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노스 섬에서 아테네로 왔을 때 왠지 마음이 편안해 졌다,. 지도 없이도 익숙한 길을 걸어 기차역에 도착했고,. 파트라스 항구까지는 다섯 시간 기차를 탔다,. 이제 파트라스 항구에서 이탈리아 가는 배를 탈 것이다,.
그 날은 안코나(Ancona) 가는 배가 이미 출발해 버려서 저녁때 출발하는 바리(Bari)행 페리를 탔다,. 물론 유레일 패스가 있으면 무료!! (항구 이용세 6유로만 내면)
그리스에서 많이 탔다,. 촌스럽고 꼬질꼬질해졌다,.^^ 꼬질꼬질해진 내 모습에 즐거웠다,.히힛,.
배는 저녁 6시에 탔는데,. 9시가 넘으니 갑판의 불이 꺼지고 조명만 몇 곳에 켜졌다,. 책을 보기가 힘들어져서 갑판위 플라스틱 의자위에 비치 타올 깔고,. 그위에 침낭을 펴고,. 침낭안으로 들어가니 별로 안춥다,. 오리털이라 가볍고 포근하다,. 코 위에 산들거리는 바람도 별로 매섭지 않다,. 조명이 더 어두우면 별이 더 잘 보일텐데,.,.,.아쉬워라,.
유레일 패스가 있는 경우,. 갑판 이용만 무료이고,. 간이침대를 이용할 경우에는 20유로가 넘는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그 추가 요금을 아끼려고 갑판위에서 자려 한 것이다,. 근데,. 소문에 듣자하니,. 바리행 선박안에서는 몰래 들어가 자도,.뭐라 안그런다던데,.,.흘,.
그 소문은 사실이었다,. 안코나에서 그리스 가는 배안에서는 열쇠가 없으면 간이침대가 있는 방으로 들어갈 수가 없었는데,. 그리스에서 바리가는 배는 문을 잠궈놓지 않았다,. 밤에 몰래 들어가 잤다,.신발 숨기고,. 커튼치고,.ㅋㅋㅋ
하루종일 빵만 먹었다,. 내 위장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었는지 별다른 거부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크로와상이나 바게뜨 샌드위치도 맛있다,. 하룻밤 지나면 이탈리아겠지,. 스파게티 먹고싶어,.ㅜ,ㅜ
바리 항구에 내려서 버스를 타고 바리 기차역에 갔다가 이탈리아 볼로냐(Bologna)까지 갔다,. 볼로냐에서 뮌헨가는 야간기차를 타기가 수월할 것 같아서 였다,. 볼로냐까지 왔는데,. 볼로냐 스파게티를,.,.^^
가이드북엔 볼로냐에 대한 정보가 없다,. 한국인들이 잘 안가서 그런지 몰라도,. 기차역에 인포메이션도 문을 닫았다,. 저녁 6시가 넘어서 그런가보다,. 흠,. 그래도 여행이 한 달 넘어가면서 늘어난건 눈치코치,. 배짱,.^^ 무조건 중심가쪽으로 걷고,. 가는 길에 호텔이 있나 살펴서,. 지도가 있는지 물었더니,. 한 장 준다,. 푸푸,.
지도를 들고 이리저리 헤매는데,. 기차 시간이 얼마 안남아서,. 볼로냐 스파게티만 먹고 와야했다,. 신기했던거,. 저녁 7시가 넘은 시각인데도 레스토랑들이 아직 영업을 안한다는거,. 흠,.
저녁 8시쯤 제법 근사해 보이는 그러나 비좁은 레스토랑에 들어갔더니 꽤나 인기있는 곳인지 예약없이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더니 9시 전에 식사를 마칠 수 있냐고 해서,. 그렇다고 했더니 좌석을 하나 내주었다,.흘,.
그리하여 먹어본 볼로냐 스파게티,.^^ 어떻냐고? 당근 맛있지,.
스파게티에 까페라떼를 한 잔 하고는 볼로냐 기차역으로 향했다,. 야간기차를 탈거다,. 내일 아침이면 뮌헨,. 흰소세지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