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순역의 학설은 그 이치가 낙서에서 나온 것으로, 오행이 운행하는 이치를 응용함에 있어서는 다만 양은 모여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주관하고, 음은 흩어져서 뒤로 물러서는 것을 주관하는 것에 불과하다. 명리를 논함에 있어서는 순역(順逆)에만 의지하면 안 된다. 반드시 일주의 쇠왕(衰旺)을 관찰하고, 출생 당시의 기후의 심천(深淺)을 살피고, 사주의 용신을 깊이 연구한 후에 길흉을 논한다면, 일목요연하게 드러날 것이다. 장생이니 목욕이니 하는 명칭은 사물의 형용을 빌어다가 쓴 수식어이다. 장생(長生)은 사람이 처음 태어난 것에 비유할 수 있고, 목욕(沐浴)은 사람이 처음 출생하여 목욕을 하면서 때를 씻는 것에 비유할 수 있고, 관대(冠帶)는 형태와 기질이 점점 자라는 것이니 사람이 장성하여 관을 쓰고 띠를 두르는 것에 비유할 수 있고, 임관(臨官)이란 자라나서 왕성한 것이니 사람이 벼슬을 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고, 제왕(帝旺)이란 장성함이 극에 이른 것이니 임금을 보좌하여 크게 이루는(大有) 것이고, 쇠(衰)라는 것은 왕성함이 극에 이르러 쇠약해지기 시작함이니 사물의 초변(初變)이 되며, 병(病)이란 쇠약한 것이 심해지는 것이고, 사(死)란 기(氣)가 끊어져서 남음이 없는 것이고, 묘(墓)란 조화(造化)가 수장(收藏)된 것이니 사람이 흙속에 묻히는 것에 비유할 수 있고, 절(絶)이란 앞의 기가 끊어지고 뒤의 기가 장차 계속 이어지려는 상태이고, 태(胎)란 뒤의 기가 계속 이어져서 잉태된 것이고, 양(養)이란 사람이 어머니의 뱃속에서 자라남과 같다. 이로부터 다시 장생이 시작되어 그 순환이 무궁하게 되는 것이다. 사람의 일주가 반드시 월령(月令)에서 녹왕(祿旺)을 만나야 하는 것은 아니다. 월령에서 휴수되어 있을지라도 년일시(年日時) 가운데서 장생, 녹왕(祿旺)을 만난다면 약하게 되지 않고, 고(庫)를 만난다고 해도 역시 뿌리가 있게 된다. 속론(俗f論)에서 묘(墓)에 던져지면 반드시 충해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속서(俗書)의 오류일 뿐이다. 고법(古法)에는 다만 寅申巳亥의 사장생(四長生)만 있었지, 子午卯酉에서 음(陰)이 장생한다는 설은 지금까지 없었다. 水는 木을 생하는데, 申은 천관(天關)이고, 亥는 천문(天門)이니, 하늘은 제일 먼저 水를 생하고(天一生水) 끊임없이 생한다. 그러므로 木은 모두 亥에서 생(生)하고, 午에서 사(死)한다. 午는 火가 왕성한 지지이므로 木은 午에 이르면 모조리 설기된다. 그러므로 모든 木은 午에서 죽는 것이다. 木에 대해서 언급을 했거니와 다른 오행도 이렇게 유추하라. 무릇 오양(五陽)은 생방(生方:장생하는 지지)에서 자라나서 본방(本方:본기가 있는 지지)에서 왕성하다가 설방(洩方:설기하는 지지)에서 피폐(弊)하게 되고, 극방(剋方:극을 당하는 지지)에서 끝장이 난다는 설은 이치에 맞는다. 그러나 오음(五陰)이 설방에서 장생하고, 생방에서 죽는다는 설은 이치에 어긋나는 왜곡된 학설이다. 子午의 지지에서 金과 木이 장생하는 법이 없고, 寅亥의 지지에서 火와 木이 소멸하는 법이 없는 것이다. 고인(古人)들이 격(格)을 취하면서, 丁 일주가 酉를 만나면 재격(財格)으로 논했고, 乙 일주가 午를 만나거나, 己 일주가 酉를 만나거나, 辛 일주가 子를 만나거나, 癸 일주가 卯를 만나면 식신격이니 설기된다고 논했을 뿐이지 장생한다고 논하지 않았다. 乙 일주가 亥를 만나거나, 癸 일주가 申을 만나거나 하면 인수격으로 논했지 죽는다고 논하지 않았다. 己 일주가 寅을 만나면 지장간에 丙火가 있고, 辛 일주가 巳를 만나면 지장간에 戊土가 있으므로 역시 인수로 논했지 죽는다고 논하지 않았다. 이것을 보아도 음양은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만약 양순음역(陽의順陰逆)의 학설에 집착하여 양이 생하는 곳에서 음이 죽고, 음이 생하는 곳에서 양이 죽는다고 논명(論命)한다면 이것은 큰 오류인 것이다. 그러므로 그 법칙은 한가지에 집착하지 말라고 한 것이다. 지명장(知命章)에서, 반드시 순역의 기미와 이치를 알아야 한다고 한 것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한 것이다.
乙亥 일주가 亥月에 출생했다. 기쁜 것은 천간에 두 개의 丙火가 투출하여 봄의 따사로운 기운을 잃지 않은 것이다. 겨울 나무가 태양을 바라보고 있으니 사주가 순수하고 맑다. 애석한 것은 火土의 뿌리가 없고, 水木이 너무 지나치게 많은 것이다. 그러므로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중년에 대운이 계속 水木으로 흐르니 생부(生扶)가 지나쳐서 사주의 火土가 모두 손상을 입었으므로 재산을 모으지도 못했고 뜻을 펼치지도 못하였다. 그러나 기쁜 것은 사주에 金이 없어서 그 직업이 청고(淸高)하다는 점이다. 만약 년지와 시지가 일간 乙木의 병위(病位)가 되고, 월지와 일지가 일간 乙木의 사지(死地)가 된다고 본다면, 어째서 휴수(休囚)됨이 극에 이르렀으니 일간을 생부하는 것을 용신으로 삼고 그런 대운에 발달하지 못하겠는가? 그러나 이제 알았듯이 亥子의 水는 일간 乙木을 생한다고 논하는 것이 옳고, 다시 水木을 보는 것은 마땅하지 않은 것이다.
이 사주는 봄의 물이 많은 나무를 만났으니 설기가 지나치다. 오행 가운데 金이 없으니 오로지 시지 亥水 비겁의 도움에 의지해야 한다. 꺼리는 것은 亥卯 木局이 되고 또 戊土가 투출하니 극과 설을 아울러 만난 것이다. 그러므로 戊午 대운에 죽었다. 만약 음양은 순역이 다르다는 속설에 의해서 본다면, 癸水가 두 개의 卯 장생을 깔고 있고 시지에서 제왕을 만났다고 할 수 있는데 어찌해서 요절했단 말인가? 또 속설에 의하면 식신이 있으면 장수하고 처자식이 많다고 하고 식신이 생왕(生旺)하면 재관(財官)보다 좋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사주는 명리양전(名利兩全)하고 처자식이 많고 오래 살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결론적으로 말해서 음양의 생사(生死)가 다르다는 설은 믿을 수가 없다.
