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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술
우리 남편 강아지 문지방에 넘어져서 허리 아픈것 다 아시죠?
한달을 파스붙이고 진통제 먹고도 아직 낫지 않았어요.
그럭저럭 돌아다니기는 하는데 아주 보기에도 자세가 안좋죠.
병원가래도 말 안듣고 한의원 가래도 말 안듣고...
"술먹고 넘어져서 뼈에 금간거야"
"그래서 아픈게 아니야"
내 말은 죽어도 인정을 안하고 있더니
가까이에 사는 부동산 하는 이가 오래된 뱀술을 소주병에 담아주며
잠자기 전에 먹으면 직효라나 해서 하룻저녁 마셨다우.
하룻밤 자고나더니 기분상 인가 많이 좋아 졌다고 그 술을 또 달라고 하니 부동산 하는이가 마누라를 꼭 데려와야 준다고...
그 사람은 그림을 한 점 달라고 하니 흔쾌히 그러마고 하였죠.
하는 수 없이 같이 가서 그 뱀술을 드려다 보니
어찌나 나는 속이 뒤집히던지...
뱀의 크기도 괘나 큰 것이었고 윗쪽엔 인삼으로 많이 채워져 있었다우. 에구구.
그나마 귀하게 숨겨 두었던 것이라 고맙게 생각하고
한병 또 얻어다 놓았죠.
하여간 허리 아픈것이 낫는다면
특효약 이라고 인정 하게 될 것인데 과연 그럴른지요?
2003년10월26일
비밀중신
아래층 사는 과수댁 삼세번 중신 끝에 드디어 알콩 달콩 데이트 하는 데 성공 했다.
중신 턱 쏜다고 밤늦게 날 불러내어 술 사준다는데 거절 못 하고 뛰어나갔다.
남편이 밤늦은 나의 외출이 괴이 적은지 심히 잠못자고 기다리는지?
불나게 전화가 온다.
아래층 간 예펜네가 왜 이리 안오느냐고?
아들 밥 차려주러 하는 수 없이 일찍 들어와 버렸다.
중신했단 얘기는 왜 못하고 있느냐 하면...
아랫층 여인이 자꾸 말하지 말라고 부탁도 하거니와
남편이 알면 "중신은 왜해? 내가 이따금 들리면 되지"
이런 농담 하는 게 걱정스러워서두 말하기 싫고.
하여간 비밀로 하자니 엄청 남편한테 눈총 받으면서 시간을 내야만 하게 된다.
모든 일은 투명 하지 않으면 고통을 당하나보다.
그래두 독수공방으로 한세상을 보낸 과수댁이 꽤나 행복해 보이니 기분이 좋다.
더구나 홀로 삼남매를 키워낸 홀아비도 입이 귀에 걸려 어쩔 줄 을 모르고
벌써 자녀들한테 인사까지 시켰다 한다.
주변에 외로이 사는 사람들 있으면 적극적으로 짝을 맺어 줍시다.
2003년10월26일
도산서원
어제 당일코스로 도산서원엘 다녀왔어요.
향교에서 가는 거라 일체가 무료.
차비 밥값 간식 입장료 심지어 따끈한 커피까지...
종가집 맏며느리가 여러명이라 손수 만든 도토리묵까지 만들고 온갖 음식을 해가지고 큰 차에 다 타고 이른 아침부터 떠났죠.
관광버스 사고가 많아 차안 에서 춤추면 벌금이 120만원 이래나...
조용히 갔다 조용히 오니 불평하는 사람이 좀 있읍디다.
쿵작 쿵작 음악만 듣고 가만히 있자니 발바닥이 환장 하겠다고 날리를 칩디다.
그래 저래 풍경사진 찍는게 목적이니 몸부림치는 것은 포기하고
도산서원도 좋았지만 하회마을과 병산서원이라는 곳이 더 아름 답더군요.
영국여왕까지 다녀갔대니..
우리나라의 자존심 을 지켜주는 곳이더군요.
우리도 옛날에 이렇게 곱고 아름다운 건축술이 있었다.
