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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화 시대, 지구촌 문화 시대를 가로막는 요소가 있다면 혈통주의와 인종 차별의 하나인 단일 민족 순혈주의이다. '동포' 同胞란 한 핏줄기 민족을 의미하는 따뜻한 말이다. 그러나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비좁은 시각의 인종주의는 시대와 배치된다. 지구촌에 흩어져 사는 한인들을 '디아스포라' 라고 한다. 성경에서의 처음 언급은 신명기 28장 25절에 있다. “그대가 이 땅의 모든 왕국에 흩어지고” 이다. 유대인 민족 집단이 해외로 흩어진 역사적 사건과 그들의 삶을 의미하는데서 시작된 단어이다.
한인 디아스포라의 역사적 출발은 삼국시대까지 올라 간다. 신라가 중국의 산동성에 '신라방'을 이루고 백제는 국운이 기울어 가면서 일본으로의 유이민을 막을 수가 없었다. 고려는 저항할 수 없는 몽골의 부마국으로서 지금의 중국인 원나라에 한인들이 정착을 했다. 임진왜란을 치루는 동안 수십만 한인이 일본으로 유이민, 그 사실이 오늘까지 역사의 현장 속에 남아 있다. 강제 이주였기에 정신적인 고통이 컸으며 대부분이 도공들의 후손으로, 일본의 구마코토 態本에 거주하는 심수관 沈壽官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동포학'의 학문적 작업이 본격화 되었으면 한다. 한인 이민사를 역사적으로 정리하고 민족의 에너지가 국제화 시대를 주도하는 역사의 맥락을 학문적으로 체계화 시키는 작업이다. 21세기는 생존 경쟁의 단위가 국가에서 민족으로 바뀌었다. 미국 안에서의 유대인의 자리 매김이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그리고 13억 중국 인구, 동남아 지역의 6천 만명 화교 집단, 300만 중국계 미국인들의 힘의 규합을 처음 거론한 이가 싱카폴의 지도자 리콴유 李光耀였다.
한인은 약 700만이 지구촌 170여 나라에 흩어져 있다. 이들은 보이지 않는 민족의 힘이다. 뜻으로 살핀 한국 역사는 하나님의 구체적인 선택이시며 축복 아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의 뿌리를 추적해 보면 약 140년 전부터 한반도를 떠나기 시작한 한인들이다. '동포학'이란 세계사적 역사의 틀에서 이들을 통한 하나님의 역사 주관을 살피는 일이다.
재외 동포 연구의 본격적인 학문적 효시는 '한국 유이민사'(1967년 출판)를 쓴 현규환 玄圭煥이다. 의사였던 그는 만주의 한인 노동자들의 삶과 애환 연구를 시작으로 러시아 지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진 동포들의 자료를 수립 정리하며 미국에 와서는 시민권자로서 동분서주한 학자이다. 그 후에 ‘한국 이민사 연구’(1973년)를 저술한 경제학자 고승제 高承濟, 그리고 서울 대학교 이광규 교수를 들 수 있다. 미국에서는 허원무, 김광정 교수의 '적응과정 이론'은 공동의 학문적인 열매이고 유의영 교수의 인구학적 접근도 발군의 학문적 접근이다.
농업 이민, 생업 이민, 망명 이민, 전쟁 이민, 강제 이주, 항일투쟁 이민, 강제 동원 이민, 유학생, 국제 결혼, 전쟁 고아 이민, 취업 이민, 위장 투자 이민, 불법 이민 등으로 이민의 유형도 다양하다. 이민자의 삶을 '동포학'으로서 학술적인 자리 매김하기까지는 학자들의 연구와 더불어 일관성있는 정부의 '해외 동포 정책'이 필요하다. 우선은 구체적인 동포의 숫자 파악과 기초 자료를 집대성해야 한다.
'동포학'의 유일한 투명 현장이 있다면 바로 '이민교회' 이다. 디아스포라 삶의 맥박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심장과 같은 곳이기 때문이다. 이민 교회가 동포학 수립을 위해서 기도하고 투자해야 한다. 첫째는 선교학적 측면에서의 관심이다. 둘째는 민족 에너지의 생산적 결집 가능성 타진이다. 우리 모두 지구촌 시대의 시각으로 민족의 이동을 주시해야 한다. 반만년 역사에서 전혀 새로운 민족의 대이동과 정착 문화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동포학'은 '선교학'이다. 그리고 우리 시대의 신령한 하나님의 계시적 사건이다.
이승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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