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 '빛 칠하기'라는 이름의 새로운 공예 활동을 했습니다. 봉희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셨는데요, 세간에는 '습식 수채화'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전 초등학교 시절에도 몇 번 했었어서 어떤 식으로 하는 수업인지는 대강 알고 있었습니다.
선생님께서 그리신 그림을 보여주시며 그리는 방법과 팁들을 설명해 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쉬워 보였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제 도화지 위에 물감 대환장 파티는 겉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습니다. 붓이 말을 안 듣는 건지, 내 손이 말을 안 듣는 건지... 어쩌면 둘 다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전 "아름다운 꽃들이 핀 들판 한 가운데 시냇물이 졸졸 흐르는 따뜻한 분위기의 그림"을 원했으나 제 손의 한계를 경험하고 목표를 바꾸게 되었습니다. "들판 가운데 커다란 웅덩이"로요. 그러나 물감 농도 조절 실패로 웅덩이 속에 커다란 그림자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결국 한 번 더 목표를 바꿔 "웅덩이 속 마리모(이끼의 종류)"로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뿌듯했으나 후배님들은 다 생선같다고 그러더군요.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 약간 슬펐습니다.
다른 친구들이 그린 그림들을 감상하며 빛 칠하기 시간을 마무리 지었는데요. 똑같은 색깔과 주제를 받았지만 도화지 위에 각자의 성격과 특별함이 스며들어있어서 즐겁게 구경했습니다.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만큼의 즐거움과 보람이 반겨주었습니다. 빛 칠하기 시간이 다시 오기를 기대하고 수업 진행해주신 봉희 선생님께 감사하며 짧은 글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