%만을 차지하고 있다.
농업을 떠나지 않으려는 농민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다시금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결속하고 있다. 이 조직형태는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그 때 소규모 농민들은 종자와 같은 농자재의 구매력을 결속하고 생산된 농산물을 공동으로 팔기 위해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에서 협동조합은 관리부실과 민간기업과의 경쟁으로 인해 도태되었다. 지금 유럽 농민들은 협동조합을 통해 식량생산에서 가공사업까지 수직적으로 통합함으로써 그들 스스로를 일으키고 있다. 민간기업에 대한 그들의 이점은 농민들에게 더 많은 이익과 사업상의 참정권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농민들이 잘살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정보화시대에 합류하는 것이다. 많은 농민들이 소유하고 있는 토지관련 자료는 매우 가치 있는 것이다. 아이오와 북쪽에서 콩과 옥수수를 1,400헥타르 경작하는 빌 호란(Bill Horan)은 '정밀농업'(precision agriculture)이라고 하는 새로운 장치를 사용하고 있다. 이 장치를 통해 경작하는 토지의 상태에 관한 수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이 장치의 한 가지 중요한 요소는 인공위성이 만든 디지털 지도인데, 이것은 1평방미터를 거의 2헥타르의 크기로 확대할 수 있다. 이 장치의 두 번째 중요한 부분은 '산출량 감지기'(yield monitor)이다. 이것은 곡물 산출량을 측정하도록 콤바인에 부착된 장치인데, 각 평방미터별 산출량을 알 수 있도록 디지털 지도와 상호 연결된다. Horan씨는 또한 상담사를 농장으로 보내 토양샘플을 채취하여 토양의 영양분을 체크한다. 이 모든 정보는 토지에 대한 상세한 명세를 제공할 수 있도록 컴퓨터에 종합된다.
Horan씨는 완벽한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토지 가운데 서로 다른 지역의 산출량을 토양특성과 연관시킬 수 있다. 이것은 화학비료의 사용을 가장 필요한 지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비용을 줄이고 토지이용에 관한 정부규제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농업은 순수과학이 아니다.
이 장치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산출량을 가장 잘 예측할 것으로 생각했던 토양특성이 산출량과 단순한 관계에 있지 않음을 발견한다. 그래서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정보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모른다. 이는 마치 병을 진단해 놓고는 치료할 방법을 알지 못하는 의사와 같다.
세계에서 선도적인 농자재 제조기업 가운데 하나인 케이스(Case) IH와 같은 회사는 농기계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정밀농업' 기술을 열심히 돕고 있다. 이 회사는 카길과 함께 '정밀농업'의 혜택을 계량화하기 위해 미국 중서부에서 6명의 농민들과 함께 시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약 10,000달러에 달하는 '정밀농업' 기술은 절대 싼 것이 아니다. 소비자와 가공업자는 특정 상품에 얼마나 많은 화학비료가 뿌려지는지 알고자 한다. '정밀농업' 기술은 농민이 그것을 알 수 있도록 한다.
'정밀농업'은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인공위성 지도, 수많은 기계과 컴퓨터 모니터를 장착한 미국 중서부의 '정밀농업'은 미항공우주국(NASA)의 작품인 반면에, 원예농업의 새 기술은 병원에서 일어나는 모습에 더욱 가깝게 보인다. 이스라엘과 네덜란드의 창업기업은 컴퓨터에 연결된 센스를 사용하여 시설원예농업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소규모 회사인 파이테크(Phytech)는 식물의 생명징후를 나타내 보이는 모니터 장치를 개발했다. 잎, 줄기, 열매는 온도와 종기(腫氣) 등과 같은 것을 지속적으로 감지하는 장치와 연결되어 있다. 이러한 정보는 관개와 온도 등의 기능을 조절하기 위한 자동제어 시스템으로 입력되어 작물은 아무런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된다.
○ 인터넷 이용
영농에 대한 또 다른 촉진제는 인터넷에서 올 수 있다. 많은 가족농은 새로운 합병기업이 공유하는 많은 정보로부터 단절을 느끼고 있다. 인터넷은 가족농이 다른 사업과 연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한다.
가족농에게 뉴스, 조언, 그리고 위험관리 수단 등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웹사이트가 등장했으며, 인터넷상의 정보교환은 가족농이 농약과 비료를 경매할 수 있도록 했고 구매자에게 그들의 상품을 홍보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은 또한 다른 사업가가 농민을 찾을 수 있도록 한다. 듀퐁(Dupont)이 새로운 고유지(高油脂) 옥수수를 심을 농민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때, 인터넷 기업은 몇 일 내에 원하는 것을 가져다주었다. 지금 Dupont은 인터넷을 통한 정보교환과 농장관리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농민들의 협동조합과 함께 일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농업관련산업의 밝은 미래를 예측하고 있다. 라보은행(Rabobank)은 2003년까지 세계 4조 달러에 달하는 농산물 시장의 10%가 인터넷을 통해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유럽, 라틴아메리카, 그리고 아시아의 농민들은 북아메리카나 이스라엘의 농민들보다 인터넷을 덜 이용하고 있다.
○ 유기농업
만일 기술이 농산물 판매를 촉진하지 못한다면, 아마도 향수(鄕愁)는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소비자들은 농민들이 개척한 농촌이나 농촌생활에 대해 낭만적 애착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에서는 토지에 애착이 미국보다 더 발달되어 있다. 프랑스 사람들은 그들이 먹는 식품과 술이 어디에서 생산 되는지를 알고자 한다. 그러나 프랑스에서조차도 사회가 도시화됨에 따라 이러한 연관을 유지하기가 점차 어려워지고 있다.
