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둘 이상의 시나 고전 시가 작품들을 묶어서 지문으로 제시하면서, 작품들 간의 내용상, 태도상, 정서상, 또는 표현상의 공통점이나 차이점을 파악할 수 있는가를 묻는 유형이야. 아마 이런 유형처럼 폭 넓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것도 드물 것이다. 갖다가 걸면 걸리지 않는 것이 없지. 이미지, 주제, 소재, 운율, 표현방식 등 모두가 그래.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풀기가 쉽고도 어려운 것이야. 그러니까 이런 유형을 따로 떼어내서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지. 일단 발문 유형을 좀 보자구.
·(가)와 (나)의 공통점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가)∼(다)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시적 화자의 태도는?
·(가), (나), (다)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설명은?
이 정도가 대표적이야. 어렵지? 모든 것을 꿰뚫어야 하니..그러나 여기에도 요령은 있어. 그리고 알아야 할 대책도 있고 말야. 한번 볼까. 보통 이런 문제는 여러 작품이 제시되는 현대시나 고전시가에서 많이 출제가 되지. 그래야 묻기가 쉽거든...... 우선 이것은 아는 작품부터 손을 대야 해. 보통 아무리 어려운 시험이라고 해도 '아는 작품1+모르는 것1+그 중간쯤 1'이렇게 조합을 하거든. 나도 문제를 내 보아서 아는데 보통은 좋은 시 한편을 고르고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야. 그리고 그와 유사한 다른 시를 골라서 맞추는 것이지. 그러니까 만약에 시 4편에 문제가 4-5개 나오면 하나는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질문 하나 , 그리고는 각각의 시에만 해당하는 문제들이 나와. 그리고 만약에 시2편에 문제 4개면 말야. 공통되는 문제 2개 각각 문제 2개 이런 정도지....그러니 아는 시를 토대로 하여 다른 시에 적용을 해나가면 된다니까. 이것 말야. 보통은 <현대시+현대시>나 <고전시+고전시>지만, 이 문제가 어려워지면 <현대시+ 고전시>로 할 수도(1997, 2000년) 있고, <현대시+고전시+현대수필>을 묶을 수도 있어(1995년).
물론 시의 모든 문제가 그렇지만 이런 문제도 평상시에 시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서 시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다거나, 문학 교과서에 나와 있는 시에 대하여 완벽하게 안다거나, 시를 보면서 시의 분위기나 어조, 이미지, 운율 등에 초점을 맞추어서 늘 감상을 한다거나 하는 것은 기본이야. 보통은 주제와 소재, 이미지와 정서, 어조와 분위기, 태도 및 현실 대응 방식 등이 비슷한 작품들을 묶어서 출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에는 반드시 공통점이나 차이점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요. 그러므로 대개는 이런 문제들을 풀 때에는 각 작품의 부분적인 내용에 치중하기보다는 우선 각 작품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주제부터 파악하는 것이 좋지. 이런 문제를 내는 이유는 작품의 내용과 형식, 정서와 태도, 표현상의 특징 등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종합적 비평 능력을 측정하고자 하는 것이거든. 따라서, 답지에 제시된 각각의 작품에 모두 적용되는지를 꼭 살펴보아야 한다. 한 쪽에는 적용되지만 다른 쪽에는 적용되지 않는 경우라면 곤란하기 때문이지. 우리 문제를 보면서 이야기할까? 아이고 옛날이네 1998년으로 가지 뭐. 하나는 신석정의 [아직 촛불을 켤때가 아닙니다]로 목가적 전원의 서정이 안식과 생명의 모체인 어머니와 결합되어 이상향을 동경하는 것으로 표출된 시야. 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통하여 이상향을 그리워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 작품의 전체적 구조는 단순하지만, '불의'·'악'·'고난'의 현실을 상징하는 '밤'과 '진실'·'선'·'자유'·'평화'를 상징하는 '촛불'·'새새끼'·'어린 양'을 대립시켜 이상향에 대한 갈망을 극대화시키고 있어. 다른 하나는 윤동주의 시로 제목은 [별헤는 밤] 사실은 내가 국어교육과를 택하게 해준 시야. 나는 그 첫구절 때문에 국어교육과를 왔거든..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가을이다" 라고 하지 않고 "가을이 가득 차 있다."라고 한데에 뻑∼갔지.... 아무튼 이 시는 별을 통하여 고향과 유년기의 추억, 어머니에 접근하고 있으며, 현재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노래하고 있어. 이 시는 별을 보면서 느낄 수 있는 작가의 내면 세계를 표현하는 전반부와, 산문적인 리듬으로 어머니와 유년기의 친구, 고향의 산천을 동경하는 중반부, 그리고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후반부로 나뉘어져 있거든. 여기서 별은 하나의 거울로 이해되는 것으로 자의식(自意識)을 바라보는 도구인 것이다. 또한 주권을 빼앗긴 나라의 백성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면서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봄날을 기다리는 시인의 강렬한 의지가 표현되었지. 문제를 보지.
