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진양지맥 2구간산행 「기백산~개목고개」
<진행시간대>
- 08:10 용추자연휴양림출발
- 09:06 묘지봉 휴식
- 09:48~55 주능선
- 10:30~40 기백산(1330)
- 11:13 안봉삼거리
- 11:30~58 식사 끝
- 12:12 늘밭고개헬기장
- 12:50 상비재안부
- 13:15 능선갈림길
- 13:35~50 바래기재
- 15:04 솔고개안부
- 16:06 개목고개
▶ 산행일자 : 2006년 05월 05일(석탄일) - 날씨 : 맑음
▶ 산 행 지 : 경남 함양군 안의면, 거창군 마리면.
▶ 산행코스 : 용추휴양림~주릉~기백산~안봉~늘밭고재~바래기재~솔고개~개목고개
◎ 산행거리 : 약 14.4Km(도상거리)
◎ 산행시간 : 약 8시간 00분 (휴식/식사 포함)
▣ 참가인원 : 총 4명(치산, 장군봉, 일엽, 이한성)
<산행일지>
- 08:10 용추자연휴양림출발
진양지맥 2번째 날이다. 첫 번째 산행은 예고 없이 날짜를 정하는 바람에 단 2명만 산행을 했고 이번엔 날짜를 하루 당기는 바람에 7~8명인원이 4명으로 줄었다. 원래는 6일(토)날 예정되었던 산행이지만 이날 비가 억수로 올 거라는 기상예보 땜에 임시 공휴일이 되는 5월5일로 긴급 조정한 것이다. 덕분에 같이 못한 일행들에겐 미안함을 금치 못하게 되었다. 특히 인터넷신청을 하신 마루님과의 연락두절이 많은 아쉬움을 남게 한다.
산행들머리가 되는 용추자연휴양림은 과거 공사를 막 진행할 때 한번 와보고 오늘 처음 와보는 꼴이다. 장수사지 일주문은 그대로건만 과거보다 넓은 터에 말끔히 정돈된 주변모습이 보기 좋다. 그런데 휴양림까지 들어가는 좁은 시멘트도로가 왠지 아슬아슬하다. 3가구가 산다는 사평마을을 지나 골짝 깊숙이 자리 잡은 휴양림에 당고한다. 아직 미비한 시설들과 여기저기 진행 중인 공사들도 더러 보인다. 그리 큰 규모의 휴양림시설은 아니지만 계곡은 정말 멋지다.
차를 오토캠프장 한켠에 세워두고 들머리를 찾아보기로 한다. 지난구간 하산했던 능선으로 붙자니 들머리가 입맛대로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형도에 진행루터를 그어놓고 일단은 그쪽을 향한 등로를 찾아본다는 작전인데, 주위를 들러보아도 온통 휴양림 시설물들만 있어 약간은 난감한 입장이다. 그러다가 마침 방갈로건물 뒤편쪽으로 이어지는 출입금지 임도를 발견, 안으로 슬슬 들어가본다. 임도는 산자락을 돌아 중턱으로 이어지고 산삼재배지 철책을 만나면서 마치 산책로 같은 길을 만난다. 뭔가 잘 풀려가는 기분이었는데 편안하게 이어지던 산책로는 차츰 능선을 멀리하고 계곡을 애돌아 가는듯하다.
- 09:06 묘지봉 휴식
미련 없이 발길을 되돌린다. 산책로를 버리고 능선자락에서 무조건 치고 오른다. 어차피 편안한 길을 기대하지 않았던 터, 어쩌면 이렇게 올라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 모두들 씩씩하게 오른다. 산길은 가파르지만 대신 고도를 빨리 올리니 나쁠 거는 없다. 살포시 나있던 길도 이내 사라지고 원시상태 그대로의 산길이 이어진다. 그러나 약간의 성가신 잡목만 있을 뿐 진행하는 데는 별 문제는 없다. 오늘 처음오신 이봉재(일엽)님도 숙련된 산꾼이라 이런 길에 전혀 개의치 않는 눈치, 오히려 즐기는 쪽이다. 가파른 능선을 20여분 치고 오르자 무고장 묘1기가 나오고 다시 10여분 더 오르자 역시 비슷한 묘가 있는 허름한 봉우리다. 이곳에서 잠시 휴식, 장군봉님이 가져오신 PT병맥주로 목을 축인다.
