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근교 명산 대종주
금정산(801.5m)
'태평양도 우리 것' 실감케 하는 부산의 진산
금정산은 항도 부산의 시민들에겐 단순한 산을 넘어서는 의미를 가진 명산이다. 바다 없는 부산을 상상할 수 없듯, 금정산 없는 부산 또한 상상할 수 없다고 그들은 말한다.
낙동강과 수영강의 분수계인 금정산은 해발 고도라야 800m를 겨우 넘는다. 그러나 바다 가까이 솟아 있어 상대적으로 높아 보이는 데다 화강암층의 기암괴석과 수려한 산봉, 다양한 산세의 골짜기, 유서 깊은 산성과 고찰 등 큰 산이 갖출 덕목을 고루 갖추고 있다. 또한 한반도의 근간을 이룬 산줄기 중 하나인 낙동정맥 최남단에 기운차게 솟아 있으니 저기 내륙의 1,500m급 고산에 못지 않은 격을 가진 명산이라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금정산 하면 언뜻 완만한 능선을 따라 쌓은 산성을 떠올리면서 산책 정도 하기에 적당한 산으로 넘겨짚기 쉽다. 물론 동래온천과 범어사, 더욱이 산성마을 일원에서 시작되는 산길은 두어 시간이면 산 너머 마을까지 내려설 수 있을 정도로 짧고 산길 또한 유순하다. 그러나 정상인 고당봉 북쪽인 양산시 동면 다방동에서 시작하는 종주산행길은 그렇게 가볍게 생각하고 접근했다가는 큰코다치기 십상이다.
산행은 대개 부산시내에 비해 상대적으로 교통이 불편한 다방동에서 시작, 부산시내에서 끝맺는다. 양산천으로 합쳐지는 다방천 변에서 남쪽을 바라보면 산기슭에 나란히 자리한 대정아파트와 극동아파트가 바라보인다. 두 아파트 어디서든 산행을 시작할 수 있는데, 오른쪽 극동아파트 뒤편 텃밭에서 시작하는 산길이 첫번째 봉 정상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힘이 덜 든다.
첫번째 봉을 지나 임도가 가로지르는 안부로 내려서면 또다시 된비알을 올려쳐야 한다. 장딴지가 뻐근할 정도로 가파른 구간이지만, 오른쪽으로 호포 일원의 낙동강 하구가 시원스럽게 바라보이고, 등 뒤로 천성산이 우뚝 솟아 있는 등 쉬엄쉬엄 주변을 살펴보노라면 바위로 이루어진 조망이 뛰어난 두번째 봉 정상에 올라선다.
두번째 봉에서 은동굴 갈림목까지는 완경사 능선으로, 왼쪽 사면이 수십 길 벼랑을 이루고 있어 일망무제의 조망에 스릴이 더해진다. 산 아래로 경부고속도로에서 오른쪽 부산 앞바다에 이르기까지 부산 동부 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은동굴 갈림목을 지나 30분쯤 걸으면 사방이 탁 트인 장군봉 정상. 여태껏 지나온 능선과 달리 좌우(동서)로 산자락을 넓게 펼쳐 산세는 한층 웅장해지고, 멀리 우뚝 솟구친 고당봉이 바라보이는 등 장쾌한 금정산 북릉이 한눈에 들어온다.
장군봉에서 억새밭 사잇길을 따르노라면 왼쪽 계명봉으로 빠지는 길을 지나 샘터로 내려선다. 금정산 남릉과 달리 한적하고 호젓해 금정산 마니아들이 점심 식사장소로 애용하고 있는 곳이다.
샘터를 지나면 산길이 여럿 눈에 띄더라도 능선 등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헷갈리기 쉬운 지점은 범어사, 마애여래입상 갈림목. 두 길 모두 양쪽 사면을 타고 나 있지만, 안개가 조금만 끼어도 들어설 가능성이 있는 길들이다. 이 지역은 안개 다발 지역이다.
범어사, 마애여래입상 갈림목을 지나면 산죽밭 사잇길을 따르다 또다시 길이 갈라진다. 여기서 고당봉 정상으로 우회해 북문으로 내려서려면 왼쪽 길을 택하도록 한다. 고당봉 길은 도중에 제법 험난한 바윗길을 두차례 거치지만, 매인 밧줄을 잘 이용하면 무난히 올라설 수 있다. 짤막한 암릉을 따라 '고당봉' 표석이 선 정상에 올라선 다음 하산은 30m쯤 되내려서다 가 오른쪽(동쪽) 길을 따르도록 한다. 이 길은 산신각을 거쳐 북문으로 이어진다.
대피소가 있는 북문부터는 그야말로 탄탄대로. 올해 들어 부산시가 산성길을 정비해 놓아 길은 더욱 좋아졌다. 북문에서 동래온천행 노선버스가 다니는 동문 아래 도로까지는 1시간20분 거리. 북문대피소 직전 널찍한 공터에 들어서 간이매점을 시작으로, 20~30분 간격으로 막걸리, 오뎅, 국수 등 가벼운 먹거리를 파는 매점들이 이어져 주머니에 몇 천원만 넣고 있다면 식수조차 지니지 않고 걸어도 되는 구간이다.
