굼벵이도 구르는 재주 있다더니 - 한겨례신문 [2004.3.4]

[강촌]

●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 있다더니[한겨례신문 2004. 3. 4]

  

‘구르는 재주’ 정도로 치부됐던 굼벵이가

충북 영동군 학산면 도덕리, 상촌면 임산리 주민들에게는 짭짤한 가외 수입으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학산면 도덕리 장수풍뎅이 연구회는 2000년부터 장수풍뎅이를 사육하기 시작해 풍뎅이는 애완·관상용으로, 애벌레인 굼벵이는 기능성 식품이나

간질환을 다스리는 한약재로 판매해 수입을 올리고 있다.

애완용이나 관상용으로 팔리는 장수풍뎅이는 사료인 톱밥을 포함해 암수 1쌍에 2만5천~3만원, 한약재나 건강보조식품으로 쓰이는

풍뎅이 굼벵이는 200여 마리 1봉지당 25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다.

풍뎅이 작목반은 지역 특산물인 표고버섯 재배를 한 뒤 버려지는 참나무로 톱밥을 내 먹이로 쓰고 있으며,

비닐하우스로 재배사를 짓거나 야외에서 풍뎅이를 키우고 있다.

한때 희귀 곤충으로 보호되다 인공증식 기술이 개발되면서 개체가 늘고 있는 풍뎅이는 톱밥을 먹이로 하는 등 사육이 쉬운데다

한약재 등으로 인기가 높아 사랑을 받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장인홍씨는 “부가가치가 높아 사육을 하고 있지만 많이 알려지지 않아 판매를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경희대 식물대사연구센터에 풍뎅이 굼벵이의 효능과 약리작용 분석을 의뢰하는 등 다양한 상품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 “장수풍뎅이 굼벵이 당뇨 - 숙취에 좋다” [동아일보 2004.9.23 ]

장수풍뎅이 굼벵이가 당뇨증상 개선과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충북 영동군농업기술센터가 경희대학교 식물대사연구센터 생명과학부에 의뢰해 납품받은 ‘장수풍뎅이 유충의 항 당뇨 및

숙취해소(간 보호) 활성 연구’에 따르면 장수풍뎅이 굼벵이는 직접적으로 혈당을 떨어뜨리지는 않았지만 당뇨의 여러 증상을 개선하고

췌장을 보호하는 효과를 냈으며 혈중 알코올 농도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흰쥐 대상 실험에서 물과 메탄올을 이용한 장수풍뎅이 추출물이 식이 음수량을 떨어뜨리고 지방 근육조직의 인슐린 작용을

늘려 글리코겐 함량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또 추출물을 알코올로 손상된 간에 투여한 결과 간조직의 중성지방과 형태학적 손상부분을 개선했고 혈중 알코올 농도도 낮췄다고 밝혔다.
연구팀 관계자는 “메탄올보다 물을 이용한 추출물이 당뇨와 숙취 모델에서 더 큰 효과를 낸 것을 볼 때

장수풍뎅이 굼벵이 활성물질은 수용성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영동군 학산면 도덕리 일대 40여 농가는 2000년부터 버려지는 폐 표고목으로 장수풍뎅이를 사육하고 있으며

사육기술연구와 판로개척을 위해 ‘영동장수풍뎅이 연구회’도 설립했다.

 ● 굼벵이 더럽다  욕하지마라 - [이상곤 갑산한의원 원장] 

동작이 굼뜨고 느린 사람을 흔히 '굼벵이'라고 부른다.

굼벵이는 매미, 풍뎅이, 하늘소와 같은 딱정벌레목의 애벌레를 통칭하는 말이다.

일반적으로는 매미의 애벌레를 일컫는다. 매미는 고작 2~3주를 산다.

이런 매미가 굼벵이로 사는 기간은 3년에서 17년이나 된다. 굼벵이로 생의 대부분을 사는 것이다.

굼벵이를 가장 잘 발견할 수 있는 곳은 농촌에서 가축의 똥오줌, 볏짚을 섞어서 만드는 두엄이다.

이 두엄을 계속 쌓아두면 퇴비로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봄에는 보통 다른 곳으로 옮기는데 그 밑을 보면 아주 많은 굼벵이를 발견할 수 있다.

이렇게 굼벵이는 가장 더러운 곳에서 맑은 기운을 축적해 매미가 된다.

실제로 굼벵이의 배를 갈라 보면 볏짚이 들어 있다.

두엄과 같은 더러운 곳에서 살면서 온갖 지저분한 것을 섭취하지만, 그것을 몸속에서 깨끗하게 소화를 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더러운 것을 깨끗한 것으로 정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 흥미롭게도 굼벵이의 이런 성질은 약효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추에서 미를 이끌어내는 대표적인 식물은 연꽃이 있다.

이런 연꽃에서 나온 연자육은 당뇨의 치료에 사용하는 청심연자음의 재료로 사용된다.

연꽃과 아주 흡사한 굼벵이도 유용한 약재로 쓰인다.

그러나 그간 굼벵이는 흉한 외모 탓에 약재로 제대로 쓰이지 못했다.