- 09:48~55 주능선
고도를 차츰 올리자 산길의 분위기도 조금씩 달라진다. 산죽과 잡목, 쓰러진 나무둥치들이 방해를 한다. 다시 한 봉우리 올라서자 주능선 전망이 한눈에 들어오는 제법 넓은 묘지봉우리다. 이제 거의 다 왔겠지 하며 올랐던 봉우리가 아직도 주능선이 저만치 멀리 보이니 드디어 일행들 입에서 애고 소리가 나온다. 일견 봐도 40분은 족히 더 되어 보이는 곳, 하지만 막상 걸어보니 30분 만에 주능선에 닿는다. 살짝 내려섰다가 치켜 올리는 곳, 짙은 산죽길의 연속이었으나 신기한 것은 어디서 나타났는지 없던 산길이 희미하게 이어져 마지막 길을 안내했다는 것이다.
- 10:30~40 기백산(1330)
주능선에서 한차례 내려오니 우측 시흥골 하산로지점에 이정표가 서있다. ‘기백산 1.5Km'라 표시되어있는 곳, 이곳에서 보니 우리가 올라온 능선이 선명하게 보인다. 그리고 가야할 기백산 정상도..., 수차례 걸어본 기백산 주능선길이지만 오늘 걷는 이 길은 또 다른 느낌이다. 간간히 나타나는 바위구간에서 우회로가 있지만 오늘은 철저하게 날등 진행이다. 누룩덤 직전의 뾰쭉암봉이 오늘구간 최고의 기분을 내게 하는 통쾌한 조망을 선사한다. 그리고 잠시 후 누룩덤, 역시 후련한 조망과 그 아슬아슬한 바윗길은 언제나 스릴만점이다. 하지만 겨울에는 절대 금물인 곳이다.(로프 없음)
누륵덤 끝에는 절묘하게도 참나무 한그루가 버티고 있어 애매한 바위내림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제 잠시 걸으면 기벡산정상이다. 정상에 당도하지 금방 보이던 조망은 어느새 운무가 몰려와 시계를 감춰버린다. 그러다 금방 다시 벗겨지고... 신비하다. 기백산정상엔 두 개의 돌탑이 있고 정상석이 아닌 어설픈 조형간판이 멋진 두 개의 정삭석이 있는 금원산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정상에 부는 바람은 시원하다 못해 한기를 느낄 정도, 사진한방 찍고 총총히 이곳을 떠난다.
- 11:13 안봉삼거리
정상에서 잠시 진행하면 엇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나오는데 이곳이 능선분기봉이 된다. 직진능선은 장수사지 하산길이고 지맥길은 왼쪽 급경사를 내려서야 한다. 내려서면 낮게 깔린 능선이 나오고 고학리방면 산길이 이어진다. 평탄한 억새능선을 얼마가면 바위봉 하나가 앞을 막는데 올라서면 안봉정상이고 우측 우회 길을 택하면 작은 이정표가 있는 안봉 안부삼거리에 닿는다. 이곳은 중요한 삼거리가 되는 곳으로 오두산능선과 지맥능선이 크게 갈리는 분기점의 곳이기도 하다. 즉 오두산이나 한수동계곡을 가려면 왼쪽 안봉을 넘어 북동능선을 타야하고 지맥길은 남동능선을 타야한다. 두 능선사이 고학리가 자리 잡고 있어 양쪽 어디로 가든 고학리 하산길은 나온다.