일부 농민들은 유기농업이 농업과 소비자를 다시 연결하는 방법인 동시에 농민들을 더 잘살게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기본적으로 유기농업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에 토양의 비옥도를 유지하기 위해 윤작과 같은 기술을 이용한다.
그러나 서양에서 유기농업은 아직 농업기술이라기보다는 자연과 농촌생활을 대한 감정에 호소하는 사회운동이다. 비록 지금까지 유기농업은 전체 식품판매의 작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세계 유기농산물 시장은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올해에는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소비자들은 유기농산물이 더 맛있고 건강과 환경에 이롭다고 믿기 때문에 선택한다. 그러나 그들은 대체 의약품에 의존하는 식의 믿음을 가지고 유기농산물을 구입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유기농법으로 기른 식품이 전통적인 농법으로 생산된 것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근거는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소비자들은 그들이 선호하는 식품에 대해 기꺼이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콩은 일반 콩에 비해 최소한 2배의 가격을 받는다. 영국에서도 1994∼98년 사이에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밀은 일반 밀보다 두 배 이상의 가격을 받았다. 그러나 여기에는 많은 정부 보조금이 포함되어 있다. 유럽대륙에서는 그러한 정부 보조금이 훨씬 많다. 이는 농민들의 유기농업 전환을 장려하기 위한 것으로 2010년까지 서유럽 농장의 약 30%가 유기농업 기준에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기농산물이 높은 인기를 구가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특히 유럽과 일본에서 GMO 식품에 대한 반감이다. 영국에서는 유기식품을 구입하는 사람들의 1/3은 그것이 GMO 식품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GMO 식품은 '새로운 기술을 먼저 수용하는 사람이 더 많은 이익을 누린다.'라는 수세기 동안에 내려오는 법칙의 예외가 되었다.
그러나 그것은 농민들이 수익성 있는 용도로 생명공학을 이용하는 노력을 막지 못할 것이다. 여기에는 유전자조작 감자, 옥수수로 만든 플라스틱 숟가락, 양이나 소의 젖에서 짜낸 유산 단백질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은 수익성 있는 시장은 되겠지만 주된 목표는 아닐 것이다. 농민들의 구세주는 시험관의 밑바닥에 있지 않다. 그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신축성 있는 농업정책이다.
3. 불완전한 농산물시장
네덜란드 앨스미어(Aalsmeer)에서는 글자그대로 전 세계 농업이 생산하는 모든 꽃이 전시된다. 아침마다 18m 길이의 꽃이 현물과 인터넷 경매장에서 1,600여 바이어의 눈길을 끌며 퍼레이드를 벌인다. 저녁에는 4m 길이의 꽃과 화분에 담긴 식물이 이스라엘, 케냐, 에쿠아도르, 남아프리카, 그리고 기타 외국의 원예지역으로부터 비행기를 통해 도착한다. 세계에서 꽃을 가장 많이 취급하는 빌딩 안에서, 그 꽃들은 품질에 따라 분류되고 컴퓨터에 의해 목록이 작성되어 판매를 위한 준비가 완료된다. 일단 판매되면 동일 날짜에 유럽연합, 일본, 미국 등을 통해 시장으로 빠져나간다.
이러한 꽃의 국제연합(UN)은 인상적인 모습이지만, 전반적으로 세계의 농산물 무역은 훨씬 덜 향기롭다. 농업은 세계경제에서 가장 왜곡된 분야의 하나다. 자유화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많은 나라에서 국내보조정책, 수입장벽, 그리고 수출보조는 상품의 자유로운 무역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이는 개도국의 농민뿐만 아니라 보호되는 국가의 소비자에게 손해를 입힌다. 이는 또한 수요변화에 대한 농민들의 대응능력을 약화시킨다. GMO와 호르몬 취급 등 농업생산의 새로운 방법에 대한 분쟁은 사안의 복잡성을 더해주고 있다.
○ 국내보조
농업은 신기함으로 가득 차 있지만, 선진국에서 농업인구의 크기와 그들의 정치적 영향력 사이의 불균형은 매우 놀랍다. 북미와 EU에서 농민들은 전체 노동력의 5% 이하이며 GDP의 2%이하를 생산하고 있지만, 그들은 정부로부터 상당히 많은 수준의 재정적 지원을 받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정확히 농민의 수가 적기 때문일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보조를 제공함으로써 프랑스 농민들이 파리를 봉쇄하지 못하게 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될 것이기 때문이다. 케언즈그룹으로 알려진 소수의 선진국만이 농민들에게 주는 대부분의 보조금을 없애버렸다.
1998년 OECD 국가들은 농업보조에 3,600억 달러를 지불했다. 쌀, 우유, 그리고 설탕 생산자에게 가장 많은 보조가 지급되었는데, 그 대부분이 농장규모가 큰 농민들에게 돌아갔다. 1990년대에 선진국에서 국내 농업보조는 줄어드는 추세에 있었지만, 1998년 이후에는 농산물 가격의 하락으로 인해 늘어났다. 미국 의회는 지난 2년 동안에 150억 달러의 긴급 농가지원을 승인했다. 일부에서는 이 보조가 우연히도 대통령과 의회선거 시기와 일치함을 비난하고 있다.
