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드림랜드는 월요일이라서인지 아니면 비수기이기 때문인지 그냥 캄캄해서 매표소만 구경하고 길을 돌려 한지공예관으로 갔더니 거기도 폐문 - 가던 길로 치악산국립공원 입구까지 가며 길의 아름다움에 모두들 감탄사를 연발했다.
되돌아 콘도에 도착해서 창밖을 내다보며 또 감탄사- 창밖 풍경이 정말 좋다.
도착예배의 설교를 맡으신 목사님이 자기 흥에 겨워 설교를 한 시간이나 하는 바람에 모두들 기진맥진(?)해서 각기 제 숙소로 돌아간 후에, 저녁식사는 내가 준비하겠다며 원주 이마트에서 장을 봐온 재료들로 찌게를 끓인다.
고추장을 풀고 쇠고기를 넣고, 생오징어를 손질해 썰다가 보니 아차! 무우를 안 사왔다. 콘도에 있는 슈퍼에 혹시나 하며 내려갔더니 무우를 반개씩 포장해놓은 게 있다. 살았구나 하며 다시 올라와 오징어를 썰어넣고 불을 켰다. 무우는 나박썰기로, 파는 어슷썰기로 썰어넣고 양파를 넣은 후에 감치미 두 봉지를 넣고 마늘 열 쪽을 다져 넣었다.
상을 차리는 건 여목님들 몫- 마눌이 싸준 열무김치 맛에 '만들어서 파시라고 해라' '담그는 방법 좀 알아서 가르쳐달라'는 아우성에 흐믓하게 밥을 먹고.
차 한잔씩을 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다가 흩어진 후에, 마악 잠이 들려는데 복도에서 뛰어다니는 소리에 잠이 덧들려 뒤척이다 한시도 반이나 넘겨서 겨우 잠이 들었다.
횡성온천은 기대가 너무 컸나? - 차라리 동네목욕탕이 낫다 할 정도의 수준.
점심은 횡성한우를 먹자했더니 100g에 1만2~3천원꼴에 셋팅비를 3천원씩 내라니까 아줌마(?)들이 펄쩍 뛴다. 그래서 고른 불고기도 예상했던 맛- 어쨌든 거의 2인분씩을 해치우고 글로리아허브리조트로 갔는데, 빗속에서도 권사님의 친절한 설명과 열심히 제품을 팔려는 장로님 덕에 모두 한 두가지씩 사들고, 대접해주는 허브차를 마시고서, 해산을 위해 원주로 달렸다.
어머니 목사님을 모시고 가려고 서울에서 승용차를 가지고 내려온 아들 목사님 차에 편승을 해서 서울에 도착해 집에 오니 8시가 조금 넘었다. 문을 열고 가방을 받아든 딸이 잘 다녀오셨냐며 "아빠, LG가 9대5로 이겼어요."
콘도에서 내려다본 풍경과 치악산국립공원 올라가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