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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김숙현| 사진 · 김미옥(트래블채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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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 하다는 말이 실감나는 득량만. 게며 조개 ·낙지 · 이름도 모르는 온갖 바다 생물이 득시글 거리며 살아가는 넓은갯벌.
바다와 갯벌이 만나는 그곳에 고소한 갯장어가 숨어산다. 더위에 지친 몸을 추스르는데 효과만점인 갯장어 요리는 여름 보양음식 가운데 최고로 친다. 장흥 득량만은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갯장어요리를 맛 볼수있는 최적지다.
◀ 율포 앞으로 펼쳐진 푸른 득량만 | |
장흥 이라면 남도 끄트머리를 차지하는 강진과 보성 사이에 있는 곳인데 왜 그렇게 멀리까지 가야 하는지 의문이 생기는 이를 위해 두 가지만 이유를 말해줘야 할것같다. 하나는 호남의 명산 5개중에 하나로 손꼽는 「천관산 」때문이요, 다른 하나는 지금이 가장 맛있는 「갯장어 」를 맛보기 위함이다. 바로 옆에 위치한 보성 차밭이며 율포해수욕장등은 덤. 숨이 턱턱 막히고, 땀이 비 오듯 흐르는 한여름 등산은 힘들지만 정상에 올라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는 순간 힘들었다는 기억이 순식간에 사라질 만큼 쾌감이 느껴진다. 게다가 울창한 나무를 뚫고 오른 정상이 파랗게 펼쳐진 억새밭이라면, 그 정상에서 삼면으로 바다가 조망된다면 그 쾌감은 두배, 세배 된다. 천관산 억새밭은 등산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익히 알려진 명소다. 해마다 10월 셋째주에 열리는 억새제는 독특한 풍경에 낭만적인 경험인데 가을뿐만 아니라 지금도 충분히 보기 좋다. 이제 조금씩 필 기미를 보이는 억새밭을 둘러보다가 시야를 조금 더 멀리 해보자. 동 ·남 ·서쪽으로 차례로 고개를 돌려보면 쪽빛 바다가 하늘보다 더 푸르게 다가온다. 물론 날이 맑을때 한해서지만. 산 아래에서 휴양림으로 가는 길에 있는 동백나무 군락지나 비자나무 군락지에 들러보는 것도 좋다. 방충효과가 있는 비자나무 열매냄새가 상큼한 군락지는 꽤 경사가 심한 산비탈에 자리잡고 있다. 제주의 비자림에 비길 정도는 아니지만 두 팔로 안기에 부족한것들도 있다. 동백나무 군락지도 장관인데 아는 이가 거의 없어서 원시상태 그대로 제멋에 겨운 듯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다. 몇십년 정도 묵은것으로 동백이 만발하는 4월중순이면 숲이 자리한 계곡이 붉은 치마를 펼친것 같다고. |
■ 「고생스런 고기잡이 이지만 이게 천직이여~」
천관산에서 한바탕 땀을 흘렸다면 산정상에서 동쪽편으로 보이던 장환도 포구로 가자. 등산 하면서 잃어버린 기운을 되찾기에 그만인 갯장어 요리를 먹기 위해서. 장환도 포구는 남해안에서도 이름난 갯장어잡이 명소. 장흥과 보성에 걸쳐있는 드넓은 득량만이 바로 갯장어의 집이다. 물이 빠지면 드러나는 갯벌을 보면 알겠지만 워낙에 기름지고 온갖 바다 생물을 키우는 모태가 바로 득량만이다. 장환도 포구는 포구 왼쪽으로 갯벌이 자리하고 오른쪽으로는 바닥이 깊어져 갯벌이 드러나는 경우는 없다.