천간과 지지를 취용(取用)하는 법은, 천간은 지지를 밟고 있는 것(通根)이 절실하게 필요하고, 지지는 천간을 머리에 이고 있는 것(透出)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만약 甲乙이 희신이라면 寅卯亥子를 밟고 있으면 생왕(生旺)하게 되고, 申酉를 밟고 있으면 극패(剋敗)를 당하게 된다. 丙丁이 기신인데 亥子를 밟고 있으면 제복(制伏)이 된 것이고, 巳午寅卯를 밟고 있다면 제멋대로 날뛰게 된다. 만약 희신이 寅卯인데 甲乙壬癸를 머리에 이고 있다면 생왕(生旺)하게 될 것이고, 庚辛을 머리에 이고 있다면 극패를 당하게 될 것이다. 기신이 巳午인데 壬癸를 머리에 이고 있다면 제복이 되고, 丙丁甲乙을 머리에 이고 있으면 더욱 날뛰게 된다. 예시한 것만 그런 것이 아니고, 모든 천간은 지지에 통근하고 지지의 생부(生扶)을 얻으면 천간의 뿌리가 견고하게 되고, 그 지지가 충극을 당하면 천간의 뿌리가 뽑히게 된다. 지지가 천간의 도움을 받고 천간의 생부를 만나게 되면 지지가 왕성하게 되고, 그 천간이 극을 당하고 제압을 당하면 지지가 쇠약하게 된다. 무릇 사주의 간지에 길신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어도 길하지 않고, 확실한 흉신인데도 불구하고 흉하게 되지 않는 것은 모두 이런 연유인 것이다. 천간일기격(天干一氣格)이든 지지쌍청격(地支雙靑格)이든 막론하고, 결론적으로 천간은 지지에 통근하고 지지는 천간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庚金 일주가 비록 봄에 태어났지만 지지에 녹왕(祿旺)을 깔고 있고, 시주에서 인성과 비견을 얻었으니 충분히 정관을 용신으로 삼을 수 있다. 정관이 재를 깔고 있으니, 지지에 깔린 卯木 재성은 정관 丁火를 머리에 이고 있으면서 亥水의 생조를 받아 유정(有情)하고, 丁火 정관의 뿌리가 더욱 견고하다. 소위 천지가 순수하고 정수한 사람은 창성한다는 말에 해당되는 사주라고 하겠다. 운에서 壬癸亥子를 만날지라도 사주 천간에 己土의 인수가 있어 정관을 보호하고, 지지에서 卯木 재성이 상관의 기운을 재성으로 변화시키니, 평생 동안 위험을 당해도 평온하게 되는 사주이다. 소년 시절에 과거에 급제하여 벼슬이 봉강(封疆:封疆大吏, 제후)에 이르렀다. 경(經)에서 일주는 건왕(健旺)한 것이 가장 필요하고, 용신은 손상되면 안 된다고 한 말은 정말 신빙성이 있다고 하겠다.
이 사주 역시 丁火 관성이 용신이다. 지지에 卯木 재성이 있고 丁火를 머리에 이고 있으니 앞의 사주와 대동소이하다. 다만 卯酉충이 되어 丁火의 뿌리가 극패(剋敗)를 당한 것이 다르다. 지지에 水가 적어서 재성이 극을 당할 뿐이지 생조를 받지 못하고 있다. 비록 시에 甲木이 투출했지만 申을 밟고 있어서 있어도 없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명망있는 세가(世家)에서 출생했지만 공부를 계속하지 못하고 온갖 풍상을 겪었으며 戌 대운에 지지에 서방 金이 모이니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빈곤했다.
庚辛壬癸가 있으니 금수쌍청(金水雙淸)이 되었다. 지지에 申酉巳午가 있어서 금속을 제련하는 공을 이루었다. 진신(眞神) 午火가 용신이 되니 명리쌍전하였다. 애석한 것은 오행 가운데 木이 없고, 金이 비록 실령(失令)했지만 무리를 지어 많고, 火가 비록 당령(當令)했지만 도와주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더욱 꺼리는 것은 庚辛金의 생조를 받고 있는 壬癸水를 午火가 머리에 이고 있다는 것이다. 申 중의 壬水에 장생을 얻고 있으니 壬水는 더욱 제멋대로 날뛰고 있다. 비록 巳火가 있지만 午火를 돕는 작용보다는 巳酉 金局을 이루는 작용이 더 크니 午火의 세력이 고립되어 있다. 그러므로 申酉 대운에 파산하였고, 丙戌 대운에 용신을 도와 일으키니 좋은 기회를 만났고, 亥 대운에는 壬水가 녹을 얻고 癸水가 제왕을 얻으니 火氣가 완전히 극을 당해 소진되었으므로 집안이 망하고 사망했다.
이 사주 역시 午중의 丁火 칠살을 용신으로 삼는다. 壬水가 午火를 덮고 있고, 게다가 庚金이 옆에 붙어서 (壬水를) 생조하고 있다. 좋은 것은 午時가 되어서 용신을 돕는 것이다. 더욱 묘한 것은 천간에 甲木이 덮어주고 있어서 火를 돕는 것이 왕성한 것이다. 게다가 壬水가 甲木을 생하느라고 火를 대적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사주가 상생하는 마땅함을 얻었고, 쟁극(爭剋)하는 바람이 없으니, 향시에 합격하고 벼슬이 관찰사에 이르렀다. 앞의 사주와 비교하면 한 시진의 차이로 시가 바뀐 것이다. 그러므로 털끝만한 차이가 천리의 격차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滴天髓原文】
天全一氣. 不可使地德莫之載.
천전일기. 불가사지덕막지재.
천전일기(天全一氣:천간이 하나의 오행으로 되어 있는 것)는 지지(地德)가 천간을 실어(載)주지 않으면 안된다.
천전일기란 천간에 甲이 네 개 있는 것, 乙이 네 개 있는 것, 丙이 네 개 있는 것, 丁이 네 개 있는 것, 戊가 네 개 있는 것, 己가 네 개 있는 것, 庚이 네 개 있는 것, 辛이 네 개 있는 것, 壬이 네 개 있는 것, 癸가 네 개 있는 것을 말한다. 지지가 실어주지 못한다는 것은 지지와 천간이 서로 생화(生化)하는 정이 없는 것이다. 네 개의 甲이나 네 개의 乙이 申酉를 만난 것만 실어주지 못한 것은 아니다. 혹은 지지로부터 천간이 극을 받는 것, 천간이 도리어 지지를 극하는 것, 혹은 천간이 지지를 돌아보지 않는 것, 혹은 지지가 천간을 돌아보지 않는 것 등은 모두 실어주지 않은 것이 된다. 예를 들면, 네 개의 乙酉로 이루어진 사주는 지지로부터 극을 받고 있고, 네 개의 辛卯로 이루어진 사주는 반대로 지지를 극하고 있다. 천전일기는 반드시 지지의 기가 상승하고 천간의 기가 하강해야만, 유통되고 생화하게 되니 편고(偏枯)한 데에 이르지 않게 된다. 또 세운(歲運)에서 안돈(安頓)을 얻으면 부하지 않으면 귀하게 된다. 만약 상승하고 하강하는 정이 없고 도리어 충극하는 기세가 있다면, 이 모두 편고하고 빈천하게 되니, 자세히 연구해야 한다.