농민들을 보호하는 대부분의 돈은 소비자가 지불한 것인데, 농민들의 소득을 높이기 위해 정부가 국내가격을 조작하는 것이다. OECD에 따르면 선진국의 소비자들은 농민들에 대한 정부지원이 없을 경우보다 식품가격을 1/3이상 높게 지불하고 있다.
농업이 다른 산업과 다른 것은 분명하다. 이는 비단 농산물이 생명유지에 필수적이고 감정에 호소하는 상품이라는 것 외에도 농업은 공공재를 창출하고 생태계의 다양성, 동물복지, 농촌풍경을 보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러한 혜택을 어떻게 보상하느냐이다. 특히 EU와 일본 등 일부 국가는 농민들이 농업의 다원적 기능(multifunctionality)을 유지하도록 장려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쓸 가치가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가격지지와 같은 방법은 다원적 기능을 달성하는 방법으로는 너무 시장 왜곡적이고 비효율적인 것이다. 정부의 직접지불이 더 나은 방법이다.
○ 무역장벽
1998년에 국제적으로 4,560억 달러에 상당하는 농산물이 거래되었는데, 이는 20년 전에 비하면 3배에 해당한다. 이것은 대단한 성장률 같이 보이지만, 공산품의 무역은 1980년 이후 농산물보다 3배나 더 빨리 성장했다. 태국이나 브라질 같이 무역에 성공한 개도국은 지금 농산물 수출이 전체의 1/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개도국들은 수출시장에서 농산물 가격하락을 초래하는 선진국의 농업정책에 대해 우려하고 있으며, 개도국 수출에 대한 장벽을 제거해 줄 것을 바라고 있다. 농업개혁에 대한 약속은 세계무역협상, 즉 우루과이 라운드(UR)가 타결된 1993년에 이루어졌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은 아직 많이 남아있다. 공산품에 대한 관세는 10% 이하인데 반해 농산물에 대한 관세는 여전히 평균 40%나 되고 수입쿼터는 엄격한 상태로 남아있다.
다른 문제는 선진국들이 수출시장의 점유율 유지를 위해 지급하는 수출보조금인데, 이로 인해 가난한 나라에서 생산된 농산물의 가격이 낮아진다. UR협정에 따라, 선진국은 2000년까지 대부분 공산품에 대한 1986-88년 수출보조금의 36%를 줄이기로 약속했다. 그들은 이 약속을 지키고 있지만, 다른 방법으로 수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약속을 제공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한 연구결과는 OECD 국가에서 무역장벽을 철폐하면 세계 농산물무역을 50% 이상 증가시킬 수 있다고 제안하고 있다. 또한 국제 농산물가격은 10년 동안에 5%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식량안보를 걱정하는 국가, 특히 수출보다 수입을 많이 하는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는 걱정스러운 전망이다. 식량의 가격이나 공급이 크게 등락하여 대규모 기아와 거리폭동을 야기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많은 경제학자들은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보다 자유로운 무역은 보다 안정적으로 식량을 공급하고, 다른 산업에서 식량을 구입할 수 있는 돈을 벌게 한다는 것이다.
농산물 수입을 막으려는 국가에게 과학은 또 다른 손쉬운 구실이 될 수 있다. 동식물검역협정(SPS)로 알려진 WTO 규정에 따라, 특정 국가는 수입품이 인간, 동물이나 식물의 건강에 해로운 경우 수입을 제한할 수 있다. 여기에는 식품에 묻어 수입되는 곤충, 바이러스나 농약 같은 것들이 해당된다.
이 분야의 국제기준은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와 같이 SPS협정이 인정하는 국제기구에 의해 설정되었다. 그러나 보호와 보호주의 사이에는 일정한 연결고리가 있으며, 많은 국가의 농민들은 식품안전과 환경보호를 외치며 외국 상품과의 경쟁을 피하고 있다. 만일 WTO가 그러한 제한을 과학적으로 정당하지 못하다고 판정할 경우 수입국은 수출국의 무역제재에 직면할 수 있다.
○ 예방적 조치
그러나 과학이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어떻게 될까? 이것은 호르몬을 사용한 쇠고기에 대한 미국과 EU의 장기간 분쟁에서 일어나고 있다. EU는 호르몬을 사용한 미국과 캐나다 쇠고기의 수입을 금지했다. EU의 과학 자문단은 호르몬의 일부가 소비자의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 반면에 국제식품규격위원회의 과학자들은 미국 쇠고기에서 발견된 호르몬 수준으로는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은 WTO로부터 EU가 규제조치를 완화하거나 EU의 주장을 입증할 때까지 EU 수출품에 대한 관세를 높일 수 있다는 인정을 받았다.
GMO식품에 대한 논쟁도 마찬가지이다. EU는 많은 종류의 GMO곡물 수입을 금지했고, 일부 회원국에서는 GMO곡물의 상업적 재배 확대를 동결시켰다. EU는 GMO식품이 소비자의 건강과 환경에 위험이 없다고 결정할 과학적 근거가 불충분하다고 주장한다. EU는 안전한 것이 더 좋다는 간단한 생각을 위해 '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이라는 기막힌 용어를 개발했다.
그러나 GMO식품의 자유무역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미국, 캐나다, 아르헨티나 등은 4년 동안이나 GMO식품을 재배한 결과, 소비자나 농촌환경에 대해 전통적으로 재배된 작물보다 더 많은 위험은 없다는 많은 증거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나라들은 소비자단체가 요구하는 라벨링에 반대해 왔는데, 라벨링은 GMO 식품을 시장에서 배제시켜버릴 것이고 WTO도 라벨링에 난색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EU와 GMO수출국들은 2000년 1월 GMO 상품의 수출국에 대해 '정밀통보절차' 등의 엄격한 룰을 부과한 '생명안전 의정서'(biosafety protocol)가 채택됨에 따라 상호간의 입장이 약간 좁혀졌다.
