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행전 강해]20장 - 이 청년, 아직 목숨이 붙어 있습니다!(사도행전 20장 9~1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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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 청년! 아직 목숨이 붙어 있습니다!

본문 : 사도행전 20장 9~10절

유두고라는 청년이 창문에 걸터앉아 있다가, 바울의 말이 오랫동안 계속되므로,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몹시 졸다가 삼 층에서 떨어졌다. 사람들이 일으켜 보니, 죽어 있었다. 바울이 내려가서, 그에게 엎드려, 끌어안고 말하기를 "소란을 피우지 마십시오. 아직 목숨이 붙어 있습니다" 하였다. <사도행전 20장 9~10절, 새번역>

 재난 영화에는 늘 극적인 장면이 등장합니다. 예를 들면, 산사태나 토네이도 등 자연 재해 때문에 난리가 난 마을을 수색하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절망과 눈물이 교차하던 그 마을에서, 도저히 생존자가 더는 남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그 때, 갑자기 정적을 깨고 기뻐하며 외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여기요 여기! 빨리 오세요! 사람이 있어요! 손가락이 움직여요! 사람이 있다구요! 빨리 오세요! 빨리!’ 저도 모르게 그 자리에 있는 듯 함께 구조대에게 재촉하기 시작합니다. ‘빨리 빨리, 구해야 합니다. 아직 살아 있다고 하네요. 빨리 구해야 합니다.’ 마음속으로 응원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결국에 극적으로 구해내는 그 장면을 보면서 마치 나의 일인 듯 눈물도 흘립니다. ‘아직 살아 있다’ 저에게는 이 말이 늘 은혜롭고 감사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지금껏 들었던 가장 감동적인 생존자에 대한 이야기는 바로 이란에서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당시 동아일보에 나온 기사 일부입니다.

 
 《72시간. 흙더미에 매몰된 사람이 생존할 수 있는 한계로 여겨지는 시간이다. 이란 남동부 케르만주(州) 밤시(市)에 지진이 강타한 지 만 3일을 넘어서는 29일 동틀 무렵. 각국의 구조대원들은 추가 생존자가 발견되지 않자 철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72시간의 한계’는 상식적 한계일 뿐이었다. 건물 잔해 속에서 생후 6개월 된 여자 아기가 건강한 상태로 발견됐다. 나심이라는 이름의 아기는 어머니 품에 꼭 안긴 채 가냘픈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이란 국민들은 비탄 속에서도 기쁨에 들떴다.》하지만 무너지는 건물 파편으로부터 아기를 온몸으로 막았던 어머니는 숨진 지 하루가 지난 뒤였다.

 특히 기사의 제목 때문에 더욱 이 이야기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아있는 거 같습니다. ‘위대한 ‘엄마의 품’ 사신(死神)도 비켜갔다…이란 매몰현장 극적구조’ 물론 아이 어머니가 함께 살았다면 더욱 좋았겠지만 말입니다.

오늘 제가 이런 이야기로 사도행전 20장 강해를 시작하는 이유는 바로 ‘유두고’라는 청년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청년을 필두로 하여 2021년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청년들을 품어주어야 할 교회에 대한 이야기 때문입니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습니다’, ‘더 이상 교회 안에서 청년들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꼰대 같은 교회에서 숨 쉴 수 없는 청년들 교회를 버리다’, ‘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가’ 이젠 너무도 쉽게 듣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이 말들이 피부로 와 닿습니다. 그렇게 가득했던 청년들은 이제 교회에서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든든히 서게 만들었던 40% 가까운 허리였던 청년들의 수는 이제 코로나와 맞물려 4%대로 급격하게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니 교회 안에 성도들의 연령을 보면 이미 ‘고령화’가 시작된 것이 사실입니다. 교회 구성원의 연령 피라미드가 ‘호리병’화 되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앞으로 시간이 흐르면 역삼각형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분석만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걱정만 하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분석과 걱정을 뒤로 하고 하나님의 방법으로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오늘 사도행전 20장 강해를 통하여 ‘이 청년, 아직 목숨이 붙어 있습니다’ 라고 외치는 바울의 모습을 통해 함께 그 하나님의 방법을 살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에베소에서 ‘아데미 여신’과 관련이 있었던 은 세공업자 데메드리오에 의해 한 차례 큰 소동이 있었습니다. 이 소동 뒤 바울은 제자들을 불러오게 해서 그들을 격려한 뒤에 작별 인사를 하고 마케도니아로 떠나가게 됩니다. 바울은 그 곳의 여러 지방을 거쳐 가면서, 여러 가지 말로 제자들을 격려하고는 그리스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리스에서 3달을 지낸 후, 배로 시리아로 가려고 했던 바울은 유대 사람들이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음모를 듣고는 마케도니아를 거쳐서 돌아가기로 작정하게 됩니다. 이런 바울의 일정에 도움을 주었던 사람들의 이름을 성경은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때에 그와 동행한 사람은 부로의 아들로서, 베뢰아 사람 소바더와 데살로니가 사람 가운데서 아리스다고와 세군도와 더베 사람 가이오와 디모데, 그리고 아시아 사람 두기고와 드로비모였다. 이들이 먼저 가서, 드로아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도행전 20장 4~5절, 새번역>