년지 申金이 일지 寅木을 충거하고 있고, 게다가 戌土가 권세를 잡고 중첩되어 金을 생하여 칠살을 돕고 있다. 그러므로 지지가 천간을 돌아보지 않는다고 하겠다. 甲이 네 개 있고 寅이 하나 있으니 흡사 강하고 왕성한 것 같다. 그러나 가을 나무는 휴수되어 있고 녹신(祿神)을 충거하니 甲의 뿌리가 이미 뽑혔으므로 왕하다고 논할 수 없다. 그러므로 寅卯亥子 대운에 의식이 자못 풍부했으나 庚辰으로 들어서자 칠살의 원신(元神)이 투출하므로, 네 아들이 모두 죽고 파가(破家)하고 그 자신도 죽었다. 천간에 많은 것이 지지에 중(重)한 것만 못하다는 것이 확실히 이치에 맞는다고 하겠다.
이 사주는 원국에 火土가 가득하다. 子는 쇠약하고 午는 왕하니 충하면 午는 발하여 더욱 뜨거워져서 한 방울의 물이 증발되고 마니, 천간이 덮어주지 못한(不覆) 것이라고 하겠다. 초년 己未 대운에 외롭고 고달픈 일이 가득했고, 庚申, 辛酉 대운에 이르러 戊土의 성정을 인통(引通)시켜 크게 기회를 만났고, 처를 얻고 아들을 낳아 창업하고 가정을 이루었다가 壬戌 대운이 되자 水가 통근하지 못하고 火局을 이루니 화재를 만나 일가족 다섯 사람이 모두 죽었다. 만약 천간에 庚辛이 하나라도 투출했거나 지지에 申酉가 하나라도 있었다면 어찌 이와 같은 결말에 이르렀겠는가?
이 사주는 앞의 사주와 단지 申이라는 한 글자가 바뀌었을 뿐이다. 그리하여 천간의 기가 하강하여 지지의 水는 발원(發源)을 얻게 되었으니 午火가 비록 치열하지만 궁극적으로는 申金을 손상하지 못하니, 金이 용신이 되는 것이 분명하다. 게다가 子水는 병을 제거하는 희신이 된다. 申 대운 戊辰년 4월에 입학하여 9월에 과거에 급제했다. 이것은 태세(太歲) 辰이 水局을 이룬 묘용이 있었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장래 壬戌 대운에 천간은 군비쟁재하고 지지는 火局을 이루니 좋은 꼴을 보지 못할 것이다.
이 사주는 네 개의 木이 당권(當權)하고 있고, 네 개의 金은 절(絶)에 임해 있다. 비록 천간이 지지를 극하고는 있지만 실제로는 극할 힘이 없다. 만약 능히 극할 수 있었다면 재를 용신으로 삼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재가 용신이 되었더라면 어찌 성공하지 못했겠는가? 이 사람이 어머니 배에서 나온 지 몇 년 동안에 부모가 모두 죽었고, 도사와 한 무리가 되었다. 己丑, 戊子 대운에 인수가 생부하니 의식은 부족함이 없었는데, 丁亥 대운으로 접어들자 火를 생하고 金을 극하니 그 사부가 죽고 지니고 있던 재산을 계집질과 도박으로 모두 탕진하고 죽었다.
지전삼물이란 지지에서 寅卯辰, 巳午未, 辛酉戌, 亥子丑의 方을 얻은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寅卯辰이 있고 일주가 木이라면 천간에 火가 많아야 하고, 일주가 火라면 천간에 金이 왕해야 하고, 일주가 金이라면 천간에 土가 중(重)해야 한다. 대체로 지전삼물은 그 세력이 왕성한 것이다. 만약 왕신(旺神:예를 들면 木方에서 寅卯가 있는 것)이 월지(提綱)에 있다면 천간은 반드시 그 기세에 순응하여 이를 설기해야 한다. 만약 왕신이 다른 지지에 있다면 천간은 그 기세를 制할 힘이 있게 되니 이를 制하는 것이 옳다. 어찌하여 왕신이 월지에 있으면 단지 설기해야지 제압하면 안되는가? 무릇 왕신이 월지에 있으면 반드시 제신(制神:제하는 오행)의 절지(絶地)가 되는 까닭이다. 만약 강제로 이를 제압하려 한다면 그 성정을 얻지 못하고 오히려 격발시켜 날뛰게 만들 것이다. 왕신이란 木方의 경우에는 월지에서 寅卯를 얻을 말하고, 제신이란 庚辛金을 말한다. 寅卯는 庚辛金의 절지이다. 만약 辰이 월지에 있고 사주 간지에 庚辛을 돕는 것이 있다면 비로소 (木方을) 제압할 수 있다. 이것을 가리켜, 기가 순서에 맞게 순환하고 배합이 적당하면 온전히 아름답게 된다(循其氣勢調劑得宜斯爲全美)라고 하는 것이다. 木方이 이와 같으니 나머지도 이렇게 유추하라.
이 사주는 寅卯辰이 있고 寅時를 겸했으니 왕성함이 극에 이르렀다. 년월의 양금(兩金)이 절지에 임했고 왕신이 월지에 있다. 그러므로 휴수된 金으로는 木方을 극하기 어렵다. 게다가 丙火가 시에 투출하니 木火가 한 마음이 되었다. 그러므로 이른바 강한 것(木火)이 무리를 지어 약한 것을 대적하면, 그 기세는 약한 것(庚辛)을 제거하는데 있다는 말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어려서 土運으로 행하여 金을 생하니 파모(破耗)가 심했고, 서울에 가서 속관(屬官)이 되어 일을 보다가 丙戌 대운이 되자 광동(廣東)으로 파견되어 군공(軍功)을 세워 지현(知縣)으로 승진했으니, 이는 庚辛金을 완전히 극하여 없앤 아름다움 때문이었다. 酉 대운에 이르자 庚辛이 득지(得地)하니 죽었다.
이 사주 역시 寅卯辰 東方이 있는데 왕신은 월지에 있지 않고 辰土가 월지에 있다. 庚金에게 힘을 실어주니 그 역량이 충분히 木을 극할 수 있다. 丁火가 투출했으나 庚金의 상대가 되지 못하니, 칠살 용신이 분명하다. 甲申 대운에 庚金이 녹을 얻어 왕하고 寅木을 충하니 연달아 승진하고 벼슬이 군수에 이르렀다. 丙 대운에 제살하니 벼슬에서 밀려나 고향으로 돌아갔다.