영국 못지않은 예의를 갖춘 젠틀맨이 바로 우리나라 양반 이다.
그리고 병산 서원에는 만대루라는 길다란 누각이 멋있었는데
그곳에선 음식과 풍악을 즐기기가 너무 좋았었을것 같았다.
그래서 풍악서원이란 말도 있었다.
누각에 올라가니 강이 한눈에 보이고 낙동강 강바아라아암에~ 노래가 절로 흘러 나왔다.
너무 풍악을 즐기다보니 퇴계선생 같은 분이 안나와서 도산서원만 더 이름을 떨친것 같다.
낙동강 구비구비 아름다운데 서원의 아름다운 풍광에 취하고
옛 양반집 도련님들이 공부하던 모습이 눈앞에 떠오릅디다.
돌계단, 기와지붕, 기와담장, 오래된 기품있는 소나무들...
녹색 갈색 황갈색. 붉은색으로 알록달록 곱게 단풍든 산들을 바라보며 잘 갔다 왔습니다.
2003년10월29일
뱀꿈
뱀 꿈을 꾸었어요.
라면박스에 뱀을 맨손으로 한 마리씩 가득 담았어요.
뱀 한마리가 버무린 배추김치 한뎅이처럼 뭉쳐 있읍디다.
한 뭉태기 한 뭉태기 담으면서 이걸로 뱀술 담가서 허리 아프 대는 영감해주면 되겠다.
꿈속에서 두 그런 생각을 했죠.
뱀을 한꺼번에 여러 마리보면 단체에 소속된다는 해몽이 있어요.
좋은 꿈이어서 그런지 바쁜 일이 많이 생깁디다.
좋은 결과 있으면 나중에 말씀 드릴께요.
하여간 바쁘대는 사람 이제 이해가 가는군요.
2003년11월1일
아트 인 닷컴에 가입
뱀을 무더기로 있는 꿈을 꾸면 단체에 가입한다는 해몽이 있더군요.
꿈이 맞았네요.
인터넷 미술품 발표 및 판매 사이트에 가입했어요.
개인전을 해서 초대해야 하는데 죄송하고요.
그냥 편히 앉아서 작품 감상 하세요.
꽃다발 안 사 오셔두 되구요 ㅎㅎㅎ.
www.artin.com 에서 평면 한국화.
2003년11월5일
낙옆을밟으며
최근 이곳에 이사 와서 20년 지기 친구로 부터 처음 배신감을 맛보았지요.
늘 좋은 말만 주고 받고 좋은 공부 같이 다니고...
서로 서로 칭찬 해주고 "대단해", "정말 훌륭해" 이런 말...
그리고 누가 질쎄라 열심히 하고
전혀 예기치 못한 일로 이상하게 톱니바퀴가 어긋나듯 돌아가고 있더군요.
때마침 그 친구 생일이었는데 마지못해 맛도 없는 점심 억지로 먹고 헤어졌지요.
나는 일단 친구로 생각하면 거의 숨기는 일이 없는데
이 사람은 충청도 인지라 좀 응큼한 건지 내성적인건지....
벌써 두어번 째 무언가 숨기는 듯한... 그리고 밝혀 졌을 때 하는 말
"내가 왜 연자씨한테 일일이 보고를 해야 하나?"
내가 너무 정을 주다가 서운한 마음에 눈물을 쏟고 있을 때 오래된 30년지기 서울친구가 때맞추어서 날 찾으러 온다는 군요.
“먼 곳 으로 부터 친구가 찾아오니 이 또한 기쁘지 않겠는가?”(논어에서)
역시 의리 알고 신뢰할 수 있는 친구는 객지 벗은 아니구나...
너무 일찍 저녁 식당으로 가기엔 부담스러울 것 같아서
계양산 산책길 초가정자로 안내하고 낙엽을 밟으며 "너무 좋다" "너무 좋다"
오랜만에 진한 가을의 향기에 너무 좋아 서로 어쩔 줄 몰라 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알맞은 시간에 분위기 좋은 산밑의 요릿집으로 가서 내 생일보다 더 깔끔하고 푸짐한 요리와 복분자 술을 마시고.. 오전내내 흘리던 눈물을 씻고 조금 취 했을 때 야속했던 계산동 친구에게 전화 걸어 화해의 말 한마디 하고.
