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21. 쇠날
스콜레(승희, 다은, 아린) 그리고 체험학습으로 참여한 가흔이까지..
오전에 모여 공간 청소를 함께 합니다. 관율이도 누나들을 도와 쓰레기를 옮겨주는 작은 손길 보탭니다.
청소를 마친 후에, 짐을 챙겨서 차에 싣고 2박3일 짧은 일정이지만 잘 다녀오겠다 인사하고 길을 나섰네요.
가는 길에 신대(새로 생긴 로컬푸드)에 잠시 들러 간단히 장을 보고, 해남으로 향합니다.
미세마을 들어가기 전, 해남읍에서 점심을 먹고 살랑살랑 부는 바람 따라 작은 길을 따라가니 미세마을에 도착했어요. 현동과 순례단 동무들을 기다리면서 바람결에 춤추는 보리밭을 보니 평온함이 절로 느껴집니다.
무탈하게 온 현동과 성현, 승철, 재열을 만나 미세마을의 단씨의 부모님집으로 향합니다.
단씨의 부모님께서 정성스럽게 지으신 집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본래 산촌유학센터나 학교를 만드실 생각이셨던 만큼, 많은 인원이 와도 문제없이 곳곳에 크고 작은 방들이 두 팔 벌려 환영하는 것 같았어요. 또 마침 그 곳에 <노마드빌리지> 동무들이 생활하고 있는데, 저희를 반갑게 맞이해주셨네요.
<노마드빌리지> 동무들의 멋진 바투카다 공연을 함께 보고, 새로운 악기를 잠깐 배워보았습니다. 어색하기는 했지만, 신나는 리듬을 따라 배워보는 것도 나름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저녁 밥모심을 하고 나서는 쇼케이스라는, <노마드빌리지> 동무들의 짧은 단막극을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낯선 개입’이라는 주제로 함께 토론하고, 서로의 의견을 조율하여 대본을 쓰고 극을 올리기까지..수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주는 작품이 나올 수 있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05.22. 흙날.
마을인생학교 동무들은 아침산책으로 동백숲을 다녀오고, 관율동무는 늦잠을 자서 함께 가지 못했어요. 오전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마을인생학교 동무들과 노마드빌리지 동무들 함께 장흥의 <오래된 숲>에 갔어요. 햇볕 따듯한 마당에 누워 온몸으로 광합성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유로움과 평온함을 느끼기도 했지만, 현동의 무시무시한(?) ‘쯔쯔가무시병’에 대해 듣기도 했네요.
아침을 누룽지로 먹거나 아예 먹지 않아서 배고픈 동무들에게 점심 메뉴는 ‘풀먹식당’의 비건 수제버거 였어요. 어찌나 맛있던지, 동무들 모두 정말 맛있다며 사이드 음식까지
싹싹 다 먹었답니다. 배부르게 점심을 먹고 나서, 판소리를 배워보는 시간이 있었어요. 잠깐 휴식을 취하는 동무들도 있었지요. 그렇게 한옥집에 걸맞는 모습으로 오후 시간을 보내고, 동학혁명기념관을 잠시 들러 관람하고, 숙소로 돌아왔어요. 참, 이 때, 함께했던 가흔이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귀가했네요. 먼 길 운전하고 오느랴 구절초가 수고가 많았어요.
저녁 밥모심을 하고 난 후, 토요일은 심야영화의 날이라고, 첫 번째 영화는 모두가 함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것으로 필수로 관람하고, 그 이후로는 개인이 보고 싶은 것 중, 선택해서 밤새도록 보는 시간이라고 했어요. 모두들 편안하게, 누워서 보거나 소파에 앉아서 강냉이 먹으면서 영화를 봤어요. 어린 동무가 잠잘 시간이라 끝까지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아마 첫 영화까지는 봤을 수 있겠지만 그 이후 2편 더 시청하지는 못했을 것 같네요.
05. 23. 해날
새벽을 넘어서 까지 영화를 봐서인지, 일주일 중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어서 인지, 모두들 늦잠을 자네요. 10시가 되어도 동무들이 일어나 움직이는 모습이 좀처럼 보이지 않구요.
먼저 일어난 몇몇의 동무들과 노마드빌리지의 미콩과 함께 아침 준비를 하고, 10시 반이 넘어서 늦은 아침 밥모심을 하였어요. 아침 밥모심을 하지 않는 친구들이 꽤 많아서 음식이 많이 남았어요.
뒷정리를 하고나서 스콜레 동무들은 짐을 챙기고 돌아갈 준비를 하고, 마을인생학교 순례단들도 다시 길을 나설 준비를 했어요. 재열이는 무릎 통증을 호소해서 일단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고, 집에서 통학을 하며 재활치료를 해보는 것이 좋겠다 하여 함께 순천으로 돌아왔어요.
집으로 모두 귀가하고 학교로 가야하는 아린동무가 아침을 먹지 않은게 마음에 걸려 먹을 것을 조금 사가지고 대모님께 급히 연락을 하고는 무작정 찾아갔지요. 마음 넓은 대부.대모님께서 반갑게 맞아주고는 아린이가 좋아하는 라면을 끓여주셨어요. 배부르다고 말하는 아린이가 거의 처음인 것 같아서, 아린이가 배부른만큼 제 마음도 괜히 배부른 느낌이었네요. 아린이를 배부르게 해 준, 동그라미, 후마 고맙습니다~^^
그렇게 2박 3일간, 마을인생학교 스콜레와 순례단 동무들이 함께 한 짧은 순례를 잘 마쳤습니다. 함께 마음 모아주시고, 도움 주신 분들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