【滴天髓原文
陽乘陽位陽氣昌. 最要行程安頓.
양승양위양기창. 최요행정안돈.
양(陽)이 양위(陽位)를 타고 있으면 양기(陽氣)가 창성하니, 안돈이 되는 운이 가장 필요하다.
子寅辰午申戌은 양(陽)이 되는 지지이다. 그런데 반드시 양한(陽寒)과 양난(陽暖)을 구별해서 논해야 한다. 서북(西北)은 한(寒)이고, 동남(東南)은 난(暖)이다. 만약 申戌子가 모두 있다면 서북의 양한(陽寒)이 되니, 행운에서 동남의 卯巳未 음난(陰暖)을 만나야 하는 것이다. 만약 寅辰午가 모두 있다면 동남의 양난(陽暖)이니 행운에서 酉亥丑 서북의 음한(陰寒)으로 가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대국적으로 논한 것이다. 만약 일주의 용신 희신이 木이거나 火이거나 土라면 동남의 양난(陽暖)이니 세운(歲運)에서 서북의 음수(陰水), 음목(陰木), 음화(陰火)를 만나야 비로소 희신과 용신이 서로 기쁘게 수작을 부릴 수 있게 된다. 만약 세운(歲運)에서 서북(西北)의 양수(陽水), 양목(陽木), 양화(陽火)를 만난다면 오로지 양(陽) 뿐이니 외로운 양끼리는 생(生)하지 못하게 되며, 설사 희신을 생조한다고 해도 역시 아주 잘 되기는 어렵고, 단지 기구한 지경에 처하지 않으면서 평탄한 것에 지나지 않게 된다. 양난(陽暖)의 국(局)이 이와 같으니, 양한(陽寒)의 국(局) 역시 이와 같이 논한다. 이것이 소위, 양기가 왕성하면 광명하고 창성하며 강건한 세력이 되니, 반드시 음기가 성하고 한기(寒氣)를 포함한 유순한 땅과 배합해야 한다, 라고 하는 것이다. 만약 마음속으로 깊이 연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그 정미로움을 찾아낼 수 있겠으며 그 요결(要訣)을 얻을 수 있겠는가?
이 사주는 동남의 양난(陽暖)이 있는데 천간의 金水는 흡사 뿌리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기쁜 것은 월지 辰土가 火를 설기시키고 물을 저장하고 金을 생한다는 것이다. 庚金이 辰月을 만나 생조를 받으니 庚金을 가히 쓸 수가 있다. 癸水는 庚金의 희신이다. 초년운 乙卯, 甲寅에 金이 절(絶)하고 火가 생(生)하니 외롭고 고달픈 것을 감당하기 어려웠다. 일단 운이 癸丑으로 접어들자 북방의 음습(陰濕)한 땅이라서 金水가 통근(通根)하고 또 巳丑이 合하여 金이 되는 묘(妙)가 있어서 외지로 나가서 큰 기회를 만나 빠른 시일 내에 십여 만 금의 큰돈을 벌었는데, 이는 양난(陽暖)이 한(寒)을 만나 아름답게 배합된 탓이었다.
이 사주는 丙寅 일주가 비록 지지에 삼인(三寅)을 만났으나, 가장 기쁜 것은 丑土가 승권(勝權)하고 재성이 고(庫)에 돌아간 것이다. 만약 대운이 서북 土金으로 간다면 재산이 분명 앞의 사주보다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동남 木火의 땅으로 대운이 달려가니, 조업(祖業)을 모두 파(破)하고 여러 지역을 분주하게 떠돌아 다녔으나 좋은 기회를 잡지 못하였다. 午 대운에 이르러 겁재가 국(局)을 이루니 광동성(廣東省)에서 죽었으며 한가지 일도 이룬 것이 없었으니, 운이 아닐 수 없다.
【滴天髓原文】
陰乘陰位陰氣盛. 還須道路光亨.
음승음위음기성. 환수도로광형.
음(陰)이 음위(陰位)를 타고 있으면 음기(陰氣)가 왕성하게 되니, 반드시 가는 길이 광형(光亨)하여야 한다.
丑卯巳未酉亥는 음(陰)이 되는 지지이다. 그런데 반드시 반드시 음한(陰寒)과 음난(陰暖)으로 나누어 논해야 한다. 위의 문장에서는 서북은 한(寒)이고 동남은 난(暖)이라고 하였는데, 만약 酉亥丑이 모두 있으면 서북의 음한(陰寒)이 되니, 행운에서 동남의 寅辰午의 양난(陽暖)을 만나는 것이 가장 긴요하다. 만약 卯巳未가 모두 있다면 동남의 음난(陰暖)이니 행운에서 서북의 申戌子의 양한(陽寒)을 만나는 것이 가장 긴요하다. 이상은 대국(大局)적으로 논한 것이다. 만약 일주의 용신과 희신을 가지고 논한다면, 金이든 水이든 土이든, 서북의 음한이라면 행운에서 동남의 양금(陽金), 양화(陽火), 양토(陽土)가 배합되어야 비로소 능히 용신과 희신을 도울 수 있고, 복이 많게 된다. 만약 세운(歲運)에서 동남의 陰金, 陰火, 陰土를 만난다면 순음(純陰)이므로 생육하지 못하게 되니 두터운 복을 얻지는 못하고 단지 화평하고 재앙이 없을 뿐이다. 음한(陰寒)의 국(局)이 이와 같으니 음난(陰暖)의 국 역시 이와 같이 논하면 된다. 이것이 소위, 음이 성하고 유순(柔順)한 기운을 포함하고 있으면, 반드시 양이 성하고 광명하고 창성하며 강건한 운과 배합되어야 한다, 라고 하는 것이다.
이 사주는 酉亥子 서북 음한이 모두 있고, 한목(寒木)은 더욱 마땅히 태양을 보아야 하니, 丙火가 용신이다. 壬水는 병(病)이다. 그러나 기쁘게도 壬水가 丙火로부터는 멀리 떨어져 있고 일주에게는 바짝 붙어 있다. 일주가 본래 쇠약하니 그 생조를 기뻐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己土가 투출하여 능히 흐르는 물결을 막아주며, 더욱 기쁘게도 천간의 水木火土가 각기 독립하여 문호(門戶)를 이루어 상생하면서 유정하고, 지지의 午火는 바짝 붙어서 칠살을 제압하고 있고 년월 천간의 火土는 午에 통근하여 녹왕(祿旺)하며, 더욱 기쁘게도 행운이 동남 양난의 땅으로 행하니, 비단 사주가 유정할 뿐 아니라 행운 역시 광형(光亨)하니, 젊어서부터 연달아 승진하여 벼슬이 봉강(封疆)에 이르렀다. 이 모두 음양 배합의 묘(妙)인 것이다.
