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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에 올라오는 음식 중 국수에 관련된 내용이 나와 이렇게 소개글을 올리니 양해부탁드리겠습니다^^
한국인의 밥상!! 앞으로도 좋은 내용으로 기억에 오래오래 남을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파이팅!!
국수기행 1부 - 국시 한 그릇 묵고 가이소
제작 TV매니아 / 연출 김동정 / 작가 전선애
방송일 : 2013년 1월 17일 목요일 7시 30분~8시 25분
아, 이 반가운 것은 무엇인가
이 히수무레하고 부드럽고 수수하고 슴슴한 것은 무엇인가
- 백석의 시 ‘국수’중에서
후루룩, 후루룩.. 소리만으로도 맛있다. 찬바람 불면 더 간절해지는 뜨끈한 국물,
때론 밥보다 더 귀한 한끼로 오랜 세월 함께 해온 음식, 국수다.
전국 팔도 어디에나 맛있는 국수 하나쯤은 있기 마련.
지역의 환경과 역사에 맞게 변화하고 흡수되며 뿌리를 내린 지역의 토속국수에는
그 지역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이 겨울, 구수한 국수가락을 따라 특별한 여정에 나섰다.
특별기획 2부작 국수기행,
1부 <국시 한그릇 묵고 가이소>에서는 국수문화가 가장 발달한 경상도를 찾아
한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국수의 변천사를 살펴보고,
2부 <면발의 힘>에서는 부산에서 강원도 고성까지 동해를 곁에 두고 달리는
7번국도를 따라 한국인의 삶속에 뿌리내려온 국수의 추억들을 맛본다.
국수 한그릇에 담긴 삶의 희노애락을 찾아 떠난 코리안 누들로드!
그 맛있는 여정을 함께 떠나보자.
■ 밥보다 국시다 - 대구 사람들의 국수 사랑
국수기행의 첫 여정은 국수문화가 가장 화려하게 꽃핀 제면문화의 본고장, 경상도로 떠났다..중 1인당 건면 소비량이 전국 최고로 손꼽히는 곳이 대구! 대구 최고의 명물로 손꼽히는 서문시장 국수거리에는 300여개의 국수가게들이 점심시간이면 문전성시를 이룬다.
밀가루 반죽을 수천 수백번 치대로 밀고 썰어 정성으로 만드는 대구식 칼국수인 누른국수가 그 주인공! 어머니가 국수를 밀던 날이면 온동네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아이들은 국시꼬랭이를 구워먹느라 온종일 아궁이 앞을 떠나지 못했다. 어머니의 손맛이
담긴 따끈한 칼국수 한 그릇에 이 겨울 얼어 붙은 몸과 마음에 온기가 돈다.
■ 왜 대구 사람들은 국수를 좋아할까?
일제강점기 전국 물산이 생산유통되는 거점도시였던 대구는 빠르게 서양문물이 유입되었던 도시였다. 제분, 제면기계가 가장 도입됐던 곳 역시 대구였다.
1933년 최초의 국수공장인 ‘풍국면’과 삼성의 모태가 된 삼성상회의 주력상품이었던 ‘별표국수’등 여러 국수공장들이 대구지역에 자리를 잡았고, 80년대 말까지 전국 국수생산량의 절반이상을 차지해온 국수의 본고장이다.당시만해도 동네마다 크고 작은 국수공장들 하나 쯤은 있었다. 어느새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대구에서도 이제 몇 개 남지 않은 옛 국수공장. 어머니에 이어 2대째 국수공장 가업을 이어가고 있는 이기수씨. 하루종일 국수기계를 돌리며 자식 넷을 키워낸 어머니에게 국수는 세상에서 가장 고마운 존재이고, 아들에겐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추억이다.
■ 국수는 양반음식이었다? - 길고 오래된 국수 이야기
국수의 대명사는 잔치국수. 가장 빠르고 쉽게 그리고 저렴하게 먹을수 있는 대표적인 서민
음식이다. 그런데, 잔치국수는 사실 선택받은 사람만 먹을수 있었던 귀한 양반음식이었다!
밀이 귀하던 옛날, 국수는 제사와 혼례 등 큰일을 치를때라야 맛볼수 있었던 귀한 음식.
밀가루 대신 고기나 곡물등 다양한 방법으로 면을 만들기도 했다.
양반문화가 뿌리깊게 자리잡은 안동의 한 종가에는 대대로 내려오는 내림국수인 건진국수가
있다. 맑게 끓인 양지머리 육수와 가늘게 썰어 끓인후 찬물에 헹구어낸 쫄깃한 면발,
그리고 음양의 조화가 담긴 오방색 고명까지, 귀한 손님을 위해 차려내던 종부의 정성어린 국수 한그릇! 그속에 담긴 오래된 국수의 역사를 살펴본다.
■ 경상도 국시, 근현대사의 아픔을 품다
국수가 서민음식이자, 가난한 사람들의 귀한 한끼가 될수 있었던건 1950년 한국전쟁 이후부터.
전쟁의 소용돌이는 숱한 사람들의 삶을 뿌리채 흔들어 놓았고, 폐허속에서 맨몸으로 전쟁보다 혹독한 가난과 싸워야 했던 사람들에게 가장 큰 위안이 되어준 것은 바로 국수였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의 마지막 보루였던 부산.
전쟁후 수많은 피난민들이 모여들어 도때기 시장이라 불렸던 국제시장에는 당시 피난민문화가 만들어낸 부산의 별미, 당면국수가 있다. 국제시장옆 깡통시장이라 불렸던 부평시장에는 북에 고향을 두고 피난내려와 자리를 잡은 신의섭씨 3남매가 60년째 시장 한귀퉁에 자리를 잡고 장사를 하고 있다.
어린시절 고향에서 즐겨 먹던 메밀국수의 맛을 잊지 못하는 3남매는 고향이 그리울때면 찾는 음식이 있다. 바로 밀면! 밀가루로 만든 경상도식 냉면인 밀면은 전쟁이 만들어낸 또하나의 별미국수다.
전쟁과 가난, 지우고 싶은 기억들을 끌어 안은채 온힘을 다해 살아온 사람들..
서로의 따뜻한 온기를 나누며 함께 먹는 국수 한 그릇에는 우리의 지난 세월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싶다 - 이상국 시 ‘국수가 먹고 싶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