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멕시코의 소설가 라우라 에스키벨의 첫 번째 장편 소설. 22년동안 이어진 애절한 사랑 이야기를 1월부터 12월까지 볼 수 있는 요리책처럼 독특하게 구성한 장편 소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멕시코 요리 특유의 냄새와 맛을 통해 에로틱한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티타는 '막내딸은 죽을 때까지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가족의 전통 때문에 연인인 페드로와 결혼하지 못한다. 페드로는 티타와 한 집에 있기 위해 티타의 언니인 로사우라와 결혼하고, 티타와 페드로의 사랑은 더욱 애틋해진다. 요리 재료와 시간에 마법을 걸어 부엌을 은밀하고 신비로운 세계로 창조해낸 티타는 자유와 평등, 그리고 자신의 목소리와 자신만의 사랑을 요리와 함께 완성하는데..... 음식을 자신을 표현해내는 수단으로 삼고 있는 티타의 사랑에 대한 묘사와 티타의 감정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매개체인 요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절묘하게 섞여 있는 이 장편 소설은 기존의 남성 중심 문학에서 소외되어 있던 부엌과 음식이라는 소재를 전면에 부각시켜 '요리 문학'이라는 페미니즘 문학의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 라우라 에스키벨의 남편이었던 영화 감독 알폰소 아라우가 영화화하였다.
이 책은..
나의 평가
멕시코여성인 라우라 에스키벨의 처녀작이라고 하며 그녀의 남편인 알폰소 아라우가 영화로 한 이 소설은 참 독특하면서도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었다. 남미아메리카 특유의 저돌적인 성적 표현의 자유와 강렬한 에너지가 넘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왜 처음에 이소설을 영화화할 생각을 못했을까 싶은 의아심이 들었다. 50년대 멕시코를 배경으로 한듯한 이 소설은 모계사회중심의 멕시코의 생활상을 보여준다. 그래서 부계중심의 우리내 사회상과는 극명하게 비교된다. 우리는 아버지의 가부장적인 권위가 절대적이지만 멕시코는 어머니의 권위가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매우 다르면서도 동일하다.멕시코가정의 전통에 따라 막내딸인 티타는 태어날때부터 죽을때까지 결혼도 못하고 어머니를 봉양해야 되는 운명을 타고난다. 첫째언니인 오사우라와 둘째언니 헤르트루디스..그리고 막내딸 티타의 사랑의 방법. 티타는 권위적이고 감정이 배제된 어머니에게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랑하는 이마저 언니 에게 뺏기는 불운을 겪게 된다. 그러면서 자신의 모든 감정을 요리에 담아낸다. 요리사 나차가 가르쳐준 요리의 마법은 바로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그대로 요리에 담는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녀의 요리를 먹은 많은 사람들이 기이한 현상을 겪게 되는 것을 보면 이것은 마술이라기 보다 영혼과 요리가 서로 상응하면서 모든이의 교감신경을 자극하여 발생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영혼의 요리라... 멕시코소설 답게 매우 선정적인 대사도 많았지만 주인공이 처한 안타까운 현실과 그리고 사랑하는 티타곁에 있기위해 언니와 결혼한 페드로역시 너무나 불쌍했다. 진정한 사랑이 무엇이길래 그러한 결정을 할 수 있었을까? 과감하게 그녀를 데리고 도망을 가는 것이 바로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을까?? 이들의 잘못된 실타래로 인하여 언니와 의사인 존역시 고통을 겪었다. 어쩌면 그들 스스로 자신들을 그러한 구렁속에 넣지 않았을까 싶은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사랑에 대한 끝없는 열정이 마침내 그들을 연결해 주긴 했지만 끝까지 비밀스러운 만남을 가질 수 밖에 없는 그들의 사랑을 나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일정부분 자신의 숙명에 순응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끝까지 자신의 열정적인 사랑 페드로와 함께한 그녀의 결단역시 존중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언니 로사우라 역시 어머니에 의한 피해자임을 생각치 않을 수 없었다. 이소설은 여성중심에서 여성이 활동하는 공간인 부엌과 요리를 통해 사랑을 풀어낸다는 점이 매우 기발했다. 끝에 주인공들이 모두 자신의 열정을 폭발시키고 함께 화염속에서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행복한 결말이 아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혼자남아서 긴 긴 세월을 슬퍼하느니 그렇게 서로 붙잡고 새로운 빛의 터널속으로 걸어갔을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아시다시피 우리 몸안에도 인을 생산할 수 있는 물질이 있어요. 그보다 더한 것도 있죠. 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걸 알려드릴까요? 우리 할머니는 아주 재미있는 이론을 가지고 계셨어요. 우리모두 몸안에 성냥갑 하나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혼자서는 그 성냥에 불을 당길 수 없다고 하셨죠. 방금 한 실험에서 처럼 산소와 촛불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산소는 사랑하는 사람의 입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촛불은 펑 하고 성냥불을 일으켜 줄 수 있는 음식이나 음악, 애무, 언어, 소리가 되겠지요, 잠시 동안 우리는 그 강렬한 느낌에 현혹됩니다. 우리 몸 안에서는 따뜻한 열기가 피어오르지요. 이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사라지지만 나중에 다시 그 불길을 되살릴 수 있는 또 다른 폭발이 일어납니다.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불꽃을 일으켜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만 합니다. 그 불꽃이 일면서 생기는 연소작용이 영혼을 살찌우지요, 다시 말해 불꽃은 영혼의 양식인 것입니다. 자신의 불씨를 지펴줄 뭔가를 제때 찾아내지 못하면 성냥갑이 축축해져서 한 개비의 불도 지필 수 없게 됩니다." ? ?"아주 강렬한 흥분을 느껴서 우리 몸 안에 있던 성냥들이 모두 한꺼번에 타오르면 강렬한 광채가 일면서 평소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 그 이상이 보이게 될 겁니다. 우리가 태어나면서 잊어버렸던 길과 연결된 찬란한 터널이 우리 눈앞에 펼쳐질 거고요, 그곳은 우리가 잃어버린 신성한 근본을 다시 찾으라고 손짓할 겁니다.? 영혼은 축 늘어진 육체를 남겨둔 채 왔던 곳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할 테고요......." ? ? ? ? ? |
출처: 행복한 책읽기 원문보기 글쓴이: 스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