(가)
아직 촛불을 켤때가 아닙니다.
신석정(辛夕汀)
저 재를 넘어가는 저녁 해의 엷은 광선들이 섭섭해 합니다.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켜지 말으셔요.
그리고 나의 작은 명상의 새 새끼들이
지금도 저 푸른 하늘에서 날고 있지 않습니까?
이윽고 하늘이 능금처럼 붉어질 때
그 새 새끼들은 어둠과 함께 들어온다 합니다.
언덕에서는 우리의 어린 양들이 낡은 녹색 침대에 누워서
남은 햇빛을 즐기느라고 돌아오지 않고
조용한 호수 위에는 인제야 저녁 안개가 자욱히 내려오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아직 촛블을 켤 때가 아닙니다.
늙은 산의 고요히 명상하는 얼굴이 멀어가지 않고
머언 숲에서는 밤이 끌고 오는 그 검은 치맛자락이
발길에 스치는 발자욱 소리도 들려오지 않습니다.
멀리 있는 기인 둑을 거쳐서 들려오는 물결 소리도 차츰차츰 멀어갑니다.
그것은 늦은 가을부터 우리 전원(田園)을 방문하는 까마귀들이
바람을 데리고 멀리 가보린 까닭이겠습니다.
시방 어머니의 등에서는 어머니의 콧노래 섞인
자장가를 듣고 싶어하는 애기의 잠덧이 있습니다.
어머니, 아직 촛불을 켜지 말으셔요.
이제야 저 숲 너머 하늘에 작은 별이 하나 나오지 않았습니까?
(나)
별 헤는 밤
윤동주(尹東柱)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는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追憶)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푸랑시스 짬', '라이넬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슬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우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따는, 밤을 세워 우는 버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문제>(가)와 (나)의 공통점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2점]
① 과거 회상을 중심으로 시상을 전개하고 있다.
② 꿈을 통해서 시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③ 시적 화자는 현실 상황에 대하여 체념하고 있다.
④ '어머니'라는 시어는 시적 화자에게 슬픔을 불러 일으킨다
⑤ 시적 화자는 자연물들에 대하여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사실 얼른 떠오르지 않아. 어머니가 나온다는 것 이외에는 말야. 아, 그리고 무언가를 추구하고 있다는 것도 공통점이긴 하지. 그러나 그것들이 답지에는 나타나 있지 않고...이럴 땐 하나하나 따지는 것이 왕도(王道)야. 아무래도 고등학생은 (나)에 익숙해. 왜냐하면 18종 문학 교과서에 나오거든. 그래서 (나)를 중심으로 보는 거야. 우선 ①의 '과거 회상'. 이 놈은 (가)에는 없어. 그 다음 ② '꿈'. 이는 둘 다 없지. 다음 ③ '체념'. 이것도 둘 다 없어 두 ㄹ다 미래에 대한 소망이 있거든. ④ '어머니' 이는 둘에서 역할이 달라. (가)는 소망을 지속시키는 기능을 하고 있고, (나)는 회상의 주의환기 역할을 하고 있어. 그런데 말야. ⑤(가)와 (나)는 모두 시적 화자가 추구하는 세계를 자연물에 연관지어 노래하고 있어. (가)는 '저녁해, 새새끼, 푸른 하늘, 어린 양, 녹색 침대, 늙은 산, 호수, 긴 둑'을 통해서 전원의 아름다움을 지키려는 간절한 소망을 드러내고 있으며, (나)는 '별, 벌레, 파란 잔디' 등에서 계절에 순응하고 수용하며 미래를 바라보는 모습에서 친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 그러니까 정답은 ⑤번.
● 하나 더
이것은 말야. 연역적인 논리로 풀어가야 해. 무슨 말이냐구? 거시적(巨視的)에서 미시적(微視的)으로. 우선 시 전체의 분위기를 보고, 그 다음에 발문과 답지를 분석하여 하나씩 벗겨먹는 거지 뭐! 주제냐......소재냐....정서냐....어조냐....표현방법이냐... ...서정적 자아의 태도냐.....차라리 97년 문제처럼 '공통되는 서정적 자아의 태도는?' 그러면 얼마나 좋아. 그러니까 문제집이나 참고서에서 비슷한 놈끼리 묶는 것들이 많거든? 그것을 잘 알아두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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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화적(親和的): 서로 친하여 화합함. 보통 화자의 대상에 대한 태도를 물을 때 쓰는 용어로 마음적으로 가까운 느낌이 드는 것을 말한다. 수필의 경우 '신록예찬'은 자연에 대한 친화적 태도가 보인다고 한다. 반대 개념으로서는 '소원(疎遠):친분이 가깝지 못하고 멂'이 있다.
*전원적(田園的) : 시골 생활의 자그마한 것들에 애정을 쏟는 것. 김상용의 [남으로 창을 내겠소]가 대표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