4. 녹색혁명의 폐해와 대응
인간의 노력이 연약함을 상기시키는 데는 나라의 절반을 청소해버리는 폭풍이상의 것이 없다. 1998년 10월, 허리케인 미치(Mitch)가 온두라스, 니카라과, 과테말라를 휩쓸며 만여 명의 생명을 희생시키고 지역경제에 55억 달러의 피해를 발생시켰다. 농업도 막대한 피해를 입었지만 모든 농민이 같은 정도로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니었다. 복합영농, 생물학적 방제, 수자원 보호, 농업조림을 운영하는 재래식 농가에 비해, 화학자재 집약적인 단일경작을 하는 농민은 60-80%이상의 농지손실과 농작물 상해, 수자원 손실을 입었다.
이는 농업이 위험을 무릅쓰고 자연을 거스르고 있다는 증거인가? 그렇지는 않다. 농업은 원래 자연적이지만은 않으며, 오직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토지를 활용해왔는데, 어떤 종류의 농법은 다른 종류보다 더욱 비자연적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선진국의 농업은 점점 집약적이 되고 기계와 화학자재와 관개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었고, 토지 단위당 수확량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선택적으로 교배된 작물을 경작하고 가축을 사육했다.
이러한 농업시스템이 이후 제3세계 농업지역으로 넓게 확산되었다. 이것이 북미와 유럽, 호주의 주된 농업모델이고, 사하라주변 아프리카, 아시아와 라틴아메리카는 재래식 농업을 한다. 이 새로운 시스템은 더욱 풍부하고 값싼 식량을 생산했다는 결과를 볼 때 놀라울 만큼 성공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생산성은 다음의 네 가지 환경적인 피해로 말미암아 더 많은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
○ 토양 황폐화
워싱턴의 국제식량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농경지의 2/3정도는 이미 어느 정도 황폐화되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은 과도하게 기계화된 농법, 물과 바람에 의한 침식, 무리한 재배와 방목으로 인한 무기물과 유기물질의 고갈로 인한 것이다.
과도한 관개와 빈약한 토양배수로 인해 염분이 집적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대략 20%의 관개 토양이 염분문제로 생산성이 저하되고 있다. 과도한 관개로 인한 피해의 가장 극적인 증거는 '아랄해'(Aral Sea)인데, 지난 40년에 걸쳐 수위가 2/3로 낮아져 대규모 환경파괴와 지역주민의 고통을 초래하고 있다. 풍부한 물의 수혜를 받았던 중앙아시아의 관개 면화 재배면적 8백만 헥타르는 이제 증가하는 염분으로 비옥도를 상실하고 있다.
○ 오염
비록 선진국에서는 화학비료 사용량이 지난 10년간 감소했지만, 세계적으로는 한해에 135백만 톤의 비료가 사용되고 있는데, 그 대부분이 개도국에서 사용된다. 문제는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가가 아니고,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가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지하수와 강과 호수를 오염시킨다.
살충제의 사용량은 한해에 대략 250만 톤인데, 30년 전의 사용량에 비해 2배가 넘는 수치이다. DDT와 앨드린(aldrin) 등이 포함된 살충제는 여러 국가에서 그 사용이 금지되었지만, 개도국 일부에서는 여전히 자유롭게 사용되고 있다.
이런 유기물 오염원은 먹이사슬을 통해 계속 순환되면서 사람과 동물의 면역체계에 영향을 끼친다. 또한 병해충은 살충제에 대한 면역성이 점점 강해지고 있다.
○ 물 부족
세계식량의 40%가 세계 농경지의 5%인 관개농지에서 생산된다. 그러나 지금 물이 부족해지고 있다. 샌드라 포스터(Sandra Poster)에 따르면, 수자원은 현재 회복되는 것보다 더 빠르게 고갈되고 있는데, 이는 미국, 북아프리카, 아라비아반도, 중국, 그리고 인도의 농업용수 때문이다. 많은 물이 비효율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농업은 새로운 도시 및 산업용 수요와의 경쟁에서 점차 밀리고 있다.
○ 생물다양성 감소
생태계를 구성하는 생물체의 다양함은 집약적 농법에 의해 타격을 받는다. 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개도국에서 매년 13백만 헥타르의 숲이 농업에 의해 잠식되고 있다고 한다.
집약적 단일경작은 유전자의 다양성도 감소시킨다. 약 7천 종의 작물이 경작이 가능한데, 세계식량의 90%가 그 중 단지 30종으로 생산된다. 지난 반세기 동안의 육종 프로그램은 수확량이 많고 병충해에 강하며 빨리 자라는 품종에 집중되었는데, 이들 품종은 지금 재배되고 있는 쌀과 옥수수, 밀의 절반 이상에 이용되고 있다. 이런 결과는 축산에서도 나타나는데, 불과 한 세기 전에 번성했던 3,800종의 가축류 중 1/6이 사라졌다.