 어찌 바울만으로 모든 사역이 이루어 질 수 있겠습니까? 이렇게 이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바울을 도왔던 동역자들이 있었다는 것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바울 일행은 무교절 뒤에 배를 타고 빌립보를 떠나 5일만에 드로아가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1주일 동안 머물면서 동역자들과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여기서부터 오늘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주간의 첫 날에, 우리는 빵을 떼려고 모였다. 바울은 그 다음 날 떠나기로 되어 있어서 신도들에게 강론을 하는데, 강론이 밤이 깊도록 계속되었다. <사도행전 10장 7절, 새번역>

 주간의 첫 날, 공동번역을 보면 안식일 다음 날, 즉 현재로 말하면 ‘주일’에 모든 교인들이 빵을 떼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내일이면 바울 일행을 떠나보내게 됩니다. 바울 일행을 향한 아쉽고도 고마운 마음에 모든 교인이 한 자리에 모인 것입니다. 그 환대에 감사로 화답하듯 바울은 마음을 다해 신도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얼마나 집중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나누었는지 빵을 떼려고 모였다는 목적도 깜빡 잊어버린 채, 밤이 깊어가는 것도 모를 정도였습니다. 밤이 더욱 깊어지자 등불이 하나 둘씩 더 켜지고 결국 위층 방에는 꽤 많은 등불이 켜지게 되었습니다. 아마 등불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아 한정된 공간 안에 생각보다 많은 등불이 켜지게 된 것이 강론을 듣고 있던 사람들 사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누가는 감지했던 것 같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때였습니다. ‘쿵’하는 소리와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유두고라는 청년이 창문에 걸터앉아 있다가, 바울의 말이 오랫동안 계속되므로,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몹시 졸다가 삼 층에서 떨어졌다. 사람들이 일으켜 보니, 죽어 있었다. <사도행전 20장 9절, 새번역>

 도무지 교회 안에서 생길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던 자리에 있던 사람이 삼층에서 떨어져 죽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뜨거웠던 현장은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고요해 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그가 왜 어떤 이유로 떨어져 죽었는지에 대해서 분석하거나 원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은 유두고가 죽었다는 것입니다. 즉사할 정도로 큰 충격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일을 어떻게 수습할 것인가에 대한 것이 우선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 구절을 보면서 졸음을 이기지 못한 유두고를 탓하곤 합니다. 어떻게 하나님의 말씀을 들으러 와서 졸 수 있냐고, 심지어는 영적으로 둔해져서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고 말도 안 되는 해석으로 설명하는 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등불이 많이 켜져 있었던 상황도 문제가 되었지만 더욱 더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던 것은 기록된 대로 분명 바울의 말이 오랫동안 계속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유두고가 졸았다는 것보다 바울의 말이 오랫동안 계속되었다는 것이 성경이 기록하고 있는 우선의 원인이었습니다.

 끝날 것 같았는데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지는 필리버스터 같은 바울의 열정적인 강론을 듣다가 졸음을 이기지 못 하고 몹시 졸다가 삼층에서 떨어지게 된 것입니다. 바울의 강론이 길어도 너무 길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원인이었습니다. 그 원인으로 인하여 유두고가 죽은 것입니다.