빨리 마음고생에서 벗어나고 싶기도 하고, 삐졌다가 오래 가는 것 보다 빨리 화해하고 또 좋은 낯으로 살아가리라 합니다.
다음 주 엔 연세대에서 아들의 동아리 음악공연이 있어 또 낙엽 을 밟겠군요.
2003년11월8일
이벤트
무자식이 상팔자란 말이 있지만..
자식이 없으면 속 썪을 일도 없고 자랑거리가 없고 이벤트가 없지요.
사람이 사는 데 고민과 해결 이런 것이 다 이벤트 일 수가 있죠.
옛날에는 먹을 것이 없다가 어디 가서 양식을 장만 한다던가 연탄이 떨어 졌다가 어렵게 연탄을 100장 들여오면 그것이 그날의 기쁨이죠.
요즈음 젊은 애들이 남자친구 사귀면 100일 째니 커플링을 한다.
바렌타인 데이니 하구 쵸콜릿을 주고받는 것도
다 즐거웁기 위해서 생 쑈를 부리는 게 아닙니까?
아이들 키우면서 유치원 입학시켜, 졸업 시켜, 초등학교 학부모 되서 기쁘고,
중고등 학생되었을 때 대견 하고 공부 할 때 같이 힘쓰면서 맛난 것 해주고
아플 때 같이 울어 주고 입시 때면 같이 맘 졸이고... 합격의 영광 일 때 같이 환호 하고...
이것이 살아가는 바로 희로애락을 다 맛보면서 사는 맛이겠지요.
편안하고 맨날 배부르고 하면 아마 심심해서 아슬아슬한 바위빙벽 타기라도 하러 갈걸요.
난 배포가 큰 건지 똥뱃장인지 모르지만 우리애들 입시 때 기도 한번 안하고 절한번 안가고 그냥 뚝심으로 배겼지요. 그래도 큰애 수능 보는 날 나두 모르게 입술이 다 탓습디다. 아들 입시 날은 아마 보온 도시락 쌌든 것 생각나네요.
아들 특차 합격 했을 때는 많이 울었답니다. 그것이 아마도 기쁨의 눈물 인가 봅니다.
친구 아들이 이번에 수능시험을 보았죠. 다음날 전화 했드니 녀석이 받더군요.
“시험 보느라 수고했다"
"네 엄마 잠깐 나가셨는데요"
"그래 알았다 몸만 건강해도 효자다“ 더 이상은 안물어 보았죠.
2003년11월11일
혼수
일요일은 좀 한가해 보기로 했다.
베란다에 있는 화분은 추울까봐 들여 놓기로 했는데
남향이라 낮에는 어찌나 베란다가 따신지 들여 놀 필요가 없어 보이고...
밤이면 걱정 되니 대충 절반만 옮겨 놓았다.
집이 좁아 터졌으니 머리를 쓰고 요기 조기 연구해서 갖다 놓아야 한다.
토미는 어제 작업실에서 군만두 두개 먹은게 소화가 잘 안돼는지 오늘은 밥을 안먹는다.
여태 별 탈없이 컸는데 과식 하더니 소리없이 구석에 들어가 잠만 잔다.
비오비타를 그릇에 담아 주었는데 큰놈이 날름 먹어 버렸는지 빈그릇 이다.
따님결혼을 앞 둔 선배님 네는 혼수 준비로 엄청 바쁘실 것 같다.
이것저것 사러 다니는 것 해보면 알지만 돈 쓰러 다니는 것도 여간 힘든 게 아니다.
요즈음 오피스텔에서 살면 몽땅다 시설이 되 있는데...
장농 싱크대 가스렌지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이런게 집에 다 있던데...
유식하게 말해서 빌트인(내장) 시스템이래나..
언젠가 어떤 여성 강사가 TV 에 나와 강연 하는 것을 보았다.