○ 신속한 대응
환경과 농업사이의 상관관계가 최근의 GMO 농산물에 관한 논쟁에서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1999년에 12개국에서 약 40백만 헥타르에 GMO 농산물이 재배되었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44%가 증가한 것이다. 대부분의 작물은 몬산토의 '라운드업'(Roundup)처럼 제초제 저항성을 가지도록 만들어진 것이고, 혹은 Bt같이 독성 단백질을 분비하는 것도 있다. 이러한 유전자는 이제 콩이나 옥수수, 카놀라, 면화와 같은 다양한 상업적 곡물에서 발견되는데, 식물 내에 점차 축적된다. 이 변형유전자들의 상호작용은 더 많은 수확과 효율적인 방충과 적은 양의 화학재 투입을 보장한다.
기술은 농민들이 영농을 계속하도록 하는 충분한 혜택을 제공했다. GMO가 도입된 지 4년이 지나는 동안에 농민들은 과거의 교배종보다 훨씬 빠르게 GMO 작물을 사용해 왔다. GMO 농산물의 화학재에 대한 저항성이 실제 살충제의 사용을 줄였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워싱턴에 있는 국가식량농업정책센터(NCFAP)의 최근 연구결과에는 농민의 바램과 환경론자들의 걱정이 동시에 관련되는 것 같다. 그것은 GMO 콩을 재배한 미국의 13개 주에서 에이커 당 제초제 사용은 9% 줄어들었지만, 재배면적이 넓어진 관계로 전체적으로는 제초제가 14%나 더 사용되었다.
Roundup'같은 제초제는 잡초와 작물을 불문하고 모두 죽이는데, GMO 기술의 핵심은 작물이 화학물질에 저항성을 갖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것은 쟁기질의 필요성을 없애 토양에 대한 농기계의 피해를 감소시킬 수 있다. 1950년대 이후부터 아이오아에서 콩을 재배하면서 독성이 강한 살충제인 DDT를 사용했던 고든(Gordon)씨는 GMO 농산물에 대한 반대에 대해 어리둥절해 한다. 그 역시 다른 농민들처럼 Roundup이 DDT보다 훨씬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환경주의자들을 달래는 일은 매우 어렵습니다. 한 가지 문제를 극복하는 순간 다른 문제를 곧바로 제기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한다.
생태학자들은 유전자조작이 집약적 농업을 고착화시킬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고 본다. 그들은 모든 식물을 죽임으로써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키고 제초제 저항성을 갖춘 슈퍼잡초를 만들 수 있는 제초제가 남게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
물 부족과 같은 농업의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의 일부는 기술적 해결로 완화될 수 있다. 이스라엘 같은 물 부족 국가는 염분이나 버리는 물을 계속적으로 방울져 떨어지게 하는 점적관수기술을 통해 작물을 더 잘 자라게 한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이 그 기술을 채택하도록 어떻게 장려할 것인가?
대부분의 국가들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와 금지를 함께 사용하고 있는데, 살충제에 세금을 부과하고 토양오염에 대해 제재를 가하고 비료에 대한 보조금을 철폐하는 것 등의 수단이 그것이다. EU와 미국 모두 토지를 휴경하고 보다 덜 환경 침해적인 경작방법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직접지불제를 도입하고 있다. 이것은 농업생산을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는 것이지만, 환경적인 부수 효과가 크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친환경적 행위를 촉진시키는 '당근'보다 반환경적 행위에 대한 '채찍'이 더 많이 사용된다.
하나의 예외는 물 판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관개수는 거의 실제가치로 가격이 형성되지 않지만, 가격이 없을 경우에는 흔히 낭비된다. 그러나 칠레, 멕시코, 캘리포니아의 농민은 공업부문과 같이 '물 사용권'을 물이 필요한 자에게 판매할 수 있다. 이것은 농민으로 하여금 수자원 절약적 기술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또한 그들의 권리를 판매할 수 있게 한다.
○ 생태농업
전통적인 농법의 개선에 만족하지 못하는 생태학자들은 완전히 새로운 방식의 농업을 찾고 싶어 한다. 혹은 작물의 수확을 인위적인 화학재 투입보다 자연과 노동에 더 의존하던 때인 반세기전의 재래식 농법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다. 단일작물의 경작보다는 작물, 나무, 지피(地被)의 혼합이 병충해의 공격과 혹한의 충격을 완화시켜 준다.
영양분은 가축에서 작물로 순환된다. 질소는 작물을 순환적으로 경작함으로써 땅으로 투입된다. 작물의 순환적 경작은 곤충과 잡초와 병균의 생존사이클을 불규칙하게 만들어 이들을 억제한다. 이런 종류의 농법은 오늘날의 집약적이고 매우 전문화된 농업보다 환경을 덜 오염시키는데, 집약적인 농법은 비록 더 많은 수확을 얻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지속하기는 힘들다.
농업의 뿌리로 복귀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생태농업' (agro -ecology)으로 알려진 이러한 농법이 최신의 GMO 기술만큼 과학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토양과 물과 식물과 동물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대학의 농업생태학자인 미구엘(Miguel) 박사는 생태농업은 단일경작에 의존하는 유기농과는 다르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산업화된 영농에서 '생태농업'은 실천하기가 어려운데, 이는 농업관련산업의 이해관계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앵글로 더취 자이언트(Anglo-Dutch Gient)사는 세계적으로 생태농업 기술을 확산시키기 위해 농업인과 함께 시범 프로젝트를 운영했다. 예를 들면, 케냐(Kenya)의 차(茶) 농장 근처의 항구에 남아있는 자연림(自然林)이 환경적으로 위험한 곤충을 억제할 수 있고 방풍림 역할을 하며 지역주민에게 연료도 제공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기술은 이제 인디아에서 기업적 농장에 활용된다. 생태농업에 뛰어든 모험적 농민은 장기적으로 자신의 비용이 낮아지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생산방식의 전환은 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소비자는 비록 '청정한 무공해' 농산물을 원한다고 해도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하기는 싫어한다.