 누군가는 바울의 강론이 생각한 시간보다 길어진다고 느꼈을 때 끊을 수 있어야 했습니다. 아니 바울 스스로도 언제나 그래왔듯이 간략하게 핵심만 전하면 됩니다. 그런데 내일이면 떠나야 한다는 생각으로, 노파심으로, 한 마디라도 더 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 열정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과하면 모자란 것보다 못한 것입니다. 사실 유두고가 죽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밤이 깊도록 이어질 필요가 없도록 충분히 간략하고 분명하게 정리할 수 있는 능력을 바울은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T.M.T와 T.M.I란 신조어가 있습니다. Too Much Talker와 Too Much Information의 줄임말입니다. 바로 오늘 바울의 모습이 T.M.T였고 그가 전했던 것이 T.M.I인 것입니다.

 하지만 강론은 계속되었고, 유두고는 졸다가 졸음을 이기지 못하고 그만 삼층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큰 소동이 일어나고 곳곳에서 이해할 수 없는 듯한 표정으로 서 있었을 것입니다. 그 때 그 정적을 깨고 바로 움직임을 취한 한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이 너무 길게 강론을 이어갔다는 것을 그제야 알아챈 ‘바울’이었습니다.

 바울이 내려가서, 그에게 엎드려, 끌어안고 말하기를 "소란을 피우지 마십시오. 아직 목숨이 붙어 있습니다" 하였다. <사도행전 20장 10절, 새번역>

 바울은 달려 내려가는 순간 하나님께 기도했을 것입니다. ‘하나님, 도와주십시오’ 그리고 유두고를 향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향해 외쳤습니다. ‘소란을 피우지 마십시오. 이 청년! 아직 목숨이 붙어 있습니다!’ 마치 열왕기상에 등장하는 엘리야 때 이야기처럼, 열왕기하에 등장했던 엘리사 때와 같은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엘리야가 그 여인에게 아들을 달라고 하면서, 그 여인의 품에서 그 아이를 받아 안고, 자기가 머물고 있는 다락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그를 자기의 침대 위에 뉘어 놓고, 주님께 부르짖었다. "주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내가 머물고 있는 이 집의 과부에게 이렇게 재앙을 내리시어, 그 아들을 죽게 하십니까?" 그는 그 아이의 몸 위에 세 번이나 엎드려서, 몸과 몸을 맞춘 다음, 주님께 또 부르짖었다. "주 나의 하나님, 제발 이 아이의 호흡이 되돌아오게 하여 주십시오!" 주님께서 엘리야가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시고, 그 아이의 호흡을 되돌아오게 하여 주셔서, 그 아이가 살아났다. <열왕기상 17장 19~22절, 새번역>

 엘리사가 집 안에 들어가서 보니, 그 아이는 죽어 있었고, 그 죽은 아이는 엘리사가 눕던 침대 위에 뉘어 있었다. 엘리사는 방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방 안에는 엘리사와 그 죽은 아이 둘뿐이었다. 엘리사는 주님께 기도를 드린 다음에, 침대 위로 올라가서, 그 아이 위에 몸을 포개어 엎드렸다. 자기 입을 그 아이의 입 위에 두고, 자기 눈을 그 아이의 눈 위에 두고, 자기의 손을 그 아이의 손 위에 놓고, 그 아이 위에 엎드리니, 아, 아이의 몸이 따뜻해지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엘리사가 잠시 내려앉았다가, 집 안 이곳 저곳을 한 번 거닌 뒤에 다시 올라가서, 그 아이의 몸 위에 몸을 포개어 엎드리니, 마침내 그 아이가 일곱 번이나 재채기를 한 다음에 눈을 떴다. <열왕기하 4장 32~35절, 새번역>

 이 두 말씀을 모를 리 없었던 바울은 마치 그날의 엘리야처럼, 엘리사처럼 자신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유두고를 향해 갔고, 그 결과 유두고가 살아나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옆에서 바라보던 사도행전 저자 누가는 그런 바울의 행동을 마치 우리가 꼭 봐야 한다는 듯이 한 동작씩 끊어서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10절을 보겠습니다.

 바울이 내려가서, 그에게 엎드려, 끌어안고 말하기를 "소란을 피우지 마십시오. 아직 목숨이 붙어 있습니다" 하였다. <사도행전 20장 10절, 새번역>

저는 이 구절을 통해서 교회가 청년들을 다시 품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엘리야처럼, 엘리사처럼, 바울처럼 교회가 이 땅의 청년들을 다시 품어 ‘이 청년, 아직 목숨이 붙어 있습니다. 살릴 수 있습니다. 기적적으로 생존해 다시 일어서게 될 것입니다.’ 라고 선포하게 되도록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누가가 바라본 바울의 행동을 따라가면서 함께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행동은, ‘내려가서’입니다.