이 사주는 앞의 사주에서 다만 酉라는 글자 하나가 바뀌었을 뿐이다. 속론(俗論)에서는 酉가 丑으로 바뀌었으니 더욱 아름답다고 할 것이다. 酉는 칠살이니 나를 극하는 것이고, 丑은 편재이니 내가 극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게다가 능히 물을 막을 수 있으니 더욱 묘하다고 논할 것이다. 그러나 丑은 습토(濕土)이므로 火를 설기하지만 물을 막지는 못한다. 酉는 비록 칠살이지만 午火가 바짝 붙어서 극을 하니 火의 원신(元神)을 설기하지 않는다. 앞의 사주는 丙火가 년주에 있고 壬水와 멀리 떨어져 있고 己土가 그 사이를 가로막아 丙火를 보호하고 있지만, 이 사주는 丙火가 월간에 있고 壬水와 붙어 있어서 己土가 물을 막을 힘이 없는데다가 子水가 붙어서 午火을 충하고 있고, 게다가 운이 서북 음한의 땅으로 행하여 丙火는 생부(生扶)를 하나도 받지 못하고 있으니, 乙木이 어찌 능히 생기를 발할 수 있겠는가? 십간체상시(十干體象詩)에서, 허습(虛濕)한 땅에서는 말(午)을 타도 역시 근심이 있다, 라고 말한 것은 정말 틀림이 없다. 그러므로 공부를 하지 못하고 씻은 듯이 가난했으며 극처하고 자식이 없었고, 壬申 대운에 이르자 丙火가 완전히 극을 당하여 사망하였다. 이것이 소위, 음(陰)이 음위(陰位)를 타고 있으면 음기(陰)氣가 성하게 된다, 라고 하는 것이다.
지생천의 예를 들면 甲子, 丙寅, 丁卯, 己巳, 戊午, 壬申, 癸酉, 乙亥, 庚辰, 辛丑이 있다. 일주가 득령하지 못한 달에 출생하고 사주에 방부(幇扶)하는 것이 적으면 비겁과 인성을 용신으로 삼는데, 이것을 충하면 뿌리가 뽑혀서 생기(生氣)가 끊어지고 화(禍)가 가장 무겁게 된다. 만약 일주가 득시(得時) 당령(當令)하였거나, 년시(年時)에서 모두 녹왕(祿旺)을 얻었거나, 천간에 비겁이 중첩되어 있거나, 관성이 쇠약하여 오히려 인수의 설기를 두려워하거나 하게 되면, 충파(沖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일주의 기세를 보아서 왕상(旺相)한 경우에는 충을 좋아하고 휴수(休囚)된 경우에는 충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비록 일주를 가지고 논했지만 세운(歲運)의 충 역시 그러한 것이다.
일지에 인수를 깔고 앉아 있고 계춘(季春)에 출생하여 인수의 기운이 남음이 있다. 또 년주에서 甲寅을 만났으니 일주의 기운이 지나치게 강하다. 土가 비록 당령하였으나 木은 더욱 견고하다. 기쁜 것은 寅申이 충하는 것이다. 재성이 용신이 되는데, 꺼리는 것은 비견이 재성 위에 개두(盖니頭)하여 충하는 힘이 부족한 것이다. 어렸을 때 운이 남방으로 흐르니 기복이 심하였고, 壬申, 癸酉 20년 동안 寅木을 충하고 비견을 극하여 제거하니 사업을 일으키고 집안을 일으켰다. 이런 것을 가리켜, 인수를 버리고 재를 취한다(棄印就財), 라고 하는 것이다.
이 사주는 일지에 인수가 있고 역시 계춘(季春)에 출생하니 인수가 미상불 남음이 있다. 년간의 壬水 칠살이 인수를 유정(有情)하게 생(生)하니 두려울 것이 없다. 꺼리는 것은 두 개의 申이 寅을 충하여 甲木의 뿌리가 뽑힌 것이다. 그러나 기쁘게도 壬水가 金의 기운을 설하여 木을 생하고 있다. 丙午 대운에 겁재가 申의 재성을 제거하니 입학하여 장학금을 받으며 과거에 급제하였고, 丁未 대운에 壬水를 합하여 제거하니 세 번이나 춘위(春 :봄에 치르는 시험)에서 낙방하였다. 戊申 대운에 壬水를 극하여 제거하고 寅木을 삼중(三重)으로 충하니 객사했다. 이 사주에서 壬水는 甲木의 원신(元神)이 되므로 상하게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壬水가 손상을 당하면 甲木은 반드시 외롭게 된다. 무릇 칠살이 하나 있고 인수를 쓰는 독살용인(獨殺用印) 사주는 제살(制殺)을 가장 꺼리는 것이다.
십간(十干)의 합은 음양이 서로 짝을 짓는 것이다. 다섯 양간(陽干)은 다섯 음간(陰干)을 합하여 재(財)가 되고, 다섯 음간은 다섯 양간을 합하여 관(官)이 된다. 그러므로 반드시 합하게 되는데 언제나 음(陰)이 왕하면 양(陽)을 종(從)하지 않고, 양이 왕하면 음(陰)을 종하지 않음이 있으니, (이럴 때는) 비록 합하지만 화(化)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쟁합(爭合)과 투합( 合)과 분합(分合)의 구별이 있다. 만약 노출되어 있는 천간이 지지 속의 암간(暗干)과 합하면 국(局)을 좇아 합하지 않음이 없고, 분쟁(分爭)하고 투기(妬忌)하지 않음이 없다. 이 절(節)은 본래 지극한 이치를 담고 있는데, 다만 원주(原注)에서 변통(變通)을 조금만 했을 뿐이다. 천합지(天合地) 세 글자는 반드시 활간(活看)해서 잘 보아야 하는데, 그 중점은 아래의 구절 지왕희정(地旺喜靜) 네 글자에 있는 것이다. 무릇 지왕(地旺)이 되면 천간은 반드시 쇠약하게 된다. 희정(喜靜)이란 네 개의 지지에 충극(沖剋)하는 것이 없고 생조(生助)하는 신(神)이 있는 것을 말한다. 천간이 쇠약하고 도와주는 것이 없을 때 지지가 왕하여 생조하게 되면 천간은 반드시 기뻐하는 뜻이 있게 된다. 만약 지지 원신(元神)의 투출(透出)됨을 얻는다면 위의 하늘과 아래의 땅이 (그 기운이) 승강(昇降)하여 유정(有情)하게 된다. 이와 같은 합은 종(從)하는 것과 뜻이 비슷하여, 합재(合財)는 종재(從財)와 비슷하고, 합관(合官)은 종관(從官)과 비슷한 것인데, (그것이) 십간(十干)이 합화(合化)하는 (일반적인) 이치는 아니다. 그러므로 고요한즉 편안하게 거하면서 보존하고 지킬 수 있고, 동요한즉 위험을 밟는 것과 같아서 지탱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합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다만 戊子, 辛巳, 丁亥, 壬午 4일에 불과한 것이다. 만약 甲午日을 말한다면 午는 반드시 먼저 丁이 있고 나서 그 후에 己가 있는 것이니, 己土가 어떻게 능히 전권(專權)을 가지고 甲과 합할 수 있겠는가? 己亥日을 말한다면 亥는 반드시 먼저 壬이 있고 나서 그 후에 甲이 있는 것이니, 甲이 어떻게 능히 나가서 己와 합할 수 있겠는가? 癸巳日을 말한다면 巳는 반드시 먼저 丙이 있고 나서 그 후에 戊가 있는 것이니 戊가 어떻게 능히 월권하여 癸와 합할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이 3일은 천합지로 논할 수 없다. 십간이 합(合)하면 그에 응(應)하여 화(化)하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화격(化格)에서 별도로 논할 것이고 화격(化格)을 설명한 장(章)에서 해설할 것이다.