5. 힘들지만 새로운 길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의 한 마을의 논에 25명의 농민들이 모였다. 그들은 벼를 심거나 수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논의 생태계를 눈으로 관찰하고 있다. 그들은 화학 살충제를 사용한 전통적인 농법과 해충과 익충의 균형을 유지시키기 위한 생물학적 방법인 통합병해충관리(IPM) 기법을 사용한 논의 차이점을 비교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통합병해충관리 기법이 비용과 수확의 측면에서 더 나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농민들은 훈련을 통해 보다 지속가능하고 환경에 악영향을 적게 주는 병해충관리 방법을 배워가고 있다.
토마스 제프슨은 농업과 국내경제 분야에서만큼 과학이 훌륭하고 실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분야는 없다고 말했다. 제프슨이 살았던 당시 기술혁명은 농업분야에까지 확산되고 있었다. 그것은 현재에도 마찬가지이다. 19세기초의 각종 기계류의 발명은 서구의 농업을 바꾸어 놓았다.
최근의 고수확 품종의 개발, 화학제초제, 살충제, 살균제 및 비료 등의 개발이 있었기에 60∼70년대의 녹색혁명이 가능했고, 1970에서 1995년 사이 인도의 밀 생산량을 2배나 증가시키고 중국의 쌀 생산량을 2/3 증가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현재의 생명공학을 통해 생산량을 늘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부양할 수 있는 새로운 작물과 가축을 생산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녹색혁명이 가능했기에 10억 이상의 인류가 기아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지난 30년 동안의 녹색혁명은 대단히 성공적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녹색혁명을 가능토록 한 새로운 기술의 사용으로 인해 일부 국가들에서는 심각한 환경파괴를 초래했으며, 대부분이 여성노동자인 많은 소작농들이 새로운 생산방법으로 인해 농토에서 축출됨으로 인해 사회적 불안을 야기하였다. 그리고 녹색혁명을 통해 얻는 이익들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아시아에서의 곡물수확량의 증가율은 70년대에 비해 2/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대다수 개발도상국의 인구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경작 가능한 토지는 얼마 남아 있지도 않고 그나마 물이 부족하다. 만약 생명공학 기술이 록펠러 재단의 고든 콘웨이(Gordon Conway)가 말하는 '2배의 녹색혁명'을 달성하고자 한다면 새로운 기술의 개발만으로는 어렵고, 가난한 농민들이 현재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생산도구들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현재 8억 3천만 명의 인류가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 반면 세계의 곡물재고는 연간 소비량 보다 18% 높은 상태로 풍족한 상태이며, 국제곡물가격은 1990년대 중반이후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세계 기아인구의 4/5가 농촌지역에 거주하면서 농업을 생계수단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다.
단순히 식량이 남아도는 북미와 EU 지역으로부터 부족한 국가로 옮기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 식량이 부족한 국가가 수입하는 곡물의 대부분은 도시지역에 공급되고 있으며, 곡물에 대한 수출보조금은 수입국의 국내생산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 가난한 농민들의 경제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농업생산성을 그들의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향상시켜 자가소비 이후의 잉여 농산물을 시장에서 팔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 그것을 달성 하는가? 이다.
보다나은 정책을 실시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농업생산이 국민총생산의 50% 이상이며, 전체 노동인구의 2/3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국가들에 있어 이것은 더욱 필수적이다. 30년 전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허약한 자국의 2차 산업에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농산물 수출에 세금을 부과하였고, 생산자들을 착취하기 위해 국가독점을 허용했다.
지금 그 피해가 농업경시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 대한 접근을 용이하게 하는 농촌 하부구조, 지역여건에 맞는 기술과 사탕수수와 같이 토속 품종을 개발하기 위한 농업연구 등에 대한 투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 결과 세계 기아인구의 1/4이 아프리카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실패는 짐바브웨에서 분명히 나타나는데, 여기에서는 옛날의 투입재 집약적 농업이 에이즈(AIDS)에 의해 역전되고 있다. 만성 농업노동자를 죽이는 이 병으로 인해 농촌가정에는 여성만 남게 되었는데, 이들은 남성위주의 은행대출이나 화학비료 공급 등 과거의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다.
이러한 여성들에 의해 경작되고 있는 토지는 그 비옥도를 잃어가고 있는데, 이는 토지에 퇴비가 공급되지 않고, 그것을 생산하는 가축이 식량구입을 위해 팔려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외 비정부기구(NGO)의 도움으로 짐바브웨 계곡의 일부 여성들은 지금 재배작물을 유기 면화로 바꾸고 있는데, 이 면화는 화학비료가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수출시장에서 좋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
녹색혁명을 경험하지 않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녹색혁명 기술의 도입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는 반면, 이미 녹색혁명을 이룬 아시아 지역에서는 GMO 작물을 이용함으로써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선진국에서 생산되는 다른 동식물의 유전자를 이식한 GMO 작물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쌀에 Bt 유전자를 접붙여 해충약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복잡한 생태계 문제에 대한 최첨단의 접근이다. 토양에서 영양분을 잘 흡수하고 염분에 강하도록 길러진 식물은 기존의 토지를 더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새로운 토지를 경작하는데 보다 유용하다.