 바울은 유두고가 죽었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달려 내려갔습니다. 잠시도 지체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여전히 위에 서서 교인들에게 지시한 것이 아닙니다. 내려갔습니다. 직접 유두고에게 내려갔습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회는 ‘내려가야’ 합니다. 높이 올라 있는 강단에서 내려가, 청년들에게로 가야 합니다. 너무 오랜 시간 지체했습니다. 여전히 강단 위에서만 지시했습니다. 특별히 교회의 어른들이라고 불리는 목회자와 장로님, 권사님, 안수집사님들을 포함한 분들이 강단 위에서만 지시할 것이 아니라 내려가 청년에게로 가야한다는 것입니다.

 2021년을 살고 있는 청년들은 잘 아시는 것처럼 ‘N포세대’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삼포세대를 넘어, 취업과 내 집 마련까지 포기하는 오포세대로 불리기 시작했고, 결국은 건강과 외모관리까지 포기한 칠포세대, 인간관계와 희망까지 포기한 구포세대, 꿈도 희망도 없는 삶에 비관하여 삶까지 포기한다는 십포세대 혹은 완포세대, 전포세대까지 와 있습니다. 연애, 결혼, 출산, 취업, 내 집 마련, 건강, 외모관리, 인간관계, 희망, 삶...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세대가 바로 청년 세대라는 것입니다. 이런 청년들을 향해 손가락질만 하고, 비난만 하고 계시겠습니까? 아니면 그들에게 내려가시겠습니까? 정말 매일을 죽어가는 것 같은 청년들에게 교회는, 교회의 어른들은 자신의 자리에서 내려가 청년들에게로 가야 할 때인 것입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내려간다는 것이 어른들에게 참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자신들도 이미 겪은 일을 왜 요즘 청년들은 이겨내지 못하는가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비난해야 할 때가 아닙니다. 자신이 있는 제자리에서는, 청년들을 향하여 어떤 말을 하더라도 들리지 않습니다. 오로지 교회가, 어른들이, 자신의 자리에서 내려가 청년들에게 가지 않으면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정말 진심 어린 조언을 해주고 싶다면 내려가야만 가능한 것입니다.

 바울 역시 그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졸다가 떨어진 유두고를 안타까운 듯 비난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아니면 그냥 자기 자리에서 하나님 앞에서 기도해서 유두고를 다시 살릴 수도 있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바울은, 강론을 멈추고, 뛰어 내려갔습니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강론보다, 유두고라는 청년 그 한 명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아 떠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으십니까?

 "너희 가운데서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 가운데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그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찾아다니지 않겠느냐? <누가복음 15장 4절, 새번역>

 때로는 강단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보다, 직접 내려가는 그 행동이 훨씬 더 하나님의 말씀을 잘 전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바울을 통해 우리 교회가, 교회의 어른들이, 목회자들이 배워야 할 것입니다. 특별히 사랑하고 존경하는 목회자 여러분에게 간절히 부탁드려 봅니다. 이제 그만 강단에서 내려오셔서 청년들에게 가셔야 할 때입니다. 더 이상 그 높은 강단에서 말만 하고 계시지 마시길 부탁드립니다. 원인을 분석하느라, 그 원인 분석을 위해 관련된 책을 찾아보느라 허비하고 있는 그 시간에 청년들 한 명이라도 더 찾아가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내려가셔야 합니다.

 두 번째 행동은, ‘그에게 엎드려 끌어안고’입니다.