여자들이 혼수상태에서 해가는 것이 혼수란다.
애쓰고 직장 생활 해서 모은 돈을 몽땅 혼수품 사는데다 다 써 버린다는 거다.
아무리 잘해가도 말은 듣기 마련인데...
만약 1000만원이 있다면 오백만원어치만 돈을 쓰라는 것이다.
그리고 통장에 오백만원을 저금해서 갖고 가라는 것이다.
"작게 해가면 시어머니한테 구박 받아요"
"그러면 구박을 받으세요"
그리구 구박 받을때 마다 속으로 기뻐 하라는 것이다
"난 통장에 오백만원 있지롱 ㅎㅎㅎ " 이렇게 말이다.
2003년11월16일
딸
나두 딸이 하나있죠.
말띠 26살 인하대 토목 공학과 홍일점으로 졸업하고 토목기사죠.
대학원에 2년간 학비장학생으로 들어가서 지리정보과 졸업반이죠.
중학교때 부터 합기도 일단 따놓구 어깨 딱 벌어지구 아빠를 닮았죠.
성격 하는 짖 똑 같아요.
밥먹으라 부르면 30분 만에 나타나는 것 까지…….
영양제 잘 챙겨먹구 몸아프면 엄살 심한거 하구.
시집가서 살림 하는것 좀 어려울것 같아요.
밥해먹구 살림 하는것 시간 너무 잡아 먹는다구 밥은 일체 사먹는다우.
그래 사먹구 살어라 이러구 말죠.
내맘엔 안들지만 지가 잘하는것은 공부 라니까…….
나; “우리 윤경이 데려 가는 사람은 어떨까?”
남편;“ 아마 부려 먹기 되게 힘 들거야.”
요전엔 아빠 생각하구 옥 매트 라는 것 아르바이트한 돈 으루 사보내구
아직도 연구실에서 밤늦도록 논문 준비 하구 있죠.
손주 볼일은 좀 늦으려니 생각해야 할까 봐요.
2003년11월18일
군만두
강아지 토미는 군만두 두개 먹고 화분 받침에 고인물 먹고 4일간 병원 다니고
영양제 두번 맞고 돈 엄청 깨 먹고 겨우 살어 났다우.
약먹이면 토하구 소고기갈어 죽쑤고..
잠바속에 안고 내려와야하는데 바구니에 바람 쏘이며 아들이 데려왔고
군만두를 주문 했는데
하필이면 전화 받는 중에 식탁에 놓고가니 강아지는 빨리 달라고 하고
한손으로 전화 받으면서 한손으로 군마두 두 개를 대충 찢어 준것이 화근.
물도 전화 때매 빨리 못주니까 지가 화분받침에 고인 세균이 많은 물을 먹은거지요.
영감한테 매일 야단 맞고 돈쓰고 강아지 잃어버릴까봐 노심초사..휴 말로는 다 못해요.
진짜 이런걸 꿩먹구 알먹구.....
그래두 이제 살아났다고 시끄럽게 깩깩 짖네요.
화실에 오는 아이 중에 윌슨병 (희귀병)앓는 아이 기쁘게 해주려고
컴에 매달려오기 싫어하는 아들이
강아지를 바구니에 담아 찬바람 쏘이고 데려오더니만...
가을 날씨에 강아지를 가슴속에 꼬옥 안구 와야 하는건데.
그래두 다 죽어 가니까 아들이 어린놈에게 관심을 보입디다.
맨날 큰 놈만 이뻐 했거든요.
하여튼 살아나서 다행이구먼요.
내 소원 중에 하나가 강아지 두 마리 하고 산책 하는 거거든요.
203년11월23일
싸움
새로 이사 온 이웃하구 싸웠다우.
비어있던 가게 전기 안 끊기게 해 주느라고 전화로 영업용을 일반으로 해 주었었죠.
한달 만에 나온 요금은 0원.
안 그러면 기본요금이 25000원.
내가 이 건물에14년째 세들어 있는 관계로 주인 대리 역할을 조금 하구있죠.
집 주인은 나에게 항상 고마워하고 다른 빌딩사면 데려 가겠다고 까지 하는데....
