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조경에 ‘자연’과 ‘생태’라는 개념을 도입해 주목을 받았던 이 아파트 단지는 서울시 구로구 한국타이어 공장 부지에 건립된 ‘신도림 4차 e-편한세상’이다. 시공사인 대림산업은 대표적인 공해 시설이었던 타이어공장의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이 단지를 설계하면서 ‘생태조경'이라는 테마를 도입했다. 설계팀은 일본과 독일의 생태단지를 답사하는 등 그 이전에 국내에서 찾아 볼 수 없었던 생태 아파트 조경 계획을 세웠다. 이에 따라 주차 공간을 지하화하고 지상은 버들치 등 1급수 어종이 살 수 있을 자연형 계류와 생태 연못을 만들었다. 개천에 있는 데크에서 물고기와 물 풀 등을 관찰할 수 있는 자연학습장을 설치하고 황토 산책로와 잔디광장도 조성했다.
아파트 조경 측면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 아파트 단지는 지난 2006년 완공된 성남 ‘금광 래미안’이다. 검단산 자락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단지 뒤편에 폭포와 정자, 개천이 입체적으로 꾸며졌다.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데 장애물이었던 지형의 높낮이를 아름다운 ‘생태 자연'으로 바꾼 역발상의 조경이었다. ‘초심원(初心園)’이라는 이름을 가진 이 정원은 옹벽을 자연석과 높이 조정을 통해 수경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특히 초심원과 연계된 자연하천 ‘초심정’은 이 단지를 대표하는 명물이다. 자연 그대로 물 흐름을 살려 단지 내 하천을 조성한 것이다. 목백일홍을 비롯한 관상수를 심었고 암반수를 활용한 약수터와 연못 2단 폭포, 과수원과 산책로는 아파트 단지 조경의 새로운 장(場)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파트 단지 내 조경이 아파트의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인식이 본격화된 것은 1990년 중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분양가 자율화로 아파트의 고급화 경쟁이 시작되고 시공사들이 앞 다퉈 아파트 브랜드를 만들면서 단지 내 조경의 차별화를 통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려고 했던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아파트 단지 안에는 어느 정도의 조경 시설이 있었다. 그렇지만 최소한의 조건만 충족했을 뿐 요즘 건립되는 아파트처럼 적극적인 의미의 조경은 없었다. 아파트 조경의 초기 역사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준 단지는 1990년대 후반 준공된 ‘수원 금곡 LG빌리지’다. 이 단지는 ‘테마공원’의 개념을 도입하고 보행과 차도를 분리하는 시도를 했다. 또 주변 자연 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분수광장과 동산을 조성했다. 이 시기 아파트 조경은 각종 테마가 화두였다. 주차장이 지하로 들어간 것도 이 무렵이다. 차량이 없는 지상에는 각종 테마공원이 등장했고 자투리 공간에는 나무와 꽃들이 심어졌다.
아파트 조경 공법이 본격적으로 꽃피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현재 앞서 예로 들었던 ‘신도림 4차 e-편한세상’과 ‘성남 금광 래미안’ 등 아파트 조경의 이정표를 보여 준 단지들은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특히 경기도 용인 수지에서 삼성과 GS 등 대형 건설사들이 공급한 아파트 단지는 주변 야산과 연계해 단지 주변으로 산책로를 조성하고 나무들도 주변 산에 있는 종류를 선택해 심는 등 자연과 생태 개념을 중시했다. 또 단순한 녹지 조성이 아니라 입체적인 느낌을 주는 공원을 만들어 아파트의 가치를 높였다. 다양한 테마로 공원을 만들고 수변공간을 조성하는가 하면 옥상 정원까지 조성해 입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했다. |
첫댓글 정말 아름다운 경관 입니다. 올려노의신 사진중에서 2.3번그림은시공사에 있을때 견학한적 있습니다. 수고만의 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