 바울은 자신의 자리에서 내려와 유두고에게 간 후 유두고를 감싸 안았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설명은 공동번역이 참 멋지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바울로가 내려가서 그 청년을 부둥켜 안고 사람들에게 "걱정하지 마시오. 아직 살아 있소." 하고 말하였다. <사도행전 20장 10절, 공동번역>

 바울은 내려가서, 유두고를 부둥켜 안았습니다. ‘부둥켜 안고’ 아무리 들어도, 계속 곱씹어 보아도 이 구절은 정말 좋은 구절인 거 같습니다. 그리고 안타깝지만 요즘 교회에서는 잘 찾아보기 힘든 구절입니다. 인정하기 싫지만 더 이상 교회는 부둥켜 안아주는 공동체가 아닙니다. 어느새 세상 논리가 침투하여 서로 비난하기 바쁘고, 헐뜯기 바쁘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나와 다르다고 하면 거부하기 바쁜 공동체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 옛날 어린 시절 그렇게 부둥켜 안아주시던 교회의 어른들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저’라는 그리스도인은 없었을 것입니다. 힘들 때도, 외로울 때도, 어려울 때도, 잘못했을 때도, 부둥켜 안아주던 교회가 있었기에 살아계신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바울은 그 하나님의 사랑으로 유두고를 부둥켜 안은 것입니다. 신기하게도 성경에서 이 ‘부둥켜 안고’의 현장은 언제나 극적인 만남과 화해와 용서가 있었던 눈물 바다였던 것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에서가 달려와 야곱을 맞았습니다. 그는 야곱을 부둥켜안으며 두 팔로 야곱의 목을 끌어안고 입 맞추었습니다. 그들은 함께 울었습니다. <창세기 33장 4절, 우리말성경>

 그리고 나서 요셉은 친동생 베냐민의 목을 부둥켜 안고 울었다. 베냐민도 그의 목에 매달려 울었다. <창세기 45장 14절, 공동번역>

 요셉이 형들과도 하나하나 다 입을 맞추고, 부둥켜 안고 울었다. 그제야 요셉의 형들이 요셉과 말을 주고받았다. <창세기 45장 15절, 새번역>

 요셉이 병거를 갖추어서 고센으로 가서 자기 아버지 이스라엘을 맞이했습니다. 요셉이 자기 아버지를 만나자 목을 부둥켜안고 한참 동안 울었습니다. <창세기 46장 29절, 우리말성경>

 이 말씀들처럼 교회와 청년 사이에 부둥켜 안는 만남이 있어야 합니다. 교회가, 교회의 어른들이 청년들을 부둥켜 안아 주며 눈물로 화해하는 만남이 있어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겨누었던 비판의 칼날을 내려놓고 용서와 화해의 현장이 되도록 서로 부둥켜 안아야 할 때인 것입니다. 그 첫 발걸음을 교회가, 교회의 어른들이 먼저 내딛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청년들이 무조건 잘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청년들도 분명히 달라지고 성숙해야 할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교회와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청년들도 모르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부둥켜 안아줌’ 없이 진행되는 조언은 그저 잔소리일뿐이고, 꼰대가 들려주는 말로만 받아들일 뿐입니다. 진정 서로의 언어가 진심 그대로 오고 가기 위해서는, 세대 간의 소통이 이루어지고, 교류가 생기기 위해서는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는 만남의 현장, ‘부둥켜 안아주는 행동’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행동은, ‘희망’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바울은 부둥켜 안고 나서 유두고의 심장 소리를 느꼈을 것입니다. 분명히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달려 내려와 부둥켜 안았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바울의 간절한 기도에 엘리야 때처럼, 엘리사 때처럼 응답하셨음이 분명합니다. 유두고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유두고의 심장 소리를 듣자 바울은 모든 사람들에게 선포합니다. ‘소란을 피우지 마십시오. 아직 목숨이 붙어 있습니다!’‘이 청년, 아직 목숨이 붙어 있습니다’ 환호 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터져 나왔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신 현장에 있지 못했기에 늘 궁금했던 ‘부활’의 현장을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바울에게도 정말 은혜로운 체험이었을 것입니다.