- 11:30~58 식사 끝
삼거리에서 곧장 바위봉을 오르면 잠시 암릉길을 타게 되고 이후 분위기가 전혀 다른 부드러운 산길이 이어진다. 이제 본격적인 지맥길로 들어선 셈, 이쯤오자 시간이 꽤 되었는지 슬슬 뱃속에 허기가 느껴진다. 밥을 먹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장군님께서 먼저 밥 먹고 가지는 말을 꺼낸다. 거참, 사람의 뱃속은 다 비슷한 모양이다. 앞서가는 일엽님께 자리를 잡으라니까 어느 헬기장에 멈춰 선다. 그러나 오늘은 햇볕이 더워 좋은 장소가 못된다. 좀 더 가다 잡은 자리는 바람이 잘 부는 솔숲그늘이다. 4명이 오붓하게 먹는 식사, 여러 가지 반찬을 꺼내놓으니 이것저것 서로 먹을 것이 많아서 좋다.
- 12:12 늘밭고개헬기장
식사를 마친 자리에서 얼마안가 다시 널따란 헬기장이 나오고 산길은 은근히 빠지기 시작한다. 울창한 소나무숲길이 너무나 좋은 곳, 간간히 달려있는 리본을 확인하며 한달음 달리자 낮은 안부 같은 곳에 다시 널따란 헬기장이 또 나타난다. 왼쪽에 뚜렷한 고학리 하산로가 있는 이곳이 아마 지형도상의 늘밭고개가 되는 지점 같다. 그러고 보니 식사한 곳에서 불과 14분 거리에 있었다는 이야기다.
- 12:58 상비재안부
늘밭고개를 지나자 산길의 질은 현저히 떨어진다. 고개만당이를 한 차례 오르자 지금까지 뚜렷한 산길이 아닌 그야말로 종주산꾼들만 다녔음직한 흐릿한 토끼길의 연속이다. 거기에다 간혹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막고 있어 이리저리 돌아가는 수고를 하게 된다. 어느 솔갈비 두툼한 곳에서 사면길을 돌았는데 일엽님의 뒤를 따르다보니 간혹 보이던 리본하나 안 보이는 길을 가고 있다. 능선이 왼쪽에 보이고 지형도 좀 이상하다. 하지만 방향이 맞기에 그냥 진행하다보니 얼마 후 봉우리하나를 크게 돌아 리본이 펄럭이는 능선을 만난다.
리본의 반가움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다. 암튼 길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기에 다행이라 생각하고 그런 이유에서 잠시 휴식하고 간다. 엽록색 새잎파리의 착잡한 공기가 몸에 닿는 듯 그윽한 숲길이 너무 좋다. 이런 숲길을 빠져나오자 벌목흔적과 함께 우측에 개간한 농지와 가옥 한두 채, 그리고 임도길이 보인다. 이곳이 상비재라 여기고 가는데 수분 후 다시 좌우로 수레길이 나있는 또 다른 안부를 대한다. 물론 나중에 정리된 사항이지만 이곳이 바로 지도상의 상비재가 되는 곳이다. 우측 안의면 하원리 상비마을이고 좌측이 마리면 고학리 흰덤이마을이 되는 곳이다.
- 13:35~50 바래기재
안부에서 한차례 고도를 높여 허름한 능선에 닿는데, 이곳에서 조금 가다보니 잡풀 속에 살짝 드러난 의외의 삼각점을 대한다. 바로 지도사의 580.7봉 삼각점이다. 삼각점을 지나자 좌측 좋은 산길이 갈리는데 그리 갔더니 묘지 가는 길이다. 상비재에서 약 17분 만에 만나는 갈림길이다. 다시 되돌아 나와 10여분 평탄한 길을 가자 차 소리가 들리고 도로가 보이는 곳에서 좌측으로 좋은 길을 따라간다. 분명 리본을 보고 내려왔는데 그 짧은 거리에도 잠시 방심을 했는지 길이 아닌 엉뚱한 곳으로 내려온다.
도로에 떨어지자 바래기재가 좌측에 보이기에 약 200미터 이동, 고개만당이에 당도한다. 바래기재는 거창 마리면과 함양 안의면의 경계가 되는 곳이다. 고개라 하지만 고개라고 느끼지 못할 정도로 나지막한 곳이며 고개에는 ‘바래기숯불갈비’ 입간판이 있어 이곳이 ‘바래기재’임을 알게 한다. 식수를 아끼는 차원에서 식당에 들어가서 시원한 생수 두 컵을 얻어 마시고 나오니 장군봉님이 식당뒤편 우리가 내려왔어야 할 날머리를 확인하고 온다.