북문에서 산성횡단도로에 이르기까지 능선을 따라 산성이 쌓여 있다. 시원한 조망을 원한다 하더라도 산성에 올라서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원효봉이나 망루가 세워진 의상봉이나 제3망루에만 올라서더라도 기대했던 조망은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금정산 남북 종주산행은 대개 5~6시간 거리인 산성길에서 끝맺고 동래온천이나 염소불고기로 유명한 산성마을에서 뒤풀이하는 것으로 끝맺지만 체력이 좋은 사람들은 남문을 거쳐 만덕고개까지 가든지(7시간 소요), 혹은 불태령을 거쳐 어린이대공원이나 백양산까지 잇는다(8시간 소요). 불태령 직전 능선 갈림목에서 왼쪽 능선길을 따르면 금정봉을 거쳐 초읍동으로 내려설 수 있다.
동문을 출발, 의상봉~원효봉~북문~고당봉~석문~부산교육원~중성석문~산성마을~상계봉~남문~대륙봉을 거쳐 다시 동문으로 돌아오는 산성일주코스는 산성을 따라 금정산 속살을 파악할 수 있는 코스로 남북종주 코스와 함께 추천할 만하다. 8시간 정도 걸리는 긴 코스로 체력이 약하면 산성마을에서 끝낼 수도 있다.
*교통
다방동행은 부산 전철 1호선 범어사역에서 내려 12번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구포~호포 사이 2호선 전철역에서는 23, 23-1, 24, 93, 113번 시외버스를 이용한다. 양산 세원교통 전화 055-384-6612.
*숙식
동래온천장 일원에는 호텔급에서 여관급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준의 숙박업소와 온천이 여럿 있다. 온천욕을 통해 산행의 피로를 풀기에도 좋은 곳이다. 또한 산성마을은 염소불고기와 산성막걸리, 동래온천은 파전과 곰장어 요리로 이름난 곳이다.
▶ 낙동정맥 구간종주 코스 (양산코스)
금정산은 강원도 태백 매봉에서 백두대간에서 갈래 친 낙동정맥 최남단에 위치한 주요 산이다.
구간종주 산행은 부산·양산 경계인 지경고개에서 시작, 계명봉을 거쳐 고당봉(약 3시간)에 올라붙은 다음 남쪽 능선을 따라 만덕고개나 백양봉까지 잇는다. 백양봉까지는 8시간 이상 걸린다.
○ 양산코스
양산행 버스를 타고 양산 다방리 삼거리에서 하차한다.
○ 남북 종주 기점: 종주 코스의 기점은 양산시 동면 다방동으로, 산자락 북단 대정그린파크아파트와 극동아파트 사잇길로 접어들면 텃밭을 거쳐 능선으로 올라선다.
1호선 범어사역에서 12번 시외버스 다방 삼거리에서 도보로 약 10분 거리, 구포~호포 사이 2호선 전철역에서 23, 23-1, 24, 93, 113번 시외버스 이용, 극동아파트 정류장에 하차.
삼거리에서 구포방향으로 고속도로 밑을 통과하여 좌측에 청산파크5층 아파트로 진입하여 아파트우측으로 이동하면 산행초입이 나온다. 아파트 마지막 동을 우측으로 나아가면 산쪽으로 난 도로를 오르면 삼거리가 나오는데 우측길은 첫봉우리를 오르지않고 돌아가는 길이고 직진길은 앞봉우리로 오르는길이다.
우측길은 임도를 따라가다가 좌측으로 능선안부에 이르고 직진길은 곧소로가 되며 칡넝쿨지대를 지나고 가파른 오름길이 약20분 이어져 묘1기가 자리잡고있는 봉우리에 올라선다
○ 금정산 종주 산행코스는 최북단인 양산군 동면 석산리, 또는 양산군 동면 외송리에서 오른 뒤, 장군봉과 고당봉을 거쳐 원효봉, 의상봉, 대륙봉을 지나 만덕고개와 금용산, 또는 성지곡 수언지로 빠지거나 남문에서 만덕동으로 하산하는 것이다.
석산리에서 산행을 지작할 경우 우선, 석산리에서 산행을 시작할 경우, 우선 538m 봉까지 오르는 것이 첫 번째 과제이다.
이봉우리만 올라사면 무난한 능선길이 계속되며, 604m 봉과 727m의 장군봉까지 아기자기한 능선길을 걷게 된다.
이곳에선 송전탑을 따라가야 하는데, 중간에 범어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다.
고당봉 - 원효봉 - 의상봉 - 대륙봉 - 동제봉은 새삼설명이 필요 없는 코스이다.
제2망루에서 계속 남쪽으로 능선을 타고 만덕고개로 갈 것인지, 여기서 남문마을을 거쳐 만덕동으로 하산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대개는 제2망루에서 주능선을 따라 남진하여 만덕고개에 닿은 뒤 다시 금용산으로 이어진 능선을 계속 나아가는 코스를 택한다.
금용산에 닿기 전에 백양산 방향 고개에서 성지곡수원지로 하산하거나, 금용산에서 성지곡 동쪽 고개로 하산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