대신 민간에서 입소문으로만 이러쿵저러쿵 여러 가지 처방으로 남용되는 경향이 있었다.

▲ 굼벵이. ⓒ프레시안

그렇다고, 한의학에서 굼벵이의 약효를 외면했던 것은 아니다.

아니, 예전부터 그 약효는 잘 알려져 있었다. <명의별록>을 보면, 굼벵이의 눈병 치료 효과를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굼벵이는 맛이 짜고, 기는 차고, 독이 있다. (…) 눈 속에서 자라는 막이나, 청예, 백막을 치료한다."

굼벵이의 약효를 기록한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본경소증>에도 비슷하게 굼벵이의 약효를 설명하는 대목이 있다.

"굼벵이는 나쁜 피가 기를 막아 기운이 올라가지 못하는 경우에 적합한 약이다.

양쪽 눈이 어두워지며 피가 마르는 증상에 쓴다."

굼벵이는 기본적으로 간의 기능을 북돋는다.

예로부터 간염, 간경화 등에 굼벵이를 사용했다.

이것도 더러운 것에서 깨끗한 것을 낳는 굼벵이의 모습에서 연상할 수 있는 기능이다.

간이야 말로 몸 안의 온갖 독소를 해독하는 기능을 하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굼벵이도 연꽃처럼 당뇨에 효과가 있다.

특히 당뇨 때문에 발생하는 눈병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당뇨가 생기면 혈당이 높아지면서 당 성분이 혈관 벽에 잔류한다.

이런 현상이 심해지면 눈과 같은 모세혈관이 모여 있는 곳에서는 기존의 혈관은 막히고, 새로운 혈관을 만드는 경향이 생긴다.

이 과정에서 눈의 수정체에 문제가 생기면 시력이 저하된다.

굼벵이는 기본적으로 간의 기능을 북돋기 때문에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

이런 효과가 결과적으로 당뇨로 인한 눈병을 치유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다.

실제로 굼벵이는 간 질환으로 생기는 각막 이상을 치료하는 데도 쓰이며, 눈물이 마르는 질환에도 효과를 나타내곤 한다.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두면 굼벵이를 보면서 눈살을 찌푸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사실 굼벵이처럼 세상을 깨끗하게 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채근담>이 이렇게 굼벵이를 찬양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리라. "굼벵이 더럽다 욕 하지 마라!"

굼벵이는 더럽지만
매미로 변하여 가을 바람에 맑은 이슬을 마시고,
썩은 풀은 빛이 없지만
반딧불로 변해서 여름밤을 빛낸다.
깨끗함은 항상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음은 항상 어둠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충북 영동 장수 풍뎅이로 년 소득 2억 올려.

[충북 영동】영동군 학산면 도덕리 주민들은 애완·학습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장수풍뎅이 유충 출하작업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전국 최대의 장수풍뎅이 특산지인 이 마을은 지난 2002년 10월 영동장수풍뎅이연구회(회장 여운하· 68)를 발족시켰다.

연구회는 올해 16명의 회원농가에서 장수풍뎅이 유충 40만 마리를 출하해 2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성충 판매까지 더하면 3억원에 육박하는

농외소득을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마을이 장수풍뎅이로 유명하게 된 것은 버려진 폐표고목이 장수풍뎅이 유충의 좋은 먹이가 되는 점을 착안했다.

1998년부터 장수풍뎅이에 관심을 가지게 된 주민들과 함께 농업기술센터의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지원으로 안정된 농가소득원으로 발전하게 됐다.

기술센터에서는 2005년 유충전용 저온저장고와 생태전시관, 전천후 사육시설을 지원했으며, 2007년에는 유충전용 저장박스와 출하박스를 지원해

장수풍뎅이의 안정적 저장과 공급 등 생산기반 체계를 구축해 왔다.

현재 장수풍뎅이는 혐오식품으로 분류되고 규격화된 한약제로 인정되지 않아 애완용과 학습관상용으로 국내 곤충 판매점 등에 출하하고 있으나,

장기적인 장수풍뎅이의 산업화를 위해서는 기능성 식품과 규격화된 한약제로 인정받는 것이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지난해 농업기술센터는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이 마을에 곤충을 테마로 하는 생태체험학습원을 조성해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의

체험학습장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여운하 회장은 지난 3월 영동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한 한국곤충산업협회 초대회장을 맡아 곤충산업촉진법 제정과 국내 곤충의 안정적인

