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대덕산
날 씨= 맑 음
소요시간=5시간
코 스=두문동재-금대봉-분주령-대덕산 정상-검룡소-주차장
들꽃들의 절정기인 여름입니다.
한국의 산하 삼천리 금수강산의 들판과 산에서는 동자꽃,개망초,비비추,,,,,,,등의 형형색색의 들꽃들이 일제히 피여나서 산객들을 유혹할 채비를 마치고
목을 길게 빼고서 산길을 지나갈 산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또한 전국의 사진작가들이 출사를 서두르는 바햐흐로 여름꽃들의 계절이기도 하지요.
대덕산 정상을 기점으로 수십종의 다양한 들꽃들이 이른봄에서 늦은 가을까지 피고지고를 반복하니
우리나라의 들꽃의 명소로는 점봉산,곰배령,선자령 보다도 이곳의 대덕산의 분주령이 으뜸이라죠.
아침6시 곤히 잠들어 있는 함께온 일행을 흔들어 깨우니 꿈쩍도 않는걸 보니
역시나 산행3일차가 되니 많이 피곤한가 봅니다.
그래도 일정대로 움직여야 이번 계획이 차질이 생기지 않기에 미안한걸 무릅쓰고 또 흔들어 깨워 봅니다.
태백시 매봉산 옆에 위치한 대덕산을 만나러가는 아침, 설레임과 푸픈 가슴으로 이른새벽에 길을 떠나서
두문동재에 도착하니 삼수령에서 출발한 어느대간팀들이 내려오는 모습이 보여서, 참 일찌기도 출발하셨네요.
하고 인사를 건네니 부산에서 와서 새벽3시에 매봉산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탐방로 입구에 서계시던 환경관리인께서 이름이 뭐냐고 물으시길래 임소희 라고 대답드리니 아~~명단에서 보았습니다.
즐거운 산행되십시요. 라고 덕담 한마디 던지시고는 제자리고 가십니다.
대덕산에 오르려고 태백시 환경보호과에 2주전에 출입신청을 하고 오늘에서야 입산할수 있었지요.
고요한 산자락에 찾아든 아침햇쌀을 두팔벌려 한껏 받으며 일단 산위를 물끄럼히 쳐다봅니다.
금대봉을 향하여 숨이 꼴딱 넘어갈만큼 오름짓을 하면서도 고개는 이리저리 좌우로 빠삐돌리며 볼것은 다보고 찍을것을 다찍으려니 참 바쁘기도 하네요.
고원의 푸른나뭇잎 사이로 한줄기 햇쌀받으며 풀섶에 그득 피여난 풀꽃은 고산에서 피여난 꽃답게 맑은 색감과 청초한 모습입니다.
산길 초입에서 만나는 보라색의 비비추가 군락을 이루며 불어오는 실바람에 몸을 좌우로 흔들며 산을 오르는 소희을 빤히 쳐다보고 있습니다.
숨을 헐떡이며 약500m쯤 오르니 금방 금대봉이 나타나십니다.
유래에 의하면 금대봉은 신이 사는 봉우리라는 의미와 금이 묻혀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는군요.
지난겨울에 백두대간 산행을 할때 금대봉에서 그저 바라만보고 갈수 없었던 대덕산인데 오늘에서야 대덕산을 밟아봅니다.
그때 금대봉과는 첫인사를 건네고 이번이 두번째 만남입니다.
우측으로 내려서면 매봉산 가는길이니 오늘 소희는 좌측으로 내려서서 대덕산으로 가려합니다.
함께온 일행님 사진몇장 찍어주고 저도 그냥가기에 뭔가 하나 빠진듯하여 저도 1장찍고 발길을 좌측으로 내려봅니다.
내려가는 산길에는 큰앵초.미나리아재비,너도 수정초, 가 많다고
어느님의 블로그에서 보았는데 흐~미 7월에나 와야 볼수있는지 그꽃들은 이미 다지고 없고
그럼 다시또 1년을 기다려야 하나봅니다.
하지만 산을 찾는 산객이 서운할까봐 산은 또 계절에 맞게 여름이 한창일 즈음에 피여나는 노랗게 빛나는 맛타리가 산위에 그득 남아 대덕산을 금빛으로 물들이니
내마음도 금빛으로 물이 드는듯 했어요.
둘레길 같은 편안한 꽃이핀 산길을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타박타박 걸어서 한참을 내려서니 고목나무샘입니다.
땅바닥에 엎드려서 물한모금 마셔보니 달디달았습니다.
맑은물 솟아나는 곳에서 빛처럼 맑고 고운 색을 띄면서 피여난 풀꽃 한송이, 그것은 올해들어 처음보는 하늘나리였습니다.
시기적으로는 이미지고 없을테지만 용케도 지금까지 피지않고 기다렸다가 늦은 여름에 피여나서 이렇게 저를 행복으로 초대하는군요.
태양이 더가까운 하늘끝에 올라서 여름에 불어오는 상큼한 바람을 맞아봅니다.
눈앞에 그득 피어난 울긋불긋 꽃동산이 풍기는 향기는 온통 머리속을 혼미하게 만들어 그향기에 취해서 쓰러질것만 같았지요.
드넓은 초원인 분주령에 내려서니 여기서 한바탕 어린시절 동심으로 돌아가서 잠시나마 뒹굴고 싶어지기도 하고
대덕산 이곳에 오르면 그전에 나를 만날수 있을것만 같았는데 흐르는 세월과 함께 사라져버린 예전에 나를 만날수는 없었습니다.
하늘길 능선에 올라서자 고원의 도시에서 불어주는 서늘한 바람이 그동안 흘렸던 땀방울을 조용히 잠재우고
산위에서 만나는 깊은 여름이 더할나위없이 시원하고 상큼하네요.