지지에 巳午未 남방(南方)이 모여서 권세를 잡고 당령하였으니 지지의 왕함이 극에 달하였다. 화는 뜨겁고 흙은 메말라 화염토조(火炎土燥)가 되었다. 취금(脆金:무르녹은 金)이 비록 수원(水源)을 적셔주고는 있지만 천간의 쇠약함이 극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일간의 정은 辛金에 있지 않고 그 뜻이 반드시 午중 丁火로 향하니, 丁火와 합하여 종한다. 己巳, 戊辰 대운에 金을 생조하고 火를 설기하니 풍상을 겪었고, 丁卯, 丙寅 대운에 木火가 나란히 왕하여 辛金을 극하여 없애니 사업을 경영하여 거만 금의 돈을 벌었다.
이 사주는 지지에 亥子丑 북방(北方)이 모여 있으니 지지의 왕함이 극에 이르렀다. 천간의 火가 허약하고 木의 생부(生扶)가 없는데다가 습토(濕土)가 불빛을 어둡게 만들고 있으니 천간의 쇠약함이 극에 이르렀다. 사람들이 모두 이 사주를 칠살은 중하고 신약하니 火로써 방신( 身)하면서 칠살에 대항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 사주는 지지의 관성(官星)이 승왕(乘旺)하고 또 관살이 방국을 이루고 있고, 천간에는 인수가 없고 己土가 丙火를 설기하고 있으니 방신하기에는 부족하다. 이 사주는 천간과 지지가 합하여 종관격(從官格)이 된 것이다. 甲戌 대운에 火를 생하고 水를 극하니 온갖 풍상을 겪었고 가업이 소진되었다가, 癸酉, 壬申 대운이 오자 丙火를 극하여 없애고 재관을 도와 일으키니 오만 금의 돈을 벌었다. 그러다가 未 대운 丙子년에 화재를 만나 이만 금의 돈을 잃었다. 사람들이 모두 火土를 취하여 방신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午未 대운을 좋게 보았는데, 그것은 비겁이 탈재(奪財)하여 도리어 대흉(大凶)하게 되는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였다. 나는 戊寅년에 金이 절(絶)하고, 火가 생(生)하며 또 亥水를 합거(合去)하여 대흉하다고 보았는데, (과연) 그 해 계하(季夏:未月)에 사망하였다.
양신(兩神)이란 칠살과 인수를 말한다. 지지에 살인(殺印)을 깔고 있는 것이 이 四日만은 아니다. 乙丑, 辛未, 壬戌 따위도 역시 양신(兩神)인 것인데, 이 四日을 가지고 제목을 삼은 것에 불과한 것이다. 癸丑은 비견이 많고, 戊寅이라고 해서 어찌 비견이 없겠는가? 庚寅은 재성이 많은 것이고 甲申이 어찌 재성이 없겠는가? 庚寅과 癸丑이 진정한 살인상생이 아니라면 甲申과 戊寅 역시 근거가 있기 어려운 것이다. 만약 단지 日主 한 글자만을 가지고 격을 논한다면 년월시 가운데 어떤 것을 가지고도 안돈시킬 수 없을 것이이치에 어긋나게 될 것이다. 이 몇 개의 일주를 가지고서 제목을 삼은 데 불과한 것이다. 用殺하게 되면 칠살을 부축하고, 不用하게 되면 칠살을 억제해야 하는 것인데, 모름지기 사주의 氣勢를 살피고 일주의 旺衰를 구별해야 한다. 만약 신강살천(身强殺淺)하다면 재성으로 자살(滋殺)할 것이고, 신살양정(身殺兩停)이라면 식신으로 제살(制殺)해야 하고, 살강신약(殺强身弱)하다면 인수로 화살(化殺)해야 한다. 원국을 논한다면, 살중신경(殺重身輕)하면 가난하지 않으면 요절하고, 제살태과(制殺太過)하면 비록 공부를 한다고 해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운을 논한다면, 칠살이 왕한 사주에서 다시 칠살의 운으로 흐르면 즉시 재앙이 닥칠 것이고, 제살태과한데 운에서 칠살을 제압하는 곳으로 행한다면 반드시 궁핍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책에서 이르기를 여러 가지를 자세하게 살피되 칠살이 가장 중요하다고 하였고, 또 이르기를 칠살이 있으면 다만 칠살로 논하고 칠살이 없으면 비로소 용신(用神)을 논하라고 한 것이다. 그러니 어찌 칠살을 소홀하게 볼 수 있겠는가?
甲 甲 己 壬
子 申 酉 午
시 일 월 년
乙甲癸壬辛庚
卯寅丑子亥戌
甲申日元. 生於八月. 官殺當權. 喜其午火緊制酉金. 子水化其申金. 所謂去官留殺. 殺印相生. 木凋金旺. 印星爲用. 甲第聯登. 由郞署出爲觀察. 從 憲而轉封疆.
갑신일원. 생어팔월. 관살당권. 희기오화긴제유금. 자수화기신금. 소위거관유살. 살인상생. 목조금왕. 인성위용. 갑제연등. 유랑서출위관찰. 종얼헌이전봉강.
甲申 일원이 八月에 출생하고 관살이 권세를 장악하였다. 기쁜 것은 午火가 가까이 붙어서 酉金을 극하는 것이다. 子水가 申金을 化하고 있으니, 소위 거관류살(去官留殺)이 된 것이고, 살인상생이 된 것이다. 木은 시들고 金은 왕성하니 印星이 용신이다. 과거에 연달아 급제하고 승진을 거듭하여 낭서(郎署)에서 관찰사(觀察使)가 되었다가 안찰사( 憲)가 되었다가 봉강(封疆大吏)가 되었다.