그리구 비어있던 가게에 새 주인이 들어왔죠.
다시 영업용으로 돌리 겠다구 한전에 전화를 하더니
두 사람이 우리집 으로 달려와 삿대질을 해대면서
"이 아줌마야 왜 남의 전기를 줄여놔!!!"
이럭구 악을 씁디다.
내가 분명히 한전 직원하구 통화 할때 전화 한통으로 복구 할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전기요금 입체 해주고 전화해서 비어있는 동안 요금 적게 나오게 해주고
전기 한번 끊기면 한전까지 찾아가야 하는 수고 덜어주고,
고맙다는 인사를 들어야 할 판국에 삿대질을 당한 것이다.
어떤 직원이 한번 변경한 전기 요금은 일년이 지나야 다시 변경할 수 있다고 했단다.
의아 해서 그집 아주머니 가 전화 하는걸 지키고 있어보니..
문의 전화 받는곳이 여러곳 인데 삼세번 만에 제대로 변경 할 수 있다고 하는 직원과 통화를 했다.
원래 대로 영업용으로 된것이다.
그런데 어째서 그런 답변을 하는 상담원이 있을까?
보험 회사도 전화 받는 사람 마다 다른 이야기를 하더니만...
살다 처음 당하는 일이라 혈압이 오를대로 올라 눈알까지 열불이 났고
심장이 부르르 떨렸다.
조금 전에는 이규보서화예술대전 우수상 수상 축하전화를 받았는데 이게 웬일?
내가 이자리에서 14년을 지켜온 터줏대감인데 어디서 굴러먹다 온 것 들이 내속을 질러?
"야이 돌대가리 같은 놈아 제대로 알고나 성질을 내라!
이놈아 전화 한통화로 다 해결 했잖아!"
“대가리 나쁜놈이 성질은 급하네 음악이나 작게틀어 !”
나보다 열살은 아래인 모양인데 아주 싸가지가 없다.
음향기기를 팔때마다 소리를 최대로 키워 보느라 시끄러워서 작업실을 옮겨야할 실정이다.
"이 아줌마야! 여기가 학원자리야?"
"이 아줌마?"
"그럼 아줌마지 아저씨야?"
"여기가 학원하면 안된다고 써있냐?"
" 잘 못 알고 서둘러서 성질을 냈으면 사과해!"
" 이 아줌마야 어제는 왜 대문 열쇠 있다고 하드니 그다음날은 왜 열쇠가 없다고해?"
이놈이 사과는 않고 지나간 일을 끄집어 내어 나를 몰아세운다.
몇년만에 대문열쇠를 찾아 내려니 있다고 했다가 그 다음날은 찾아보니 없다고 했다.
그런데 그 남자는 내가 일부러 자기에게 대문열쇠 복사 하는것을 방해하려고
심술스럽게 일부러 안주려는 사람으로 생각을 한다.
속을 뒤집어 보일수가 없어 잘 찾아보니 찬장그릇 뒤에 열쇠가 있기에 갖다 주었었다.
이상한 놈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못생기고 허약해 보여 무시당하고 살아온것 같았다.
타인들한테 대우를 받지 못하고 왕따를 당하면서 살다보니,
자기를 기만 하는사람을 만나기만 하면 앙갚음을 할 테세이다.
보통 그런사람을 갈 볼수 없는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남편한테 말해봐야 내편이 잘 안되고...
그래두 다~ 들어 보드니 다시한번 싸가지 없는짖을 하면 빨리 전화를 하랜다
쫒~아 내려와서 아주 목아지를 눌러 버린댄다.
우리 남편이 덩치가 그놈 두배는 된거든요.
남편 고를때 덩치 큰걸루 골라놓길 잘했지.
으휴 미사랑 게시판 오늘 험한말로 살벌하네 ㅠㅠㅎㅎㅎ.
내가 참지 인격자가 참는수밖에 없지.
열등감 많은놈 다독여 주는게 낫지.
에라이 칠띠기 같은놈아 안됐다 하고 내 마음 을 간신히 진정을 시키고 왔다.