그러한 가능성의 하나는 무배생식1)(apomixis)인데, 이는 한번 사용한 종자를 다시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악명 높은 '터미네이터 종자2)'를 근본적으로 뒤집는 것이다. 그러나 무배생식은 모(母) 식물과 유전적으로 동일한 종자를 만들면서 자기스스로 클론3)(clone)를 만드는 몇 가지 식물에 의해 자연적으로 이루어지는 테크닉이다. 만일 옥수수와 같은 주곡(主穀)이 무배생식이 될 수 있다면, 매년 재배할 종자를 비축하면서 그 종자의 생장력이 약해지는 것을 바라보는 가난한 농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세계의 다수 연구소에서는 식물 안에 잠복해 있는 이 가능성에 불을 지피는 분자구조를 발견하기 위해 무배생식을 연구하고 있다.
○ GMO의 한계
물론 생명공학은 유전공학 이상이다4). 조직배양과 DNA배열과 같은 생명공학의 여러 가지 기술은 이미 세계의 과학자들이 식물과 동물의 종을 개선하기 위한 야심찬 계획이 진전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축산물은 대략 세계 농산물 생산가치의 40%를 차지하고, 이보다 훨씬 높은 비율의 개도국에서 축산물은 비단 식량뿐만 아니라 비료, 연료, 거래수단 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분자유전학은 가축의 면역성을 높여 전통적인 육종 프로그램을 강화할 수 있다. 비록 논쟁은 있지만, 클로닝5)(cloning) 또한 단세포가 장래의 재생산을 위해 저장되도록 함으로써 동물 다양성을 감소시키기보다는 보전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생명공학이 원칙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으며 그것이 실제 개도국에서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느냐의 사이에는 커다란 간격이 있다. 그 첫 번째가 규제다. 필요한 법적 구조가 절대적으로 취약한 개도국은 말할 것도 없고 선진국 역시 유전적으로 개선된 작물의 위험을 평가하고 그 생산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만들어 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녹색혁명이 생태계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위해서 생명공학은 조심스럽게 나아갈 필요가 있다.
두 번째 장애는 지적재산권이다. 녹색혁명의 결실은 거의 모두 공공분야의 실험실과 국가의 육종정책에서 나왔으며, 사용자가 그 결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새로운 생명공학은 다르다. 비록 기초과학의 많은 분야는 대학에서 나왔지만, 상업적 개발은 특허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해 온 민간기업에 의해 이루어졌다.
농민들이 유전적으로 개선된 종자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개발한 기업에게 '기술료'를 지불해야 한다. 이러한 독점적 유전자의 일부를 사용하고자 하는 연구기관은 특허, 기업과 대학간의 상호허가제도 등의 거미줄에 걸려, 비싼 로얄티를 지불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정보에 대한 접근이 거부된다. 공공 연구기관은 이미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공공분야의 농업연구 및 개발에 대한 투자는 정지 상태에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의 농업투자(R&D)의 절반 이상이 민간기업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그들의 지출은 공공분야의 지출보다 2배나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농업에 대한 국제적인 지원도 1986년 이래 절반으로 줄었다. 독일정부와 같은 기부자들은 국제농업연구자문단(CGIAR)에 대한 자금지원액을 감축했고, 다른 기부자들은 자신들의 자금에 대한 용도를 제한하고 있다. 이는 녹색혁명의 중심부에 있었던 국제농업연구자문단의 16개 국제센터가 가난한 농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일부는 종자, 기계, 그리고 다른 도구의 교환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몬산토는 자신의 GMO 종자를 계속해서 상업농에게 판매하는 한편, 멕시코의 가난한 농민들을 위해 자신이 개발한 바이러스 저항성 감자를 공공분야의 육종업자에게 공개했다. 그러나 더 많고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그것을 실제 농장에 적용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많은 가난한 나라의 공공분야에서 농민들에게 새로운 종자와 기술을 전파하는 영농지도는 너무 비능률적이어서 농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을 빼먹곤 한다. 농민들은 더 많은 돈과 인력을 원한다. 농업혁명은 그러한 것들을 제공하는 강력한 공공기관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6. 활짝 열린 농장
2020년까지 세계는 부양해야 할 인구가 15억명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대부분이 개도국의 빽빽한 도시에 살게 될 것이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세계의 농민들은 이들을 부양하기 위해 곡물생산량을 39% 더 늘려야 한다. 더구나 개도국의 소득증가는 육류에 대한 국민들의 수요를 2배로 증가시키게 될 것이다. 이 모든 추가적인 식량은 이전보다 훨씬 더 부족한 물을 이용하여 지금과 똑 같은 면적의 토지에서 생산되어야 한다. 농업은 몇 번이고 위기를 극복해 왔다. 그러나 이 글이 주장하고 있듯이, 그러한 생산성의 증가는 환경에 대한 피해와 식품안전에 대한 우려에 의해 소비자가 점점 더 감당할 수 없는 가격에서 이루어질 것이다. 그래서 문제는 '농업이 해낼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인 것이다.
일부 밝은 측면도 있다. OECD의 전망에 따르면 아시아가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곡물재고가 낮아지면 농산물가격이 오르게 되어 있다. 높은 가격은 많은 사람들에게 좋지 못한 소식이 되겠지만 농민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특히 보호적인 국가가 새로운 WTO협상에서 그들의 무역장벽을 낮추게 되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잘살건 못살건 간에 농민들은 가능한 한 큰 농산물 시장을 원한다.