이 사주는 앞의 사주와 비교하면 단지 辰이라는 글자가 바뀌었을 뿐이다. 속론에서는 앞의 사주는 제관류살(制官留殺)이 되었고, 이 사주는 합관류살(合官留殺)이 되었으므로 공명을 이루고 벼슬을 함에 고하를 구별하기 어렵다고 논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 두 개의 사주가 천양지차라는 것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무릇 制라는 것은 剋하여 제거하는 것이고, 合이라는 것은 제거된 된 것 같지만 사실은 제거된 것이 아닌 것이다. 여기서 辰土의 財는 金으로 화하여(辰酉 化金) 칠살을 도와주게 되고, 酉金은 정관이니 金으로 화하여 칠살을 도와주게 된다. 이것을 볼 때 청(淸) 중에 탁(濁)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재성이 병(病)이 되니 공명을 얻기 어려울 뿐 아니라 풍파를 면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亥 대운에 생조를 얻어 의식주 걱정은 없었고, 壬子 운에 木年에 추위(秋 :향시)에 급제할 희망이 있었고, 癸丑 운에는 子의 인수를 합거하니 운세가 막혀 흉한 일만 있고 길한 일이 없었다. 甲寅 운에 申金에게 충파(沖破)되니 수명에 지장이 있을 것이다.
상하정협(上下情協)이란, 서로간에 보호를 해주고 천간 지지가 배반하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정관이 쇠약하고 상관이 왕한데 재성이 득국(得局)한 것, 관살이 왕하고 재가 많은데 비겁이 득국한 것, 살중용인(殺重用印)이라서 재가 기신인데 재성이 겁재를 깔고 앉은 것, 신강살천(身强殺賤)하여 재성이 희신인데 재성이 식신을 깔고 앉은 것, 재가 가볍고 비겁이 중첩하여 있을 때, 정관이 있어서 정관으로 겁재를 제압하거나, 정관이 없으면 식상으로 겁재의 기운을 뽑아내는 것, 이런 것은 모두 유정하다고 한다. 만약 정관이 쇠약하고 상관을 만났는데 재성이 드러나 있지 않은 것, 정관이 왕하고 인성이 없는데 재성이 득국한 것, 살중용인에서 재를 꺼리는데 재가 식신을 깔고 앉은 것, 신왕하고 칠살은 가벼워서 재를 기뻐하는데 재가 겁재를 깔고 있는 것, 재가 가볍고 겁재가 중한데 식상도 없고 관살이 실령(失令)하거나, 식상이 있어도 인수가 당권(當權)한 것, 이런 것은 모두 불화(不和)라고 논한다.
庚 丙 癸 己
寅 寅 酉 巳
시 일 월 년
丁戊己庚辛壬
卯辰巳午未申
日主兩坐長生. 年支又逢祿旺. 足以用官. 癸水官星. 被己土貼身一傷. 喜得官臨財地. 尤妙巳酉拱金. 則己土之氣已洩. 而官星之根固矣. 所以一生不遭凶險. 名利兩全也.
일주양좌장생. 연지우봉록왕. 족이용관. 계수관성. 피기토첩신일상. 희득관임재지. 우묘사유공금. 즉기토지기이설. 이관성지근고의. 소이일생부조흉험. 명리양전야.
이 사주는 일주가 장생을 깔고 앉아 있고 년지에 또 녹왕(祿旺)을 만나니 족히 관성을 용신으로 삼을만하다. 癸水 정관이 옆에 바짝 붙어 있는 己土에게 극을 당하여 상하였다. 기쁘게도 정관이 재를 깔고 앉았고, 더욱 묘하게도 金局을 이루어 己土의 기운이 이미 설기당하고 정관의 뿌리가 견고하다. 그러므로 일생 동안 흉험한 일을 당하지 않고 명리양전(名利兩全)하였다.
甲 丙 癸 癸
午 辰 亥 亥
시 일 월 년
丁戊己庚辛壬
巳午未申酉戌
此造官殺乘旺. 原可畏也. 然喜午時. 生食制殺. 時干透甲. 生火洩水. 旺殺半化爲印. 衰木兩遇長生. 賴此木根愈固. 上下情協,不誣也. 白手成家. 發財數萬.
차조관살승왕. 원가외야. 연희오시. 생식제살. 시간투갑. 생화설수. 왕살반화위인. 쇠목양우장생. 뇌차목근유고. 상하정협,부무야. 백수성가. 발재수만.
이 사주는 관살이 나란히 왕하니 원래 두려울만하다. 그러나 기쁘게도 午時가 되어 식신을 도와 칠살을 제압하게 만들고 있고, 時干에 甲이 투출하여 火를 생하고 水의 기운을 설기하고 있다. 그러므로 왕한 칠살이 절반 정도는 변하여 인수가 되었고, 쇠약한 木이 장생을 두 군데에서 만나 木의 뿌리가 아주 견고하니 상하의 정이 협조를 이루고 있다. (과연) 사주를 속일 수 없어서 백수성가하여 수만 금의 돈을 벌었다.
전록(專祿) 일주인데, 時支의 子水가 이를 생조하고 있고, 년간 甲木 역시 녹을 깔고 앉았다. 庚金을 용신으로 삼으려고 하면 火는 왕한데 土가 없는데다가 火를 깔고 앉아 있고, 丙火를 용신으로 삼으려고 해도 子가 그것의 제왕이 되는 지지 午를 충거(沖去)하고 있다. 설사 火를 용신으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역시 안돈(安頓)하는 운이 없다. 그러므로 깨끗이 망하였고, 乙亥 대운에 水木이 일제히 오니 마침내 거지가 되었다.
이 사주는 己土 재성이 丑에 통근(通根)하고 午에 祿을 얻으니 흡사 신재(身財)가 나란히 왕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己土의 재성은 비견이 겁탈하여 사라지고 丑土의 재는 卯木의 극을 당하여 파괴되었고, 午火 식신은 亥水가 이것을 극하고 壬水가 개두(蓋頭)하니 인화(引化)의 작용을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상하무정(上下無情)이라고 할 수 있다. 초년운에 戊寅, 丁丑을 만나 재가 생조를 만나 유업이 풍부하다가, 丙子 운에 午火를 충거하니 완전히 망했고, 乙亥 운에 처자를 모두 팔아먹고 삭발하고 중이 되었으나 청규(淸規)를 지키지 못하고 굶주림과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죽었다.
위의 두 사주를 보면 상하의 정이 협조를 하느냐 협조하지 않느냐에 따라서, 부귀빈천이 천양지차가 된다는 것이 증명된다고 하겠다.