2003년12월5일
스트레스
잡념인지 상념인지 좌우간 머리가 쉴새 없이 온갖 생각이 스쳐간다.
이웃과 오해가 생겨 언쟁을 하니 끊임없이 나의 마음을 전달하고자 하는 문구가 떠오르기도 하고,
좋은말로 다독여 줄말도 떠올랐다가, 이놈저놈 마구 퍼붓고 싶은 생각도 나고...
정말 미치는게 바로 이런거구나 싶다.
잠도안와서 그림을 밤새 그리면서도 머릿속엔 온통 그놈하구 할얘기가 남아있다.
속 모르는 주변 사람들은 무조건 상대하지 말라 .
그냥 무시해 버려라 이렇게 말하지만
내 성질도 오해받고 넘어 가기엔 용납이 안된다.
그 따위 피래미 같은놈 한명 쯤은 이몸이 얼마던지 줘 팰수도 있는 문제지만
원수를 만들지는 말아야 하겠지.
과거에 나의 무용담을 들어 보시라.
십오년전 나는 4년동안 가방 장사를 했었다.
단골 도매상 마다 수 천만원 어치 씩을 팔아주었다.
그런데 4년만에 업종을 의류로 바꾸고자 잘 안팔리는 몇가지를 바꾸어갔다
가장 많이 팔아준 도매상에서 신주머니 몇개를 안 바꾸어 준다고 딱 잡아 떼었다.
주인이 아니고 점원 총각이.
평소에 얼굴 에 웃음기도 없고 인사도 잘 안하던 놈이었다.
몸집도 피래미 좆 (남편한테 배운 단어)만한 놈이다.
아무리 사정해도 냉정하기가 이를 데 없는 것이다.
내가 가져간 물건을 그 집 에다 팽개치고 내가 필요한 것 을 그 값어치 만큼 들고 나왔다.
순간 그 놈이 내손에서 물건을 붙잡았다.
나는" 야 이새꺄! 이 싸가지 없는놈 너 평소에 인사도 안하던 놈이지!
이놈아! 내가 시장바닥에서 십년은 굴른 사람이다"
내가 멱살을 잡고 발로 걷어찼다.
정신없이 악을 쓰면서 분통을 터트리니 그놈이 빠져나와 어디론가 사라졌다.
상황을 멀리서 바라다본 주인이 그제서야 사과를 하고 나를 진정 시켰다.
물론 힘을 있는대로 겨룬다면 총각이 이기겠지만
어느쪽이 더 분노를 하느냐에 승패가 달려있는것 같다.
으휴 옆집놈 걸리기만 하면 그땐 그냥 아휴!!
2003년12월6일
내 마음대로
결혼을 하고 남자하고 살다보니 사소한 모든것이 남편의 주장대로 살아가고 있다.
내 맘대로 하는것은 몇가지 안되고...
쌀밥을 해먹느냐 보리를 넣어 해먹느냐 이것도 남편 식성대로.
동아일보를 보느냐 한국일보를 보느냐 이것도 남편취향.
내 조카가 한국일보 기자여서 날마다 권오현 기사가 나오는 대도 불구하고...
세수수건으로 걸래를 하느냐 티셔츠 떨어진걸로 걸래를 하느냐 도 남편 뜻대로
난 세수수건이 좋은데...
내 뜻대로 하는건 강아지 키우는 거 하구 그림 그리는거...
딸 하나만 낳으려 했는데 남편 권유로 기어이 아들 하나 더 낳고 ...
아들 놈 어려서 부터 컴 갈쳐 서 연대 컴공과 3학년인데
지가 하는건 한달내내 밤새워서 하구
내가 해 달래는건 한달씩 미루다가 겨우 해준다. 내참 드러워서.
고구마를 사는데 물고구마를 사라니
아무리 사려해도 요즈음은 물고구마가 없댄다.
핑계김에 밤고구마 한박스 사서 배달시켰다.
사실이지 물고구마가 목두 안멕히고 좋다.
그래서 요즈음 호박 고구마 라는게 나와서 유행이다.
