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오스이론(chaos theory ; 혼돈(으로부터의 질서) 이론))
<< 개념 >>
혼돈(chaos)이란 옥스포드 사전에 의하면 뚜렷한 형체 없는 물질 혹은 극심한 혼동 상태로 정의된다. 전통적인 뉴튼 패러다임의 관점에서는 형체 없는 무작위적인 것으로 간주된 많은 체제가 실상은 자연체제의 일부이며 그 혼돈의 이면에 감추어진 일정한 패턴(pattern)이 존재 한다는 것이다. " 또 다른 사전적 의미는 창세기 이전의 혼돈상태를 의미하나, 혼돈이론(chaos theory)에서는 불규칙한 듯 보이는 현상속에 내재되어 있는 숨겨진 패턴(hidden pattern)을 의미하며, 결정론적 혼돈(deterministic chaos)을 지칭한다. 혼돈상태로부터의 질서, 혹은 불규칙성으로부터의 규칙성을 의미한다. 혼돈이론은 흔히 카오스이론(chaos theory)이라 하는데, 영어 발음은 케이오스로 해야 옳다. 아직 합의된 용어가 없으므로 혼돈(으로부터의 질서)이론으로 번역하며, 편의상 혼돈이론으로 표기한다.
<< 이론적 모형 >>
메타이론으로서의 카오스이론의 특성으로는 비선형 (Nonlinear), 순환고리, 초기조건에의 민감성등을 들 수 있다.비선형성 Newton 관점에서는 선형성을 가정하기 때문에 초기 조건이 조금만 변한다면 그 결과치는 별차이가 없다는 가정에 입각해 있으나, 혼돈적 관점에서 보면 미세한 초기조건의 민감성으로 인해, 또한 비선형성과 순환고리에 의해 조그만 초기조건의 차이가 걷잡을 수 없이 증폭되어 그 결과치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기하학 시간을 상기해보면, 직선은 단순한 일차방정식 (y=ax+b)에 의해 만들어 진다. 기울기 a와 절편 b만알면, 모든 학생이 직선을 그릴 수 있고, 만일 x의 특정한 값을 알면 y의 값을 예측 할 수 있다. 선형성을 가정하는 뉴튼의 기계론적 관점에 의해 대부분의 현상이과거 300년간 설명되어 왔다. 조직관리를 비롯한 모든 사회과학에 있어서도 자연과학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인 선형모형이 합리적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이용되었다. 이러한 선형 조직관리 모형은 관리자로 하여금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조직현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도록 했다.
조직 내의 각 부서간의 상호작용은 직선의 교차처럼 단순하다. 그러나 실제로는 순환고리적 상호작용으로 복잡한 양상을 띤다. 조직내의 한 부서만을 이해하면, 이에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여러 다른 부서의 지식을 더하기만 하면 조직 전체를 이해할수 있다고 본다. ( y = a1x1 + a2x2 + b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부가성 원리(additive principle)를 가정하는 경우에만 성립한다. 직선으로서의 조직에서는 가까운 미래건 먼 미래에 초점을 맞추건 상관이 없다. 그러나 초기조건에의 민감성 때문에 조직이 불안정한 상태에 있을 경우 시간의 일시성이 중요할수도 있다.
순환고리 (Feedback Loop) 한 변수에 있어서의 변화가 그 반대방향의 변화를 유발시키는 부정적 순환고리(negative feedback), 혹은 편차상쇄 순환고리의 과정은 체계의 안정성을 설명하는 데 극히 중요하다. 반면에 긍정적 순환고리(positive feedback), 혹은 편차증폭순환고리(deviation-amplifying feedback)는 큰 변화가 더 큰 변화를 유발시키고 작은 변화는 더 작은 변화를 촉발시킴을 보여줌으로써 체계의 변동을 설명하는 데 유효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순환고리 메커니즘은 왜 체계가 주어진 한 형태를 획득, 보존하려 하며 이 형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식으로 정교화되고 또 변환되어질 수 있는지를 설명해 줄 수가 있다.
