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들이 워낙이 특이한(!) 관계로 저희는 1층에 밖에는 못 살거든요. (전에는 9 층에 살았었거든요. 근데 아랫층하고 거의 원수지간 처럼 지내다가 결국은 그 집이 더 이상은 못 버티겠었는지 이사를 가더라구요.) 그래서 더 그런지 하여간 참 무지하게 춥습니다. 그래서 결국은 다용도실의 수도가 얼고야 말았습니다. 몇날 몇일을 더운물로 녹여도 소용이 없더군요. 어제부터는 다용도실 바닥에 담요를 펴 놓구 전기 난로를 거의 24 시간 틀어 놓았습니다. 그래도 안 되길래 오늘은 다용도실 문 전체에 비닐을 댔어요. 근데 그곳은 벽 하나가 통째로 다 창문이잖아요. 사다리를 놓고 올라가서 있는 힘껏 팔을 뻗혀서 테입을 붙히고 있자니 난데없이 미케란젤로가 떠 오르더라구요.
"아 ! 그 사람도 xx 성당의 천정화를 그릴 때 이런 포즈를 취했었겠구나..... 얼마나 힘이 들었었을까 ...."^^;;;
물론 세탁기도 안돼요. 전 원래 집안 가전제품 중에 청소기나 냉장고 뭐 이런 어떤 것보다도 세탁기를 젤로 치는 사람이거든요. 근데 그 세탁기가 안되니 참 하늘이 노래지더군요. 그래도 사람은 다 살게 되 있는 모양이에요. 열심히 손빨래로 버티고 있더라구요.
집안 일이나 식구들 이야기 특히 아이들 얘기 하기 시작하면 전 아마도 동짓달 기나긴 밤이 별거 아니다 싶을 정도로 풀어 나갈꺼에요.
내친김에 아들 얘기도 하나 할까봐요. 다섯 살이구 윤형이라구 하는데요, 이 아이가 네살때의 일이에요. 유치원에서 가져온 과제물 비슷한걸 같이 하고 있었어요.
엄마 : 윤형아, 눈은 뭐 하는거지 ? 윤형 : 으 응.... 엄마 : 보는거자나 윤형 : 응 보는거 엄마 : 윤형아, 입은 ? 윤형 : 어, 말하는 거. 엄마 : 응 그래, 말하는 거, 그리구 먹는 것도 있지. 윤형 : 응 먹는 거 엄마 : 그럼 귀는 ? 윤형 : ... 엄마 : 귀는 말하는 걸 듣는거야. 들리지 ? 윤형 : 응 들리는거 엄마 : 윤형아, 그럼 코는 ? 윤형 : 으 응..... 엄마 : 그래, 코는 ? 윤형 : 응 ... . . 파는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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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목에선 성엽이 오빠가 생각나네요. 전엔 항상 포크레인을 가져오라구 했었는데요. 코 판다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