전화로 "내 맘대로 사게 좀 둬 봐요" 사정하면서 사준다. 내 참 드러워서.
아무 말이 없이 툭 끊는다.
남편은 낼 예식장엘 간댄다. 친구 에게 가져갈 부채그림을 그려 주었는데.
병산서원을 눈 빠지게 그려주고..
병산서원에 대해서 아는걸 다 잊어먹었다고 야단친다.
누가 잊어 먹고 싶어서 잊어먹었나 머리가 돌이니 도로 튀어나오지.
내 참 드러워서.
2003년12월12일
시클라멘
어제 밤도 늦도록 회식하고 들어온지라 오늘은 차분히 집에서 주부로서의 일과를 보냈다.
일단 빨래를 하고 고구마를 쪄 놓고 갈치와 무를 빨갛게 졸이고 섬초 시금치를 무쳤다.
그런데 파가없다 파없이 모두 만들었다 .
파 한단 사러 4층을 옷을 껴입고 나가기가 귀찮으니까...
낮에는 손으로 밀어 칼국수를 해 먹이고.
아들은 돼지고기 고추장에 버무려 볶아 멕이고.
아들이 나간 후에 오랫만에 방정리를 해보니 동복 바지 좋은것이 두개가 발견되었다.
기억력없는 에미는 작년에 뭘 사주었는지 몰라서 여름 면바지로 아들은 돌아다니고.
맨날 날새도록 컴앞에만 앉아있는 놈은
겹겹이 벽에걸린 옷 뭉테기 속에 겨울옷이 들었는지도 모르고.
애비는 시간이 많아봐야 세탁기 바구니에 들어온것만 해결하지 그이상은 몰라.
에미 없으면 여름 옷 으로 겨울 날 뻔 했다.
간만에 내 장농 속에 먼지도 닦아내 보니 어언 여기서 산지가 9년이 되가는구려.
고무나무 하고 군자란 난초 잎파리 물 걸래로 먼지 말갛게 닦아주고.
시클라멘은 우리집에 와서 살판 났는지 꽃을 너무 많이 피워 안쓰럽기까지 하다.
사람도 자식이 많으면 힘드는데 꽃이 맹물만 먹고
빠알간 꽃을 수십송이 피워 내려니 힘들어 보이기 까지 하다.
호접란은 4년째 됬는데 꽃대가 7개나 올라오니 이것도 날리났다.
아마도 우리딸 대학원 졸업 에 맞추어 필 모양이다.
강아지가 연신 내가 컴퓨터앞에 앉으면 무릎위까지 올라온다.
접대 군만두 먹고 아파서 죽을라다 살아난놈이다.
이녀석도 벌써 태어난지가 8개월 이나 되었다.
그런데 몸무게는 아주 작다.
말티즈인데 발발이 새끼 젖 뗀놈 몸집만하다
손톱 좀 깍아 주어야 하는데 손톱깎이만 들어도 비명을 지른다.
그래두 일단 맘먹으면 피할길은 없다.
손톱깍자 이놈아.
2004년12월14일
계미년을 보내며
올해엔 연습 지 작품 지 합해서 1000장을 쓴 한해 였다.
어느 선배님 말씀이 하룻밤에 100장을 연습했다고 해서 뻥 인 줄만 알았드니....
문인화 공부 좀 하다 보니 이해가 간다.
일주일에 30장 한달에 120장.
계미년을 그렇게 보냈다.
너무 영차 영차 살다보니 숨 좀 돌리면서 쉬엄쉬엄 겨울을 날까 한다.
하지 못한 세월이 많았기에 뒤늦게 바쁘게 살았다.
그래도 인생을 허겁지겁 살 필요는 없지 않은가?
즐기면서 공부 했지만 숨이 좀 차오르는 것 같다.
갑신년에는 조금 여유롭게 느리게 천천히 를 외치며 살고 싶다.
2003년12월31일
솔직함의 매력
항상 솔직해서 인기를 끌기도 하고 손해를 볼때도 있죠.
돈이 많은데 없는 척 하는것은 좋게 보이는데
없는데 있는 척 하는것은 아주 추해 보이죠.