사회체제는 확립된 규범으로 부터의 이탈을 방지하고 기존 질서나 구조를 유지하는 다양한 순환고리 체제 (feedback loop mechanism)를 가지고 있다. 체제가 안정적일 경우 일련의 규칙 즉, 법에 의해 체제가 지배된다. 체제가 안정상태에 있을 경우 결정론적인 예측이 어느 정도는 가능하다. 그러나 체제가 불안정한 상태에 있을 경우 사소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혹은 문화적 변화가 편차증폭순환고리에 의해 증폭되어 체제의 급작스런 변혁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사회체제는 군사적 정복 혹은 경제적 종속과 같은 외부힘에 의한 영향 혹은 쿠데타 또는 사회적 운동과 같은 체제내적 힘의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영향이 체제가 안정적상태에 있을 때에는 체제의 편차상쇄순환고리 혹은 항상성 유지 기능에 의해 흡수될 수 있으나 만일 체제가 불안정한 상태에 있을 경우에는 즉, 분기점에 다다를 경우에는 초기조건의 민감성 즉, 나비효과에 의해 증폭되어 사회체제에 큰 폭풍을 몰고 올 수도 있다. 만일 이러한 편차증폭 과정이 상당히 지속적일 경우에는 개혁이라고 할 수 있고, 만일 이러한 과정이 급작스러운 것이라면 혁
명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초기조건의 민감성 (Sensitive Dependency to Initial Conditions) 비평형체제에서는 앞서 언급한 비선형성과 편차증폭순환고리 과정이 융합될 경우 초기조건의 미세한 차이가 체제에 더욱 더 큰 혼돈적 행태를 보이게 될 것이다. 이 현상은 '초기조건에의 민감한 의존성(sensitive dependence on initial conditions)'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예를 들어 기상학에서는 이것을 Lorenz의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라고 부른다. 나비 한 마리가 북경에서 공기를 살랑거리면 다음 달 뉴욕에서 폭풍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발전배경 >>
자연과학에 있어서는 이미 중요한 혁명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에 대한 과학자의 이해와 설명방식이 변하고 있다. 이전에는 과학자들은 질서와 규칙성이라는 관점에서 주로 설명해 왔다. 세계를 예측가능하고 이미 정해진 방식으로 설명하려했다. 결정론적인 자연법칙에 따라 세계가 예측가능한 방향으로 이동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예측가능한 결정론적인 자연법칙에 있어서 질서정연한 원인은 질서정연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제 과학자들은 무질서와 불규칙성의 창조적인 역할을 강조한다. 이제 그들은 세계가 창발적이고도 예측불가능한 결과를 갖는 자기조직화적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본다. 아직도 결정론적인 자연법칙이 존재하지만 무질서가 질서로 다시 질서가 무질서로 변화하는 순환적인 방식으로 이해되고 있다. 세계가 움직이는 방식에 관한 단순한 관점이 복잡하고도 역설적인 관점에 의해 대치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과학은 비선형 역학(non-linear dynamics) 혹은 복잡성 이론(complexity theory)이라고 불리우며 가장 보편적인 관심을 끈 이러한 새로운 과학의 측면은 혼돈이론(chaos theory)이라고 불리운다.
혼돈이론은 원래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프리고진(Prigogine)에 의해 본격적으로 발전되었는데, 혼돈이론의 특징중의 하나인 초기조건에의 민감성, 즉 나비 효과(Betterfly effect)를 발견한 것은 MIT대의 기상학자 로렌츠(Lorenz)였다. 나비 효과란 남미 브라질 아마존 밀림의 나비떼가 날개를 조금만 팔랑거려도 (즉, 초기조건의 사소한 변화가) 텍사스에 태풍이 불 수도있다는 Lorenz의 논문 제목에서 유래된 효과이다. 원래 Chaos이론은 화학, 물리학, 수학, 기상학, 생태학 등의 자연과학에서 본격적으로 연구되고, 최근에 전자공학, 컴퓨터과학, 통신공학, 컴퓨터 그래픽스 등에 본격 응용되고 있다. 특히 생태학의 개체군 이론은 초기조건의 민감성이 좌우하는 분야이다. 생태계에서 살아가는 수 많은 개체군들은 초기조건의 미세한 변화에도 개체군수의 민감한 증감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자연체제의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사회체제도 여러 사회구성원들의 군집인 조직군(조직의 집합)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과학에서 시작된 체제이론이 이제까지 사회과학의 근복적인 패러다임으로 기능해 왔다는 점을 상기한다면 사회체제에도 혼돈이론을 적용하려는 시도는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 제도화 >>
조직과 경제의 행태에 대한 이러한 발견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는 엄청난 것이다. 혼돈역학의 관리와 경제 연구에 대한 중요한 인식은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종래의 사고방식은 타파되어야 하며 새로운 사고방식이 채택되어야 한다. 기업과 경제가 실제 운용되는 방식을 이해하려면 이러한 변형을 회피할 수 없다.이러한 분석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다.