 여기 지금 바울이 하고 있는 희망의 선포가 바로 우리 교회와 교회의 어른들이 청년을 향해, 교회를 향해, 세상을 향해 외쳐야 할 선포입니다. 청년들에게 내려가, 청년들을 부둥켜 안고, 희망을 선포해야 하는 것입니다. 부둥켜 안은 것까지는 좋은 데 결론이 결국 ‘불평’이고, ‘절망’이라면 좋은 마무리가 될 수 없습니다. 교회가, 교회의 어른들이 먼저 청년들의 희망의 씨앗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세상은 청년들에게 내려가지 않고, 손가락질 하며 절벽으로 내몰며, 청년들을 거칠게 대할 때, 교회는 청년들에게 내려가, 그들을 부둥켜 안고, 아직 희망이 있노라! 선포해야 하는 것입니다. 아무런 의미 없는 선포가 아닙니다. 청년들에게는 언제나 ‘희망’이 있습니다. 그 희망을 청년들 스스로가 발견하고, 키워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는 존재가 교회 그리고 교회의 어른들입니다. 청년들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통하여, 여전히 인도하시는 하나님과 동행함으로 날마다 승리하는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도록, 다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꽃으로 피워내도록, 교회와 교회 어른들의 간절한 기도와 후원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이 희망의 선포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은 그 희망의 씨앗을 뿌린 행동을 통하여 청년들의 희망이 아름답게 꽃피게 됨으로 오히려 교회가, 교회 어른들이 청년들로부터 위로를 받게 될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 살아난 청년을 집으로 데리고 갔다. 그래서 그들은 적지 않게 위로를 받았다. <사도행전 20장 12절, 새번역>

 저는 믿습니다. 다시 새벽이슬 같은 주의 청년들이 돌아와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며, 교회를 든든히 세워가는 허리가 되어 줄 것입니다. 주의 청년들이 한 손엔 복음을 들고, 한 손엔 사랑을 들고 이 땅을 치유하며 이 땅을 회복할 것입니다. 기성세대와 다음 세대를 이어 주는 다리가 되고, 동과 서, 남과 북, 상하좌우를 이어주는 다리가 될 것입니다. 어제와 내일을 이어주는 현재가 될 것입니다.

 사도행전 20장 강해를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전히 늘 계속해서 말씀드리지만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지금부터 바울이 유두고에게 보여주었던 행동을 실천하는 교회가 된다면, 행동으로 옮기는 교회의 어른들이 되어 준다면 충분히 회복은 가능합니다.

 부디 높은 강단에서 청년들에게 내려 가 주십시오. 말만 하거나 지시만 해서는 불가능합니다.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들 곁으로 가야 합니다. 그 곳이 지금 내가 있는 곳보다 훨씬 낮은 곳이라고 할지라도 잃어버린 양을 찾아 나서는 예수님의 마음을 가지고 내려가야 합니다. 가능하시다면 지금 당장 가야 합니다.

그리고 내려가서 청년들을 부둥켜 안아 주십시오. 먼저 손을 내밀어 주십시오. 이해하고, 화해하고, 용서를 구하며, 다시 하나가 되도록 먼저 행동해 주십시오. 청년들의 마음이 열릴 것입니다. 그리고 조금씩 그들의 심장이 뛰는 것을 느끼게 되실 것입니다.

 청년들을 향해, 교회를 향해, 세상을 향해 ‘희망’을 선포해 주십시오. 아직, 목숨이 붙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살아날 수 있습니다. 조그마한 불씨라도 살아 있다면 다시 활활 타오르는 불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희망의 부채질이 필요합니다. 그 조그마한 불씨가 교회의 희망이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 희망을 선포함으로 온 교회가 위로를 얻게 될 것입니다. 바로 그 청년들을 통해서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이 하신 말씀 한 구절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예수님의 이 선포처럼, 오늘 7월 18일 주일, 그리고 한 주간 이 땅의 청년들을 위해 함께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교회가 바울과 같이 행동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강해를 통하여 결심한 분이 있으시다면 지금 내가 만날 수 있는 청년에게 내려가, 부둥켜 안고, 희망을 선포해 주십시오. 그리고 그 청년을 통하여 위로 받으시는 멋진 한 주가 되시길 소망해 봅니다.

 예수께서 성문에 가까이 이르셨을 때에, 사람들이 한 죽은 사람을 메고 나오고 있었다. 그 죽은 사람은 그의 어머니의 외아들이고, 그 여자는 과부였다. 그런데 그 성의 많은 사람이 그 여자와 함께 따라오고 있었다. 주님께서 그 여자를 보시고, 가엾게 여기셔서 말씀하셨다. "울지 말아라."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서, 관에 손을 대시니, 메고 가는 사람들이 멈추어 섰다.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젊은이야, 내가 네게 말한다. 일어나라." 그러자 죽은 사람이 일어나 앉아서,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예수께서 그를 그 어머니에게 돌려주셨다. <누가복음 7장 12~15절, 새번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