시장가격 형성을 위한 유통체계, 애완용 곤충의 규격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여 회장은 “장수풍뎅이 유충이 당뇨 개선과 숙취해소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혐오식품이라는 규제에 묶여 건강식품으로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굼벵이 가루를 식용으로 팔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여주 조영주씨, 버섯먹고 자란 굼뱅이 특허받아
	‘병버섯 부산물을 이용한 굼벵이 사육기술법’을 개발해 지난 2006년 10월 특허를 받은 경기도 여주읍 점봉1리 조영주씨가 운영하는 버섯종균농장. 허름하게 보이는 버섯종균농원 사무실에서 조영주씨와 그의 부인 조자영씨가 ‘버섯종균’과 ‘굼벵이’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는다. 조씨 부부는 지난해 여주군농업기술센터에 자신의 굼벵이 사육법을 농업인 과제로 신청해 1년 동안 연구할 수 있는 지원을 받아 연구보고서도 완성했다. 특허받기 전 ‘병버섯’ 수확을 마친 용기로 부산물은 대부분 퇴비장으로 버려졌다. 그러나 우연히 버려진 버섯종균 배지 안에서 꿈틀거리는 ‘유충’을 발견하고 인공사육의 가능성을 보았다. 그때마침 조영주씨는 일본 출장 중 종균을 이용한 애완용 곤충사육 현장을 보고 확실한 결론을 얻었다. 병버섯 부산물은 원료가 참나무 톱밥으로서 셀룰로오스와 균사체가 많아 굼벵이가 자라는데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특히 버섯에는 베타글루칸, 레티난 등 항암성분과 인체의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성분이 있다. 조씨는 여주의 D한의원도 찾아가 굼벵이가 민간요법으로 효능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 본 결과 대단한 효능이 있음도 알아냈다. 굼벵이의 효능은 허준의 ‘동의보감’ 탕액(湯液)편 충부(蟲部)에 ‘악혈, 어혈, 비기, 눈의 군살, 청예, 백막 및 뼈가 부스러졌거나 부러졌거나 삐인 것, 쇠붙이에 다쳐 속이 막힌 것을 치료하고 젖을 잘 나오게 한다’고 기록돼 있듯이 간암, 간경화, 간염, 유방암, 누적된 피로해소 등 암과 간치료에 특효가 있다는 것이다. 버섯 종균을 먹고 자란 유충은 일반 톱밥을 먹고 자란 유충보다 성장속도가 빠르고 3cm 정도로 비교적 클 뿐만 아니라 알에서 부화돼 굼벵이로 변하는 기간은 4개월 남짓하다. 느타리, 영지, 표고, 상황버섯과 대조군의 폐배지를 대상으로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수행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느타리, 영지, 표고, 상황 등 기능성 버섯의 폐배지들이 굼벵이의 먹이로 훌륭히 재활용될 수 있음이 밝혀져 ‘영지굼벵이’ ‘상황굼벵이’ ‘표고굼벵이’ ‘느타리굼벵이’와 같은 기능성 굼벵이 생산이 가능해 졌다. 굼벵이의 최적 성장온도는 25~33℃, 수분함량은 65%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용으로 쓰이는 꽃무지 풍뎅이 굼벵이를 년1회 생산하던 기존의 방법을 대체해 연중 3~4회 생산, 농가소득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 현재 동충하초의 원료인 누에의 번데기 대신 꽃무지 풍뎅이의 애벌레인 굼벵이를 이용해 동충하초의 원료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또한 한약재의 개발뿐만 아니라 의약품의 원료 및 기초 화장품의 원료로 개발 가능성을 보였다. 조영주씨의 주소득원은 버섯종균 배양이지만 특허받은 굼벵이 사육은 배양실 한켠 100㎡ 공간의 사육실에서 20만마리 이상의 굼벵이를 길러 내고 있다. 굼벵이에 대한 약효를 확신하고 있는 조영주씨는 버섯의 육종, 원균 증식, 원균 분양 등 버섯재배 경험만 20년 이상된 베테랑으로서 2006년 작고한 부친 조익현씨의 사업을 이어 받고 있다. 판로(販路)는 가장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우선 병버섯 재배농가에 기술 계약을 맺어 굼벵이를 생산할 계획이며 홈페이지도 개설할 생각이다. 한약 재료상과의 생산계약체결로 소비처를 확보하고 환으로 제조한 한약개발과 굼벵이를 식품으로 인정받아 건강식품으로 개발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 원료 개발과 산학연을 통해 체계적인 기능성 물질을 분석하고 자연요법에 굼벵이의 효능을 부각시켜 소비처를 확대할 방안이다. 이미 확보해 놓은 부지에 버섯을 키우면서 버섯 부산물의 사육기술을 꽃무지 굼벵이 외에도 장수풍뎅이나 사슴벌레와 같은 취미생활용 곤충시장으로 확대하고 견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 줄 계획을 가지고 있다. 조씨는 “아직까지 살아 있는 굼벵이는 식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어 굼벵이를 필요로 하는 민간인이나 한약재 정도로만 보급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 오프라인상에서 살아있는 굼벵이는 kg에 40만정도 판매되고 있다”고 했다. 조씨는 또 “어린시절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잘 먹지 못해 얼굴이 노랗고 배만 볼록 나온 아이들에게 볏짚 속에 사는 굼벵이를 잡아 먹였습니다. 민간요법이지만 신기하게도 특효였습니다”고 흐뭇하게 웃어보였다. 농원을 나서는 길에도 문 앞에 서서 넉넉한 표정으로 자신감을 보이는 조영주씨 내외의 얼굴에서 굼벵이의 꿈이 꿈틀거리고 여주축산업의 밝은 빛이 보인다.