10년 전 공산주의와 함께 농업하부구조가 붕괴된 동유럽과 구소련 같은 일부 지역은 하루아침에 곡창지대가 되지는 않겠지만, 2020년까지 곡물수출이 EU를 능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는 세계의 주요 낙농제품 생산국이 되고 있다. 몇 년 전 곡물수입이 증가하여 걱정스러웠던 중국은 지금 자국 인구를 먹여 살릴 충분한 농업역량을 가진 것으로 보이며, 수출할 수 있는 잉여 농산물까지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과 개도국을 불문하고 어두운 측면도 많다. 예를 들어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에서는 생산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가난한 농민들에게 희망을 불어넣기 위한 정책적 의지나 투자자금이 거의 없다.
중국 등은 식량자급이나 수출이익을 위해 생산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작물을 기르는데 집착하고 있다. GMO 농산물에 관한 분쟁은 마치 농업을 더 생산적이게 하고 지구적 시각에서 더 지속가능하게 하는 방법이 오직 한 가지밖에 없는 것처럼 기술을 옹호하는 사람들과 자연을 보호하려는 사람들을 한판 싸움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변화된 환경은 다른 수단들의 조화를 요구할 것이다. 농업에서 모든 것에 맞는 치수란 없다.
○ 끈질긴 생명력
이 모든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지혜와 새로운 재능이 필요하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산업이 노동력을 빼앗아 감에 따라, 세계 많은 나라에서 농업은 노인들의 게임이 되어 버렸다. 예를 들어 미국 아이오와 농민들의 평균연령은 52세이다. 인도 녹색혁명의 선구자인 스와미나단(Swaminathan)씨는 '농업은 젊은이들이 인터넷 닷 컴(dot.com)을 보았을 때, 그들을 농장에 묶어둘 만큼 재미있지 못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농업은 그 능력을 나타내고 있다. 새 기술, 향상된 정보교환, 그리고 농장의 구조개선 등은 다른 산업과 같이 농업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와 훨씬 더 재미있는 산업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생명공학과 인터넷에 기초한 여러 기회들은 아마도 농업에 대한 가장 활발한 지원을 끌어들일 수 있겠지만, 많은 국가에서 국내정책과 국제무역은 수세기 동안 영농을 해 온 가족에 대해서까지 너무 많은 제약을 가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 제약 없이 사업할 수 있는 곳에는 젊은이들이 농업으로 몰린다. 예를 들어, 중앙 브라질의 국경에 인접한 주(州)인 마토 그로소(Mato Grosso)와 고이아스(Goias)에서는 75백만 에이커의 토지를 아무나 취득할 수 있다. 여기에서 새로운 농기업인들은 낮은 토지가격과 자기 나라보다 낮은 수준의 정부개입에 매료되어 이주한 미국인과 외국인들이다.
농민들은 그것이 선진국의 보조금이든 가난한 나라의 농업기술이든 도움을 받는데 익숙해 있다. 그러나 기업이나 정부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거의 효력이 없다. 농민들이 원하는 것과 농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농민의 경험과 능력을 동원해서 해결방안을 제시하도록 하는 한 가지 방법이다. 그것은 기발한 무엇이 될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몽골의 목축업자는 자기소들이 너무 일찍이 교미하여 제 시기가 아닌 때에 송아지를 낳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외국의 구호단체는 인공수정을 제안했다. 그러나 정액은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더욱이 강풍이 몰아치는 몽골의 고원에서 정액을 살아있는 상태로 운반하기란 더욱 어려웠다. 해답은 다른 지역의 영농관행에서 나왔다. 그것은 황소의 몸에다 세 갈래의 막대기를 고정시켜 적절한 시기가 올 때까지 황소가 암소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기술이었다. 혁신은 다양한 형태를 취한다. 따라서 농업은 그 어떤 형태도 무시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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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무배생식(無配生殖)은 배우자(配偶者) 이외의 체세포(體細胞)가 기원이 되어, 무성적(無性的)으로 조세포(造細胞)를 만드는 현상을 말함. 여기서 체세포란 생식세포(生殖細胞)를 제외한 온 몸을 구성하는 세포를 말함(역자주).
2) 다음 세대의 종자를 번식불능으로 만들도록 개조된 유전자로서, 이 유전자를 지닌 종자를 사용한 농민은 매년 새 종자를 구입해야 함(역자주).
3) 영양 생식에 의하여 모체로부터 분리증식한 식물군을 말함(역자주).
4) 생명공학과 유전공학은 거의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음. 다만, 생명공학은 유전공학을 포괄하는 보다 광의의 학문영역이라 할 수 있음. 생명공학은 생물체와 생명현상을 공학적으로 이용, 인류생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물질을 생성하거나 가공하는 분야로서 유전공학 기술 및 새로운 생물공정 기술이 도입된 첨단공학임. 유전공학은 생명공학의 세부 영역으로 사람의 유전자 정보를 정확히 알아내어 인류에 이로운 방향으로 유전자를 조작, 새로운 형질로 창출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학문으로서 생명공학의 일부이자 핵심영역임(역자주). 5) 미수정란의 핵을 체세포의 핵으로 바꿔 놓아 유전적으로 꼭 같은 생물을 얻는 기술(역자 주)
* 조금 오래된 자료이나 현실과 차이는 별로 없어 보이는 자료입니다. 읽는데 조금 인내를 요하긴 하나 유익할 것 같아서 옮겨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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