o 혼돈적 세계에 있어 장기적인 경제 예측은 본질적으로 예측불가능하다. 따라서 미리 계획 될 수 없다. 기업과 거시경제적 수준에 있어서의 정책은 경제적 대리인들이 적응하고 창조적이 되도록 조건을 제공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 있어서 경쟁적 시장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계획 경제와는 달리 경쟁적 시장은 자발적 적응을 제공해준다.
o 물리학 등의 자연과학에서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체제가 혁신적인 체제가 되기 위해서는 혼돈의 영역에서 운영되어야만 한다는 것이다. 혼돈의 영역에서는 행동과 장기적인 결과간의 연계성이 상호작용에 의해 상실되어 버린다. 사회적 및 경제체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경제체제내의 경제대리인은 자신의 다음 경제 행동을 선택하지만 장기적인 결과를 선택할 수는 없다.
o 장기적인 미래를 설계하거나 계획하려는 체제는 모두 쇄퇴할 수밖에 없다. 기업과 경제는 자기 변형을 조장하는 구조 및 제도를 필요로 한다. 정책학의 관점에서 보면 목적보다는 수단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즉, 자기조직화적 진화능력을 갖는 체제를 설계함으로써 변화의 조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o 전통적(합리적) 관리에 관한 문헌과 신고전 경제학은 장기적인 결과가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하고 상상할 수 없는 경우의 변화를 관리하는데 있어 문제가 있다. 신고전 경제학자는 과학적인 능력을 만들어냈지만 평형상태에 집착하는 신고전학파의 접근법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
o 신고전 경제학은 세계를 본질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여김으로써 경제체제의 역동성을 제거해버렸다. 혼돈이론의 결론이 자발적 자기조직화 기업과 창조적 파괴 등과 같은 주제라는 점에서 오스트리아 경제학파의 방법론및 정책대안과 양립 가능하다. 오스트리아 경제학에있어 사회적 및 경제적 진화는 비평형세계에서 발생하며 이 세계에 있어 경제적 대리인은 계획을 정확하게 수립, 달성할 수 없으며 따라서 기존 상태나 구조보다는 경제적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 평가와 전망 >>
혼돈이론은 세계가 우리 능력으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없는 복잡한 시간의 궤적을 따라 진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업과 경제는 성공하려면 변화에 개방적인 동시에 사회경제적 긴장을 수용해야한다. 이러한 무질서내의 질서 혹은 창조적 긴장은 적응능력을 조장해주는 제도 및 행태적 규범을 필요로 한다. 특히 정부의 경제 및 사회정책은 경제변화와 상충적인 것이 되서는 안된다. 경제인의 혁신의지를 위축시키는 규제나 독점 그리고 높은 세금정책 등은 제고되어야 한다. 복지정책이나 정부지출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예를 들어 높은 세금은 경제의 신축성을 저해한다.
o 경제적 관계는 법뿐만 아니라 문화적 사회적 행태에 의해 제한된다. 이러한 사회적 규범이 와해되거나 급격하게 변화하기 시작하면 경제적 변화와 예측불가능한 연관관계를 갖게 된다.이러한 연관관계를 좀 더 이해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편차증폭적 안정파괴적 순환고리 효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에 대한 정부정책의 영향에 대해서 더 많이 알 필요가 있다. 전쟁이 끝난 몇 십년동안 유럽과 북미지역에서는 사회적 및 경제적 격변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1960년대부터 격변이 증가한 듯하다. 이러한 일은 평형체제의 관점에서 설명하기 어렵지만 혼돈이론은 해결책을 제시해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