바닥이 갯벌로 되어있어 여기서 나는 장어를 갯장어라 하는데 일반 장어보다 살이 보드랍고 맛있다. 특히 갯장어의 껍질에는 콜로이드 진이라는 성분이 있어서 피부 노화 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여성들이 갯장어 요리를 먹으면 피부가 좋아 진다는 말은 이런 사실에 근거한것. 포구에서 만난 김재수 선장(5 2 세)은 「요즘은 갯장어 잡는맛에 일이 고된줄도 모른다 」며 큰갯장어를 들어 보이며 함박웃음을 웃는다. 새벽 서너시에 일어나 미끼를 끼우고, 일곱시쯤 바다로 나가 주낙을 던져놓고, 일일이 걷어올려 미끼 문 놈을 잡아 물칸에 던지기를 아침내 되풀이하고 다시 포구로 돌아오면 점심시간을 넘기기가 일쑤. 얼마나 고된 작업일지 상상도 되지 않지만 갯장어를 어판장에 넘기고 개운하게 소금기를 씻어 낸 뒤 오후 느지막이 즐기는 낮잠이 얼마나 달콤할는지 조금은 짐작이 간다. 고기잡이를 천직으로 여기며 바다에 순응하고 살아가는 장환도 사람들은 한결같이 강인하고, 밝은 웃음을 지녔다. |
▲ 굵은 갯장어를 들어 보이는 김재수 선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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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싱한 갯장어 샤브샤브로 맛내기
이 지방 사람들은 갯장어를 「하모 」라고 부른다. 뱀장어나 붕장어에 비해 가시가 많다는 것이 흠이긴 하지만 맛있어서 사람들한테 인기다. 손질을 해서 가시를 제거 하지만 조금은 남기 마련이라구 이 보다는 샤브샤브로 먹는게 좋다. 장흥 갯장어는 몇년전 까지만 해도 일본으로 수출 되었으나 요즘은 국내 수요가 많아져서 대부분 국내에서만 팔고있다. 샤브샤브는 갯장어의 부드러운 맛을 더하고, 진한 육수로 만든 죽까지 맛볼 수 있어 일석이조. 처음 먹는 이들도 쉽게 샤브샤브의 맛에 매료되고, 아무리 많이 먹어도 소화가 잘 되기 때문에 배 탈 걱정도 없다. 맛있는 샤브샤브를 만들려면 두 가지가 필수다. 신선하고 좋은 갯장어와 느끼하거나 비린 맛이 없으면서도 진한육수.육수는 손질한 뒤에 남는 뼈와 머리를 고아 만든다. 냄비에 녹각 ·인삼 ·대추 ·버섯 ·양파 등을 넣고 육수를 부은 다음 물이 끓으면 한입 크기로 잘라놓은 갯장어를 살짝 익혀 먹는다. 육수에 데친 갯장어는 살이 보드랍고 고소하다. 여기에 겨자를 푼 간장이나 쌈장에 찍어 상추에 싸먹는데 묵은 김치 한 조각을 곁들이면 부드러운 장어살에 아삭한 김치가 어우러져 맛이 기막히다. 고기를 다 먹을때쯤 육수는 반이상 졸아드는데 여기에 달걀을 풀고, 밥(시간이 넉넉하다면 쌀을 넣는다)·참기름 ·김가루를 넣어 죽을 끓여 먹는데 그 맛 역시 일품. 식사를 끝낸 다음 바다의 풍치를 즐기려면 장흥 수문포 해수욕장이나 수문포 바로 옆에 있는 율포(여기서부터는 보성군에 속한다)해수욕장으로 간다. 혹은 수문포에서 율포를 지나 보성차밭으로 향하는 드라이브길도 매혹적이다.
◀ 구비구비한 보성차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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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 」의 배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소설속 현부자집의 솟을대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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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질 해놓은 갯장어. | |
■ 교통
먼저 장흥군 관산으로 가야 한다. 장흥으로 가려면 호남고속도로의 종점인 광주로 가서 22번 국도를 타고 화순, 29번 국도를 따라보성, 2번 국도로 갈아타고 장흥으로 가면된다. 혹은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목포, 2번 국도를 따라 강진을 지나 장흥으로 간다. 장흥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23번 국도를 따라 20여분 정도 달리면 관산이다. 관산에서 동쪽으로 장환마을 표지를 따라 10분 정도 가면 포구에 이른다.
장흥군청 관광과 ☎ 061 -863 -8006
■ 장흥 하와이 관광횟집
장환도 포구 바로 앞에 자리잡은 하와이관광횟집은 주인이 직접 배를 몰고 나가 갯장어를 잡아오므로 어판장에서 사들인것보 다 훨씬 싱싱한 재료를 사용한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것도 이 집의 자부심. 몇시간전 까지만해도 득량만을 휘젓고 다녔을 생생한 갯장어를 주문 즉시 그 자리에서 바로 손질한다. 비린내가 나지 않으면서도 진하고 개운한 육수를 만드는 비법은 이 집만의 노하우. 샤브샤브는 묵은 김치와 같이 먹으면 더 맛있는데, 이 집에서는 지난해 김장때 담근김치를 쓴다. 시지 않고 잘 익은 김치맛 또한 일품. 김치와 깍두기 맛이 수준급이다. 샤브샤브는 두세명이 먹을 수 있는 한 접시에 3만원
☎ 061 -867 -2979 | |
첫댓글 감사합니다.
맛잇겠당...ㅎㅎㅎ
장어구이 한접시 먹고 힘내서 보성 차밭을 거닐면서 맑은 공기 마시면 보약이 따로 없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