- 15:04 솔고개안부
바리기재들머리는 지금 한창 4차선확장공사 중인 3번국도를 가로질러 목장길을 조금가다 왼쪽 산으로 붙으면 된다. 초반 한 비탈을 치면 지랄같은 잡목길이 나오는데 왼쪽 좋은 길로 빠지면 하산길이고 우측 담배밭을 가로질러 능선으로 붙는다. 여기서도 잠시 잘못 가다 제 길로 찾아 오른다. 다시 한차례 땀을 쏟고 오르면 우거진 숲속 정상부에서 또한번 길이 애매해지는 곳이다. 왼쪽으로 더 올라야 할지 우측으로 꺾어야 할지...? 둘 다 길이 분명치가 않는 곳, 요런 곳에는 묘하게 리본마저 없다. 일단 우측에 리본하나 달고 진행, 조금 가니 리본도 보이고 앞이 트이는 능선길이 보인다. 아마 질러가는 길이 있었나 보다.
잠시 내렸다 다시 오르는 길에는 가시잡목과 넝쿨이 많아 의외로 시간이 걸린다. 방향이 바뀌는 마지막 봉우리에 오르자 모처럼 시야가 트이면서 가야할 능선길이 갈지자로 보이고 저 아래 짤록한 솔고개도 가늠된다. 하지만 또다시 잡목가시들이 극성이다. 과거에 산불이 난 지역이라 타다만 나무들까지 말썽인데다 우거진 잡목지대는 능선진행을 못하고 아예 돌아서 진행해야하는 껄끄러운 길도 나온다. 한바탕 가시와의 싸움 끝에 짤록한 안부의 솔고개에 당도한다. 좌우로 뚜렷한 산길이 나있는 안부사거리다.
- 16:06 개목고개
솔고개를 올라 이어지는 길, 역시 점잖은 길은 못된다. 거기에다 한차례 높이는 고도가 만만찮다. 25분여 걸려 정상부에 오르자 능선이 불분명한 곳에서 방향이 바뀐다. 조망이 없는 숲속이라 무심코 직진하기 쉬운 곳이라 하겠다. 잘못 간 치산님과 일엽님을 불러 제 길로 든다. 다시 사면길과 능선길이 갈리는데 좋은 길을 가면 능선과 멀어진다. 날등을 따라 가는 길에 만개한 철쭉나무가 환상적이었는데 능선을 벗어났다가 다시 되돌아오는 두 사람, 아쉽게도 환상의 철쭉나무를 지나서 만나게 된다.
내림길을 잠시 내려가자 지도에도 없는 사거리안부하나를 만나고 산길은 다시 살포시 오름이 된다. 지맥길은 봉우리 직전에서 우측 내림길로 이어지는데, 갑자기 꺾이는 지점이라 무심코 오르기 쉬운 곳이다. 이곳도 요주의해야 할 곳, 잠시 후 다시 사거리안부를 만나고 올랐다 내려서면 우측에 밭떼기들이 보이고 일하는 농부들도 보인다. 그들에게 방해되지 않도록 조용히 날등을 내려오니 효녀비와 묘지가 함께 있는 곳이고 곧이어 개목고개에 떨어진다. 개목고개는 마리면과 남상면을 잇는 110번 지방도고개다.
이 고개 역시 밋밋하여 고개임을 실감 못하고 지나는 곳이다. 개목고개 도착시간은 오후4시, 아직 가야할 곳은 남았는데 시간은 그리 많지 못하다. 거기에다 식수와 먹을 것도 모자란다. 하지만 구술재까지는 가도 될 것 같은데, 차량접근이 어떨지 의문이다. 혹 차가 오르지 못한다면 문제가 된다. 불확실을 선택하느니 다음을 기약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일거라는 장군봉님의 조언이 수긍된다. 산행종료를 결정하고 택시를 막 부를까하는 순간, 빈 택시하나가 우리 앞을 지난다. 스톱!, “타도됩니까?”, “예~” 마무리 한번 간단하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