좌우가 동지라는 것은 제화(制化)가 마땅하며 좌우가 생부(生扶)하면서 잡난(雜亂)하지 않은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칠살이 왕하고 신약할 때 양인이 있어서 칠살을 합하거나 혹은 인수가 있어서 칠살을 化하는 것, 신왕하고 칠살이 약할 때 재성이 있어서 칠살을 생하거나 정관이 있어서 칠살을 도와주는 것이다. 내 몸(身)과 칠살이 두 가지가 모두 왕할 때 식신이 있어서 칠살을 制하거나 상관으로 칠살을 대적하는 것이다. 이런 것을 가리켜 동지(同志)라고 한다. 만약 신약하고 칠살이 재의 생조를 얻었다면 財는 누(累)가 된다. 신왕한데 겁재가 있어서 정관을 합하면 정관은 좋은 작용을 잊게(忘) 된다. 결론적으로 일주가 좋아하는 희신(喜神)은 일주의 옆에 바짝 붙으면서 천간에 노출이 되는 것이 좋고, 칠살이 희신이라면 칠살과 재가 가까이 있어야 하고, 칠살이 기신일 때는 식신이 칠살을 제압해야 하고, 인수가 희신 일 때는 인수가 정관의 뒤에 있어야 하고, 인수가 기신일 때는 인수가 재에게 우선을 양보해야 하고, 재성이 희신이라면 식상을 만나야 하고, 재성이 기신이라면 비겁을 만나야 한다. 일주가 좋아하는 희신은 한신(閑神)의 상조(相助)를 얻고 쟁투(爭妬)가 되지 않아야 하고, 일주가 꺼리는 기신은 한신의 제복(制伏)을 받아서 제멋대로 날뛰지 못하게 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는 것을 가리켜 동지(同志)라고 하는 것이니, 자세히 연구해야 한다.
庚庚丙壬
辰午午申
시 일 월 년
壬辛庚己戊丁
子亥戌酉申未
此丙火之煞雖旺. 壬水之根亦固. 日主有比肩之助. 土之生. 謂身殺兩停. 用壬制殺. 此天干之協者. 而地支之協者,辰土也. 一制一化. 可謂有情. 運至金水之鄕. 仕途顯赫. 位至封疆.
차병화지살수왕. 임수지근역고. 일주유비견지조. 습토지생. 위신살양정. 용임제살. 차천간지협자. 이지지지협자,진토야. 일제일화. 가위유정. 운지금수지향. 사도현혁. 위지봉강.
이 사주는 丙火 칠살이 비록 왕하지만, 壬水의 뿌리 역시 견고하고, 일주는 비견의 도움을 얻고 있으며 土의 자조(滋助)를 얻고 있으니, 신살양정(身殺兩停)이라고 할 수 있다. 壬水를 써서 칠살을 제압하는 사주이니 壬水는 천간에 있는 동지이고, 지지에 있는 동지는 辰土다. 하나는 制하고 하나는 化하니, 가히 유정하다고 할 수 있다. 운이 金水의 마을로 흐르니 벼슬길이 혁혁하였고 지위가 봉강(封疆)에 이르렀다.
戊 庚 丙 壬
寅 申 午 午
시 일 월 년
壬辛庚己戊丁
子亥戌酉申未
此造與前合觀. 大同小異. 乎日坐祿旺. 壬水亦緊制殺. 何彼則名利雙收. 此則壬水坐午之絶地. 敵殺無力. 彼則時干比劫 身. 又可生水. 此則時上梟神剋水. 而不能生食. 所謂左右不能和協者也.
차조여전합관. 대동소이. 황호일좌록왕. 임수역긴제살. 하피즉명리쌍수. 차즉임수좌오지절지. 적살무력. 피즉시간비겁방신. 우가생수. 차즉시상효신극수. 이불능생식. 소위좌우불능화협자야.
이 사주는 앞의 사주와 함께 보면 대동소이하다. 하물며 일주가 녹(祿)을 얻어 왕하고 壬水 역시 가까이 붙어서 칠살을 견제하고 있다. 그런데 어찌하여 앞의 사주는 명리(名利)를 모두 얻었는데, 이 사주는 죽을 때까지 불발하였는가? 앞의 사주는 壬水가 申의 장생지(長生地)를 만나 제살하는 힘이 있었으나, 이 사주는 壬水가 午의 절지(絶地)에 임하여 칠살을 대적하는 힘이 미약했기 때문이다. 앞의 사주는 時干에 비겁이 있어서 나를 도와주고 水를 生하는 데 비하여, 이 사주는 時上에 효신(梟神)이 있어서 水를 극하고 식신을 生하지 못하므로, 소위 좌우가 동지가 되지 못한 까닭이다.
시종의 이치는 간지의 유통이 중요하고, 사주에서 생하고 화하는 것(生化)이 그침이 없는 것을 말하는데, 반드시 구슬을 꿰듯이 연결이 되고 오행이 구비되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설사 결함이 있다고 해도 합화(合化)의 정이 있게 되고 상호 호위하게 되어 순수하게 되고 볼만하게 된다. 희신은 生을 만나고 득지(得地)하고, 기신은 剋을 당하고 뿌리가 없고, 한신(閑神)은 기신을 돕지 않고, 기물(忌物)은 합화(合化)의 공을 이루어, 사주 간지가 하나도 버릴 것이 없게 되면, 비록 상관, 편인, 겁재, 양인이 있어도 역시 보격조용(補格助用)이 되니, 희용(喜用)은 유정하고 일원은 득기(得氣)하게 되어, 미상불 부귀복수를 누리게 된다.
년간 壬水가 시작이 되고, 일지 亥水가 마침이 된다. 관이 인수를 생하고 인수가 내 몸을 생하고 식신이 용신이 되어 수기(秀氣)를 토(吐)하고, 재는 식신의 덮어줌을 얻고, 정관은 재의 생조를 얻었다. 상관이 비록 당령하였으나 인수가 이를 제압하니 유정하고, 年月이 배반하지 않고, 日時가 투기하지 않으니 시종(始終)이 마땅함을 얻은 바가 되었다. 그러므로 이품(二品)의 귀를 누렸고, 백만 금의 부자였으며, 자손이 모두 잘 되었고, 수명은 팔순에 이르렀다.
이 사주는 토생금, 금생수, 수생목으로 간지가 같이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상생의 마땅함을 얻었고 쟁투하는 바람이 없고, 戌중의 재성이 고(庫)에 들어가고 정관은 맑고 인수가 바른 것이 분명하다. 식신이 수기(秀氣)를 토하고 생을 만나니, 향방(鄕榜:향시) 출신으로 벼슬이 황당(黃堂:태수)에 이르고, 한 명의 처와 두 명의 첩이 열 세 명의 아들을 낳아 과거에 연달아 급제하고, 백만 금의 부자였으며, 수명이 구순에 이르렀다.
이 사주는 천간에 목생화, 화생토, 토생금이 되고, 지지에서는 수생목, 목생화, 화생토, 토생금이 되었고, 게다가 지지에서 천간을 생하고 있다. 년지 子水가 寅木을 생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시간 辛金에서 마친다. 천지가 함께 흘러가고 있으니, 소위 시작할 곳에서 시작해서 마칠 곳에서 마친 것이다. 그러므로 과거에 연달아 급제하고 벼슬이 계속 올라서 극품에 이르렀고, 부부가 서로 공경하고 자식이 번창하여 과거에 합격하여 벼슬을 하였고, 수명이 구순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