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告子章句(고자장구) 上(상)
제1장 도덕은 학대가 아니라 개화(Blooming)다.
[본문1]
告子曰(고자왈) 性猶杞柳也(성유기류야)이요. 義(의)는 猶桮棬也(유배권야)이니 以人性爲仁義(이인성위인의) 猶以杞柳爲桮棬(유이기류위배권)이니라
고자가 말하기를 사람의 본성은 버드나무와 같고 의는 버드나무로 만든 그릇과 같습니다. 사람의 본성으로 인의를 행한다면 그것은 마치 버드나무로써 그릇을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孟子曰(맹자왈) 子能順杞柳之性(자능순기유지성) 而以爲桮棬乎(이이위배권호)아 將戕賊杞柳而後(장장적기류이후)에 以爲桮棬也(이위배권야)이니 如將戕賊杞柳(여장장적기류) 而以爲桮棬(이이위배권)이면 則將戕賊亦人(즉역장장적인)하여 以爲仁義與(인위인의여)아 率天下之人而禍仁義者(솔천하지인이화인의자)는 必子之言夫(필자지언부)인저
맹자가 말하기를 자네는 버드나무의 본성을 살려서 버드나무 그릇을 만드는가 아니면 버드나무의 본상을 없애고 그릇을 만드는가? 버드나무의 본성을 없애면서까지 그릇을 만든다면 사람의 본성을 없애면서 인의를 행하겠다는 것인가? 온 천하 사람을 거느리고 와서 인의를 해치는 것은 반드시 자네의 말일 것이다.
[고자는 사람의 본성이란 선도 악도 아닌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므로 인의덕은 마치 객버들을 휘고 엮어서 그릇을 만들 듯이 후천적 인위적으로 만들어 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망자는 버들가지로 그릇을 만들려면 꺾고 껍질을 벗기고 휘고 하여 그 본상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사람의 본성은 이처럼 상하게 하고서야 인의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본성을 잘 살려 나아가야 인의를 이룰 수 있으므로 사람의 본성은 선하다는 것이다.
배권(배권): 나뭇가지를 휘어 엮어서 만든 그릇
[현대적 해석]
맹자와 고자의 이 날선 공방, 소위 버드나무 논쟁은 도덕 교육의 본질을 건드리는 아주 중요한 대목이죠. 청년들이 이해하기 쉽게, 본성의 결을 살리는 유기적 성장과 외부의 압력으로 찍어내는 규격화의 대립으로 해석해 보겠습니다.
고자의 관점은 사람은 가공되어야 할 원재료다.
고자의 주장은 현대의 행동주의 심리학이나 환경 결정론과 닮아 있습니다.
본성은 백지(Blank Slate)상태로 버드나무 가지는 그 자체로 그릇이 아닙니다. 인간도 태어날 땐 도덕과 상관없는 생물학적 재료일 뿐이라는 거죠.
교육은 인위적 가공으로 그릇(의리)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지를 꺾고 휘어야 합니다. 즉, 사회 시스템이 개인을 훈육하고 통제해서 쓸모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청년들을 위한 한 줄 요약하여 말하면 너희는 아직 미완성된 재료니, 사회의 틀에 맞춰 너희를 교정하고 깎아내야 한다. 라는 말이지요.
맹자의 반박은 도덕은 학대가 아니라 개화(Blooming)다.
맹자는 고자의 비유 속에 숨겨진 폭력성을 정확히 짚어냅니다.
본성은 생명력이다. 버드나무가 그릇이 되려면 나무로서의 생명은 파괴되어야 합니다. 맹자는 묻습니다. 그럼 도덕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인간성을 파괴해야 한단 말이냐?
자연스러운 발현이 되어야 한다. 맹자에게 인과 의는 외부에서 주입하는 규격이 아니라, 내면에 이미 존재하는 씨앗이 자라난 결과입니다. 교육은 나무를 꺾는 행위가 아니라, 나무가 잘 자라도록 물을 주고 햇볕을 비추는 일이어야 합니다.
만약 도덕을 나를 억누르고 꺾는 것으로 가르친다면, 사람들은 도덕(인의)을 고통스럽고 해로운 것으로 여겨 결국 멀리하게 될 것입니다. 최악의 효과를 가져오게 된다.
현대적 재해석하면
K-교육 vs 자기계발의 본질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논쟁을 오늘날의 청년들에게 이렇게 풀어서 들려주고자 합니다.
1. 스펙 쌓기는 고자의 방식이다.
사회가 정해놓은 점수와 자격증이라는 틀(桮棬)에 맞추기 위해, 여러분의 개성과 적성(性)을 꺾고 있지는 않나요? 고자의 방식은 여러분을 부품으로 만들 수는 있지만, 행복한 인간으로 만들지는 못합니다.
2. 강점 혁명은 맹자의 방식이다.
맹자의 철학은 현대의 긍정 심리학과 통합니다. 네 안에 이미 있는 선한 에너지와 재능을 발견하라는 것이죠. 억지로 나를 죽여서 남과 똑같은 그릇이 되는 게 아니라, 내 안의 선한 본성을 따라갈 때 비로소 진정한 성장이 일어납니다.
3. 도덕은 희생이 아니라 완성이다.
인의(仁義)를 행하는 것이 고통스럽다면 그것은 고자의 방식으로 접근했기 때문입니다. 맹자는 말합니다. 도덕은 나를 괴롭히는 규칙이 아니라, 나를 가장 나답게 꽃피우는 길이라고요.
[오늘의 생각 거리]
우리는 지금 스스로를 꺾어서 그릇을 만들고 있나요, 아니면 본성의 결을 따라 숲을 이루고 있나요?
결(理)
굽혀야만 그릇이 된다면
나무는 이미 죽은 것이다
살아 있는 것은 저마다의 결로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