누가 도와 주지도 않는데 없는 척 하지마라는 충고도 들을 때가 있죠.
또 누가 빌리러 오거나 바랄까봐 있어도 없는 척 하는 구두쇠 작전도 있죠.
객지친구 끼리 속을 안보이려고 벽을 하나 두고 사귀면 10년을 사귀어도 이사가면 끝-
제가 아는 백양 메리야스 아줌마가 있어요.
인품좋고 용모 준수하고....
그런 사람이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것 조차도 영광스러울 정도로 멋진 분이죠.
그집은 착한 남편 만나 잉꼬 부부이죠.
그분이 그림 그리는 사람을 무척 좋아해요.
그래서 저하고도 가까워요.
그분 이야기가 이사 가버린 화가 아주머니 한분이 계셨대요.
그 화가 는 부부 사이가 않좋고 남편이 무능력 했다지요.
그래서 그분의 그림도 사주고...
매일 이야기 나누고 매일 그집에 놀러가서 커피를 마셨답니다.
그런데 어느날 소리없이 이혼 하고 이사를 갔대요.
금슬좋은 부부 앞에서 우리 부부는 문제가 있다고 차마 말 하지 못한것 같았어요.그런데 백양 메리야스 아줌마는 자신이 의논상대가 되지도 못하면서 매일 커피를 같이 마셨다는 것이 몹시도 충격적인 나머지 심한 슬픔에 잠기게 되었죠.
그리고 이사가버린 그분 하고 통화 하기조차 서먹하다는 거얘요.
그 화가는 남편도 잃고 친구까지 잃게 되었죠.
물론 자기가 외로워 지는 마당에 계속 닭살부부 이야기 듣는 것도 싫었겠지요.
어떻게 인간관계를 해 나가야 할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좋은 것도 적당히 지나치지 않게 표현 해야 할까봐요.
슬픈 것도 너무 감추지도 말고요.
2004년1월3일
토미가 또
작년 11월에 병났던 강아지 토미가 또 병이 났어요.
1월1일날 내가 쉬는 바람에 애비가 멕이고 에미가 멕이다 보니 과식을 했나봐요.
낑~ 낑~ 금방 꼬락서니가 형편없어 보이네요.
멍청하게 많이 멕였다 이런 구박 듣죠.
오늘부터 병원 에 다니고 있죠.
학원아이들이 토미 올날을 손꼽아 기다리다가
그나마 아파서 병원갔다 오는길에 와있다고 좋아서 날리죠.
윌슨병을 앓는 남자아이가 있어서 그애 만나게 해주느라구요.
지난번 파티때 부득이 파티에 빠지겠다는 아이.
쵸코파이 를 비롯해서 음료수 과자 모두모두 먹을수가 없대요.
먹을수 있다는 것만 봉지에 싸 주었죠.
"석빈이는 커서 뭐가 되고싶냐?"
"의사요"
" 병든사람 고쳐주려고?"
"네! 죽는다는게 뭔지 모르겠어요."
이제 2학년 짜리가 죽음에 대해서 생각 한다는 것이 정말 마음 아파요.
보기엔 멀쩡하고 까부는데 꼬박꼬박 하루에 세번씩이나 아스피린과 두통약을 먹는대요.
아스피린만 먹으면 머리가 아프대요.
그애 어머니가 나에게 편지를 보내왔더군요.
예쁜글씨로...
"석빈이가 그러는데 미술선생님이 자기하고 딱 맞는다고..."
토미가 잠시 아파도 하루종일 쇠고기 죽쑤고
아들"죽 쑤어서 개주네"
약 먹이고 모직숄에 둘둘싸고 패딩잠바 속에 캥거루마냥 집어넣어 병원 다니고.
수시로 보리차 떠먹이고 청심환 희석시켜 떠먹이고...
강아지도 이렇게 정성을 들이니 살아나는데 사람도 아무리 어려운 병도 정성을 쏱으면 언젠간 틀림없이 그 병을 물리칠 수 있는 의술이 나올 거라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