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심경 강의 4.
사리자 시제법공상 불생불멸 불구부정 부증불감시고
舍利子 是諸法空相 不生不滅 不垢不淨 不增不減是故
사리자여,
모든 법의 공한 모양은 생기는 것도 아니며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더러운 것도 아니고 깨끗한 것도 아니며,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줄어드는 것도 아니니라.
(해설) 관자재보살은 사리자에게 법의 공한 원리를 설명하고,
이어서 법의 공한 모양을 설명하고 있다.
날 생(生) 멸할 멸(滅)이므로, 존재의 본질은 생겨나는 것도 아니며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있던 것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며
없던 것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생멸상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은 우리들의 분별심에 의하여
존재하고 있는 모든 것을 관계로 보지 못하고 존재로 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우리의 정신작용은 소유- 존재- 관계(연기)로 성숙해 간다.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에는 내 것이다는 소유로 생각하다가,
의식이 조금 성숙되면 서로를 존재로 인식하여 조금 자유로워지며, 자신의 영역을 갖기 시작한다.
서로의 존재와 감정을 연기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삶과 죽음까지도 자유로와 지며,
진정한 삶의 의미를 알게 된다.
물에 열을 가하여 온도가 100도가 넘으면 수증기가 되고 온도를 0도 이하로 낮추면 얼음이 된다.
수증기와 얼음은 원래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물의 조건이 달라지면서 관계의 변화에 의하여 생겨난 것일 뿐이다.
부처와 중생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없던 부처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의 중생심 속에는 불심도 똑같이 들어있던 것이
수행과 참선을 통하여 지혜심과 자비심이 성숙하게 되고
이렇게 조건이 달라지면서 관계의 변화가 오는 것이다.
지혜심과 자비심이 100%로 될 때 그 때 부처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처음부터 부처인 것이다.
사리자여, 더러울 구(垢) 맑을 정(淨)이므로,
원래 더럽고 깨끗한 것도 있는 것이 아니며, 더러워지는 것도 아니며 깨끗해지는 것도 아니다.
깨끗하고 흰 솜에 깨끗한 물이 스며들면 깨끗하게 보이고
더러운 흑탕물이 스며들면 더럽게 보이지만 솜 자체는 더럽고 깨끗함이 없는 것이다.
똑같은 떡이라도 초상집에서 나온 떡은 더러워 보이고
절에서 나온 덕은 복덕이 있어 보이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원래 더럽고 깨끗한 것이 있는 것이 아니라
조건지워짐에 따라 우리들의 분별심을 통하여 깨끗하게도 보이고 더럽게도 보일 뿐이다.
사리자여, 더할 증(增) 들 감(減)이므로,
존재의 본질은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여름에 날씨가 더워 바다물이 증발하여 구름이 된다.
이때 바다물은 줄어든 것같이 보이지만 구름으로 변한 양을 더하면 줄어듬이 없는 것이다.
이와같이 조건의 변화에 의해 상태의 이동, 변화가 일어날 뿐이지
본질적으로는 늘어나는 것도 줄어드는 것도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