첫쨋날 매봉산에서 한치앞도 볼수없었던 날과는 반대로 오늘은 날씨가 참 맑고 고우니
하늘금이 맞닿아 있음이 보일정도이니 저멀리 아련히 보이는 이름모를 산과 마루금도 지척에 있는것처럼 가깝게 느껴지고
치미는 산바람이 시원하다못해 간이 설설녹는다는 옛어른들의 말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태백은 한여름에도 내리쫴이는 햇쌀에도 아랑곳 하지않으며 날씨가 선선하다 못해 아침저녁으론 쌀쌀하기 까지합니다.
차가운 날씨덕에 모기가 없으며 하늘을 쳐다보면 파아란 하늘에 하얀 너울을쓴 흰구름이 뭉게뭉게 떠다니는 그모습이 가을을 느끼게 합니다.
푸른초원이 끝없이 펼쳐지는 대덕산 자락에 시원한 숲길을 따라서 한구비 또 한구비를 돌고 돌면서 오르니 차츰 다가오는 대덕산 정상
3일간 연속되는 산행으로 몸은 무겁고 걸음이 더디긴 하지만 산이 깊어지면서 어디에서도 보기드문 오래된 고목나무와 설해목이 많습니다.
느리다고 할만큼 느릿느릿 걸어서 정상에 올라보니
대덕산 정상을 넓디넓은 초원지대로 하늘의 정원으로 이루어졌네요.
계절따라 갓가지 풀꽃들로 이루어져 고운옷으로 갈아입으시고 산객들에게 환한 미소도 보낸다지요.
손에 잡힐듯 가까워보이는 태백산과 함백산 그리고 백두대간의 마루금과 굵직한 능선들이 담북한 수묵화를 멋지게 그려냅니다.
대덕산 정상 넓은 수풀한켠에서 주황색의 아가동자꽃이 그득 피여나서 한바탕 꽃잔치가 벌어지고나니 파아란 하늘이 열리여 여름의 축제가 이여졌지요.
그럼 지금부터 산상의 화원이 펼쳐지려나 봅니다.
보라색의 모싯대.노랑색의 마타리.보라색의 비비추.주황색의 동자꽃,그리고 파아란 하늘까지 아름다운 인연으로 내게 다가와 이렇게 중년을 소중하게 보낼수있게 만들어준 풀꽃과 산.어느곳을 먼저 보아야 할지 저의 두눈이 무척이나 바삐 돌아갑니다.
사방팔방를 어디를 둘러봐도 눈에 보여지는 멋진 하늘금이 물결처럼 일렁이는 장관이 펼쳐지고 그아래에는 태백시가지가 자리잡고 있으니
이멋진풍경들이 내눈과 마음을 황홀하게 하여 하늘정원은 산상의 화원이 따로 없네요.
어느 마술사가 이토록 정교하게 물감을 뿌려놓을수 있으며, 그어떤 물감이 이찬란함을 모방할수 있을까요.
그야말로 풀꽃들과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초지가 숨막히게 아름다운 대덕산입니다.
누군가가 대덕산을 두고 하늘이 내린 산상의 화원이라고 했다지요.
이산상의 화원을 지키기 위하여 태백시에서 2013년1월 1일 부터는 1일300명으로 탐방객을 재한하며 1인당 5명까지밖에 신청할수 없다는군요.
내가 오고 싶을때 언제나 마음대로 드나들수 없는것이 조금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소중한 자연을 후손에게 대대로 물려주려면 너나 할것없이 서로서로 양보하고 가꿔야 겠습니다.
마지막 하산길에 볼거리는 대덕산이 간직하고 있는 5천만 국민의 생명수가 되는 겨레의 수맥이며 민족의 젓줄이자 생명의 근원지가 되는 한강발원지인 검룡소
긴가뭄에도 마르지않고 시원스레 물줄기를 쉼없이 쏟아내며 아래로 아래로 흘러갑니다.
저만치 멀어진 일상에서 찾은 또 다른 작은 행복하나, 풀꽃들과의 아름다운 만남, 그리고 함께해준 일행,크게 힘든구간이 없는 편안한 산길......두루두루 감사하지요.
고원의 도시 태백이 자랑하는 대덕산이 품은 건강한 기운을 온몸으로 받고서 산을 내려가는 길이지만
오늘은 왠지 가슴 한구석이 아릿하게 시려옵니다.
이번휴가는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잊고 지냈던 20년전 추억들을 흔들어 깨우기도 하고 내가 늘 그리워했던 지인도 뵐수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나간 그시절이 문득 떠오르면서 나에게도 이곳 태백에서 꿈많고 찬란했던 시절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러나 추억은 추억일뿐 오늘은 왠지모를 아쉬움이 맘한구석을 떠나지 않는 그런 날입니다.
사흘간의 짧은 여정이 아쉬운움을 남긴채 또 저만치 멀어져갑니다.
금대봉,대덕산 가는 산길은 여럿이 떼지어 다니지 마시고
좋은분 2~3명씩 여유롭게 즐기시면서 다녀오세요.
가시는 길에 꼭 발밑을 살피시어요.
풀꽃들이 넘 작거든요.
그리고 손대지 마시고 보는이 없다고 꺽지도 캐지도 마시고
눈으로 마음에만 담아오세요.
들꽃들은 말그대로 들이나 산에서
살아갈때 그고운 진모습을 제대로 발휘하여
가장 아름답게 빛난다지요.
꽃들아 산들아 3일동안 너희들을 만나서 내가많이 즐겁고 행복했단다.
만나서 반가워......정말정말 반가워 .
2012.08.04 .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